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300건

  1. 2009.04.26 뜬금없는 일요일 저녁 9
  2. 2009.04.24 Lotto 4
  3. 2009.04.23 -.-a 6
  4. 2009.04.23 4/23 6
  5. 2009.04.22 잡담 6
  6. 2009.04.21 기억 8
  7. 2009.04.21 광장시장 12
  8. 2009.04.20 인생사 농사가 아니랴 4
  9. 2009.04.20 4월은 절반이 넘어가고 8
  10. 2009.04.18 4월 18일 소사 6
1.
갑자기 단 게 먹고 싶다는 생각에
동네 파XXX뜨에 가서
초코케잌을 하나 사 와서 혼자 먹다가
혈당이 갑자기 올라오자

...아 갑자기 허탈해지는 기분. -.-

차라리 소세지나 몇 개 맥주와 함께 구워먹을 것을...
1/4밖에 못 먹었는데
이 큰 걸 이제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가지고 고민 중이다.

혼자 살면 진짜 이게 안 좋단 말이야.


2.
냉장고 청소를 한 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저것 꺼내 버리다보니
정말 희한한 물건들이 많이도 있더라.

가장 이상했던 건
어떤 유리병 안에 들어 있던
Slime 이었는데...(우욱)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대체 무엇이었는지 알 수가 없음.

이 냉장고의 원 주인이었던
의사선생께서
깊숙한 곳에 감추어 놓았던 무엇일지도...
의사 전공이 대체 뭐였을까?

하수도에 대충 흘려보내고 건더기는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버렸는데
한달 쯤 뒤에
한강에서 뭐가 튀어나와 여학생을 납치할지도 모르겠다.


3.
Cellofan의 딸 세린이를 아침에 봤는데

뭔가 알아보는 듯 하면서도 말은 영 안 거는 것이
 
아직까지 서먹한 듯.

어제 이후로

애들을 보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마구 떠다니는데
별반 유쾌하지만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스스로 하늘에 대고 묻는달까.

이번 주는 술을 좀 마실 것 같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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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to

투덜투덜 2009. 4. 24. 15:23

login님이 말한 것도 있긴 하지만
이제 평범한 직장인, 서민들에게 남은 유일한 꿈은
장원급제가 아닌 로또일 것이다.

나와 똑같은
가진 것 없는 인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보태어
한 사람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시스템.
(부자가 이런 짓을 하고 있겠어?)

내가 보태준 돈으로 타인이 부자가 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좋은 일이고
어떻게 보면 성질나는 일이지만

그것 외에는 답이 없다면야.

그러고 보면
연대를 이뤄서 재화를 뭉친다면
부족함은 없어도 풍족하게 살 수 있다는 공산주의적 사상도 좀 일리는 있다.
Lotto는 참으로 공산주의적이면서도 자본주의의 막장같은 시스템 아닌가.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겠지.
최소한 가지고 있는 고민의 70%는 없어질테고

심할 경우는 사랑까지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랄까.
없이도 행복하다면 없는게 최선이겠지.

그냥 사내 혼자 사는 지저분한 집 하나 치워 줄
현명한 가정부 하나 정도 둘 여력만 있다면야.


...그렇다는 거다 그냥.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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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투덜투덜 2009. 4. 23. 14:58
가끔이 아니라 대부분
세상의 돌아가는 일을 보면서 내 의견을 내지 않는 편이다.
귀가 있어서 들을 수 있고 혀가 있어서 말을 할 수 있고
오히려 어떨 때는 말하지 않은 것까지 알아채기도 하지만
그냥 대충 모르는 척 하면서 사는게 편하다는 걸 체득한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런 건 맨 처음 사회생활 시작하면서 들어갔단 공기업(공기업인지 아닌지 아직도 의문스러운)
의 문화적 속성일지도 모르겠다.
튀는 만큼 정확하게 정을 맞았던 문화때문이기도 하고
말한다고 세상에 정해진 게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 곳이랄까.

나이들어서도
말하고 싶고 뭔가 이상하다 싶은 건
말을 하고 싶은 게 굴뚝같긴 하다만

흘러간 강물은 바다로 갈 도리밖에 없고
내가 두팔벌려 막아봤자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

보통 이렇게 되면
뒤에 서서 팔짱이나 끼고 돌아가는 꼴이나 보다가
잘 되면 슬쩍 끼고
안 되면 술이나 사주는 척 하다가
혼자 비웃는게 일상이 되어버렸는데

거 참

사람이 할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은
목 울대까지 치밀지만
그래봤자 난망하다는 생각이
또 그걸 가라앉히네.

그래서 역시 세상의 위안은
지름신 뿐인 것인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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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

작은 방 한담 2009. 4. 23. 10:41
1.
날씨를 몰라 곰돌이처럼 입고 나왔더니 덥네요.

