'일상'에 해당되는 글 300건

  1. 2009.09.26 9/26 가볍게 쓰는, 혹은 가볍지는 않은 잡설
  2. 2009.09.25 2009/09/25 4
  3. 2009.09.22 병원 그리고 의사선생
  4. 2009.09.22 스페인 마녀재판소 2
  5. 2009.09.22 절박해지면 똑똑해지나? 4
  6. 2009.09.21 설상가상 4
  7. 2009.09.16 2009/09/16 8
  8. 2009.09.12 허(虛) 4
  9. 2009.09.10 신학적 상상력과 대한민국 2
  10. 2009.09.07 아니나 다를까 4

1.
사실 음악감상을 좋아하긴 합니다만 기자재에 관심을 쏟는 유형이 아닌지라
(사실 기자재에 대한 정보취득이 게으른 전무(全無)한 면이 더 심함...)
유야무야 하다가 지난 주 첼로팬이 스피커 업어오는 거 도와주다가 낼름 첼로팬 집에 있는 것들을
데리고 와 버렸습니다. saga앰프 (SA-20).psd라면 호사를 넘어 과분일 듯. 거의 앰프다운 앰프를
사지 않았던 제게 순식간에 몇 계단 뛰어올라간 음질을 선사해 주더군요.

Carat-HD1V도 그렇고...저기에 맞추겠다고 순간 눈에 뒤집혀 사버린 젠하이저 헤드폰도 그렇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책상이 저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요즘 저녁에 하는 일은
[레옹]에서 게리올드만이 약 먹고 어버버버하는 표정으로 헤드폰을 끼고 천장 쳐다보고 있는게 주업입니다.

2.

소원을 말해 보슈. 날 지니라고 치고...



3.
내일은 제가 좋아하는 후배의 결혼 1주년입니다.
전 그 날. 그러니까 1년 전 내일 그 자리에 가서 접수를 봤더랬습니다.

한편, 전 그 때 가정에서 내홍을 겪고 있던 때였지요.
원래는 둘이 가야 할 장소에 혼자 가서 (그것도 가장 먼저 가서)
아직 신랑 신부도 오지 않은 식장 앞 접수대에 앉아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아는 놈들이 많이 들어오는지...^^;;

레온까발로의 [팔리아치]에 다를 바 없었습니다.
속으로는 시꺼멓게 타들어가는데 겉으로는 이거 웃어줘야하죠.
어쩔 수 있나요. 내 결혼식도 아니고 좋아하는 후배 결혼식인데
거기서 인상 꾸기고 서 있으면 뭔놈의 결례란 말입니까.

사람들도 번잡하게 많이 왔고 접수도 늦어지고 해서
식장에는 정작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접수대 뒤로 들리는
목사님의 결혼축하 설교를 듣고 있었습니다.

정말 그 때 많은 걸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뭔가 개과천선이라던가
회개라던가 그런 유형의 깨달음이 아니었죠. 물론 그 당시에야
미칠 노릇이었습니다만...아, 삶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랄까요.

사람이 죽을 때가 있고 살 때가 있고 이별할 때가 있고 만날 때가 있고
뿌릴때가 있고 거둘 때가 있다는 [전도서]의 말씀처럼 말이죠.
(그래서 헛되고 헛되다는 말씀으로 끝납니다만...)

마치 육신은 땅바닥에 있는데 시선은 하늘에 붕 떠서 절 내려보는 기분이 들더군요.
[어떤 것에도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지극히 불교적인 생각이 교회에서 들었던
시점이었습니다. 물론 기독교도 마찬가지 논지가 흐르긴 합니다만.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그 후배는 제가 결혼식장에서 고군분투(?)한 덕에 잘 살고 있습니다.
물론 그 녀석의 심지가 굳고 제수씨가 현명하니 그런 것이죠. 앞으로도
잘 살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잘 살 커플입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저는 돌아보니
참 많은 일들이 접혀진 책장처럼 하나하나 포개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그래도 엄연히 살아있고요.

오늘은 아직 하늘이 푸르네요.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합니다만.

가을입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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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5

작은 방 한담 2009. 9. 25. 20:32

1.
정말 고양이를 길러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직까지 타인에게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뭔가 굉장히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뼛속까지 들고 있다.


