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0.12.08 대화 4
  2. 2010.03.20 솔로몬 케인 (Solomon kane)
  3. 2009.06.11 나비야 청산가자 2
  4. 2009.04.30 텍스트의 비주얼화 10
  5. 2009.03.24 벤자민버튼에 대한 작은 잡설 2
  6. 2008.11.11 스티븐 킹 - 총알차 타기 4

대화

믿거나 말거나 2010. 12. 8. 01:47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일대일로 대화하는 과정에 일어나는 시공간의 격변과 단절, 그리고 비약은
적절한 설명이 있거나, 대화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 있다면 극복할 수 있는 일이며, 익숙해지면 그 사람의 어휘와 단어에 의해 그 앞에 있는 것을 예상하고 예견하며 조언을 해 줄 수 있으나

텍스트에서의 과감한 비약이나 단절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낭패감 내지는 자신의 지적능력이나 독서방법에 대한 불안감만을 고조시킬 뿐이다. 이것은 작가의 기교라기보다는 교만에 가깝다. 차라리 벽돌을 땅밑바닥부터 우겨넣어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할 지언정 그가 무엇을 말하는지 너무나도 선연하게 말하는 김훈의 글이 정통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읽는 현대작가의 글들은 너무나도 불친절하네. 평론가와 소설가와 또 다른 동종업계 사람들에게만이  만담처럼 읽힐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려는 것인가. 
글은 읽기 쉬워야 한다.


음핫핫핫

오랫만에 허세떠는 글을 써 봤더니
이렇게 가슴이 시원할 수가.
여름에 물린 모기자국을 겨울에 벅벅 긁는 기분이라니.

우히히힛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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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악마가 공존하던 시절, 음울한 중세를 배경으로 한 명의 정의의 검사가 악을 응징한다.
그런데 이 자는 악인가 구원인가. 자비라고는 한톨도 찾아볼수 없는 무자비한 전사가 
악을 넘어서는 악함으로 세상을 구원한다...

[야만인 코난]으로 환타지 소설에 지울 수 없는 획을 그었던 불세출의 작가 로버트.E.하워드의
첫 장편작이 바로 이 [솔로몬 케인]이다. 그가 야만인 코난 이전에 만들어낸 수많은 비정불굴의
캐릭터 중 하나. 하지만 그 음울한 내용은 후대 환타지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더랬다.

세월이 세월이다보니, 소재의 고갈을 견디지 못한 헐리우드가 작심하고 과거의 소설들과 게임, 만화들을
파 제끼기 시작한 지 벌서 한참 되었다. 이 소설이 나올 법하다고 믿은 것도 꽤 되었는데 이제서야
영화화되어 나타난 모양이다. 주인공은 제임스 퓨어포이. 그게 뭐하는 놈이더라 하는 양반중에
미드 [ROME]을 보신 분이라면 얼굴이 익숙하신 분도 있을 것이다. 느끼남 안토니우스가 저렇게 변했다.

영화는 좀 B급 병맛으로 뽑힌 모양이던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특혜를 입게 되었다.

영화덕에 이 시리즈가 한글로 번역되어서 들어왔단 말이지!!!!
그렇게 보고 싶었는데도 영어가 딸려서 못 보고 있었는데 ㅠㅠ

3월달에 내게 일어난 즐거운 일이라면 이 놈 하나랄까나.
얼른얼른 피튀기는 중세기담을 보고 싶어서 학학대는 중년남.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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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명씨 -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언제 쓰여졌는지 모르는 이 시조는 참 애닳기 그지없다.
"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 의 원조쯤 되는 것 아닌가?
상당히 오래 전에 씌여진 시조 같지만 누가 썼는지는 모르고
예전부터 시조 창가로도 널리 퍼졌던 듯 싶다.
정조 때 홍국영이 젊은 시절 건달패로 있을 적에
"나비야 청산가자"시조를 잘 불렀다는 야사도 있는 바, 그 전에 만들어진 시조일 것이다.

후일 우리 말인 시조를 한시로 바꾸는 7언악부로 바꾸는 풍조가 유행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신위라는 사람이 만든 [소악부 40수]에 이 노래가 한역되어 올라오기도 했다.

호접청산거(蝴蝶靑山去)

백호접여청산거(白蝴蝶汝靑山去)
흑접단비공입출(黑蝶團飛共入出)
행행일모화감숙(行行日暮花堪宿)
화박정시엽숙환(花薄情時葉宿還)

애절한 만큼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기를 줄지 않던 이 노래는
시대가 바뀐 뒤 김용임 씨에 의해 트로트로도 불러진 적이 있다.

(나븨이야~~~하는 노래 들어본 적 있으실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소설가 김진명씨의 정치 소설 제목으로도 쓰여진 이 시조는
참으로 유장하게 시대에 맞게 다양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으니...


[나비야 청산가자]라는 이 일곱글자가 갖는 문자 속의 회한이라는 것이
우리네 삶을 정확하게 찔러대는 그 무언가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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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정말 잘 하는 작가들이 있다.

