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300건

  1. 2009.03.01 주일 점심 6
  2. 2009.02.24 사람은 과거를 먹고 산다
  3. 2009.02.24 잠들기 전에 7
  4. 2009.02.22 긁적 6
  5. 2009.02.21 먹거리 3
  6. 2009.01.12 문자를 몇 건 날려봤는데 4
  7. 2009.01.11 일요일의 일상소사 6
  8. 2008.12.02 잡설 12/2 2
  9. 2008.11.20 눈이 온다네요 12
  10. 2008.11.07 그저그런 나날들 2
"데모하지 마라"
"안 갈 수가 있나요"

조용히 점심을 먹는다.
아버지는 자리를 잠깐 비우시고, 어머니와 같이 앉아 차려 준 밥을 먹는다. 고즈넉하기 그지없다. 장성한 아들 둘이 비운 집은 휑뎅그레하다. 막간을 살펴서 나오는 대화라는 것이 고작 정치적인 충돌이라니.

"잡혀갈 지도 모른다."

아들은 묵묵부답이다. 잡혀갈 지도 모른다. 언제부터인가 익숙해져버린 걱정.
예전, 내가 중고등학생 시절, 아버지가 뉴스를 보시면서 종종 하던 말씀이다.
"함부로 이야기 하지 마라. 잡혀갈 지도 모른다."
역사는 Feedback이 되거나 Rewind되어서 십몇년의 간격밖에 되지 않는 사이클을 넘나든다.

"MBC때문에 그러냐? 이 동네는 MBC 다 싫어해. 엄마 아는 집도 다 그러더라"

"......강남이니까."
강남이니까.
어머니도 알고 나도 안다. 강남에 살기에 MBC를 싫어할 수 밖에 없다는 것과
내가 아무리 반대를 해 봤자 나는 쁘띠브르주아에서 벗어날 부류가 못 된다는 것도 안다.
서로는 서로를 안다. 그리고 그 한계도 안다. 내 성격은 모친에게서 나온 것이다.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그러다 정치하는 거 아니냐?"
"......정치를 하더라도 여당쪽은 아닙니다."
"그럼 그 노동당이나 여자있는 쪽..그쪽이냐. 심 뭐시기..."
"......우리 살기에는 여당이 낫지만 내 조카들 봐서는 다른 당을 응원해야해요."
"왜."

"기회의 평등."
"노력의 문제야"
"없어서 기회를 박탈당하는 사람은 없어야죠"
"요즘 그런 사람이 누가 있니."
"......여긴 강남이예요."

한계는 여실하고,
그나마 모자간의 대화는 조용조용히 이뤄진다.
부모를 설득하려는 시도를 해 본 적은 없다.
어차피 여기 있는 분들이 설득당할 정도의 사회상이면 이미 코어그룹이 부서졌다는 이야긴데
그럼 정권타도가 아니라 국가전복정도의 위기. 그건 더 끔찍한 이야기다.

사람은 늙으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하는 법이다.
아무리 사회참여적이건 가정중심적이건
그 사람이 평등을 주장하건 자유를 주장하건.

나잇살 먹을만큼 먹은 장남이
어린 청년의 치기도 아닌 쓸데없는 반정부성 발언을 하는 것이 고깝지 않을 부모는 없으리라.

나도 안다. 강남에 사는 자가 말해 봤자 그것은 무지개 건너편에 행복이 있다고 지껄이는 호사가의 그것을
넘어서기 참 힘들다는 걸.
그나마 이 정도로 이야기하는 것은 젊은 날 멈추지 않았던 교회 청년부시절의 기억과
대학시절 희미하기 그지없는 선배들에 대한 연대부채의식.
그리고 [상식]을 잊지 않으려는 생각.
이 정도만 가지고 나는 이야기하는 것일게다.

그리고 그 기억의 기저에는
남 몰래 [광주사태 비디오]를 빌려다가 안방에서 몰래 보시던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 있다는 걸
아마 나이 드실대로 드신 부모님은 모르실테지만.

"경향신문 보지 마라."
"왜요"
"조선일보가 MBC 먹을까봐 그러는거 아니냐. 조선일보가  방송 좀 먹으면 어떠냐"
"부자가 모든 걸 다 갖는 나라는 망합니다."
"원래 그런거다."
"외할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아마 내 편을 들어주셨을걸요."

결국 모자간의 날없는 정치대화는
지나간 고인을 회상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너희 외할아버지는 선비셨지."

뜬금없는 어머니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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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고
남은 생보다 남겨진 자취가 더 길다고 느껴지면
딱히 뭐라 인식하지 않아도
과거에 심취하게 되는 모양이다.

그게 더럽고 추하건 아름답고 귀하던
사람은 그렇게 추억을 붙잡고 살수 밖에 없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아버지가
할머니를 찍어둔 비디오를 DVD로 바꿀 수 있느냐고 물어보셨다.