2.
새벽에 한 차례씩 깨어서 창문을 닫게 될 만큼 날씨가 급변했다.
딱 이 맘때, 아파트에서는 난방에 관심이 없고
날씨는 내 몸에 관심을 두지 않는 딱 이 몇 주간의 기간이
사람을 감기들게 만드는 최적의 기간이다.

이럴 때 조심해야지. 잘못하면 요즘같이 살벌한 시기에
재수없는 병 걸리기 십상인데.


3.
때가 좋으면 몸이 말을 안 듣고
몸이 괜찮으면 때를 놓친다.

모사재인 성사재천 (謀事在人成事在天)

참 좋은 말이라기보다
옛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으면 저런 고사를 남겼을까 싶다.


4.
추석이 낼 모레 코앞인데
어째 이리 주머니는 날아갈 듯 가벼운게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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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부실한 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생각만큼 부실하죠.

동네 병원에 갔습니다. 독감때문인지 사람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의사선생을 만났습니다.
하도 많이 봐서 거의 안부인사 격입니다.

머리가 아파서, 배가 아파서, 기침이 안 떨어져서
거의 월마다 한번씩은 보는 얼굴이니 마일리지라도 끊어주면 좋겠습니다만
뭐 그런 게 있을리는 없고, 의사 선생도 대충 얼굴만 보면 어떻게 왔는지 아는 처지죠.
늘 그렇듯 간단한 처방과 문진입니다.

그래도 다녀오면 낫습니다. 하루를 다녀오면 한달은 버티지요.
그걸 보면 의사라는 직업만큼 요긴한 것도 없습니다.

소싯적에는 의사가 되고 싶기도 했습니다.
학교를 10년이상 다녀야 한다고 누가 이야기해 준 담부터 정나미가 떨어졌지만 말이죠.
그렇지만 10년정도는 배워야 타인의 건강에 책임을 지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배워서 내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의사가 되 보지 못한 사람들의 로망]이겠죠.

혹은 의사들의 로망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그렇게 되고 싶지만 현실이 시궁창이라 스스로가
돈에 종속되어가는 것을 한탄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전 조선 후기에 침은 조광일이라는 의원이 있었답니다.
침놓기로 소문난 명인인데 종기부터 속병까지 못 고치는 병이 없었건만
돈벌이엔 영 꽉 막힌 이였다죠.
친구가 말하길, 천한 의업을 가지고 그정도 경지에 올랐으면 명성을 쌓을 것이지 뭐하는 짓이냐 했더니

[불상하고 딱한 이들은 궁벽한 백성이다
 내가 침을 가지고 시정에 들어간 지 십년이고 그 동안 수천명은 살렸을 것이다
 내 나이 마흔이니 앞으로도 최소한 만 명은 살릴 수 있을 것이고
 만 명을 살리면 내 소임은 끝날 것일세.]
라 했다지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말이 아닙니까. 선생과 의사와 성직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만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정도를 가는 길도 험하디 험할 것입니다.
세상이 그렇지 못하고 얄팍하여 사람들을 혼미케 함에 미혹되고 무너지는 것이지요.

오늘도 낯 모르는 사람 덕에 하루하루 생을 연장받아 산다는 기분으로 살아가는
의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광고쟁이의 잡설이었습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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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어본 뒤에 찾아보니 이 책은 대학교재용 텍스트였던 모양이다. 출판사가 모 대학으로 되어 있었다.  사실 나도 개인적인 지식의 습득용으로 사 본 것인지라 출처와 독자의도가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다. 생각보다 꽤나 통사적인 내용이 얇은 책 안에 들어있었고 전부는 아니지만 내가 원하던 내용을 찾아볼 수 있어서 만족했다. 만원도 안 되는 책에서 뽑아낼 것이 이 정도 된다면 정말 훌륭한 것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으면서 뭔가 불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저자는 나름대로 스페인통으로 불릴만큼 대한민국에서는 스페인에 정통한 분같고, 역사적이나 종교적인 고찰내용을 보더라도 기독교와 전혀 연이 없는 분 같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읽으면서 뭔가 꺼림직했던 것은 은근하게 풍겨오는 종교재판소에 대한 옹호론이었다.
 
