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300건

  1. 2009.06.17 등심 12
  2. 2009.06.17 골키퍼 있는 여자가 좋습니다 2
  3. 2009.06.14 소소한 지름 & so on 2
  4. 2009.06.13 마리오넷
  5. 2009.06.12 한 주 간의 결산
  6. 2009.06.10 진일보 8
  7. 2009.06.10 6/10 9
  8. 2009.06.08 2009/6/8 7
  9. 2009.06.08 월요일, 두런두런
  10. 2009.06.04 붉지 않은 식단 12

등심

투덜투덜 2009. 6. 17. 21:15
[결혼 못하는 남자]인지 [결혼하지않는 남자]인지에서 보면
아베 히로신지 지진흰지가
혼자 고기 궈 먹으면서 룰루랄라 하는 포즈 잡는 게 나오는데

나도 보통 혼자 고기 궈 먹는다.
오늘은 그것도 꽃등심 구어먹었다.

물론 영화에서 처럼 고상한 포즈 잡으면서 앞치마 두르고 그 짓은 못한다
파블로프의 개 처럼 고기 구어지는 냄새가 나면 침이 질질 흐르는데
언제 그런 포즈를 잡고 있나. 그냥 구어지는 대로 가져다 먹는거지...

[이게 빠다가 아니라니 놀랍구만]이라는 유사버터를 살짝 넣고

(어떤 놈의 작명센스지...? 최고!)

첼로팬이 한달 전 쯤에 준 포도주까지 까 드시고
나름대로 구색갖춘 식사를 하고 나니...

느는 건 설거지뿐.


혼자 살면서 다짐한 게 몇 가지 있다.

1. 혼자 산다고 돼지처럼 살지 않는다.
2. 혼자 산다고 거지처럼 살지 않는다.
3, 혼자 산다고 비루먹은 개처럼 굶지 않는다

였는데
나름대로는 아직까지 선방중인 것 같다.
식사시간에 쓰이는 시간을 아까워 하는 정도랄까.

문제는
아침엔 감자까지 깎아서 갈아먹고
저녁엔 고기 구어먹을 정도면


...혼자 살아도 아무런 생활의 장애가 없다는 것.
외로움 따위는 요즘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자존심 팔아가며 연애하기도싫고.
Posted by 荊軻
,

내 이야기 아니고,

들어가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민이다.
줄여 말하면 "좋아하는 여자가 있는데 남친이 있다. 하지만 도전하고 싶다.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이었다.

연애에 있어서
남자들간의 오메르타가 있다.
남의 여자는 건들지 않는다는.
클래식한 오메르타다. 요즘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하지만 시대가 아무리 바뀐다고 하더라도 흔들기 힘든 일종의 규약인 것은 확실하다.
여성을 배제하고, 남성대 남성의 입장에서 만들어지는 자연스런 신사협정이니까.

나도 한 때는 굉장히 신봉했었고, 물론 지금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가 어떤 여자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하더라도 그 여자가 애인이 있다면
건들지도 않으리라 생각한다. 일단은 전술한 규약과 함께 [자존심의 문제]니까,

하지만 문제는
정작 사건의 당사자인 여자에 대해서는 별반 생각없이 일어나는 남자들끼리의 토론문제라는 것.
여성들은 자기자신이 무슨 오마하비치의 교두보처럼 물상화되어서 남자들의 탈취대상이 되는 걸
그리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서,
여자는 남자들의 경쟁상황에는 전혀 관심이 없을수도 있다.
서로에 대한 로얄티가 공고하다면 벌떼처럼 달려들어도 별 문제 없을 테지만
그게 사상누각이라면 20대 커플을 50대 초로의 신사가 박살낼 수도 있는게 이쪽 비정한 연애계의 룰 아닌가.

종교적인 Credo, 정치적인 신념,
타인이 공유하지 못하는 두 사람만의 비밀따위가 존재하지 않는 한
사람은 누구나 편안하고 안정적인 곳으로 스스로를 데려간다.

