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업무 중 이리저리 인터넷 서핑을 하다
낯이 익은 녀석 이름이 하나 띄길래 봤는데
역시나, 고등학교 시절 짝꿍이었다.

프로필을 살펴보니
아뿔사, 이 녀석 자기 원하던 직업을 가졌더라.

이녀석의 꿈은 [성우]였다.
공부도 곧잘 하고, 이것저것 재주도 많았는데
뭘 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늘 [성우]였다.

참 재미있는 녀석이지.
남들 들어가기 힘들다는 유수의 대학교도 한번에 붙은 놈이
성우시험은 매번 떨어지더라.
그리고 이것저것 다른 직장생활 하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살펴보니 성우가 되어있었다.

이제는 나름대로 고정팬들도 꽤 있고
TV 프로그램에서도 나레이션 상당 수를 하는 모양이다.

뭐랄까.
좀 희한한 기분.

사람들이 그 사람을 평가할 때 가지고 있는 외형적인 평가기준하고
전혀 다르게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간다는 것은
비단 나만이 가지고 있는 꿈은 아닌 것이다.

같이 도시락 까먹으면서 책상에 머리박고 자던 녀석이
늘상 자기가 말하던 희망직업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게
어찌보면 신통하고 대견하고 재미있고 그렇다.

삶이라는 건 그래서
유장하게 원거리로 보면서 살아야 하는 것인지.

...근데
이 녀석 목소리를 왜 나는 들어 본 적이 없는거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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