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소군을 생각하다.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 오랑캐 땅엔 꽃과 풀도 없어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 봄이 와도 봄이 아니로다
自然衣帶緩(자연의대완) : 자연히 옷에 맨 허리끈이 느슨해지니
非是爲腰身(비시위요신) : 가느다란 허리를 가꾸려는 것 아니라
한원제때 후궁 중에 왕소군이 최고의 미색이었더라.
기러기가 비파소리를 듣고 떨어져 죽었다는 비파의 천재였다고 해서
낙안(落雁)의 왕소군이라 불린다. (무슨 환타지...-.-;;)
어느날 북방의 흉노족이
"안 쳐들어갈 테니까 얼짱 하나만 보내주삼" 이라고 한나라를 협박 (왕이라는 것들은 다 이런가)
그래서 한 원제가 자기 후궁들의 초상화를 보고 가장 못생긴 왕소군을 보냈단다.
후궁이 얼마나 많길래 사람들을 안 보고 인물을 DB화 해서 가지고 있었을까.
이놈이나 흉노나 "동작그만, 밑장 빼기냐?" 의 부류다.
사실은 화공 모연수가
다 돈받고 후궁들을 예쁘게 그려줬던 것.
왕소군만 얼굴에 자신이 있었기에 화공에게 돈을 안 줬고
그 덕에 DB에서 F-로 나와있던 것이다.
왕소군이 흉노에게 시집가던 날 원제가 처음으로 왕소군의 얼굴을 보고
피눈물을 흘리며 후회했다지. 모연수는 그날로 처형이었다.
뭐...그래서 후세에 저런 시가 나왔다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오랑캐에게 시집간 절세의 미인이여!
봄이 왔어도 봄이 아니겠구나.
나라 걱정에 쫄쫄 말라서 옷이 몸에 안 맞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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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로 왕소군은 흉노 선우에게 시집가서 애 하나 낳고
자기 남편이죽은 뒤 왕세자에게 다시 시집을 가서 (뭐야...)
20년을 넘게 흉노의 왕비 노릇을 하고 잘 살다 죽었다니....
막말로 국제결혼해서 로또맞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
시인의 과다한 낭만주의덕에 비련의 여인으로 사랑받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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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뒷날에 빈정대는 인간 하나 없었을까.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 오랑캐 땅이라고 화초가 없다지만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이라고 화초가 없으랴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이라 화초가 없다지만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어찌 땅에 화초가 없으랴
胡 :오랑캐 호, 어찌 호
....이게 정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