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해당되는 글 218건

  1. 2009.03.07 Oldies but Goodies
  2. 2009.03.04 과거에 대한 끄적끄적 6
  3. 2009.03.03 비도 오고
  4. 2009.03.02 3/2 오늘의 끄적끄적 8
  5. 2009.02.24 사람은 과거를 먹고 산다
  6. 2009.02.24 잠들기 전에 7
  7. 2009.02.22 [검의대가] & [알라트리스테] 2
  8. 2009.02.20 먼 친구놈에 대한 단상 4
  9. 2009.02.20 웃음 5
  10. 2009.02.18 진짜 잡설! 11
왜 그럴까

세월이 가도 내게 남아있는 오래 된 것들은
내가 가장 아끼는 것들로 이루어져 버릴 수 없는 것들로만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늘
Oldies but Goodies

이건 진리에 가까운 것 같다.

여전히 개더링을 하면서
현재의 귀중한 것들을 보석상자에 꾸준히 쌓아두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

나이를 먹을수록
좋은 것, 특히 사람들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인지도.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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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합입학을 놓고
선지원 후시험을 치던 시절이었으니.

정말 만약 그 때
내가 내 뜻대로 [사학과]나 [국문학과]를 갔더라면
지금 내 모습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지금보다 훨씬
내가 말하고자 싶은 바를
명확하고 간결하고 가슴에 와 닿게
글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과를 나와서는 먹고 살기 힘들것이라는
주변의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렸던 시절이었다만
지금도 먹고 살기 힘든 건 마찬가지고
뭔가 끄적대는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니
어쩌면 나는 길을 멀리 에둘러 돌아왔는지도 모르겠다.

혹은
이게 정도(正道)일지도 모른다.

내 성격에 국문학과나 사학과를 나왔다면
학생들 줄빠따치는 폭력선생의 길을 걷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인생은 끝까지 가 봐야 상품이 뭔지 아는 게임인듯.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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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오고

작은 방 한담 2009. 3. 3. 11:07

남들은 불황이라 다들 열심히 일하는데
정작 나야말로 불황인지라 오늘도 공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돈에 구속되지 않는 삶을 바랬건만
그래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오롯하게 삶을 유지하려면 최소한은 있어야 겠지요.

그래도 날이 풀리고 있으니
다행이랄까요

정신없이 살아봤자
손에 들어오는게 똑같다면 그 무슨 인생이랴마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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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벌써 꽃 피고 새 우는 3월이 되었습니다.

허헐 봄이로구나 봄이야~

(그래서 뭐 어쩌라고...)


2.
저녁을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임진왜란때 태어났으면 의병장을 했을 법한 호걸같은 풍채의 친구가
집에 통째로 놔 두고간 2주쯤 지난 치즈케잌을 냉동실에서 꺼내
드립커피와 먹었습니다.

...이건 좀 아니군요.
남은 건 쓰레기통으로 고고씽 당했습니다.


3.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던 동양고전들이 있었는데
마침 시간이 되어서 [중용]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주해가 붙은 게 아니라 그냥 원문과 해석만 달아놓은 겁니다.

성경과는 또 다른 범위에서 참 많은 게 들어있는 글이네요.
정말 귀감이 되고 생각하게 하는 좋은 말이 산더미같이 많더군요.
이런 주옥같은 글을 20여년은 외웠을 우리 조상님들이
왜 그렇게 사화를 줄창 일으켜서 피바다를 만들었대?

글이란 원래 읽고 외우면서 사람을 변화시키는 마력이
있는 도구인데 말이죠...
역시 문제는 시스템이 아닌 사람인가 봅니다.
성인이 아무나 되는게 아니라고 공자도 말씀을 하시는군요.

군자는

上不怨天(상불원천)하며 下不尤人(하불우인)이랍니다.
위로는 하늘을 원망치 아니하며 아래로는 사람을 탓하지 않는답니다.

가짜 군자노릇이라도 해 보고 싶은데 참 지난한 노릇이군요.
참으로 어려운 세상사입니다.
*-------------------------*
그래도 봄이 왔다네~
^0^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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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고
남은 생보다 남겨진 자취가 더 길다고 느껴지면
딱히 뭐라 인식하지 않아도
과거에 심취하게 되는 모양이다.

그게 더럽고 추하건 아름답고 귀하던
사람은 그렇게 추억을 붙잡고 살수 밖에 없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아버지가
할머니를 찍어둔 비디오를 DVD로 바꿀 수 있느냐고 물어보셨다.

남겨진 추억을 회상하면서 말년을 보내는 것이 인간의 마지막 과정일진대
서글퍼지지 않으려 해도 가슴 속은 아련하다.

(갑자기 저녁을 먹고...그냥 없애고 갈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 수순이라는 것을 깨달았달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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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에

작은 방 한담 2009. 2. 24. 01:01
1.
12시에 드립 한 잔 해 먹고 멀뚱멀뚱해 질거라 짐작했었는데
역시 난 커피하고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졸리다.

난 발자크가 될 수 없다.


2.
회사가 별반 사정이 좋지 않다.
다시 고난의 행군 시작인가
대체 남쪽 대통령과 북쪽 국방위원장의 차이가 뭐야?
한 놈은 일본태생, 한 놈은 소련태생.

미국놈 믿지말고
소련놈 속지마세
일본놈 일어나니
조선인은 각성하세

뭐야 이놈의 시대는


3.
홍대 이전계획은 어떻게 해야할 지 아직 오리무중.

이젠 멀리 움직이는 게 참 귀찮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다 생략하고
왜 사냐면 웃지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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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는 내가 볼 때는 통속작가다.
그것도 아주 잘 뽑아내는 통속작가에 들어가고
그 뿐만 아니라 내 구미에 아주 잘 맞는 소재를 뽑아내는 사람이기도 하다.