-.-a

2.
편의점에서 환타쉐이커가 퇴출되었습니다.
역시 일본에서 인기몰이한다고 한국에서 다 통하는 건 아닌가봅니다.

3.
소라게 [가츠]는 아주 팔팔하게 돌아다니는군요.
사막에 놔 둬도 살 것 같습니다.

4.
벌써 목요일입니다.
한주한주가 정말 빨리 가는군요.

이러다 곧 여름이 오겠지요.

5.
요즘 가장 즐겨보는 웹툰은
[구로막차오뎅한개피]

볼 때 마다 감탄합니다.

그림을 어떻게 저렇게 그릴 수 있을까요.

아아 세상은 넓단 말이죠.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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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투덜투덜 2009. 4. 22. 02:44
1.
일단 잠을 잘 시간을 정해놓고 자는 게 중요하다.
요즘 나도 자는 타이밍을 놓쳐서 자정을 넘긴 다음에 자는 게 태반인데
아무래도 다시 시간표를 착실하게 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정확하게 살려면
사람 만나는 게 어려워진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도시 노마드들을 만나는 일정이라면 더더욱 곤란...

2.
역시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에는 너무나도 바른생활 사나이로 살아온 것인가보다.
인간성이 글러먹은 것과 바른생활 사나이로 사는 것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으니.
그렇다고 내가 인간성이 아주 막되먹은 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상처받은 짐승처럼은 못 살 것 같다.
책임감 없이 살수도 없고.

아주 [대한민국사회 장남]에 규격화된 쓸모라곤 전혀 없는 스테레오 타입같은 성격이 가끔 나오는데
솔직히 미치겠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의 소망이 늘 공존하며 충돌한다.

하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들만 만나면서 살고 싶다는 충동.
또 하나는
아예 내가 모르는 사람들만 만나면서 살고 싶다는 충동.

4,
N극와 S극은 서로 만나지 못하지만
그 가운데 어딘가는 붙어있다.

인생에도 누군가와 어딘가에 모호한 회색지대는 분명 존재한다.

5,
인간사 일상소사를 정치도식화 시키면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하루도 못 살 것 같다.
그런데 그걸 즐기는 사람들도 꽤 있더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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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작은 방 한담 2009. 4. 21. 14:02
"그래 그건 어찌 되었습니까?"

"예?"

"그것 말입니다."

"예, 그럭저럭 했습니다."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8년 전 이야기다.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어쩌다 같이 앉아서 가던 이와
넌지시 장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오늘 뭔가 거래처에 문제가 생겨
궁여지책으로 알던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나온 대화의 한 토막.

그대, 그 신변잡담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었던가.
나는 이미 그 때 당신이 한 말을 잊어버리고 있던 지 오래인데.
그것도 오늘, 이런저런 방황 끝에 1년 전에 시작 된 이야기를 끝낸 오늘
갑자기 통화한 시점 속의 뜬금없는 토픽에 시간의 접점이 맞춰지다니.

세상의 그 누군가는
당신이 아무런 생각없이 던져 준 말을 기억하고
지금까지 곱씹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당신은
당신이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의 머릿속에 닻을 내리고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고마울 뿐이다.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을 뿐 아니라
그 사람이 나를 기억해줄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날은 추워 미칠 지경이지만
봄은 봄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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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시장

작은 방 한담 2009. 4. 21. 02:48

도시는 밤이 되면 사람이 나고
적막한 슬럼이 된다 식자들이 이야기하였건만
모든 곳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밤이 되도록 살아있고, 밤의 열기가 사라지기 전에 새벽의 기운을 맞으며 사람들이 오가는 곳도 분명 존재한다.

시끌벅적한 광장시장 안 오거리에는
좁은 골목길을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먹거리좌대가 줄을 지어 늘어서 있고
그 좁은 공간을 비울세라 밀려드는 손님들의 행렬도 저녁까지 분주하다.
손바닥만한 두께에 쟁반만한 빈대떡이 둥둥 뜰만큼 질펀하게 기름칠 되어 있는 철판에서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는 중이고
 아이들 손목만한 순대가 숭덩숭덩 잘려
고단한 퇴근길을 지내고 집을 가는 사람들의 야참이 되어 입 속으로 사라진다.

질퍽하니 이미 밖은 젖어 들어오는 손님들은 손에 우산 하나씩은 들고 있는데
이미 공기중에 흥건한 기름냄새와 근처에 흔들리는 취한 얼굴들은
비단 날씨 때문에 쓸쓸해 보이는 것만은 아닐게다.

