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해당되는 글 22건

  1. 2011.07.08 털털털 2
  2. 2010.08.25 탐욕은 죄니라
  3. 2010.08.16 카카와 씨렁이 10
  4. 2010.08.09 둘째, 씨르엉 (สีเหลือง) 10
  5. 2010.08.07 닮아가는거지 6
  6. 2010.07.25 2010.7.25 소사 7
  7. 2010.07.23 사람이나 축생이나 4
  8. 2010.07.19 2010.7.19 소사 3
  9. 2010.07.12 무허가 건축물 방문 4
  10. 2010.06.25 이상한 일이야~ 4

털털털

투덜투덜 2011. 7. 8. 19:12
내 빤스 속까지 하얀 고양이 털이 침범해 들어오고 있다
개인의 가장 은밀한 부분까지 고양이에게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미 나는 고양이에게 점령당한 것인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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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두마리가 집에 있다.
어쩌다 들어왔는지 다시 생각을 복기하려고 해도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방 거실에 배를 깔고 둘 다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태초에 시간이 생성될 때 부터 거기에 있었다는 듯한 표정이다.

이런 망할놈들.

한 마리가 있을 때는 그나마 집 안에 생물 하나 있다는 셈 치고 별 신경 안 썼는데
두 마리가 되자 이 두 생물이 나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지들끼리 놀더라.
그리고 미묘한 경쟁관계.

누가 더 많이 먹는가
누가 더 잘 노는가
누가 더 힘이 센가

따위의 10대 고삐리들이나 할 법한 짓을 고양이 두 마리가 하고 있다.
전능하신 사람님의 입장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작시면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는데
지들 딴에는 굉장히 치열한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다.

다른건 모르겠다.
그런데 식탐에 경쟁이 붙었다.
미친 놈들처럼 사료를 처먹는다. 지들 주머니에서 돈 나가는 거 아니라 이거지.
내가 조금 덜 먹으면 저 놈이 더 먹는다는 얄쌍하고 기괴한 피해의식이
두 마리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모양이다.
배가 터지도록 처 먹고 처 먹고 또 처먹는다.

어제는 자고 일어났더니
화장실 바닥에 사료를 토해놨더라.

내가 고양이라도 토했을 것이다.
설사 내가 핫도그 먹기 지존 고바야시라고 해도
너희들이 처먹는 것처럼 먹다가는 식도부터 위장까지 담을 수가 없었을 거다.

탐욕이라는 건 혼자 있을 때 생기는 게 아니다.
누군가 옆에서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게 하고
저 자가 나의 것을 늑탈한다고 여기면 없던 욕심까지 생기고
종당에는 내가 수용하지 못할 정도의 탐욕이 나를 망치는 것일게다.
 
어제부터 그래서
그냥 사료를 푸대기로 그릇에 부어놓고 나왔다.

미친놈들처럼 먹고 또 한 번 토하더니
오늘부터는 그냥 배 깔고 사료 근처에는 가지 않더라.

둘 다 아무리 먹어도 안 줄어들자
소유에 대한 욕심도 줄어들었나보다.
역시 흔해지면 가치가 떨어지는 법인가.

아마 저 두 놈은 또 다른 경쟁할 것을 찾아내겠지.

인간같으니라고.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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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집에 방문해 주신 마거사&곡예사님 부부께서 찍어준 사진들 중 몇 장을 추려서 올려봅니다.
(주인공이라고 제법 잘 생기게 나온 씨렁이)

(명함사진 찍겠습니다. 어떻게 이러고 찍었는지 신기..찍사의 능력인가)

(사내 주제에 전신샷)

(이미지 사진도 하나 갑시다...남들이 보면 엄청 잘 생긴 줄 알겠네...)

(정작 꽃미남이신 형님은 사진에 별 관심이 없나봅니다.)

(아저씨, 근데 이거 왜 찍는 거예요? 내쇼날 지오그래픽 같은데 나가나요? 아니면 애니멀 플래닛? 그것도 아님 동물농장에라도?)

(그냥 찍는 거라고 했더니 똥꼬를 핥기 시작합니다. 자세 취하느라 가려운 걸 참은 듯)

(고된 촬영을 끝낸 씨렁이는 잠에 빠졌습니다. 사실 이게 본업입니다.)

(보통은 이러고 잡니다. 침대 컷은 놀러온 사람들을 위해 가끔 보여주는 써비스 샷)

(동생과 화기애애한 포즈를 잡아달라고 하자, 메인 컷이 자기가 아니면 그런 짓 못하겠다고 버티는 kaka군)

(겨우겨우 설득해서 둘이 사이좋게 있는 포즈를 잡아봤습니다만 모델은 기분이 영 별로인가봅니다.)

*예쁜 사진들 감사합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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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국말로 씨렁이.

태국말로 [노랑]이라는 말인데 그냥 한번 붙여봤다.



둘 다 수컷.

