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해당되는 글 218건

  1. 2009.05.06 벌써 수요일이네 8
  2. 2009.05.05 무엇이 맞는 것일까 4
  3. 2009.04.26 뜬금없는 일요일 저녁 9
  4. 2009.04.24 그래도 남는 것은 붕우(朋友)뿐이라 2
  5. 2009.04.24 Lotto 4
  6. 2009.04.23 목요일에 대한 잡상 11
  7. 2009.04.23 4/23 6
  8. 2009.04.22 잡담 6
  9. 2009.04.21 기억 8
  10. 2009.04.18 낮잠 2
어라랏 하는 새 일주일의 반이 가 버렸다.

이것저것 점검할 것도 많아지고
아마 내일부터 주말까지는 이틀 논 만큼의 하중이
더해지지 않을까 싶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시계뿐 아니라 민간인 시계도
흘러만 간다.

[시간은 나의 편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이라면
조금씩 무언가를 모으고 있어야 한다는 걸 느끼는 요즘.

그런데
나라는 인간은
뭔가 Trigger button이 있어야
마구마구  움직인다는 것이 문제다.

요즘은 버튼이 어디 달려있는지 확인하는 중이랄까.

바쁠수록 정신차려야지.
솔로타령 그만하고...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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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하루하루를 사는게
화살이 시위에 매겨져 당김질을 당하는 기분인데

이 와중에 무엇이 우선인지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선택한다.

개중에는 정확한 판단이었던 경우도 있고
대부분은 불확실 속에서 옳다 믿는 쪽으로 선택한 경우이다.

무엇이 맞는지 알 도리가 없다.
시간이 가고 내가 죽는다 해도
그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실상,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조차
무의미한 내용이다.

아마 내 삶에서 누군가가 궤적을 발견해서
추적해 본다면
내 판단에 대해서 일정한 패턴이 있을 것이라 말해줄지도 모르지만
시계바늘에 목매달고 살아가는 현재의 나는
그것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다.

단 하나 불문율로 삼고 있는 것은
감정이 고조되었을 때 어떤 선택도 하지 말 것을
스스로에게 훈계시키고 있지만
그것 또한 옳은지 그른지 지금은 알 수 없다.

백 번 중 아흔아홉 번의 실수를 피해갈 수 있을 지 모르지만
한 번 남아있을 천우신조의 기회를 그로 인해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이득일까 손해일까?

며칠 전 심심풀이로 봤던 인터넷 사주에
이런 게 적혀있더라

[당신은 사주가 맞지 않는다. 전체적인 사주의 유형대로 살 수 없는 사주이고
 그 때 그 때의 천운에 의해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뭐 이런 엿같은 사주가 다 있어?
라고 생각했다가
[사주가 맞지 않는 사주]라는 사주도 안 맞으면 어쩔 것인가?
라는 거울속의 거울을 보는 것 같은 물음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무엇이 삶에서 가장 옳은 것일까?
[가장]이라는 말은 제하더라도
어떤 것이 맞는 삶일까?

어쩌면 맞는다는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일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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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갑자기 단 게 먹고 싶다는 생각에
동네 파XXX뜨에 가서
초코케잌을 하나 사 와서 혼자 먹다가
혈당이 갑자기 올라오자

...아 갑자기 허탈해지는 기분. -.-

차라리 소세지나 몇 개 맥주와 함께 구워먹을 것을...
1/4밖에 못 먹었는데
이 큰 걸 이제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가지고 고민 중이다.

혼자 살면 진짜 이게 안 좋단 말이야.


2.
냉장고 청소를 한 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저것 꺼내 버리다보니
정말 희한한 물건들이 많이도 있더라.

가장 이상했던 건
어떤 유리병 안에 들어 있던
Slime 이었는데...(우욱)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대체 무엇이었는지 알 수가 없음.

이 냉장고의 원 주인이었던
의사선생께서
깊숙한 곳에 감추어 놓았던 무엇일지도...
의사 전공이 대체 뭐였을까?