막걸리 한 잔은 노동의 보상이요, 두 잔은 친목의 확인일진대
옆 좌석에 앉은 이 누구인지 확인할 겨를 없이 그저 머리를 맞대고 젓가락질을 하니
마냥 즐겁기만 하다. 누군들 속에 담아놓은 이야깃거리 하나 없으랴.

이미 뒷나사가 하나 빠져 덜그럭거리는 밥솥과 
밥솥에 녹두를 넣는 주인 아주머니의 손길 중 누가 더 오래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예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이 둘은 여기 그대로 있으리라 사람들은 상상한다.
모듬전 하나에 육천 원이면 두 사람이 먹고도 남는데
이문은 술값이라, 주인이 챙기기 전에 손님들이 먼저 손을 들어 막걸리를 주문한다.
사람이 들고 남을 알지도 못하게 십인십색 떠드는 소리 사이로 맷돌은 신나게 돌며
녹두를 토해내고 아주머니는 쉴새없이 빈대떡을 부치고 빈 술병을 치우고
사람들은 먹고 마시며 자신들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어느샌가 한 명의 범상치 않은 행색이 먹자골목 사이 좌판을 누빈다.
왁자지껄한 손님들 뒤쪽으로 검은 실크햇에 다리에는 가죽각반이 채워진 구두를 신고
나름대로 화사한 수정박힌 단추를 뽐내는 검은 연미복의 노인은 자기 몸뚱이만한 색스폰을 꺼내
사람들을 보며 활짝 웃는다.

소양강 처녀가 늦은 밤 광장에 울려퍼지고
얼굴이 벌개진 사람들은 하나 둘 노인을 쳐다보며 노인은 소양강처녀를 끝내고 내마음별과같이를 
연이어 연주한다. 박수갈채, 그리고 누군가 노인의 손에 쥐어주는 만원짜리 한 장.
노인은 조용히 웃으며 광장 한가운데 오거리로 걸어가 자신을 보는 사람들에게
각 잡힌 거수경례를 하고 천천히 거리를 따라 사라진다.

"이 곳이 전태일 열사가 있던 곳이던가"
술자리 어름에서 귓속으로 들어오는 누군가의 심드렁한 한 마디에
두툼한 빈대떡을 잡던 손과 귀는 멈추고 눈은 주변을 둘러본다.
언제부터인가 있어왔던 작은 2층건물들은 회랑처럼 공간을 가득 채우고 그 위를 또 다른 천정이 높게
덮었는데

지금 부터 한 세대도 지나기 전에
이 위층 공장에서는 미싱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고
나보다 훨신 어린 아이들이 그 안에서 쉼도 없이 천조각을 잘라댔으리라.

[평화시장이었겠지]
또 다른 심드렁한 목소리.
나는 빈대떡을 먹고, 모듬전을 먹고
남아있는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고
주섬주섬 사람들에 섞여 몸을 일으키고
내 빈자리는 곧 다른 손님들에 의해 채워진다.

비오는 4월의 서울, 청계천. 광장시장.

봄비는 밤이 깊도록 그칠 줄 모르고 내리고
나는 흘러흘러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어버렸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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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우주의 순환과 더불어 계절이 나누어지고
시간이 지남과 동시에 생명은 생노병사를 갖는다

때에 맞추어 씨를 부리고 자라도록 비료를 주고
비와 태양을 맞으며 홀로 커졌을 때 때를 맞춰 수확하고
수확이 끝나면 아무것도 없는 벌판을 기다리며 다른 시기를 기다린다.

때를 맞추고 씨를 뿌리는 것이 첫째요 관심을 갖는 것이 둘째지만
그 앞에 먼저 선행되는 것은 기다림이다.
농사는 기다림이다.
파종의 때를 기다리며, 식물이 자랄 떄를 기다리며, 잡초를 솎을 때를 기다리며
태양과 비를 기다리고, 그것이 결실을 맺을 때를 기다린다.

그리고 부지런함이니 손을 하루 놀리며 수확이 그만큼 늦어지고
비올 때 물고를 트지 않으면 한 해 농사를 망치는 것이니
농부는 해가 떠도 잠을 자지 못하고 비가와도 잠을 쉬이 자지 못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 뿐이랴
하늘의 뜻을 알고 하늘에 맡겨야 모든 것이 일궈지는 것.

그래서 농부는 신성한 직업이고
인생은 농사에 다름 아닌 것을.

기다리지 못해 씨를 먼저 뿌린다 되는 것도 아니고
부지런하다 해서 해를 못 보면 그나마 무용한 짓인 것을.