남겨진 추억을 회상하면서 말년을 보내는 것이 인간의 마지막 과정일진대
서글퍼지지 않으려 해도 가슴 속은 아련하다.

(갑자기 저녁을 먹고...그냥 없애고 갈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수순이라는 것을 깨달았달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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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에

작은 방 한담 2009. 2. 24. 01:01
1.
12시에 드립 한 잔 해 먹고 멀뚱멀뚱해 질거라 짐작했었는데
역시 난 커피하고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졸리다.

난 발자크가 될 수 없다.


2.
회사가 별반 사정이 좋지 않다.
다시 고난의 행군 시작인가
대체 남쪽 대통령과 북쪽 국방위원장의 차이가 뭐야?
한 놈은 일본태생, 한 놈은 소련태생.

미국놈 믿지말고
소련놈 속지마세
일본놈 일어나니
조선인은 각성하세

뭐야 이놈의 시대는


3.
홍대 이전계획은 어떻게 해야할 지 아직 오리무중.

이젠 멀리 움직이는 게 참 귀찮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다 생략하고
왜 사냐면 웃지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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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적

작은 방 한담 2009. 2. 22. 09:47
1.
회사에 프로젝트가 생겨서 어쩌면 홍대 쪽으로 사무실을 옮겨야 할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홍대까지 가는 것에 대해 별반 좋은 생각은 없는데
어떻게 할 지 고민을 좀 해 봐야겠다.

홍대 쪽에서 지금까지 수주했던 일이 한 두서너건 되고
면접도 몇 번 본 기억이 있는데
모두가 좋지 않은 결과물로 나온지라.

그래서 선입견이라는 것을 무시하지 못하나보다.

만약 사무실을 옮겨야 할 일이 생긴다면 내 거취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2.
아침은 늘 기다리지 않아도 오며
밤은 보내기 싫어도 말 없이 가 버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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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작은 방 한담 2009. 2. 21. 11:17

드디어 [노동자의 와픙] [인민의 와플] [서민의 와플]이라 칭하던
코스트코 60개들이 와플이
이젠 10개밖에 남지 않았다.

물론, 같이 야근하다 우리 집에 와서 잔 후배놈이 몇 번 우리 집에서 같이 아침을 했지만
그래봤자 그 녀석 입에 들어간 건 5-6개 정도,
일요일 하루 내 스스로만든 팬케이크를 먹은 거 외에는
말 그대로 한 달 내내 아침으로 와플을 먹었다는 반증이다.

[올드보이]의 오대수처럼 몇 년은 만두만 먹으면서 살 수는 없어도
몇 달은 같은 식단으로 버틸 수는 있는 듯 하다.
특히나, 그냥 굶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뭔가 간단한 것으로 배를 덥히고
출근하기 위한 방편인 [와플]같은 종류라면.

(자기가 어떤 용도로 태어났는지 아는 와플. 켈로그사 제품이었음)

그나저나
다음 주는 코스트코를 들리던가 해야겠다.
주방세제도 떨어져가고
와플도 없고
무엇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메이플 시럽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고

...스테이크도 하나 사 올까.
요즘
가끔 밤중에 육식본능이 싹트곤 하는데
내가 여자 구미호도 아니고 뭔짓인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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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위젯으로 몇 건  지인들에게 문자를 날려봤는데

내가 나한테 보낸 것 외엔 답장이 안 오더라?

가만히 생각해 보니...

누가 보냈는지 안 나온다.

-.-;;;;

(우리 부모님도 기억 못하는 내 번호를 기억할거라고 믿다니!)
 

....

밥이나 먹으러 가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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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요일이 추우면 별달리 나갈 일을 생각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교회만 갔다가 집에서 칩거할 요량이었는데
민생고 해결이 발목을 잡았다.
혹한에 바다표범 잡으러 나가는 에스키모가 생각났다.

2.
빵 몇 개 사대고
뜬금없이 강남 영풍에 충동적으로 가서 사부님의 괴서적(?)을 하나 사고
동선을 바꿔 지하 식품매장에서 스테이크 두 개를 샀다.

호주산이란다.

거짓말 마라.

그래도 샀다. 죽던말던.
죽을 각오로 먹으면 죽어도 할 수 없지.


3.

미친셈 치고 오랫만에 와인 하나를 들였다.
2009년 처음 산 와인.
2006년산 비냐 카네파 카베르네 소비뇽, 칠레.

발디비에소로 칠레와인을 시작했던지라
왠지 칠레와인하면
앗쌀하고 뒤끝없는 원나잇 스탠드 지향의  쾌남마초가 연상되는데

-.-사실 내 취향은 아니다.

솔직히 내게 포도주는 소주와 동급이다. 그냥 취하려고 마시는 술임.
(수 많은 와이너리의 재배인들이 내 목을 따려고 덤빌지도...)
그래도 스테이크를 샀는데 구색은 갖춰야 할 것 같아서.

