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해당되는 글 300건

  1. 2009.10.07 이런 2
  2. 2009.10.06 한 울타리에 산다는 거 8
  3. 2009.10.06 10월의 시작 2
  4. 2009.10.03 10월3일 추석. 소사 4
  5. 2009.10.01 이방인의 소고 4
  6. 2009.10.01 10월 2
  7. 2009.09.30 오랫만의 새벽에 6
  8. 2009.09.29 오늘이 화요일인가?
  9. 2009.09.29 9월 단상
  10. 2009.09.29 텍스트가 만드는 심상은 생명을 갖는다 2

이런

투덜투덜 2009. 10. 7. 22:35
오랫만에 체육관에 가서
연휴동안 쉰 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오바질을 했더니

몸살난 모양이다.

훌쩍~ ㅠ0ㅠ

족함을 알면 물러날 줄 알아야 하는데.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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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카페 글읽기가 가능해졌다.
생각보다 마음에 들게 생긴 고양이들이 많아서 가입한 건 잘 했다고 (가입하라는 충고를 들은 걸) 생각하는 중이다.

글을 쓰게 되면 바로 입양을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다보니 적잖이 망설여진다.

사람이건 짐승이건
내 터전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건 책임을 진다는 의미인데
책임을 질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데리고 온 뒤 몇 달 간은 좋을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그 뒤에도 애정이 변하지 않으려나.
사람이건 짐승이건
익숙해지면 서로에게 바라는 게 많아지는 걸텐데.

젊은 시절엔
난 절대 변하지 않는 사람일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확신시키곤 했었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그 감정은 변하지 않았었는데.

스스로가 불안한게지.
사람이라는 동물이 갖는 애정의 불연속성이라는 것은 개만도 못할 수도 있다.
가정에 대한 미련은 고양이만도 못할 수 있고.
그래서 불안한 거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어서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소라게 5년간 키운 공력으로 한 번 도전해 볼까.
밥만 꾸역꾸역 먹고 배부르면 밥그릇에 똥사고
일절 잘먹었습니다 따위 인사도 안 하는 소라게 수발드는게 고양이보다 어려울 지도 모르지.

고양이를 길러서 사람이 안정이 되면
그 때 아가씨를 찾아나 볼까.

소원이 있다면 나도
길에서 나를 보고 찾아오는 길냥이를 키워보고 싶다.
그리고 길에서 나를 보고 알아주는 아가씨를 만나보고 싶고.

고양이는 마냥 꿈만은 아닌 것 같지만
써 놓고 나니 아가씨의 경우는 말도 안되는 소망이로세.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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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시작

작은 방 한담 2009. 10. 6. 01:49
1.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고 했으나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루고 쉬었으니
내일은 오늘 논 만큼 바쁠 것이다.
그래도 상관은 없다. 바쁜것은 일상이요 휴식은 특이한 것이 사람의 인생 아닌가.

....아닌가?


EU가 곧 하나의 행정체제로 통합될 것이다.

그 나라는 휴식이 인생의 일상이요 바쁜게 특이한 곳일지도 모르겟다.
슬로우 라이프. 모든 이들이 원하는 삶의 형태.
하지만 요원한 것. 특이나 동방의 대한민국에서는.


2.
나와는 다르게 오늘도 바빴던 곡예사님을 방문해서 점심을 먹었다.
먹고나서 한 이야기는 주로 고양이 이야기.

사람은 동물을 보살필 수 있지만
동물은 사람을 치유하는 것이 사실일까?

그러고보니 (소라게는 제외하고...저 놈은 별종임)
눈 마주치고 동물하고 감응을 해 본 적은 어렸을 적 빼고는 없는 듯 하다.

동물이 좋은 이유는
말이 통하지 않으니 감정을 고스란히 거르지 않고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결국 고양이카페에 가입을 해 버렸다.


3.
혼자 징징대고 있으면
그래도 토닥토닥 거리면서 찾아오는 이들이 아직 남아있으니 행복하다.

애 어른은 다른게 아니다.

