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해당되는 글 218건

  1. 2009.04.12 Easter 8
  2. 2009.04.09 기타는 바다를 건너지 못하고 7
  3. 2009.04.09 Loser들의 문화 7
  4. 2009.04.07 4/7 소사 14
  5. 2009.04.06 기다림 4
  6. 2009.04.06 비등점을 지나야 물은 하늘로 오른다 2
  7. 2009.04.04 잡설 4
  8. 2009.04.03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해도
  9. 2009.04.02 사람에겐 때가 있나니 모두가 있나니 6
  10. 2009.04.02 88키 키보드 9

Easter

작은 방 한담 2009. 4. 12. 13:24
1.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부활절입니다.

늦잠을 자는 바람에 (-.-;;;)
동네 교회로 나갔습니다.

목사님이 부활절과 별 관계 없어보이는 설교를 하시다가 부활절 메시지를 전하더군요.
문제는 어저께 제가 올린 포스팅에 대한 고민을 설교했다는 것.
언외언이라고, 사실 개인적인 신앙고민에 대한 것은
포스팅을 할 여지가 없고 제가 쓰지 않는 사안도 존재합니다만
오늘 설교가 정확히 거기에 대한 이야기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가끔 그런 경험을 합니다.
주 중에 신학적인 의문이나 불평사안이 생기면 꼭 일요일 날 대답이 나오는.
짜릿하기보단 섬찟한 경험이죠.

뭐, 동네교회 설교가 요즘 맘에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오늘 설교도 괜찮았고요.
막판에 노무현 비자금에 대한 우회적인 이야기가 나올 때는 뜨악했습니다만
자승자박의 상황이니 뭐라 대들만한 꺼리도 안 되고...-.-;;;;
(하기사 헤브라이즘이 아닌 인문주의적 정권이 들어선 건 김대중, 노무현 시절밖에 없으니
 기독교적 입장에서는 달가워하진 않을 겁니다)

헤브라이즘과 인문주의 사이에서 방황하는 박쥐같은 저로써는 참 난감하죠.
잘은 몰라도, 두 군데서 모두 욕을 먹고 있을 겁니다.
교회쪽에서는 확실히 욕을 먹긴 하는 것 같고. -0-~

2.
부활절인데
계란을 어디서 구해다가 삶아 먹어볼까요?

어제 단백질 섭취를 너무 과하게 한 나머지
오늘은 풀만 뜯어먹고 싶긴 합니다만.

그런데 계란 삶는 법을 까먹었어요.
흑흑

그러고보니 계란도 없구만 뭘.....


3.

집에 갑자기 식재료들이 넘쳐나기 시작하네요.

사람들이 왔다 가면 냉장고가 비어야 정상인데

ㅠ.ㅠ 감사합니당

(술이 가장 많이 생겼어요. happy easter라는...헐, 벼락맞는 거 아니야)
Posted by 荊軻
,
[기타히어로 메탈리카]는 물량이 바닥난 관계로
다음주에나 올 것이라는 통보가 전해짐.

대신 사은품 하나 껴주겠다는 연락이..
뭘까. 추파춥스 같은 거 하나 넣어주지는 않겠지.

날씨가 더운지 따뜻한지 잘 모를 경계를 지나가고 있는 지금
아마 4월 중순이 되면 더 이상 봄이 봄이 아닐 듯.


2.
사람들이 아직 벼슬하지 않을 때에는 오직 벼슬하는 것을 급무로 여기고, 이미 벼슬에 오른 뒤에는 또 벼슬을 잃을까 걱정하니, 이와 같이 골몰하여 그 본심을 잃는 자가 많다. 어찌 두려워 할 만하지 않겠는가. 지위가 높은 자는 치도를 베푸는 것을 중심으로 삼아야 하니, 치도가 베풀어질 수 없으면 물러나야 할 것이요, 만일 집이 가난하여 녹봉을 받기 위한 벼슬을 면치 못한다면, 모름지기 내직을 사양하고 외직으로 나가며, 높은 자리를 사양하고 낮은 자리에 머물러서 굶주림과 추위를 면할 뿐이다. 비록 녹봉을 받기 위한 벼슬이라고 하나 또한 마땅히 청렴하고 부지런히 공무를 받들어 행하여 그 직무를 다해야 할 것이요, 직분을 버려두고 먹고 마시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격몽요결: 처세 편)
 