하수도에 대충 흘려보내고 건더기는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버렸는데
한달 쯤 뒤에
한강에서 뭐가 튀어나와 여학생을 납치할지도 모르겠다.


3.
Cellofan의 딸 세린이를 아침에 봤는데

뭔가 알아보는 듯 하면서도 말은 영 안 거는 것이
 
아직까지 서먹한 듯.

어제 이후로

애들을 보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마구 떠다니는데
별반 유쾌하지만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스스로 하늘에 대고 묻는달까.

이번 주는 술을 좀 마실 것 같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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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생각나서 걸었다."

"그래 잘했다."

으레 시작되는 단어입니다.
고등학교1학년 때니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 친구.

이젠 한 아이의 아버지입니다.

맨 처음 만났던 때는 아직까지 생생합니다.
고등학교 입학하던 첫 날 사귄 친구기 때문이죠.

제가 32번이었고 그 친구는 31번이었습니다.
제 앞자리에 앉아있었죠.

"31번"
"응?"
"나 32번이다."
"응, 그래."

그 친구 성격이 좋아보였습니다.

"야, 31번."
"왜?"
"우리 친구하자."
"그러자."

그걸로 친구가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상당히 고풍스러운 방법입니다.
서서히 친해지기 시작해서 관계가 발전하는 게 보통인데
아예 처음부터 [우리 지금부터 벗으로 지내는게 어떻소?]라고 한 놈이 말을 던지면
[그거 좋소이다]라고 추임새를 넣는 것이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친구가 된 지 20년입니다.
그것도 끈끈하게 이어져서
지금까지 지내오는 걸 보면
확실히 사람의 우정이나 사귐은 때와 시가 분명히 있는 모양입니다.

따져보건데
절친한 이들을 만나 시기를 살펴보면 모두가 30 전입니다.
그것도 대학에서 만난 친구는 하나도 없고
대부분은 교회 아니면 고등학교 시절입니다.
그나마 가장 최근에 만난 벗이랄 녀석은 사회 초년병시절 같이 개고생한
직장동료 하나로군요.

확실히 나이를 먹으면
사람이 마음을 보여주기가 서로서로 곤란해지는 걸까요?

개인적으로는
나 스스로가 타인에게 보이는 모습이
신뢰를 막아버린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불안은 커져가고, 직장에서 말하는 습관대로 사람들을 대하고
이익관계에 쫒겨다니다 보면 계산하는 것이 눈에 보이고, 저 사람도 그러지 않을까 싶은
두려움과 의심, 초조함 같은게 은연중에 나오는 것일테죠.
결국은, 스스로가 만든 장벽에 의해 고독해지는게 인생사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20대 때는 그런 게 없었겠지요.
사회라는 걸 아직 모르고, 삶의 팍팍함이라는 것과 가증스러움을 모르는 때였으니
얼굴에 가면을 쓰고 다닐 일이 없었을 테니까요.

각설하고,
그 친구랑 한 번 전화를 잡았다가
결국 15분이 넘어서야 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회사 기밀사항까지 말해버릴 판국인지라 얼른 화제를 돌려버렸죠.
나이를 먹어도
할 말은 산더미 같더군요.
생각해 보면 그냥 지나가는 한담이었습니다만
사람하고 말하는게 참 그리웠나 봅니다.



"너 아직도 회사 좀 어렵지?
 우리 마케팅 이사나 한 번 소개시켜 줄까? 그 양반이 좀 곤란한 처지긴 한데 우리 동문이라..."

"....그건 나중에 하자. 그냥 밥이나 먹자."

다음 주에 밥이나 먹으러 오라는 약속까지 해 놓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그녀석 마지막 말에
저는 좀 목이 메었던 것 같습니다.

아주 잘못 살지는 않은 듯하고
그래도 뭐 하나 좋은 건 내가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한
금요일 저녁입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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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tto

투덜투덜 2009. 4. 24. 15:23

login님이 말한 것도 있긴 하지만
이제 평범한 직장인, 서민들에게 남은 유일한 꿈은
장원급제가 아닌 로또일 것이다.

나와 똑같은
가진 것 없는 인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보태어
한 사람을 부자로 만들어주는 시스템.
(부자가 이런 짓을 하고 있겠어?)