골키퍼라는 존재는 결국, 연애에서 무의미할 뿐인 것이다.
서로의 관계만이 남는 것일 뿐.

결국 난 그 쓰레드에 이렇게 답을 하고 말았다.
"여자분의 감정이 모르니 어떨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이를 괴롭히는 건 여자가 아니라 주변인들일 겁니다."

내가 아마 1년 전, 아니,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저런 식의 답글을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

나이를 먹고서도 세상을 보는 눈은 서서히 바뀔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요즘.
좋은 건지 나쁜건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좋은 게 아닌 것 같다.
Posted by 荊軻
,
1.


[첼로팬]님이 대신 사준 영화 (Sea hawk) 스코어 완전 복원판

무려 2CD라는! (감사감사)
아아...듣는데 살떨리더라니.
그래, 언젠가는 이름을 걸고 펜싱을 한 번 배워볼 테다.


2.
믹서도 하나 샀다~!
행사중이하고 해서 5,000원 백화점에서 세일 받았다.
ㅠ.ㅠ 흑, 기쁘다.

6월이 가기 전에 빙수기도 사야지.



3.

기아의 New sport sedan 포르테 쿱

괜찮을까.
하긴 더 늙기 전에 문 두짝짜리 차 한 번 몰아보고 싶긴 하다.

이미 포르테를 몰고 있는 동생의 증언에 의하면
포르테는 서스펜션이 유럽식이라던데.
(한마디로 도로요철이 그대로 드라이버에 전달된다는 이야기)

하긴 지금 내 스펙트라도 마찬가지니까...-.-

이제 돈만 벌면 되는구나.



4.

 여자는 어떻게 화장하고 머리를 어떻게 하고
 얼굴에 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천양지차로 바뀌긴 하나보다.

난 맨 처음에 김태흰줄 알았다.

저분은 [무디즈의 수호신]
일명 철의 여인 난바 안.

근데 저렇게 인텔리틱하게 생기셨던가?
옷을 입고계신 걸 몇 번 못 뵌지라...-.-;;;


5.
이제 밥이나 하고
튀긴 닭이란 고기나 궈 먹고 운동이나 해야겠다.

혼자 있으면 우선순위가 정해지는데
결국 그 우선순위의 정점은 늘 myself가 될 수 밖에 없더라는
냉엄한 진리.
Posted by 荊軻
,

마리오넷

작은 방 한담 2009. 6. 13. 10:59
세상을 살다보면
사람들을 조종하는 끈을 쥔 자들은 생각보다 소수고
왜 그들이 그 자리에 있는 지 모르는 경우도 다반사란 말씀.

하, 확실히 퍼펫마스터들은 따로 있단 말이지.

그런데 그들이 마스터인 것은
마리오넷들이 있기 때문이고.


Posted by 荊軻
,
1.
가면 뒤엔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2.
니체가 말하길
악마는 진지하다고 했으나
유희로 덤벼들었던 6.10은 진지함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듯 하다.

최소한 대한민국은 트리스트람, 내지는 해로가스.

3.
사람은 고독해져야 우선순위가 정립된다



4.
육체의 연습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


5.
누가 뭐래도
먹고사는 문제는 벗어날 수 없는 문제로다.


6.
세월이 지나 풍상에 긁혀도
마음에 새겨진 곳은 철벽이구나.
Posted by 荊軻
,

진일보

수련장 2009. 6. 10. 23:47


갑자기 관장이 샌드백을 치는데 다가왔다.
별 말 않더니 미트를 꺼낸다.

"원투쓰리포 해 봐라."
"이번엔 원투훅"
"양훅어퍼"

갑자기 시작되어 몇가지 바리에이션을 고작 십분정도 하는 동안
몸은 흠뻑 젖어버렸다.

"니 마이 좋아졌다. 처음하곤 딴판이네"

숨이 차서 감사함다하는 말도 못하고 그냥 고개만 꾸벅거렸다.
관장은 일언반구 말도 안하고 고개만 끄덕거리고 다시 총총.

