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해당되는 글 218건

  1. 2009.02.15 무언가 키운다는 거 2
  2. 2009.02.12 세상은 바람과 같아 2
  3. 2009.02.07 친구들과의 이야기
  4. 2009.02.05 긴장의 끈 3
  5. 2009.02.05 리어왕의 한 대목 6
  6. 2009.02.04 재료 5
  7. 2009.02.03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 5
  8. 2009.02.02 인생 뭐 있나 1
  9. 2009.01.22 개인적 희망. 2
  10. 2009.01.21 내다보기
혼자 살면 고독에 몸부림치거나 그럴 줄 알았는데
혼자 살아보니 꼭 그런 건 아니다.

단지 어떨 때
신경통처럼 허한 기분이 콕콕 폐부를 찌를 때가 있는데
단지 몇 번의 그런 감정을 잊기 위해서
뭔가를 만들고 키우고 관계를 정립하고 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살다보면 옆에 동반인이 있어도 드는 마음인 것을.

최근들어 고양이를 키워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방법은 아닌 것 같더라.

사람이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나와 같이 동행하는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배려와 책임을 갖는다는 것이고
어쨌거나 내가 가지고 있는 무한하지 않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
즉 희생을 의미하는 것일진대
과연 그것이 깃털처럼 가볍게 결정할 사항일까

개를 키우면 언젠가 잡아먹으나 정든 것을 잡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연암이 조선시대에 이미 말했거니와
난 잡아먹으려고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아니지만
박지원이 나보다 생각을 덜 했으리라 믿지는 않는고로
그 양반의 말에 공감을 한다.

나이를 먹으니
뭐 하나 결정하기가 쉽지 않는 것이
무를 수 없는 일이 많다는 걸 점점 알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문 밖을 나서면 바로 사바세계인데
시간이 지날 수록 경로는 험해지더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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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켜쥐어도 잡을 것이 없고
놓으려 해도 들어오는 것이니
그냥 내 몸을 타고 지나가는 것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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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한 놈이 호텔에 가서 커피를 마시자고 해서 호텔에서 커피를 먹게 되었다.
무지하게 비쌌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이런 곳에서 차를 먹는 게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구나]라는 생각에
회한이 몰려왔다.

언젠가부터 점원들이, 웨이터가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예전에는 누나, 아저씨들이었는데.

그나저나

저녁 늦게까지
양복을 입고 앉아서
발을 까닥거리며 실없는 웃음을 웃어도
전혀 주위에서 어색하게 보지않는 연배로 탈바꿈한 나는

언제쯤 철이 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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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끈

수련장 2009. 2. 5. 14:47
하루하루를 살면서 건강하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긴장을 끈을 놓지 않는 삶이라는 말이다.

조금이라도 과식하면 바로 체한다
먹지 않으면 힘을 쓰지 못한다.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면 바로 표가 난다.
단백질을 과잉섭취하면 바로 탈이 난다.
잠을 많이 자면 머리가 아프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도 머리가 아프다.
가장 간단하게 소화시킬 수 있는 것은 탄수화물이지만
밀가루를 2끼 이상 연속으로 먹으면 탈이 난다.

골치아픈 신체구조다.
내 성격과 성향에 전혀 맞지 않지만
정확하게 짜여진 식단대로
정확한 양을 조절해서 먹어야만
건강하게 산다. 엄격히 말하면
탈나지 않고 산다.
규칙적인 습관, 정해진 습도와 수면시간
맞춰서 먹는 식생활. 규격에 짜인 것처럼
수도원에 사는 수도승처럼 타이트하게 짜여진 스케줄대로
살아야만 몸이 정상을 유지한다.

고민이 생긴다.
예전부터 그랬을까?
그렇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짜여진 틀 속에 몸을 가둬두지 않으면 살지 못할 정도로
과거에 방종하게 살았거나
틀을 깨는게 무서워서 스스로가 만든 규칙 속에
자신을 가둬둬야 살 것이라고 믿는 자기암시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천품이거나.

구름처럼 표표히 살아가는 삶과 자유로운 행보를 꿈꿨지만
이미 원초적인 신체반응이 그런 삶을 거부한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거의 정확한 시간에 이루어지고 끝난다.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혼자 집에 있으면 무얼 하는가?
답하지 못하였다.
그냥 정해진 대로 살고 있다.
정해진 대로.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어쩌면 수행일수도 있고
무사집단으로 이루어져 세상에 대해
딱 자신의 위치와 할 일이 정해져있던 봉건 일본시대 구성원의 삶일지도 모른다.

좋은 점은 하나.
어떤 일에 대해서도
미련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인데.

요즘은 머리 끄댕이를 잡아당기는
일 하나가 있어서
가끔 일탈하는 삶을 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 일을 생각함에 있어서도
끝임없이 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해 보면
아무래도 천품이 아닌가 싶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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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왕: (중략) 사람은 눈이 없어도 세상 돌아가는 일 쯤은 볼 수 있는 법이다. 귀로 세상을 들어봐.
           저기 재판관이 천한 도둑을 야단치는 걸 귀로 들어 보라. 누가 도둑이고 누가 재판관인가?
          농군의 개가 거지를 보고 짖어대는 것을 본 일이 있으렸다

글로스터: 예, 있습니다.