요즘 모 회사에 다니는 친구 두 명과 이야길 하게 되었다.
한 명은 상관이 청렴하기 그지없고 업무비도 자기 돈으로 쓸 정도라 판공비가 남아 돌 지경이고
한 명은 상관의 씀씀이가 헤퍼 여기저기 돈을 꾸어다가 업무비 충당하는 것이 일이라 한다.
 
사람은 각자가 스스로 가질 수 있는 돈의 크기가 하늘에서 정해진다 믿고 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도량이 없으면 아무리 모아도 체에 걸러지듯 돈이 나가며
스스로 구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이 또한 본 바 있다.
 
문제는 늘 한없이 크기만 하고 자기의 분수를 모르는 인간의 욕심이랴.
나 역시 돈문제에 대해서는 요즘들어 참 민감한 편인데.

          옛 고전의 관용구 마냥
          [마땅히 경계할 일이다]

Posted by 荊軻
,
밤을 대충 새고 (직장 동료는 아예 꼴딱 새고)
아침에 대충 뉴스를 끄적이다 보게 된 기사.

[대중문화에 스며든 loser문화]

대충 읽었다.
88만원세대 어쩌구 하는 사회정서와 젊은이들의 loser의식을 예술로 승화 어쩌구...

실례로 든 것이 [장기하와 얼굴들], [달빛요정 역전만루홈런]

-.-;;;;

대체 loser의 정의가 뭔데.
은행잔고의 많고적음이 loser의 판가름 기준인가.
그리고 이런 식의 자조와 절망을 지닌 노래들이
꼭 현실상에만 충실하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뭘까

사람은 살다 보면 절망을 할 수 밖에 없는 건데.
그리고 희망을 갖던지 더 큰 절망을 하던지 혹은 그 안에서 뭔가 깨닫던지.
거기서 창작이 나오는 걸텐데.

그럼 radiohead의 Creep은 뭐가 되는걸까?

하긴....경제지에 나온 문화기사라는 것에 너무 예민할 필요는 없겠다.

배금주의자의 시대. 말 그대로 황금시대 아닌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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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소사

작은 방 한담 2009. 4. 7. 21:40
1.
Ebisu맥주를 팔고 있던 몇 안되는 편의점 중 하나에서 드디어 Ebisu맥주가 사라졌다.

"더 이상 에비스맥주는 안 파시나요?"

"진열되어 있는게 단데요?"

진열되어 있는 게 단지 누가 모르나.
...아저씨, 에비수 지난 달까지만 해도 있었잖아.
이러이러해서 안 들어옵니다 라는 말을 기대했던건데...

하여간 그냥 집에 왔다. 에비스대신 그 자리엔 [오가든]이 들어와 있더라.

2.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아래에서 기척이 들리길래 그냥 잡아둔채로 사람을 기다렸다.
단아하게 생긴 아주머니가 나를 보더니
"어머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하면서 타는 것이다.

그냥 고개만 끄덕하면 다행이고
생까는게 덕목이 되어버린 우리 단지에도
저런 분이 살고 계셨구낭.
얼굴도 참 고우시네.

그러더니 3층에 내려 4층으로 올라가셨고
가시면서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라고 인사까지 하면서 내리는 것이다.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겠기에 나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려 했는데

5시간 넘게 운전대를 잡고
한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난 뒤 말을 한 마디도 안 했더니
목이 잠겨있었다는 걸 몰랐다.
갑자기 카스트라토의 목소리가 나오는게 아닌가.

"에에헤~ㅅ"

아줌마는 갑자기 4층으로 뛰어올라가버렸다.