첫째가 훤칠하니 잘 생기긴 잘 생겼는데
이 놈은 정말 둘째처럼 생겼다.
야물딱 지다. 울지도 않는다.
원래 잘 안 우는 놈이 무서운 놈이라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파양당하고
전에 살던 고양이들 텃세에 쫒겨나고 한
어린 녀석이 질곡이 좀 있는 놈이다.
거칠게 살아서 그런지 
집에 오자마자 숨지도 않고 이리저리 한바퀴 둘러보더니 퍼져 자더라.
첫째가 얘를 보더니 좀 학을 뗀 듯.

크기도 첫째 Kaka의 반 밖에 안되는데
처음 보고 형이 귀싸대기를 날려서 고개가 팍팍 돌아가도
눈하나 꿈쩍않고 울지도 않더라.

그런데 확실히 아기가 예쁘긴 하구나.

사람이건 짐승이건
나도 이제 데리고 사는 사내애가 둘이나 되고
갈 곳 없는 생명 둘이나 거두었으니
내가 세상에 할 일은 다 했다.

결혼따위는 개나 주라고 그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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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아가는거지

투덜투덜 2010. 8. 7. 13:59
어린 시절
반찬투정하고 있으면
아버지가 물끄러미 보다가

어느순간 불같이 화를 내며 
(우리 집안은 화가 나면 도화선에 불 붙었다가 터지는 화약하고 비슷하다)

"야 이 자식아 지금 이디오피아에서는 쌀 한 줌 못 먹고 굶어죽는 애들이 숱한데 지금 뭔 짓이냐!"
하면서 낼름 먹으라고 채근을 하셨다.

배부르면 남기는 것이 차라리 몸에 낫다는 집안도 있긴 하지만
우리 집안은 그거랑 반대였다. 고래로 쌀 남기는 놈은 천벌받을놈...뭐 아직 이런 분위기라.


2.
고양이가 양양대길래
[유기농]이라고 써 있는 캔 하나를 따서 주었다.

물끄러미 냄새를 맡아보다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양양~거린다.

"야 이 자식아, 지금 길바닥에는 쓰레기도 못 먹고 굶어죽는 길고양이가 천진데 뭔 배부른 소리냐!"

성질내는 걸 알았는지
시무룩~하니 땅바닥을 쳐다보다가 지금 캔을 열심히 먹고 있는 중


3.
닮아가는거지.
어린 시절 배운대로.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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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7.25 소사

작은 방 한담 2010. 7. 25. 22:38
1. 토요일에 아깽이 Kaka를 중성화 시켰다.
   아침에 병원에 데리고 나가려는 데 이 놈이 폴짝 무릎에 올라와서 양옹양 거리더라.

   "세상에 고양이나 사람이나 쉬운게 없구나"
   혼잣말로 중얼거렸는데 들은걸까. 그냥 좀 서글펐다. 어쩌다가 사람 손을 타게 되어서 이런 수술을 받는고.
   
   중성화를 하지 않으면 수컷은 집에서 기르지 못한다. 집안 여기저기에 영역표시를 하고 다니니.
   암컷은 발정이 나면 괴로와한다고 한다. 계속 울어대고. 역시 집에서 기르기 힘든 것이다.

   아버지가 흘러가는 소리로 들으시곤 넌지시 이런 말을 하신다.
   "자연을 거스르는 짓은 하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갖다 버려"

  마지막 첨언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람이 사람으로써 가진 생물적 우위를 가지고 다른 생물을 학대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같이 살기 위해서 생식력을 없앤다니. 내가 만약 애완동물인데 누가 날 거세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더러웠다. 그런데 어찌하누. 애초에 사람사는 지붕 아래 태어나서 야생에서 살아갈 능력 하나 없고,
  모래에 발만 닿아도 놀라면서 탈탈 털어대는 이 꼬마를 집 밖으로 방사한다고 해 봤자 그 삶이 몇달이나 되겠는가.

  사실 그 몇달의 삶이 더 가치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가치있는 일인지 안타까운 삶인지에 대해서
 우리는 객관적인 수치로 접근할 뿐이지 고양이가 되어 생각할 도리는 없다. 더 오래 사는 것이 낫다는 생각.
  마치 항암치료를 받지 않으면 몇 달 내에 죽으니 치료합시다. 라는 어조.
 
 인생은 그렇게 수치로 평가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묘생도 그럴진대 난 왜 이걸 선택한걸까.
 답을 선뜻 낼 수가 없었다. 그냥 이기적인 인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을 뿐.

  수술을 위해 병원에 맡기고 몇 시간 후 데리러 갔다.
  날 보더니 엉엉 운다. 아팠던게다. 당연히 아프겠지. 
  내가 옳은 일을 한 것인가 곰곰히 생각해 봤다.
  하지만 어쩌랴. 떨어진 것을 다시 붙일 수도 없는 노릇.
  퍼져서 골골대는 놈을 데리고 집에 들어왔는데

  오늘 아침엔 팔팔 거리고 잘만 돌아다닌다. 확실히 고양이들의 치유력은 경이롭다. 
  이 녀석을 보면서 생각한다. 그냥 지금처럼만 오래오래 살아라. 

