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히로신지 지진흰지가
혼자 고기 궈 먹으면서 룰루랄라 하는 포즈 잡는 게 나오는데
나도 보통 혼자 고기 궈 먹는다.
오늘은 그것도 꽃등심 구어먹었다.
물론 영화에서 처럼 고상한 포즈 잡으면서 앞치마 두르고 그 짓은 못한다
파블로프의 개 처럼 고기 구어지는 냄새가 나면 침이 질질 흐르는데
언제 그런 포즈를 잡고 있나. 그냥 구어지는 대로 가져다 먹는거지...
[이게 빠다가 아니라니 놀랍구만]이라는 유사버터를 살짝 넣고
(어떤 놈의 작명센스지...? 최고!)
첼로팬이 한달 전 쯤에 준 포도주까지 까 드시고
나름대로 구색갖춘 식사를 하고 나니...
느는 건 설거지뿐.
혼자 살면서 다짐한 게 몇 가지 있다.
1. 혼자 산다고 돼지처럼 살지 않는다.
2. 혼자 산다고 거지처럼 살지 않는다.
3, 혼자 산다고 비루먹은 개처럼 굶지 않는다
였는데
나름대로는 아직까지 선방중인 것 같다.
식사시간에 쓰이는 시간을 아까워 하는 정도랄까.
문제는
아침엔 감자까지 깎아서 갈아먹고
저녁엔 고기 구어먹을 정도면
...혼자 살아도 아무런 생활의 장애가 없다는 것.
외로움 따위는 요즘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자존심 팔아가며 연애하기도싫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