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오래된, 하지만 언제나 읽어도 좋은 소설이 몇 개 있다. 그 소설이 짧기까지 하다면 그건 금상첨화다.
사실 필요한 말을 짧고 확실히 감동을 주면 말은 길 필요가 없다.
소중한 사람이 죽는다. 그리고 나도 죽을지 모르는데 체인지가 가능하면 어떻게 될까
스티븐킹은 사람들이 즐겨 말하는 [대중작가]이지만 그의 소설을 보다보면 가끔 모랫벌에서 곱게 누워있는
희귀한 조개껍질을 줍는 기분이 드는 소설들이 몇개 있는데 가끔은 그게 너무 아름다와서 왜 이게 여기있나 싶은 상상머져 드는 것들이 몇 개 있다. 개인적으로 스티븐킹의 소설중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단편들이다.
그 중에서 꼽으라면 [사다리의 마지막 단]과 이 [총알차 타기]정도 될 것이다.
작가의 과거사가 많이 투영된 작품이다. 그의 과거사가 드러나는 작품이 몇개 있긴 하지만
늘 그때마다 드는 감상은 남부의 후덥지근한 더위와 땀냄새가 자연광으로 들어오는 허물어진 목조주택의 후즐근한 공기에 공감각적으로 이어진다. 그런 삶속에서 타이프라이터 하나만을 가지고 입지전적인 생을 지어낸 이 사람을 나는 좋아한다. 너무나도 인간적이면서도 소설적이다.
(스티븐 킹이 처음으로 자기가 쓴 소설이 제 값을 받고 출판사에 팔렸을 때를 회상하는 장면이 [스티븐킹의 창작론]에 잠깐 나온다. 그 장면은 정말 개인적으로 눈물이 나온다. 그래서 현실은 소설보다 훨씬 벅찬 거다.)
각설하고, 총알차 타기에 등장하는 시간의 대부분은 밤의 몇 시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움직이는 주인공의 심리묘사는 탁월하기 그지없고, 불가항력인 [죽음]앞에서 택하는 개개인의 선택은 그 자체로 진솔하기 그지없다. 별다른 기술상의 트릭없이 나레이션에 가까운 기술법으로도 이 정도의 임팩트를 줄 수 있다는 것은 그가 진짜 글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겠지.
나도 이런 글을 한 번 써 보고 싶다. 언제쯤이 될까?
내가 만약 글장이로 나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내가 스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세사람 정도가 될텐데...그 중의 한 사람이 바로 스티븐 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