  서시나 양귀비가 살아돌아와도 데리고 살아줄테니까.
  그게 내 도리고 책임이겠지.
  

2. 교회 고등부 선생직을 맡기로 했다.
   언젠가는 갈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2년 정도 늦어진 것이다.
  
   하나씩 하나씩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일들을 천천히 하고 있고
   인생의 방향을 그렇게 꾸려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들을 하고 있다.
  
   천천히 천천히.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3.
  덥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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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할 때 살아있는 생물과 같이 오랫동안 살다보면 둘 사이에는 어쩔 수 없이 교감이 생기는 법이다.
더군다나 그 생물이 갑각류나 어패류같이 아예 극단적으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종이 아니라
같은 온혈동물이나 포유류같은 고등생물체(뭐가 고등이지..하여간)랑 살게 되면
대충이나마 감정의 교류도 이뤄진다.

뭐, 오래 산 것도 아니다.
고양이랑 산 지 한 3개월 되었나.
대체 사람하고 사는 거랑 뭐가 다른건지 이젠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배고프면 징징대. 성질나면 앙앙대. 내가 성질부리면 도망가
좀 있으면 다시 와. 그러다 시간 지나면 화해해. 화해하면 또 잘 지내
그러다가 또 삐지면 서로 삐져. 그러다가 다시 친해져

그냥 사람 사는 짓거리에 아무런 다른 것이 없더라.

이쯤되면 심각하게 고뇌하게 된다. 여자를 만나서 되지않은 작업에 돈 들여가면서
어떻게든 연분을 이어볼까 하는 내 노력이 과연 고양이랑 사는 것보다 얼마나 더 나은 생활을 제공하게 될 것인가?

2세의 탄생과 생리적인 욕구충족 말고 뭐 다른게 있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같은 언어체계와 사유능력을 가지고 이것저것 공유하는 감정의 깊이야 고양이보다 낫겠지만
결국 그 시간이 끝나고 나면 남는 것은
배고파, 성질나, 삐졌어, 이리와, 토닥토닥, 잘해보자, 알라뷰
이것밖에 더 있는가 말이다.

물론 하나 있긴 하다.
내가 숨이 넘어갈 때 고양이는 119를 불러주지 않는다는 것.
결국 내 편협한 생각에 따르면
Emergency를 위해서 같은 사람과 동거해야 한다는 말인데.

생각이란 늘 발전하고 변화하고
바람이 방향을 바꾸듯 이리저리 바뀌니
어느 날, 내가 어떤 여자사람을 붙잡고 "당신 없으면 못 살것이오!" 따위 낯짝간지러운 이야기를 쏟아부을 지도 모르지만 (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니)
지금 내 삶에 있어서 사람의 가치라는 것은 고양이 사료값만도 못하다.

거시적으로는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라고 주위사람들은 말할테고, 나도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들긴 하는데
뭐, 현재 감정이 이렇다는 걸 숨길수는 없지 않은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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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7.19 소사

작은 방 한담 2010. 7. 19. 22:24

고양이랑 같이 살아서 좋은 점과 나쁜 점

나쁜점
1. 늘 뭔가 땅바닥에 떨어져 있다.
2. 늘 뭔가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건 어딘가 찢어져있다.
3. 아침에 깨어나서 내 눈을 마주쳤을 때 후다닥 도망가면 뭔가 하여간 일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다.
4. 늘 이상한게 바닥에 깔려있다. 먹다 남은 사료나 화장실 모래나 휴지나 기타 등등

좋은 점
1. 집에 들어가면 누군가가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엉엉 운다. 왜 이제왔냐며
2. 아침에 바지를 입고 나가려고 하면 바지를 꼭 붙잡고 안 놓는다. 나가지 말라고
3. 정신을 차려보면 발 밑에서 항상 자고 있다.
4. 내가 멍하니 있으면 날 보고 운다. 멍때릴 시간에 같이 놀자고.


그나마 조금이라도 웃는다는게 가정같달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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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에 찾아간 종이집
그러나 문전박대 당함

현관을 지키고 있던 장정이 다가와
'아저씨 민주사회에서 이러믄 안되요' 하면서
슬쩍 주먹을 뻗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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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가 키우는 고양이는 제가 집에 들어와야만 응가를 하던가 쉬야를 하던가 할까요?

"고저 내레 아바이의 무한한 영도에 힘입어 이렇게 잘먹고 잘싸고 있시요" 하는 선전용 고양이도 아니고

그냥 먹고 싸라고 놔두고 사는데 참 희한합니다.

하도 배변을 아무데나 해서

똥 제대로 싸면 밥을 줘서 그런건가요.

-.-;;;


무슨 군대도 아니고 쉬하는 시간을 따로 갖는것도 아닌데
참 이녀석도 인생 자기가 팍팍하게 사네요.


(대외홍보용 이미지를 첨부합니다. 웃으라니까...잘 웃더니 그러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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