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300건

  1. 2009.04.03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해도
  2. 2009.04.02 88키 키보드 9
  3. 2009.04.02 붕~ 4
  4. 2009.04.02 삶의 위안이 무엇입니까! 7
  5. 2009.04.01 글은 지나간 감정을 나타내니 10
  6. 2009.04.01 고민을 하건 하지 않건간에
  7. 2009.03.31 진 토닉 6
  8. 2009.03.31 3/31 4
  9. 2009.03.31 busy 6
  10. 2009.03.30 저녁을 오랫만에 해 먹고... 10
월급장이가 최고인 듯...

하지만
자유와 돈을 맞바꿨으니
난 남에게 뭐라 할 자격 없음~

헐헐헐

남은 인생의 숙원은 로또밖에 없는건강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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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모르게
우리 집에 88키 야마하 키보드가 하나 들어와 있다.
한 10년은 되지않았나 싶다.

88키인지라
모든 노래를 다 치지도 못할 뿐더러
피아노 연주를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먼지받이로 쓰고 있는 놈이다.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긴 하지만
연주하는 걸 싫어한다고 해야 할텐데
(연주라고 하니까 무지하게 거창하구나. 그냥 친다고 해야지)

이유인즉슨,
[아무리 오랫동안 해 봐도 재능이 없음]을
우리 모친께서 6-7년이 넘은 뒤에야 인정을 하셨기 때문이다.
어머니야 금전적인 본전생각이 뼈에 사무쳤겠지만
바꿔서

그동안 내 고생이 얼마나 하늘에 닿았겠는가.
지금 샌드백을 치는 주먹으로
모차르트를 쳤다고 생각해 보라.
아,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ㅠ.ㅠ

(이거 점점 뭔가 쓸수록 내 브루주아적인 삶의 궤적이 드러나는 것이
영 못마땅하지만 어쩌랴. 지금 나는 신불자 직전이니 뭐...-.-;;;
그래, 예전엔 빵대신 케잌을 먹었어요! 내 목을 자르라고!)

...근데 뭘 쓰다가 이런 이야기로 넘어왔지?


어쨌건,
그 키보드가 아직까지 내 집에 있단 말이지.

오늘 이것저것 자료를 뒤지다가 이상한 PDF화일을 하나 받았는데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더라는 것.
라벨의 노래구나.
이 노래 혼자 있을 때 연주하면 왠지 알딸딸하고 멜랑콜리하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충동적으로 들었다.

그래서 프린트 하고 뽑아서 키보드에 걸어두고
정말 백만년만에 건반 앞에 앉았는데
낮은음자리표 음계에서 줄 세개 더 내려간게 뭐던가....

하여간 그냥 오른손으로만 한 30분 쳐 봤는데
맞는 음으로 주 소절 연주한 게 한번인가 그렇다.

....역시 내 유년기의 7년은 산산히 하늘에 날아간 것이었구나 ㅠ.ㅠ
하지만 낮은음자리표라는 걸 아는 게 어디냔 말이지.
샾하고 플랫을 30년이 지나도록 구분할 줄 안다.
음.
역시 어릴때 이것저것 해 봐야 해.

하루에 한 30분 정도만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를 연습해 볼까
생각중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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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

작은 방 한담 2009. 4. 2. 20:35
작업스케줄에 차질이 생겨서 회사에서 붕~ 떠 있다가

저녁에 친구와의 약속도 스케줄이 빵꾸나서 붕~ 떠 있다가

집으로 그냥 붕~ 달려왔다.

밥통도 붕~ 비어있어서

남은 피자를 전자렌지에 붕~데웠다.

붕붕붕~

득도하지 않아도
사람은 뜬다.

봄이 왔으니 어서어서 꽃이나 피고 초목에 물이나 올라서
메마른 경치나 즐겁게 해 주려마

그냥
한줄로 오늘 일을 줄이면

공(空)친 날이구나.

십년 삼천육백일
백년 삼만육천일을
어찌 가득가득 사람이 채울 수 있겠는가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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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누군가가 사이트에 저런 걸 올려놨군요.

삶의 위안.
자식이 있거나 아내가 있다면 당당하게 말하겠지만...

글쎄요.
검도에 미쳐 있을 때는 칼이 삶의 위안이었고
지금은 주먹이 삶의 위안일까나요?

가정이 있었을 때는
삶의 위안이라기보다는
삶의 지향점이었던 것 같아요.
화단을 가꾸는 정원사의 처지이기 보다는
수성장(守城將)으로 살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정원사가 되어야 절대반지도 한 번 손가락에 껴 보고 그러는건데...

사실 마흔 가까와지는 지금 주먹이 삶의 위안이라면 이상하죠.
뭔가 위안거리를 찾아봐야겠어요.


(그렇다고 헤프너 노사의 삶을 부러워하는 원하는 건
 뭐라고 하는 건 아니예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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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나 인생이나 기타에게 화나거나 우울할 때
차라리 욕을 한다면 청자에겐 남을지 몰라도
그 기분이나 음성은 허공에 흩어져 자취조차 남을 일 없어지지만

꽁하니 하나하나 기록에 남겨놓는다면 그것 또한 좋은 일 아니어라.
사람의 기록과 글이라는 것이 묘한 존재라.
감정이 사라지지 않고 철자에 묻어서 언제 읽어봐도
당시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니
사람의 앞에서 말 하지 아니한다 하더라도
오히려 집요하기는 더한 것이다.

어느 누군가의 집에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참으로 고고하니 며느리에게 다정다감하니 사셨더란다
참으로 슬퍼하며 유품을 정리하던 도중에
시아버지의 수첩이 덜컥하니 나왔다지

며느리, 궁금하여 아버님의 유품이라 생각하고 열어볼 제
......
XX년 X월 X일, 며느리가 나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눈을 홀겼다.
XX년 X월 X일, 며느리가 식탁에서 큰 소리를 내었다.
XX년 X월 X일....