ㅠ.ㅠ 그게 아니예요.

3.
노대통령이 돈 받았다네.

도덕성이 무기가 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똥통에 같이 들어가서 뭘 어쩌겠다고.

아마 죽을 때까지 뜯기며 돌아가실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듯 하다.

가진자는 아무리 더러워도 똥밭에서 구르는 걸 자랑으로 삼되
선비는 갓끈을 고쳐쓰면 그 날로 개죽음을 당하는 곳이다.
하물며 정치판에 이전투구하는 자에게 청렴을 기대하랴?

원래는 기대하는 것이 정상이나
우리는 정상이 아니다.
이미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외눈박이 원숭이들의 나라였다.

진실로 내 스스로에게 이르되
이민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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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림

작은 방 한담 2009. 4. 6. 17:33

1.
왜 기타히어로 메탈리카가 안 오는 걸까

다시 콘솔을 밤에 잡기 시작했는데
그러고보니 Fallout3를 손대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
그러나 실생활에 무리를 줄 것 같다는 판단하에
다시 보류.

생황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도락을 찾는 다는 것은 그것도 어려운 일.

남는 것은 독서뿐인데

혼자 밤새도록 공부하다가 처녀귀신이 찾아왔다는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이야기를 보면
독서도 오래하다보면 환각증세가 일어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실 책 보면서 밤 새본 적은 고3때도 없었음...-.-;;;)

결국
봄이 와도
달라질 것은 별반 없더라는 이야기.

이번 주 일요일은
일찌감치 교회를 갔다가
혼자 드라이브나 다녀와야겠다.
춘광이 너무나도 아쉽다.

사람은 혼자일수록 햇빛을 받아야 한다.

조만간 일 마치면 나도 훌쩍 떠 봐야지.
Posted by 荊軻
,
 
사람에게 어떤 것도 정해지지 않는다는 건 행복일지도, 혹은 불행일지도 모릅니다.

등룡문이라고 이름붙여진 중극의 그 깎아지른 계곡을
넘어가는 잉어가 과연 몇 마리나 되었을까요?

그들은 용이 되긴 했을까요?
아마 대부분은 둥둥 떠내려가 강마을 사람들의 [용봉탕]이 되었을겝니다만.

하지만
뭔가 있기는 하겠죠.

삶을 지탱하는 것은
늘 앞을 가로막고 있는 어떤 장애물과
그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죠.

나이를 먹어도 변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p.s) 날씨는 참 좋군요
Posted by 荊軻
,

잡설

작은 방 한담 2009. 4. 4. 14:13
1.
아마 내일도 나와서 일을 해야 할 것 같고, 저녁에는 본가에 들어갈 것 같은데...
쳇바퀴 돌듯 하지만서도 왠지 그냥 그러려니 한다는 게 더 큰 문제 아닐까.

정말 [별일 없이 산다]

2.
죽은 교회아이.
내리막에서 사이드 풀린 트럭이 덮쳤다는데
그 와중에 중학생 두명을 밀쳐내고 대신 죽었다더라.

늦었더라도
정말 가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네가 선배구나.

조만간 보겠거니 하고.


3.
오늘 지나고 내일 지나면 다시 월요일이로구나
추운 방 안에서
녹음방초 여름 지나 황국단풍 가을을 생각하노라

그러고보니 내일도 오늘과 진배 없네그려
Posted by 荊軻
,
월급장이가 최고인 듯...

하지만
자유와 돈을 맞바꿨으니
난 남에게 뭐라 할 자격 없음~

헐헐헐

남은 인생의 숙원은 로또밖에 없는건강
Posted by 荊軻
,
며칠동안
침실 문고리에 검은 넥타이를 매 두고 있었습니다.
무슨 쓸데없는 장식이 아니라
무심결에 걸어 둔 것이었지만
왠지 마음이 꺼림하여 그냥 놔 둔 것이었는데

오늘 후배 한 명이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

여자앱니다.