묘사가 탁월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그렇게 잘 쓰는거다.

스티븐 킹도 그중의 하나고
다카노 카즈아키같은 경우는 등장인물의 얼굴표정까지 그려질 만큼
이쪽에 탁월한데 (이 분은 영화판인가 만화쪽인가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데...확실히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랐던 건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마구 써 내려간 것 같은 느낌이 가끔 드는
J.R.R톨킨의 반지의 제왕3부작.

그림이라고는 하나 없고
깨알같은 텍스트로만 되어 있는 예전 [반지전쟁]을 가지고
처음부터 봤던 나는
그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게 참으로 신기했다.
피터잭슨의 영화가 내 상상과 동떨어지지 않은 걸 봐도
거의 모든 사람이 동일한 비주얼을 가질 수 있도록 썼다는 이야긴데
참 대단하지 않은가.

가끔 블로그 글을 보다보면
화면에 잡힐듯이 글을 쓰는 분들이 있다.

아,
뭐랄까
참으로 부럽다 할 밖에.

이와는 반대로
허먼멜빌의 [백경]은
그레고리 펙 덕분에
비주얼이 원래 영화에 짜 맞춰져버린 불행한 케이스일 것이다.
(영화가 너무 강렬했다...어쩔 수가 없었음)

그래서 사람들이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그 담에 보라고 하는 것이겠지.

[용의자 X의 헌신]을 아직도 안 사 봤는데
한번 사 볼까 하는 생각 중.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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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 늙고 죽을 때 어린아이가 되는 이야기는
맨 처음 이 영화나 원작소설에서 읽은 것이 아니라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에서 맨 처음 본 기억이 난다.

[ 메신저] 녹인종 아트레이유가 메신저로 간택될 때
작은 왕녀의 궁전에 모여있던 환상계의 모든 인종 대표가 회의를 하는 도중에
사사프란족의 대표가 나타난다.
늙어서 태어나고 젋어서 죽는 민족
백발의 노인이었으니 곧 청년이었다.

짧은 문장 하나였다.

원래 벤자민버튼을 쓴 스콧 피츠제럴드가
1920년대였으니 아마도 미하엘 엔데는 이 소설을 보고
이 인물을 고안해 낸 게 아니었을까

어느 분이 그러셨더라?
다른 소설에서 한 소재가 나타나면
그 소재는 다른 소설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그 말이 과연 맞는 이야기인 듯.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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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오래된, 하지만 언제나 읽어도 좋은 소설이 몇 개 있다. 그 소설이 짧기까지 하다면 그건 금상첨화다.
사실 필요한 말을 짧고 확실히 감동을 주면 말은 길 필요가 없다.

소중한 사람이 죽는다. 그리고 나도 죽을지 모르는데 체인지가 가능하면 어떻게 될까

스티븐킹은 사람들이 즐겨 말하는 [대중작가]이지만 그의 소설을 보다보면 가끔 모랫벌에서 곱게 누워있는
희귀한 조개껍질을 줍는 기분이 드는 소설들이 몇개 있는데 가끔은 그게 너무 아름다와서 왜 이게 여기있나 싶은 상상머져 드는 것들이 몇 개 있다. 개인적으로 스티븐킹의 소설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단편들이다.
그 중에서 꼽으라면 [사다리의 마지막 단]과 이 [총알차 타기]정도 될 것이다.

작가의 과거사가 많이 투영된 작품이다. 그의 과거사가 드러나는 작품이 몇개 있긴 하지만
늘 그때마다 드는 감상은 남부의 후덥지근한 더위와 땀냄새가 자연광으로 들어오는 허물어진 목조주택의 후즐근한 공기에 공감각적으로 이어진다. 그런 삶속에서 타이프라이터 하나만을 가지고 입지전적인 생을 지어낸 이 사람을 나는 좋아한다. 너무나도 인간적이면서도 소설적이다.

(스티븐 킹이 처음으로 자기가 쓴 소설이 제 값을 받고 출판사에 팔렸을 때를 회상하는 장면이 [스티븐킹의 창작론]에 잠깐 나온다. 그 장면은 정말 개인적으로 눈물이 나온다. 그래서 현실은 소설보다 훨씬 벅찬 거다.)

각설하고, 총알차 타기에 등장하는 시간의 대부분은 밤의 몇 시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움직이는 주인공의 심리묘사는 탁월하기 그지없고, 불가항력인 [죽음]앞에서 택하는 개개인의 선택은 그 자체로 진솔하기 그지없다. 별다른 기술상의 트릭없이 나레이션에 가까운 기술법으로도 이 정도의 임팩트를 줄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진짜 글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겠지.

나도 이런 글을 한 번 써 보고 싶다. 언제쯤이 될까?

내가 만약 글장이로 나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내가 스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세사람 정도가 될텐데...그 중의 한 사람이 바로 스티븐 킹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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