사실, 이성적 고찰과 당시 역사, 그리고 문헌의 통계를 통해 과장된 역사를 털어버리는 것은 역사학자들에게 당연시 되는 항목이다. 저자는 스페인종교재판소의 공포와 악명이 후대에 의해 조작되었고 훨씬 신사적이고 이성적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북유럽의 광적인 마녀재판과는 다르게 근대적인 재판과정과 조직을 통한 판결들이 이루어졌고 극형까지 간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후대에 의해 악랄하게 조작된 사료들에 의해 악명이 높아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약 200년간 34만명이 희생되고 12000명이 화형을 당했다는 것은 거짓이며 객관적 문헌에 의해 파악을 해 보면 약 7만명의 희생에 1300명 정도의 화형만을 집행했다는 것이다.

하긴 15세기초 조선시대에는 언도되는 형의 90%가 사형이었다는 기록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그에 비해 스페인은 좀 인본주의적인 태도였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신의 말씀으로 일하는 종교재판소가 광신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은 특기할만한 사안이다. 하지만 200년간 7만명이 죽은게 적은건가? 1년에 평균 350명이 죽었다는 이야긴데 [주일은 쉽니다]를 해보면 거의 하루에 한명씩 죽어나갔다는 이야기다. 물론 스페인은 광활하고 중세의 야만성을 접해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싶은 대로 창해일속의 숫자일지 모른다. 하지만 일단 그들은 그렇게 죽었지 않은가.

스페인이 고향인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의 [알라트리스테]시리즈를 봐도 종교재판소이야기만 나오면 등장인물들이 오줌을 질질 싼다. 사람들에게 남아있는 건 실제가 아닌 이미지다. 본향 사람이 저렇게 생각하고 글을 쓸 정도면 말 다했지. 우리가 거기에 대해서 옹호론을 펼치는 것이 더 웃길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것이 혹 과장된 위협이었다 치더라도. (아, 이건 개인적인 감상이지 역사학자의 도리는 아닐 것이다. 난 역사학자는 아니니까)

하지만 이 책은 나름대로 철저한 객관성을 담보로 써 나가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에 후한 점수를 줘야겠다. 종교재판소가 생각보다 점잖은 곳이었다는 것에 뭐라고 반박할 도리는 없잖은가? 더군다나 이런 내용을 한국인이 한국인을 위해 써 준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머리가 땅에 닿도록 감사를 드리고도 남을 지경이니.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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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빈번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이 다가오거나 화급을 다투는 일이 째각째각 다가오고 있는 걸 느끼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때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잠재력을 다 발휘하는 모양이다.

보통 여기서 파생되는 것이 시험 전[벼락치기] 내지 PT 전 [벼락컨셉]같은 것이다.
시간은 무정하게 흘러가는데 슬슬 피는 말라가는 기분이 들고 뭔가 해결책을 뽑아야겠다는 절박감이 몰려오면
괴상하게도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는 경우가 있다.
아, 물론 실패도 있고 그래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지만.


0.

어젯밤에 정말 태어나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아파봤다.

그렇게 심한 두통은 난생 처음이었다.
삼장법사가 손오공의 금강권을 죌 때 이런 고통이 왔을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로 (손오공 착한 놈이다. 나라면 삼장법사 가만 안 뒀을거야)아픈데 대체 통증의 발현지가 어딘지 알 수 없다는 것.
몸도 차갑고 덥고 왔다갔다를 반복하는데 하염없이 졸려서 하품은 나오고 잠은 못자겠는데 점차 속까지 메슥거리질 않나... 이거 신종플루인가 아니면 뇌종양인가 이렇게 혼자 끙끙대기 전에 911 아니..119부터 불러야 하는 거 아닌가. 부모님에게 전화를 해 볼까? 아니지.  새벽1시에 전화햇다간 온 가족친지에게 다 전화가 갈텐데 그럴수도 없고 친구를 부를까? 근데 불러서 뭐하게? 어이구 아프겠네 따위 말밖에 더오겠나. 그럼 뭔가 119를 부르던가 자가치료를 하던가 해야하는데...



각설하고
현재는 아침에 멀쩡해져서 글을 쓰고 있다.