4.
그리고 첼로팬이 가지고 있던 냉동원두를 받아서 집으로 도착.
끝~

5.
요리하다 기름이 튀었음.
200m떨어진 슈퍼에 키친타올을 사러 다녀 옴.
얼어 죽는줄 알았음~

6.
집에 오자 설탕을 사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 냄.

-.-

우아아아!
그냥 안 먹으면 돼!

7.
일주일의 마무리는 이렇게.
다시 월요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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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12/2

작은 방 한담 2008. 12. 2. 09:07
1. 일세의 검객이 있었는데 원래 이 사람은 검객이 아닌 구도자였다. 검선일여를 추구하다보니 명성이 높아지고 검객의 위명도 생긴 것이었는데 결국 이 사람은 도를 닦기 위해 검술을 배웠다가 사람을 베는 것을 업으로 삼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심 자신은 구도자라고 생각하며 그런 식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나름대로의 자부심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찌질이랑 싸우다가 재수없게 뒤치기를 당했는데 그만 치명상이라 그것으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게 되었다. 헌데 죽어가는 순간, 이 검객은 생사유별이 무관하다는 것을 깨닫고 성속일여의 경지를 얻게 된 것이다. 그가 그렇게도 꿈꾸던 득도의 경지에 오르게 된 것이지.
 자, 과연 이 사람이 구도의 도구로 칼을 잡았던 것은 무슨 도움이 되는 일이었을까?

2. 정작 시간이 지나면 해결해 줄 일이었건만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길로 너무 멀리 가 버린 이를 바라보면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으리오.

3. 술을 먹어도 허하고 놀아도 허하다면그냥 있어도 허할텐데 과녕 어떤 일을 하는 것이 덜 허할 것인가? 그냥 마음을 비우고 좌선이나 하는 것이 나으려나? 세사에 몸 담고 좌선을 해 봤자 사바의 잡념만 쌓인다. 차라리 어디 가서 팔이랑 다리라도 신나게 휘두르며 몸이라도 쓰는 것이 낫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간도 잘만 흘러가는 중. 오늘도 바쁜 하루가 될 듯한 예감. 아마 오늘은 서울시내 한 복판에서 저녁까지 일할 심산인 듯 하다. 

5.인생 이모작이라는 말이있다.
  첫번째 농사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오직 근성으로 눈물을 삼키며 씨를 뿌렸다면 아마
  두번째 농사에서는 결실을 거둘 것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다. 평생 한 번의 농사로 풍년을 이루고 결실을 거두며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번째 씨를 뿌릴 때는
 정말 하늘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뿌리며 하늘에 모든 걸 맡기고 주는대로 거두리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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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저는 음음

사무실이 지하실인데다가

경비를 20만원 정도아끼기 위해서

케이스에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 1800개만 붙이면 되는데...

왜 이렇게 많이 남았댜~

아...이제 좀 쉬고 눈 보러 가야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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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이 안 좋아서 점심을 거르는 중, 조금 뒤 광고주를 만나러 가야하는데 아마 단가싸움때문에 서로 면구스러운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 다는 것이 거슬림. 어쩌겠나. 먹고 살려고 서로 하는 짓인데. 그 많던 싱아는 어떤 놈이 다 파 먹어댄 거냐.

2. 그리고 저녁에는 오랫만에 보는 친구와 술자리. 아주 죽어나는 하루가 되겠구나.

3. 누군가가 다운 받아 놓은 [시모키타 글로리 데이즈]를 잠깐 보게되었다. 출연진 중 AV(adult Video)배우가 셋에 그라비아 모델이 셋. 흠...그래, 이런 드라마는 스토리의 개연성 따위는 깡그리 무시해 주는 거다.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그림의 숨은 내역을 찾아볼만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냥 좋은 그림들 속에 있으면 편안해 지는 것이다.

4.  국전에 오늘 갈 수 있겠나 이래서...

5. 일주일 째 운동을 쉬는 중. 회사일에 치여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었다. 더불어 몸의 컨디션 급격히 쇠락중. 내 신체는 확실히 육체적으로 뭔가 긴장감을 주지 않으면 다음 주부터는 몸이 바로 망가진다. 뭐 이런 경우가...살기 위해서 하루 2시간 정도는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움직여야 한다는 것인데 이거야 말로 이율배반적인 현실상황.

6. 이것저것 1년치 결산을 해 봤더니
   차갑고 쿨하고 인정사정 없는 업체가 가장 결재를 많이 해 줬고 대충 인간적인 끈으로 비비고 들어간 회사는 벼룩의 간을 빼먹듯이 돈을 줬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역시 세상은 이런 것이다.

7. 뭔가 막다른 골목에 부딪혔다는 생각이 드는데 또 그곳에서 다른 길이 생기고 다시 막다른 길이 나오고 거기서 다시 샛길이 생기고 막다른 골목이 나오는 상황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어떤 동선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단기적인 심사로는 헬 던전 레벨1로 내복만 입고 돌아다니는 기분.

8. 그래도 오늘이 금요일이다. 다음 주가 있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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