[검의 대가]를 읽고 난 뒤 집에 있는 [알라트리스테]이야기를 다시 조금 봤다.
[검의 대가]의 주인공은 황혼을 바라보는 실력좋은 검술교습선생.
[알라트리스테]시리즈의 주인공은 세상에 많이 쓸려서 지쳐버린
중년을 넘어서 장년을 바라보는 황혼기 스페인왕정의 예비역 대위.

둘 다 읽다보면
인생의 쓸쓸함과 동시에
그 와중에도 남아있는 자존심 하나를 지키려
칼을 벼리고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이베리아반도 사나이들의 격렬함이 들어있다.

레베르테는 복받은 것이다.
조국이 남겨둔 화려한 무용담과 강대국의 역사가 남아있으니 말이다.
유럽의 초강국이었던 스페인의 황금문자시절.
스페인을 꺾고 산업혁명으로 패자가 된 영국이나
전통의 강호로 중세를 풍미햇던 프랑스나
방대한 혈족과 영토로 합스부르크의 영광을 보인 오스트리아나
이도저도 아니면 힘으로 밀어붙여버린 근대 프러시아와 독일이건 뭐건
최소한 문자향으로 그시절의 기억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잘 나가던 광개토왕시절 기록조차 혼미하고
그 다음부터는 어쩌다보니....

아, 이러다보면 쓸모없는 패배주의에 휩싸이거나 사대주의에 물들기 십상.

사실, 내가 하려던 이야기는 이런 게 아니다.

저런 시절의 사내들 이야기가 참 맘에 들더라.
지금 생각해 보면 참을 수 없는 모욕도 농담으로 지그시 넘어가는 배짱이 있는가하면
얄팍한 농담 하나라도 명예에 관련된 것이면 그냥 칼로 쑤셔대고 시작하는 자존심도 있고.

내가 그렇게 못 살아서 그렇겠지.
살기 위해 명예를 팔고
그냥 넘길 일에는 성마른 놈처럼 욱하는 기질이 있으니 그런 거 아닐까.

인간으로 살기도 힘들고
그 와중에 사내답게 산다는 것도 힘들다.

하긴,
사내답게 산다는 말조차 
[허접]스러워진 의미로 변해버린 세상에 살고 있는 지금.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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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업무 중 이리저리 인터넷 서핑을 하다
낯이 익은 녀석 이름이 하나 띄길래 봤는데
역시나, 고등학교 시절 짝꿍이었다.

프로필을 살펴보니
아뿔사, 이 녀석 자기 원하던 직업을 가졌더라.

이녀석의 꿈은 [성우]였다.
공부도 곧잘 하고, 이것저것 재주도 많았는데
뭘 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늘 [성우]였다.

참 재미있는 녀석이지.
남들 들어가기 힘들다는 유수의 대학교도 한번에 붙은 놈이
성우시험은 매번 떨어지더라.
그리고 이것저것 다른 직장생활 하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살펴보니 성우가 되어있었다.

이제는 나름대로 고정팬들도 꽤 있고
TV 프로그램에서도 나레이션 상당 수를 하는 모양이다.

뭐랄까.
좀 희한한 기분.

사람들이 그 사람을 평가할 때 가지고 있는 외형적인 평가기준하고
전혀 다르게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간다는 것은
비단 나만이 가지고 있는 꿈은 아닌 것이다.

같이 도시락 까먹으면서 책상에 머리박고 자던 녀석이
늘상 자기가 말하던 희망직업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게
어찌보면 신통하고 대견하고 재미있고 그렇다.

삶이라는 건 그래서
유장하게 원거리로 보면서 살아야 하는 것인지.

...근데
이 녀석 목소리를 왜 나는 들어 본 적이 없는거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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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투덜투덜 2009. 2. 20. 16:10
요즘은 그냥 재미있는 일
즐거운 일.
가볍고 얇은 일들로 일상을 채우고 싶긴 하지만

왠지 속에 거두고 가슴에 파묻고 있는 일들은
점점 무게를 더하는 것 같구나.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변하고
당연시되고
나도 질세라 뭔가 즐거운 걸 찾고

하지만 실제로 무겁고 진중한 이야기를 생각하고 나누고
무의미를 벗어나서 현실로 실체화하려는 움직임을 가져도
세상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 시절이 되어버리지 않았는가

이상은 꿈 속의 이데아일 뿐이고
진정한 사랑은 결혼 전의 유흥일 뿐이고
사람을 사람답게 생각하는 것은
먼 나라의 일이라니.

그래서 삶이 팍팍해지면
살아남아 이성을 지닌 자는
비꼼과 독설과 골계미에 의지하는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시인이 죽으면 세상이 죽는다는게
무엇인지 이제야 이해가 가려하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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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잡설!

작은 방 한담 2009. 2. 18. 20:34
1.
어젯밤 8시부터 곰곰히 고민고민을 하다하다 결론이 안 나는 참으로 곤란한 상황이 발생.

....

나도 연애를 해 봤을텐데.

왜 내 경험담에서 뭔가 끄적끄적 건져올릴 건더기가 없는거지?



2.
지금 김수환 추기경 장례미사를 평화방송으로 보고 있는데

흠흠흠

정말 신부가 될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감이 약간 차오르기 시작.

왜 그러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음.

요즘같은 썩어빠진 세상엔 천주교가 개신교보다 빛을 발하니 그런지도.


3.
후리카게와 스팸으로 때운 저녁식사라니.

좀 잘 먹고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해 본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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