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고
남은 생보다 남겨진 자취가 더 길다고 느껴지면
딱히 뭐라 인식하지 않아도
과거에 심취하게 되는 모양이다.

그게 더럽고 추하건 아름답고 귀하던
사람은 그렇게 추억을 붙잡고 살수 밖에 없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아버지가
할머니를 찍어둔 비디오를 DVD로 바꿀 수 있느냐고 물어보셨다.

남겨진 추억을 회상하면서 말년을 보내는 것이 인간의 마지막 과정일진대
서글퍼지지 않으려 해도 가슴 속은 아련하다.

(갑자기 저녁을 먹고...그냥 없애고 갈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수순이라는 것을 깨달았달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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