개인적으로는
10년 전 즈음
제가 교회 청2부 조장을 맡으면서
맨 처음 신입조에서 들어왔던,
그 녀석에겐 제가 첫 조장이었습니다.

공친 날이라고 혼자 집에서 피아노를 치다가
소식을 전해 듣고
문고리에 매인 넥타이를 주섬주섬 목에 걸었습니다.

아마
오늘 친구와 만났더라면
늦게까지 술 몇 잔을 하느라
내일 수원으로 발인을 떠나는 그 녀석을 볼 수 없었겠지요.

오늘 일이 예정대로 떨어졌더라면
아마 피곤에 지쳐서 소식을 듣기도 전에
집에서 자고 있었거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을 겝니다.

운명이라는 것을 믿지는 않으나
사람에게는 범사에 정한 때라는 게 있는 모양입니다.
왜 저보다 어린 녀석이 먼저 갔는지는
신께 여쭤볼 문제입니다만

오늘 하루가 갑자기
텅 빈 공간에서
순식간에 정신을 압박할 정도로 조여들어옵니다.

어쩌면 지금 제가 이렇게
타자를 치는 순간에도 무언가가 내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겠지요.
그저 때가 올 때 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모사재인이요 성사재천이라
 제갈공명이 말했습니다만
그냥 자신의 한풀이로 말한 것이 아님이
오늘 야심한 밤에 느껴집니다그려.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 시킬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 할 때가 있으며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
일하는 자가 그 수고로 말미암아 무슨 이익이 있으랴 

Posted by 荊軻
,
언젠가부터 모르게
우리 집에 88키 야마하 키보드가 하나 들어와 있다.
한 10년은 되지않았나 싶다.

88키인지라
모든 노래를 다 치지도 못할 뿐더러
피아노 연주를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먼지받이로 쓰고 있는 놈이다.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긴 하지만
연주하는 걸 싫어한다고 해야 할텐데
(연주라고 하니까 무지하게 거창하구나. 그냥 친다고 해야지)

이유인즉슨,
[아무리 오랫동안 해 봐도 재능이 없음]을
우리 모친께서 6-7년이 넘은 뒤에야 인정을 하셨기 때문이다.
어머니야 금전적인 본전생각이 뼈에 사무쳤겠지만
바꿔서

그동안 내 고생이 얼마나 하늘에 닿았겠는가.
지금 샌드백을 치는 주먹으로
모차르트를 쳤다고 생각해 보라.
아,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ㅠ.ㅠ

(이거 점점 뭔가 쓸수록 내 브루주아적인 삶의 궤적이 드러나는 것이
영 못마땅하지만 어쩌랴. 지금 나는 신불자 직전이니 뭐...-.-;;;
그래, 예전엔 빵대신 케잌을 먹었어요! 내 목을 자르라고!)

...근데 뭘 쓰다가 이런 이야기로 넘어왔지?


어쨌건,
그 키보드가 아직까지 내 집에 있단 말이지.

오늘 이것저것 자료를 뒤지다가 이상한 PDF화일을 하나 받았는데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더라는 것.
라벨의 노래구나.
이 노래 혼자 있을 때 연주하면 왠지 알딸딸하고 멜랑콜리하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충동적으로 들었다.

그래서 프린트 하고 뽑아서 키보드에 걸어두고
정말 백만년만에 건반 앞에 앉았는데
낮은음자리표 음계에서 줄 세개 더 내려간게 뭐던가....

하여간 그냥 오른손으로만 한 30분 쳐 봤는데
맞는 음으로 주 소절 연주한 게 한번인가 그렇다.

....역시 내 유년기의 7년은 산산히 하늘에 날아간 것이었구나 ㅠ.ㅠ
하지만 낮은음자리표라는 걸 아는 게 어디냔 말이지.
샾하고 플랫을 30년이 지나도록 구분할 줄 안다.
음.
역시 어릴때 이것저것 해 봐야 해.

하루에 한 30분 정도만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를 연습해 볼까
생각중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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