사람이 극심하게 아파지니까 오히려 명징해지고 굉장히 이성적으로 변하면서
어디가 왜 아픈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 보게 되더라. 그렇게 혼자 자가진단을 해 보면서 가장 그럴듯한 게 뭔가 유추해보게 되었다. 그동안 몸이 안 좋은 부분이 어디였나 이런것까지 세세하게 생각해 보다가보니...

결국, 바늘로 손 따고 손발 문지른 다음에 두통이 사라졌고 바로 잠이 들었다.

체했던 것이다. -0-
119불렀으면 뭐라고 했을까? 구급대원이 바늘하고 실을 줬을지도 모르지.



0.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몇 시간 전에 보였던 행동은 평상시의 내 행동같지 않았다.
머리를 삽자루로 두들겨 맞는 와중에서도 그렇게 움직이고 반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적잖이 놀라웠다.
그래서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즉 궁즉통이라고 선인들이 말한 모양이다.

궁해지면 변화하고 변화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 간다.
그래서 순간의 명민함이 평소의 부지런함보다 나은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 체했다 살아난 주제에 득도한 척 하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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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작은 방 한담 2009. 9. 21. 22:39
1.
아무래도 이번 추석은 참 허하게 얇디 얇은 지갑으로 마주할 것 같습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이번 추석만 같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
살살 식전 식후 명치 끝이 아린것이 위에 문제가 생긴 듯 싶습니다만
오늘은 가만히 있자니 열감기까지 결려서 두통이 장난 아니군요.

원래 아프기 시작하면 병은 줄줄이비엔나 소세지처럼 딸려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저처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곳으로 다니고 정해진 것만 먹어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안그러면 탈나기 때문에. 글세요. 이건 거의 제가 저를 사육하는 것 같은데.


3.
몸이 아프니까 외로운 걸 따질 겨를이 없다는 건 좋군요.
망할.
요즘 사람이 일들이 꼬이니 사특한 마음이 드는 것이
1번이 없으니 3번이 없고 두 개가 모자라니 2번이 생기지 않느냐 라는
지극히 속물적인 결론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자꾸 현실은 속물적인 마음을 편들어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합니다.


4.
그래도 착한 척 고결한 척 하면서 뒷구멍으로 호박씨 수박씨 발라내는 인간은 되기 싫네요.
그렇게 혼자 살 바에는 그냥 혀깨물고 죽는게 낫겠습니다.
그나저나 날씨가 미친X 널뛰듯 한다고...도저히 생체온도계가 적응을 할 수 없구먼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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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6

작은 방 한담 2009. 9. 16. 20:26
1.
 동네 작은 동물병원에 누워있는 회색 스트라이프 스코티시폴드를 구경하다가
 하도 귀여워서 수의사께 물어봤죠. 얼마에 분양을 하는지
 스코티시폴드는 120. 옆의 털복숭이 친칠라들은 70씩 한다더군요.
 
 비싸대요.
 생명에 값을 매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동물병원 바로 앞에는 쓰레기를 줏어먹고 사는 길냥이들이 돌아다닙니다.
 
사람은 스스로뿐만 아니라 자신과 관계되는 모든 자연물에 족보를 매기고
그것에 의해 임의로 가치를 부여하죠.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세상이 지속되는 한?



2.
만원도 안 주고 데려온 우리집 소라게 가츠가
드디어 모래를 파헤치고 다시 나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참호 속에서 돌격을 기다리는 병사처럼 모래 위로 발들만 가지런하게 내 놓고 있군요.

저 놈을 보면
세상엔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사의 기로를 넘나든 것도 제가 아는 것만 대여섯번 째 됩니다.

하...저련 녀석이 사람으로 태어나서 내 꼬붕이면 얼마나 좋을꼬. 평생이 든든할텐데.



3.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돈독오른 사람]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종류를 좀 세분화하라면
[돈독오른 서른 줄 안 된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솔로 아가씨]같습니다.

오늘 이런 사람 하나 만났네요.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만났는데
저한테 돈에 대한 소재책임과 현물이 있었다면
아마 절 시체로 만들고라도 돈을 가져갈 것 처럼 보였습니다.

@.@ 공포스러웠어용



4.
요즘 Bun이 꽤나 인기를 끌고 있더군요.