고맙기도 하고
좀 면구스럽기도 하다.


4.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스피커를 좋은 걸로 바꿀 것을.
삶에 있어서 가만히 있는 시간이
뭔가 가득 차오르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데셍도 좀 해 보고, 피아노도 좀 쳐 보고 했지만
그 때는 정말 하기 싫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늘그막에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풍요로움을 줄 수 있는 기재로 작용을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축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혹시라도 나중에라도 만약에라도
자식이 생기면 난 음악하고 미술은 꼭 배우게 할 듯 싶다.

*공부 잘 해 봤자 아주 잘 하지 못하면 인생은 복불복이더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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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래는 우리 집안끼리만 모이기로 한 이번 추석이었는데
갑자기 모친님의 계획변경으로 이제 [마지막 추석]으로 전 가족이 모일 심산인 모양이다.
그래서 내일 아침 7시에 일어나서 부천으로...젠장. 회사다닐 때도 이런 약속은 안 잡는다고!

사실 집에서 일어나 아버지 집으로 가서 가야하는 거니 거의 4시간 정도만 자라는건데 뭐...
아, 남자들도 명절이 싫다.


2.
원래 우리 집안 계획은 아들 두놈이 모두 아내를 거느리고 나름대로 가족수가 좀 되니
우리끼리 조촐하게 지내보자는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집안 계획을 망쳐놓은 것은 의도치않게 내가 되었다.
다행히 제수씨가 애를 가졌으니 뭐 내년부터야 괜찮아 지려는지 모르지만...

소박한 소원이라고는 온 가족 모여서 상차리고 기도할 때
제발 날 가리켜서 [불쌍한 인생...]같은 이야기만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거.

인생즉 고해라고 석가세존께서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나만 이 따위로 사는 거 아니예요.


3.
설날 이브라고 동네에 식당 연 곳이라고는 아무곳도 없어서
예전에 나를 [외국인]취급했던 음식점에 다시 가서 혼자 바에 앉아 스케이크를 썰다왔다.

울적해서 그런지 얹혔나...

이러다간 내일 아무것도 못 먹고 [불쌍한 인생...]소리나 듣고 또 집에 올지 모르는데 참 곤란하다.

오늘도 고속터미널에 들려서 사람들 구경을 하다 들어갔는데
달이 참 휘황하니 밝더라.

그 달을 믈끄러미 서서 보고 있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내 옆에 벽안에 금발머리 친구도 같이 달을 쳐다보고 있더라.

그래, 당신나라 명절은 아니겠지만 다들 고향찾아 떠나가는 마당 한가운데 서 있으니
당신도 달을 보면 고향생각, 친지생각 나겠지.

난 원래 고향이 서울이니 혼자 개폼잡는 것이고
그 친구는 추석에 걸맞는 상념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 믿으며
다시 집으로 귀환했다.

하긴, 나도 실은 이방인일지도 모르는 일이니.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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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의 맨 처음을 객지에서 시작했던 것이
어쩌면 온전하게 내 영혼을 살찌우는 경험이었거나
잊혀지지 않는 트라우마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는 이 하나 없는 남쪽 땅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집에 올라가는 것은 두 달이나 석달에 한 번.
그리고 추석때는 올라갈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고
성탄절때는 무단 상경을 해서 놀아놓고 시말서를 쓰던 시절의 기억이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타지에서 명절을 보내게 되면
뭔가 아스라히 이상한 기분이 든다.
다들 가진 게 없어도 뭔가 포근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지나가는
익히 아는 얼굴들을 보면서 뭔가 나 홀로 떨어져 사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하는 거다.
시골이니까 가끔 안집에서 먹을 것도 갖다주고 그랬었지. 인심은 살아있는 동네였으니.
그런데 정작 받아놓고 썩어문드러질 때까지 멍하니 음식대신 담배나 먹고 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이 어느 곳에 속해 있어도 그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면
모든 것이 허해보인다.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의 칠정육욕을 개가 닭보듯이 쳐다보는 느낌.
그래서 조금씩 소원해지고 결국은 혼자 남아있는 듯한 기분.