21세기에 이런 무협지에나 나올 것 같은 교습이 어디있나
돈 냈으면 낸 만큼 충실히 꼬치꼬치 자세교정을 해 주는게 트랜드 아닌가.
아무 말도 안 하고 기본동작만 가르쳐 주다가
어느 순간 그것이 몸에 붙었다 싶을 때 다음 것을 이야기해주는 관장.

그런데 난 이런게 맞는 모양이다.
철저한 아날로그적인 가르침. 교습이라기보다는 수행에 가까운 행동.

누군가가 내 속마음을 찍으면 세피아톤으로 나올지도 모른다.

*---------------------------------------------------------*

시작한 지 벌써 9개월여가 되어간다.
보통 운동신경이 좋은 사람 같았으면 이미 3개월여에 다 마스터했을 내용을
아직까지 끌고가고 있다.
난 운동신경이 지극히 안 좋다. 성취속도도 하염없이 느리다.
몸으로 때우는 것이 신체적으로 맞지 않는다. 이성적으로는 예진작에 포기했어야
하지만 난 최소한 [투기]쪽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한 듯 하다.

[남들만큼 못하면 남들보다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요령피지 않는다.]로.

연애건,일이건 비전 없는 일에는 한 큐에 들어갔다 빠지는 내 성격하고
전혀 반대의 일을 이쪽 분야에서만 하고 있다.

이유는 한 가지

예전에도 썼지만
몸은 input을 넣어주면...output을 정확하게 내 놓는다.
들어간 만큼의 효과를 보여준다. 시간을 헛되이 쓴게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불확실의 시대에 이만큼 정직하고 충실한 것은 없다.
대련을 해서 손도 못 쓰고 깨졌다 해도 죽어라 시간을 들여 파다보면
다음 대련때는 훨씬 나아진다.

세상에 뭐 그런 게 있나?
연애를 해서 깨졌다가 시간을 들여 파면 뭐 나아지나?
사업을 해서 깨졌다가 시간을 들여 파면 좋아진다는 보장이 있나?
[불확실성을 구축하는 시간의 투자]가 가능한 종목은 따지고 보면 세상에 거의 없다.

"니 마이 좋아졌다."
라는 말은

내 경우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종류의 찬사다.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았다는 이야기니까.

Posted by 荊軻
,

6/10

작은 방 한담 2009. 6. 10. 23:31
1.
도장가서 피곤하다고 늘어져서 자다가 지금 일어남.

남 욕할 게 못되는구나.
지금 누군가는 나가서 열심히 싸우고 있다.
나쁜 놈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런데 사실 일부러 안 나간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더욱 우울하구나.


 

2.
사람들은 누구나 히든 하나씩은 끼고 살다가
여차할 때 뿌리는 모양이지.

그런데 히든이 사람일 경우도 있는 모양.

"요즘 분위기 영 안좋은데 네가 나가서 소개 좀 해 보그라
 분위기 좀 쇄신시키라 이거다. 알았나?"

...이런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된 데에는
우리 정치사도 한 몫 한다는 것.

하지만 우리도 역시 모두 정치하는 동물.



3.
사람을 읽는다는거...
그것도 어줍잖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 저주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깨닫는 하루.

Posted by 荊軻
,

2009/6/8

작은 방 한담 2009. 6. 8. 23:39
1.
계속 왼쪽 가슴이 저린 것이
무엇인지 알 도리가 없다는...

심장초음파까지 찍어본 결과 심장쪽은 아닌데
그럼 폐인가...
혹시 늑막염?

알 도리가 없다.
신경성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전형적인 가슴앓이일수도 있겠다.
어헐~ 이 나이에 가슴앓이라니
정말 난감하기 그지없네.

여자때문이 아니라 국사(國事)때문일 것이라고 제멋대로 판단.


2.
예전의 성격으로 돌아가는 중이라는
우인들의 이야기.

나도 그런 걸 느끼는 중.
정말 매정한 인간으로 돌아가려나.