맛있어보여서 Bun을 산 다음에
아침으로 드립커피와 함께 먹어봤는데

식도- 직장간 4차선 고속도로를 개통시키더군요.

확실히 전 그냥 떡을 먹던가 생식을 먹던가 해야겠어요.

그나저나 가을이군요. 햇볕이 따갑지가 않네요.
Posted by 荊軻
,

허(虛)

수련장 2009. 9. 12. 01:44
밥을 먹고 일하고 씻고 자는 것이 평상시의 일이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 삶에 있어서 모자란 것을 느끼고
그로 인해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그것을 채우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늦은 밤 잠을 못 이루고 홀로 앉아 그것이 무엇인가 잡아보려 해도
그 [무엇인가]는 속시원히 자기 정체를 밝히지 않는다.

서로 부대끼며 느끼는 살내음일수도 있으나 딱히 그것은 아니고
원없이 쓰고 또 쓰고픈 현금계좌의 자릿수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내가 꿈꾸는 삶에 대한 꿈도 아니고
앞으로 다가올 불명확한 미래에 대한 공포도 아니다.

그저 그것은 공허함인 것이다.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지 못했다고 느끼는 자괴감에서 만들어낸
존재하지 않는 나날의 충일함을 열망하며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또한 도라고 옛 성현이 말하신 바
나는 늘 도를 닦으며 살지만
그것에 만족치 못해서 또 다른 허(虛)함을 만들어내고 있다.

허탄한 허상을 깨버리기 전에는
평상심에 대한 것을 얻지 못할 것인가?



Posted by 荊軻
,
어렸을 적에, 그리고 믿지 않는 사람들을 만날 때
내가 수차례 했었고 그들에게 수차례 들었던 질문.

"왜 하나님은 인간에게 선악과를 만들어서 타락하게 만들었는가. 그리고 왜 자유의지라는 것을 주었는가? 그것이 없었으면 오히려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았겠는가?"

신학적 교리에서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내가 신이 아니기 때문이 첫재요. 더 이상의 이해가능한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이 둘째이다.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해서 자유의지를 줬다는데 사람은 왜 죄인으로 타락하는 것인가?


그런데 최근 몇년 간의 대한민국을 보고 있자니
대충 창세기가 왜 그런지 알겠더라.

그게 아니다.
왜 사람이 타락하는지에 대해서 알겠더라.
왜 욕심이 잉태한 즉 죄가 되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이 되는지 알겠더라.

[자유]를 받고 [민주]를 받아도
사람의 욕심이 극에 차고 [자유]를 누릴 줄 모르게되면
스스로 자유의지를 반납하고 돈에 얽매이게 되고 끝끝내는 후손의 인생까지 담보잡더라.

 [그럼 애초에 왜 사람을 자유롭게 만들고 민주라는걸 만들었는가?]라고 물으면 뭐라고 할것인가.
그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니까. 사람은 존엄하기 때문이니까.

아, 하나님은 사람을 사랑하고 자신의 형상대로만들어 존엄하게 만들었으니
자유로운 것이 당연하고 자유의지가 있는 것이 당연하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스스로 가진 것을 누리지 못하고 얽매여 죄인이 되는구나.
몸으로 때우니까 내 스스로 궁금하던 것이 조금이나마 풀리더라.

2009년 대한민국에 감사해야겠구만.
Posted by 荊軻
,
1. 슈렉에 나온 장화신은 고양이 [퍼스]를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애니메이션이 나온다는 소식입니다.
    주연은 [장화신은 고양이] 안토니오 반데라스.
    그리고 여주인공은 암코양이가 나올 듯. 셀마 헤이엑이 출연한다는군용.


(내가 당나귀보다 짱임...)


2. 이젠 길거리에서 키스하는 모습은 종종 찾아볼 수 있죠.
  오늘도 쭉빵한 남녀가 이 사람 많은 길에서 서로 부둥켜 안고 딥키스를...

  그런데 두 사람 나온 곳이 [청국장집]인지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뜨악했습니다.


3. 운동중독인지 결국 운동을 다녀왔습니다.
   몸은 파김치가 되었는데 눈만 쌩쌩....

4. 아 그나저나 일은 언제 끝나는거양 아이참나 
   전 워커홀릭은 절대로 못될 팔자인가 봅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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