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우주의 순환과 더불어 계절이 나누어지고
시간이 지남과 동시에 생명은 생노병사를 갖는다
때에 맞추어 씨를 부리고 자라도록 비료를 주고
비와 태양을 맞으며 홀로 커졌을 때 때를 맞춰 수확하고
수확이 끝나면 아무것도 없는 벌판을 기다리며 다른 시기를 기다린다.
때를 맞추고 씨를 뿌리는 것이 첫째요 관심을 갖는 것이 둘째지만
그 앞에 먼저 선행되는 것은 기다림이다.
농사는 기다림이다.
파종의 때를 기다리며, 식물이 자랄 떄를 기다리며, 잡초를 솎을 때를 기다리며
태양과 비를 기다리고, 그것이 결실을 맺을 때를 기다린다.
그리고 부지런함이니 손을 하루 놀리며 수확이 그만큼 늦어지고
비올 때 물고를 트지 않으면 한 해 농사를 망치는 것이니
농부는 해가 떠도 잠을 자지 못하고 비가와도 잠을 쉬이 자지 못한다.
그리고 스스로의 힘 뿐이랴
하늘의 뜻을 알고 하늘에 맡겨야 모든 것이 일궈지는 것.
그래서 농부는 신성한 직업이고
인생은 농사에 다름 아닌 것을.
기다리지 못해 씨를 먼저 뿌린다 되는 것도 아니고
부지런하다 해서 해를 못 보면 그나마 무용한 짓인 것을.
그래서
사람은 늙어서야 천시를 알게 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