밤에 고속터미널에 잠깐 나갔다 들어왔다.
끊임없이 들어오는 버스와 그 버스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그 넓은 대합실을 가득 채우고
일렁일렁거리며 움직이는데 다들 지쳐보였지만
뭔가 잠을 잘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푼 야근직원같은 표정들이었다.

아마 내가 타지에서의 발령을 마치고
있는 줄 없는 백 다 써가며 다시 서울로 올라갈 때
마지막으로 객지동료들에게 보였던 표정이 저런 것이었겠지.

사람은 그래서
자신의 둥지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날아가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 사람답게 사는 법이니까.
써 놓고 보니
내 사회경험의 처음은 트라우마도 아니고 좋은 경험도 아닌
쓸개 탄 소주같은 것이었나보다.

모두에게 좋은 추석이 되시길.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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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작은 방 한담 2009. 10. 1. 00:36
가야금 열 두 줄에 잠시 취해있더니

9월은 가고 이미 10월이 앉아 있구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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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첼로팬의 포스팅을 보고나서
오랫만에 구석에 박아두었던 백건우의 라흐마니노프를 꺼내서 들어보고 있는 중.

사실 사다보니
백건우판으로 라흐 피아노협주곡이 1,2번이 있고
정작 3번은 아쉬케나지것으로 가지고 있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백건우판 1-4합본판을 하나 더 가지고 있을 걸 하는 생각도 든다.
두 거장의 스타일을 비교해 볼 수가 있을텐데.

2.
가끔 3시를 넘겨서 깨 있으면 신문을 집 앞에 떨구고 가는 소리가 들린다.
정작 신문은 받으면서 펴 보지 않은 지 꽤 된다.
신문을 젖히기가 겁나는 세상. 내가 보는 것은 조중동도 아닌 판에.


3.
이상한 일이지
밤이 시작되고 깊어갈 즈음이 되면 참 외로운데
밤이 엶어지고 새벽이 오는 것을 느끼면 외로움은 사라지니.

그래서 80년대 댄스의 여왕 김완선은 일찌기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라고 말했던 것이리.

[고요하여라 나의 마음이여
여명이 밝아질 때까지 고요하여라.]라고 칼릴 지브란이 말했던 것처럼.

자기 전에 성경이나 잠시 보고
쪽잠으로 마지막 9월의 날을 시작해 볼까. 

Posted by 荊軻
,
1.
지금까지 광고주와 미팅을 하고 왔다.
난 참 어리고 늙은 것이

종내 같은 미팅자리에서 본 갑대리가 그렇게 눈에 거슬리는 거다.
사람이 그냥그냥 웃고 좋게 넘어가야 하는데 꼬락서니가 보기 싫더라.
갑에게 그래서 벌어먹고 살겠나. 아직까지 치기 만땅인 노릇이지.

그런데 그 친구가 나중엔 자기보다 나이 많은 양반에게 계속 말대꾸하는 거 보고
얼씨구 저X보소 어른한테 뭔 짓거리여하는 생각이 잠시 드는 순간
나도 사회에서 벼슬을 나이로 따지는 계열로 접어들었구나 하는 생각에
씁쓸해졌다.

술처먹고 나잇살타령하던 [정치적으로 올바르며 객관적이고 정의로운]인간들 참 싫어해놓고 말이지.


2.
인간의 마음에는 사람들을 각각 분류해 놓는 DB가 있는 모양이다.
한 명에 대한 정보가 필요할 때 제각각 있는 것이지, 사실상 링크가 되어서 다른 사람이 연상될 만한 인물이라면
나하고 그리 연관이 없는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그만큼 모른다는 이야기니까.

더불어,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을 지워야 할 때라면 그냥 DB를 삭제하는 것이지
뭔가를 덮어씌우는 것 따위가 일어나는 것은 아닐거다.
그리고 그래봤자 성공할 리도 없고.