리어왕: 그런데 거지는 개에게 쫓겨 달아났단 말이다. 거기에 권력의 위대함이 있는거다.
           하찮은 개라고 해도 권력만 있으면 사람을 복종시킬 수 있다고,
           이 썩어빠진 경찰놈아, 그 잔인한 손을 멈춰라!
           왜 그 창녀에게 매질을 하느냐? 내놈의 등이나 후려치지 않고
           네놈은 저 게집이 매음을 했다고 때리고있지만 사실은 저 계집과 하고싶어 안달이지 않느냐
           고리대금업자가 사기꾼을 교수형에 처한다지?
           누더기를 걸치고 있으면 크나큰 악덕이 옷 틈새로 보이나
           법복이나 털가죽외투를 입고 있으면 모든 것이 감춰지는 법,
           죄악에 황금의 투구를 입히면 날카로운 법률의 창도 오히려 부러지고말지.
           그러나 죄악을 누더기로  싸놓으면 난장이의 지푸라기도 그것을 꿰뚤을 수 있어
           이 세상에 죄 지은 사람은 없어. 아무도 없다. 내가 보증하지.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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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가의 혼이 시대를 관통하는건지
내가 괴상한 시대에서 헤메는 건지 알 수 없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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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작은 방 한담 2009. 2. 4. 09:01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집필 소재들이 몇개 있었는데

요즘은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같은 소재를 사용한 작품이 출간되거나 만들어진 게 있는지를 먼저 보는 중이다.

그런데 있더란 말이다.

세상에 수 많은 인생들이 같은 생각을 하지 못하리라는 보장이 없고,
 
그것을 화면이나 지면에 옮겨쓰지 말라는 법도 없듯이.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요리사의 역량에 따라
일품요리부터 함바집 간식거리까리 차이가 나 버리는 게 사실이다만
최소한 남이 쓰던 재료는 아니어야지.

그나저나
많은 책을 읽어봐야 좋은 게 나오는 법인데
계속 시간에 쫒긴다고 혼자 믿는 요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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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후배가 통째로 물려준 에이브88권을 읽는게 밤의 행사처럼 되어버렸다.

우리나라 출판사들의 지금 처지나
밤을 새서 독서를 해도 모자랄 연령대의 학생들이
공부기계가 되어가는 이 마당에
아마 에이브88권은 다시 이 나라에 나오지 못할 책들일 것이다.
(이 책을 만든 학원출판공사 역시 망한 지 오래다)

예전에 내가 이 책을 소유하고 있을 적에
88권을 다 보지 않았더랬다.
맘에 드는 책들만 뽑아서 봤다.
거친 뱃사람들의 모험담, 바이킹의 시대, 몰락해가는 로마의 이야기등등
주로 고대 역사물이었던 듯 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한권한권 뽑아서 읽다보니
늘어난 것은 참을성이요 줄어든 것은 감동이라 생각했지만
아직까지도 수많은 글자들이 가슴을 먹먹해지게 만들더라.

[검은램프]라는 소설이 그 중 하나였다.
우리에게는 세계사 시간에 한 줄로 끝나는 [러다이트운동]을 소재로 한 소설.
왜 수직공들이 기계를 때려부숴야 했는가

세계사 시간에는 단지 한줄이었지만
이 책을 보면 그들이 원했던 것은 [시민으로써 선거권을 쟁취하고 국민으로써 대접을 받기 위해]라는
사건의 기저에 깔린 당시의 시대상이 나온다.

책을 읽다 보니 가슴이 칼로 도려내는 듯 아프다. 
좋은 책, 좋은 영화, 좋은 만화는
시대를 반영하고 시대의 거울이 된다.

별반 산업혁명기의 정치구조와 다를 바 없는
대한민국 21세기를 사는 소시민의 한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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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가 어렸을 적에 [검은 램프]를 읽었다면 무슨 소리인지 몰랐을지도 모른다.
지금 봐도 책의 격이 떨어지지 않는다. 무려 20여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책은 인터넷의 텍스트와 확실히 다르다.
서적의 질감과 활자의 시감과 함께 작은 종이에 쓰여진 텍스트의 무게라는 것은
이상하지만 같은 글자를 모니터에 띄어놓고 보는 것과 천양지차를 갖는다.

좋은 책을 접하고 읽고 쓰고 느끼고 배우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믿는다.

읽지 않고 듣지 않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눈을 돌릴 때 사람은 세상이 끄는대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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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보는 게 새삼 즐거우니 이것도 삶의 도락이다.
아마 최고의 도락 중 하나가 아닐까 싶지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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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후배
세상친구
집안친척
기타 다수

인생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결론은 돈으로 귀결되더라는 참으로 아름다운 이야기.

고등학교 때 가장 감명깊게 읽은 책이 뭐냐 따위의 질문은
개도 안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지만
그게 당연시 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거지.

심하게 탈력당한 주말 이후
심각하게 이민을 고려해보고 있는 중.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바람처럼 흘러본들
거기가 거기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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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희망.

수련장 2009. 1. 22. 13:57
말을 별로 안해도

사람들이 이해할 정도의 삶을 살고 싶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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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다보기

수련장 2009. 1. 21. 11:38

경험과 지식이 충만한
누군가 옆에 있어서
내가 어떤 일을 계획하려 할 때마다 충고를 해 준다면
그것이 얼마나 인생에 큰 도움이 될까.

돈을 벌건, 여자를 만나건, 진로를 바꾸건간에
지침없는 삶이라는 것은 무서운 법이다.

인생이란
길 없는 밀림 한 가운데 던져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인간은 자신의 삶에서 길라잡이다.
가지 않은 길을 혼자 뚫고 지나간다

어느 누군가는 다행스럽게도 죽죽 뻗은 능선을 타고
투입분의 산출량을 훨씬 상회하는 결과물을 얻는 경우도 있고

누군가는 평생 같은 길을 맴돌다가
진이 다해 죽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멘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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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게임을 좋아하는 건
RESET이 되기 때문이다.

Continue...?를 묻기 때문이다.
Restart 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게임이 인생보다 자비롭고 은혜로운 이유일 것이다.

참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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