년도와 월일이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는 시아버지의
[원성]이 들어있더라는 것이다.
그 며느리, 순간 모골이 송연하여 말도 못하고
가슴이 벌렁벌렁하여 진정이 되지 않았다는데

글이라는게 양날의 칼과 같아서
차라리 말로 소리내어 말한 것만 못한 경우도 생기고
어떨 때는 욕을 면전에서 먹는 것보다 더 심한 상처를 주고받기까지 하니
삼가고 삼갈 노릇이다.

반면에 오래 둔 기억속에 남겨둔 연서라면
그것 또한 당시의 감정이 유치하건 상큼하건 남아있을 터.

배우자에게만 들키지 않는다면
언젠가 나이먹어 꺼내 볼 시 늘그막의 즐거움이 될 수도 있겠건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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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으면 졸리다는 이 불변의 생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네.

일이 많건
일이 없건

風過而竹不留聲 雁去而潭不留影
풍과이죽불류성 안거이담불류영
바람이 지나가면 대나무를 소리를 내지 않고
기러기가 날아가면 연못은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결국은 스스로가 모자란 일이더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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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토닉

작은 방 한담 2009. 3. 31. 22:47
세상에서 가장 만들기 쉬운 칵테일...

그냥 드라이진 + 토닉워터. 거기에 얼음 조금.



진 베이스는...
일전에 꽂혔던 바로 그 벽안의 미인아가씨
봄베이 사파이어.

어차피 취하려 먹는 것도 아니고
두고두고 저 파란색을 보고 싶은지라
그냥 잔의 1/3쯤 넣고 나머지는 토닉워터로.

술맛은 느껴지지 않고
향기만 코로 들어오는구나.

혼자 만들어 먹는 삽겹배춧국도 모자라
이제는 자작하는 칵테일이라
잇힝~

요즘 먹는 식재료들만 봐서는
정말 부르주아중에서도 호사를 하는 축이구나.
숟가락 두 벌밖에 없는 주제에...

정말 고양이나 하나 키울까.
.
.
.
.
.
p.s) 마지막 멘트는 삭제.
      화려한 싱글 같은 것에 올인한다는 소리는 아닌데
      아무리 만우절 이브라고 해도 사람들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것 같아서.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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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작은 방 한담 2009. 3. 31. 20:31
1.
집에 와서 의무적으로 저녁을 먹었다.
여전히 양배추는 풍성하기만 하니
복이로다. 평생 굶을 팔자는 아닌 모양이다.

2.
양배추를 수저로 퍼 먹으며
케이블TV를 켰더니 [국경의 남쪽]이 나오더라.

차승원.
난 이 배우를 코미디에서 보고 한 번도 웃지 않지만
정극에서 보면 늘 가슴이 시린 느낌을 받는다.

조이진의 사진을 보는 마지막 장면의 눈동자는
정말 잊을 수가 없었는데 또 그 장면을 보고 말았다.
울컥해서 양배추 먹다 체할 뻔 했다.

3.
몸이 안 좋다고 6시쯤 회사에서 나와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옷 입은 채 쓰려져서 누워있다가
두시간 만에 일어났다. 
졸렸던 건가 피곤했던 건가
아니면 생체 배터리라도 다 방전된 것인지.

오늘은 3월의 마지막 날.
내일은 4월의 첫번재 날

이렇게
벌써 1/4이 지났다.
Posted by 荊軻
,

busy

투덜투덜 2009. 3. 31. 16:01
남들 놀 때 바쁜 건 좋지만
그래봤자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사람만 더 방에 처박히는 결과랄까.

첼로팬을 상암DMC에서 만나
오랫만에 바나나맛 우유를 먹었는데
참 맛나더라

결국 자동차딱지 4만원하고 바꿨지만...흑흑 4만원짜리 바나나맛우유

바쁠수록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하기 싫은 일을 하고 하기 싫은 이야기를 하는 건
나이를 먹어도 좋아지지 않는구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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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뭔가 끓여먹고 싶다는 바램이 들어서
마트를 들렸다.

사 온 것은 양배추 반쪽과
치킨큐브.

가장 쉽고 빠르게 끓여먹을 수 있는 국.
양배추 고깃국.

조리방법이야 간단하다.
양배추를 잘게 다져넣고 고기를 좀 넣고
치킨큐브로 간 맞추면 끝.

근데 집에 고기라고는 스테이크와
얼린 삼겹밖에 없는데...
(마리 앙트와네트가 생각나는구나. 빵이 없으면 케잌을 먹으려무나~)
그냥 삽겹살을 넣고 끓이기로 작정했다.

나름대로 포도주에 재 놓았던 삼겹이고 육질도 좋지만
문제는 한달 이상 냉동고에 있던지라
진돗개 머리통만한 부피의 얼음덩이가 되었던 것.

그래서 그걸 꺼냈다.
일각별작,
그걸로 살짝 윗부분을 내리쳤는데...고기가 일도양단.

젠장...이게 부엌용품인가! 대량살상병기로구만.
내가 금단의 무기를 찬장에 보관하고 있었구나.
잘못 쓰면 그 날로 [사죄하는 야쿠자]가 될 형편이다...

어쨌건 그걸로 고기도 자르고 양배추도 자르고 대충대충 보글보글~
하하하~

너무 많이 끓였어.ㅠ.ㅠ

수요일까지는
아침은 와플 저녁은 양배추다.

이러고 보니까 굉장히 호사스럽게 사는구나
고기도 삶아먹고 와플도 먹는다~
으핫핫핫핫
자본주의 만세인거냐~

ㅠ.ㅠ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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