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어본 뒤에 찾아보니 이 책은 대학교재용 텍스트였던 모양이다. 출판사가 모 대학으로 되어 있었다. 사실 나도 개인적인 지식의 습득용으로 사 본 것인지라 출처와 독자의도가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다. 생각보다 꽤나 통사적인 내용이 얇은 책 안에 들어있었고 전부는 아니지만 내가 원하던 내용을 찾아볼 수 있어서 만족했다. 만원도 안 되는 책에서 뽑아낼 것이 이 정도 된다면 정말 훌륭한 것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으면서 뭔가 불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저자는 나름대로 스페인통으로 불릴만큼 대한민국에서는 스페인에 정통한 분같고, 역사적이나 종교적인 고찰내용을 보더라도 기독교와 전혀 연이 없는 분 같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읽으면서 뭔가 꺼림직했던 것은 은근하게 풍겨오는 종교재판소에 대한 옹호론이었다.
사실, 이성적 고찰과 당시 역사, 그리고 문헌의 통계를 통해 과장된 역사를 털어버리는 것은 역사학자들에게 당연시 되는 항목이다. 저자는 스페인종교재판소의 공포와 악명이 후대에 의해 조작되었고 훨씬 신사적이고 이성적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북유럽의 광적인 마녀재판과는 다르게 근대적인 재판과정과 조직을 통한 판결들이 이루어졌고 극형까지 간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후대에 의해 악랄하게 조작된 사료들에 의해 악명이 높아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약 200년간 34만명이 희생되고 12000명이 화형을 당했다는 것은 거짓이며 객관적 문헌에 의해 파악을 해 보면 약 7만명의 희생에 1300명 정도의 화형만을 집행했다는 것이다.
하긴 15세기초 조선시대에는 언도되는 형의 90%가 사형이었다는 기록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그에 비해 스페인은 좀 인본주의적인 태도였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신의 말씀으로 일하는 종교재판소가 광신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은 특기할만한 사안이다. 하지만 200년간 7만명이 죽은게 적은건가? 1년에 평균 350명이 죽었다는 이야긴데 [주일은 쉽니다]를 해보면 거의 하루에 한명씩 죽어나갔다는 이야기다. 물론 스페인은 광활하고 중세의 야만성을 접해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싶은 대로 창해일속의 숫자일지 모른다. 하지만 일단 그들은 그렇게 죽었지 않은가.
스페인이 고향인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의 [알라트리스테]시리즈를 봐도 종교재판소이야기만 나오면 등장인물들이 오줌을 질질 싼다. 사람들에게 남아있는 건 실제가 아닌 이미지다. 본향 사람이 저렇게 생각하고 글을 쓸 정도면 말 다했지. 우리가 거기에 대해서 옹호론을 펼치는 것이 더 웃길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것이 혹 과장된 위협이었다 치더라도. (아, 이건 개인적인 감상이지 역사학자의 도리는 아닐 것이다. 난 역사학자는 아니니까)
하지만 이 책은 나름대로 철저한 객관성을 담보로 써 나가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에 후한 점수를 줘야겠다. 종교재판소가 생각보다 점잖은 곳이었다는 것에 뭐라고 반박할 도리는 없잖은가? 더군다나 이런 내용을 한국인이 한국인을 위해 써 준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머리가 땅에 닿도록 감사를 드리고도 남을 지경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으면서 뭔가 불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저자는 나름대로 스페인통으로 불릴만큼 대한민국에서는 스페인에 정통한 분같고, 역사적이나 종교적인 고찰내용을 보더라도 기독교와 전혀 연이 없는 분 같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읽으면서 뭔가 꺼림직했던 것은 은근하게 풍겨오는 종교재판소에 대한 옹호론이었다.
사실, 이성적 고찰과 당시 역사, 그리고 문헌의 통계를 통해 과장된 역사를 털어버리는 것은 역사학자들에게 당연시 되는 항목이다. 저자는 스페인종교재판소의 공포와 악명이 후대에 의해 조작되었고 훨씬 신사적이고 이성적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북유럽의 광적인 마녀재판과는 다르게 근대적인 재판과정과 조직을 통한 판결들이 이루어졌고 극형까지 간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후대에 의해 악랄하게 조작된 사료들에 의해 악명이 높아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약 200년간 34만명이 희생되고 12000명이 화형을 당했다는 것은 거짓이며 객관적 문헌에 의해 파악을 해 보면 약 7만명의 희생에 1300명 정도의 화형만을 집행했다는 것이다.
하긴 15세기초 조선시대에는 언도되는 형의 90%가 사형이었다는 기록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그에 비해 스페인은 좀 인본주의적인 태도였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신의 말씀으로 일하는 종교재판소가 광신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은 특기할만한 사안이다. 하지만 200년간 7만명이 죽은게 적은건가? 1년에 평균 350명이 죽었다는 이야긴데 [주일은 쉽니다]를 해보면 거의 하루에 한명씩 죽어나갔다는 이야기다. 물론 스페인은 광활하고 중세의 야만성을 접해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싶은 대로 창해일속의 숫자일지 모른다. 하지만 일단 그들은 그렇게 죽었지 않은가.
스페인이 고향인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의 [알라트리스테]시리즈를 봐도 종교재판소이야기만 나오면 등장인물들이 오줌을 질질 싼다. 사람들에게 남아있는 건 실제가 아닌 이미지다. 본향 사람이 저렇게 생각하고 글을 쓸 정도면 말 다했지. 우리가 거기에 대해서 옹호론을 펼치는 것이 더 웃길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것이 혹 과장된 위협이었다 치더라도. (아, 이건 개인적인 감상이지 역사학자의 도리는 아닐 것이다. 난 역사학자는 아니니까)
하지만 이 책은 나름대로 철저한 객관성을 담보로 써 나가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에 후한 점수를 줘야겠다. 종교재판소가 생각보다 점잖은 곳이었다는 것에 뭐라고 반박할 도리는 없잖은가? 더군다나 이런 내용을 한국인이 한국인을 위해 써 준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머리가 땅에 닿도록 감사를 드리고도 남을 지경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