그래서
사람은 늙어서야 천시를 알게 되는 것인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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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방초 승화시인 여름이 다가오는군요

봄비오는 4월은 잔인하다 할 수도 있지만
따져보니 그렇게 잔인하지도 않네요.
별달리 달라진 점은 없군요.
그냥저냥 사람들도 그 자리에 있고
일도 그 자리에 있고

이제 개인적인 일도 이번 주면 마무리가 됩니다.

5월이 되면
뭔가 즐거운 일이 있기를.

p.s)아아 와플이 벌써 떨어져버렸군요.
     이번 달 까지 사서 먹으면 100일을 넘길테니
     한 번 이번 달까지를 약정으로 잡아보고
     먹어보렵니다.
     와플만 아침으로 100일을 먹으면
     뭐가 될까요?
     사람이 되려나요?  

     그나저나, 와플가격의 4개나 된다고 투덜대던
     메이플 시럽은 아직 반이 넘게 남아있으니
     결코 비싼 것은 아니었습니다그려.

Posted by 荊軻
,
1.
태어나서 어쩌면 처음으로
혼자 아무 목적없이 드라이빙을 해 봤습니다.
청소를 하고 회사를 들렸다가 어중간하게 뜬 시간을 핑계거리로
예술의 전당부터 시작해서 강남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이런 고유가 시대에 정말 쓸데없는 호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뭔가 한 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결국은 차량과 차량 사이에 막혀서 
드라이빙이 아닌 꼬리에 꼬리를 무는 행렬에 동참하고 돌아왔네요.

운전을 하면서 풍광을 구경한다는 것은 역시나 호사더군요.
운전사가 아닌 옆좌석에 앉아야
그런 낭만을 느껴볼까요.

그러고보니, 최근 들어서는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 본 게
 꽤나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야밤에는 몇 번 있긴 했군요...흠...)

2.
유일한 동거인인 소라게가 조용하길래 들여다보니
탈피중이었습니다.

소라게는 3-6개월 정도마다 한번씩 탈피를 합니다.

그 때마다 소라게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갑니다.
먹은게 부족하던가 컨디션이 안 좋으면
껍질을 벗어버리다가 힘이 부쳐 죽어버립니다.

다섯마리를 길렀는데
그 중 3마리가 탈피중에 죽었습니다.

아무 말도 못하지만
그런 걸 보고 있자면
동거인이 마음이 조마조마하지 않을 수 없지요.

아침에 눈동자가 비어있는 소라게 껍데기를 보고 나갔는데
이미 저녁이 되자 껍질이 어느정도 없어졌습니다.
(소라게는 자기가 벗어버린 껍질을 1차 양분섭취의 음식으로 삼습니다.)

다른 소라게들은 회복하려면 한 2주 정도 걸린다는데
저랑 같이 사는 이 녀석은 사흘만에 돌아다닌 적도 있습니다.
이름을 [가츠]라고 지어준 것도 우연이 아니죠.

가끔은 이 놈을 보면서 삶의 희망을 얻습니다.
주인이 무기력할 때
이 녀석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악귀처럼 버텨내더군요.

환경만 잘 갖춰주면 최소한 10년은 넘게 사는 놈입니다.

이놈이 저보다 먼저 가는 날이 언젠가 올텐데...
정말 서러울 것 같습니다.

3.
아침 청소를 다 하고
잠시 케이블을 틀었는데
Taledaga night (탈레데가 나이트 - 록키 바비의 발라드)라는
코미디경주 영화를 보고 있었습니다.

아, 그런데 코미디 영화를 보다가 막판에 울어버렸지 뭡니까.

-.-;;;;

아무리 생각해도 울만한 영화가 아니었는데 울음이 나더군요.

윌 페럴(Will Farrell)이 주인공이었는데
이 양반의 영화는 묘하게 변태적이면서도 개인적인 코드가 맞아요. (^.^)
아마 만나서 자기 영화를 보고 울었다고 하면 프렌치 키스를 해 줄지도 모르죠.

가장 최근에 본 영화는 Blades of glory.
남자 피겨스케이팅 페어라는 말도 안되는 설정부터가 묘하죠....
이 영화도 보다가 마지막에 눈물 찔끔했다는. (이거 뭔가 문제가 있다...)

이사람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말 중에 프랫 팩(frat pack)d이라는 멤버들입니다.
예전 50년대 프랭크 시나트라와 그 친구들의 모임을 랫 팩(rat pack)이라고 부른 것과
마찬가지죠. 원전 오션스 일레븐은 프랭크 시나트라와 랫 팩의 작품입니다.

frat pack의 멤버는
벤 스틸러, 오웬윌슨, 루크윌슨, 잭 블랙, 빈스 본, 윌 페럴 정도 입니다.
따지고 보니 대부분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네요.

뭔가 모자라지만 진지하다고나 할까요....^.^

날 좋은 토요일 저녁의 소고였습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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