누구나 사람들은 자신들의 DB를 끝없이 정리한다. 추리고 분류하고 제거하고 다시 솎아내고.
어느 누구도 타인의 자리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단지 닫히고 열리고 사라지는 과정일 뿐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내가 다른 사람의 Confidential이 되기를 바라면서도 모두가 열람하기를 원하겠지만.
아마도
꽤나 다를 것이다.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내 DB의 위치라는 것은.
Posted by 荊軻
,

9월 단상

수련장 2009. 9. 29. 01:57
날이 지고 다시 새벽이 온다.
사람들은 오늘 자면 내일 아침을 맞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러할까.

오늘 자는 이들중에 내일 아침을 보지 못할 이는 내 어림짐작보다 많을 것이다.
어느 날이런가 나도 그 알지 못하는 모임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 [어느 날]이라는 것이
얼마나 가까운지 모르기에 우리는 이렇게 여유롭게 사는 것이겠지만.

군대시절 강박관념처럼 지니고 있던 단상 하나가 있었다.
[난 내일 사고로 죽을지도 모르고, 오늘 자다가 죽을지도 모른다]
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몰랐지만 하여간 26개월을 그런 강박관념속에서 보냈다.
그도 그럴것이 군대있는 동안 사회에서 내 친구들이 두명이나 죽었으니.

그렇게 살다보니 군생활에 남겨놓은 물품이 하나 없다.
남들은 제대할 때 더블백 하나 짊어지고 보따리 하나 더 짊어지고 나오던데
난 몸뚱이 하나 일계장에 맞추고 그냥 걸어나와 버스를 타고 (부대 앞에 서울가는 버스종점이 있었다. 으히!)
집에 덜렁 돌아왔다. 26개월간의 일기 외에 아무것도 남긴 게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질박했던 것 같다.
아무런 미련을 두지 않고 살았더랬다. 그렇게도 살 수 있었다.

벌써 9월이 지나고 10월이 돌아온다.
이룬 것보다는 미뤄놓거나 완성되지 않은 것들이 많고 언제 가능할지 요원한 것도 있다.
머리가 가끔 아팠다. 이루어 진 것이 없는 실망감이 그 첫째일테고
기대함때문에 커진 두려움 탓이었으리라.
누구 말마따나 쉽게 부서져 버리는 것이 사람의 희망과 행복이다.

사람은 가진 것에 절망하지 않고 가질 수 있다고 믿는 것에 절망하는 모양이다.

그렇다고 인생으로 태어나 앞에 나 있는 길을 걸어가지 않으리?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는 것과 닥칠 일에 대한 각오가 서 있는 것과는 분명 의미가 다를 터.
나날에 대한 충실함에 다름없을 것이다. 그 가운데 내가 소망하는 것이 있으면 더욱 좋은 일이고.

설사 소망하는 것이 이루어진다 해도 그것이 부숴질까 전전긍긍하지도 말아야겠다.
아직 이루어지지도 않았고, 내일이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고
무엇보다 미래의 영역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므로.

이러다보면
자유로와지거나 충족되거나
둘 다 아니면 최소한 내 정신이라도 살아남지 않을까.
Posted by 荊軻
,
가끔 뭔가 끄적거리고 있습니다. 아는 분들은 알지만 말이죠.
그새 뭔가를 또 쓰기 시작했고 이미 20페이지정도를 지나왔습니다만 발전이 없습니다.

이상한 일이랄까요.

자세한 내용인 즉 이렇습니다.

주인공이 여차저차해서 어느 집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이 집을 나와야 이야기가 됩니다만 이 주인공이 집을 나갈 수가 없는 겁니다.
"내보내면 되지" 라고 말씀하실겁니다. 그런데 내보낼 수가 없어요.
나가질 않으려고 합니다.  뭔가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결말은 쓰는 사람도 모른다고.

텍스트로 한 번 글이 되어서 사람의 심상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면
텍스트는 별개의 개채로 살아남는 모양입니다.

신은 사람을 창조하고 사람은 또 다른 종류의 심상을 창조해냈군요.


*결론: 어드벤처를 쓰고 있다가 히키코모리 일대기가 되어가고 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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