지난 5년은 정녕 꿈이었던가.



3.
와플을 끊었는데
별달리 먹거리가 마땅치가 않구나.
정말 떡이라도 방앗간에서 대 와야 하나.


4.
다시 뭔가 쓰기 시작


5.
사람에 대한 환멸.
사람들에 대한 환멸.
대한민국 정부 뿐 아니라
정부의 대항마들에 대한 환멸
대항마중에서도
민초들에 대한 환멸

무엇보다
그들과 같이 살고 있으면서
같이 웃을 수 밖에 없는
나 자신에 대한 환멸.

6월은 시작부터 힘들다

만약
10일날 나가게 된다면


혼자 다닐거다.

사람을 잡아먹는 사회는 정말 싫다.

아니면 호옹님 말처럼
빨간 약 반쪽을 더 받아 먹거나
먹은 반쪽을 토해버려야겠다.
Posted by 荊軻
,

1.
몽롱한 아침에 커피를 내려 먹으면서 케이블을 틀었다.
[파니 핑크]를 하더라
예전에 볼 때는 그저 몽환적인 독신녀의 연애담인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그게 아니더라.

든 생각은 하나.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은
나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 아니면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

씁쓸하더라.

2.
사실
일이 바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일에 온전히 몰입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면 여유가 생기고 전체가 보이더라

링 위의 권투선수보다
밖에서 보는 코치가 전체의 대국을 읽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일도 대충 그러하더라.
섞이지 않으면 전체가 보이지만
막상 섞이지 않으면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듯이.

그렇다고 일을 하면서 팔짱끼고 있다는 건 아니다만...

3.
결국 두가지를 취합해서 내린 결론은

현대인은 고독한 것이 아니라

서로가 가지고 있는 간격을 좁히지 못하거나
좁히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이야기더라
.

4.
점심은 아무리 천천히 먹어도
30분을 넘기지 못하는구나.

난 유럽에서 살면 적응 못할 듯...

하기사 점심(點心)이란 것이
마음에 점 하나 찍는 것인데

뭐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느냐.
Posted by 荊軻
,
맵고 뜨거운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 개인적 취향덕에
점심시간이면 메뉴가 한정될 수 밖에 없는데
대부분의 식당을 가면
반찬들이 대부분 벌겋기 그지없다는 것은
나를 절망케하는 요인중 하나다.

사실, 우리나라에 고추가 들어온 건
임진왜란 훨씬 전이라는 최근 연구도 있었고
매운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를 쓰고 매운 걸 좋아하는 걸로 봐서
나름대로 국민적 기질로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인데

그럼 난 뭘까?
육류에 채소섭취는 거의 못하는 걸로 봐서 유목민족 출신인가.

각설하고,
그나마 회사 근처에 괜찮은 식당이 하나 있다.
이곳은 김치류보다는 나물류가 많다.
나물이라는 게, 식당에서 많이 사다놓고 조리를 한다고 해도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맛을 내는 것 까지는 바라지도 못하는 형편인데
여긴 맛도 괜찮다.

가만히 살펴보면
반찬들의 색깔이 형형색색이고
오히려 녹색과 노란색이 훨씬 많다.
우리네 들판의 색이랄까.

어딜 가던 김치 한 접시, 깍두기 한 접시로 끝나는 집들이 더 많고
손님들도 바쁜 와중에 가타부타 하지 않는다.
그냥 뱃속을 채우고 나오는 것이다.
뜨거운 국 하나와 쌀밥 하나로 끝난다.

그렇다고 저녁이나 제대로 챙겨먹는 인간이
요즘 대한민국 바닥에 몇이나 되겠는가.
점심의 확장버전 아니겠나.

그저 단촐하니 찾아 먹을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어느새부터인가 우리 입맛도 강요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사람이 건강하려면 게절에 따라 나오는 걸 먹고 사는게
가장 나을지도 모르겠다.

겨울엔?
글세. 겨울엔 뭘 먹고 살까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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