내가 보태준 돈으로 타인이 부자가 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좋은 일이고
어떻게 보면 성질나는 일이지만

그것 외에는 답이 없다면야.

그러고 보면
연대를 이뤄서 재화를 뭉친다면
부족함은 없어도 풍족하게 살 수 있다는 공산주의적 사상도 좀 일리는 있다.
Lotto는 참으로 공산주의적이면서도 자본주의의 막장같은 시스템 아닌가.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겠지.
최소한 가지고 있는 고민의 70%는 없어질테고

심할 경우는 사랑까지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랄까.
없이도 행복하다면 없는게 최선이겠지.

그냥 사내 혼자 사는 지저분한 집 하나 치워 줄
현명한 가정부 하나 정도 둘 여력만 있다면야.


...그렇다는 거다 그냥.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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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항상 뭔가 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은 어떤 일이 자기 앞에 다가설 지 모른다는 것에
항상 공포를 갖는다.

人無百歲人(인무백세인)이나 枉作千年計(왕작천년계)니라
백살을 사는 사람은 없으나 천년의 일을 걱정하는게 인간이라.


2.

내일 밤부터 폭우예상
조용히 개인적인 피정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계획부터 틀어져버렸다.
평상심시도라.
그냥 밥 먹고 일하는데서 도를 닦아야 하려나.

勸君凡事(권군범사)를 莫怨天(막원천)하라 

天意於人(천의어인)에 無厚薄(무후박)이니라
권하노니, 범사에 하늘을 원망치 말라.
하늘의 뜻은 사람에게 본시 후하고 박함이 없느니라.


3.
나 스스로에게 일러 교훈으로 삼을 말

人至擦則無徒(인지찰즉무도)라.
사람이 너무나도 살피게 되면 따르는 이가 없는 법이라.

거리가 멀어야 말(馬)의 힘을 알고
시간이 지나야 사람됨을 알게 되는 법이다.

스스로에게 혹독한 만큼 사람에게 박하게 대하지 말아야 하는데
어째 자신에게는 너무나도 후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하게 잣대를 들이대고 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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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

작은 방 한담 2009. 4. 23. 10:41
1.
날씨를 몰라 곰돌이처럼 입고 나왔더니 덥네요.

-.-a

2.
편의점에서 환타쉐이커가 퇴출되었습니다.
역시 일본에서 인기몰이한다고 한국에서 다 통하는 건 아닌가봅니다.

3.
소라게 [가츠]는 아주 팔팔하게 돌아다니는군요.
사막에 놔 둬도 살 것 같습니다.

4.
벌써 목요일입니다.
한주한주가 정말 빨리 가는군요.

이러다 곧 여름이 오겠지요.

5.
요즘 가장 즐겨보는 웹툰은
[구로막차오뎅한개피]

볼 때 마다 감탄합니다.

그림을 어떻게 저렇게 그릴 수 있을까요.

아아 세상은 넓단 말이죠.
Posted by 荊軻
,

잡담

투덜투덜 2009. 4. 22. 02:44
1.
일단 잠을 잘 시간을 정해놓고 자는 게 중요하다.
요즘 나도 자는 타이밍을 놓쳐서 자정을 넘긴 다음에 자는 게 태반인데
아무래도 다시 시간표를 착실하게 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정확하게 살려면
사람 만나는 게 어려워진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도시 노마드들을 만나는 일정이라면 더더욱 곤란...

2.
역시 나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에는 너무나도 바른생활 사나이로 살아온 것인가보다.
인간성이 글러먹은 것과 바른생활 사나이로 사는 것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으니.
그렇다고 내가 인간성이 아주 막되먹은 것 같지는 않고.

오히려 상처받은 짐승처럼은 못 살 것 같다.
책임감 없이 살수도 없고.

아주 [대한민국사회 장남]에 규격화된 쓸모라곤 전혀 없는 스테레오 타입같은 성격이 가끔 나오는데
솔직히 미치겠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의 소망이 늘 공존하며 충돌한다.

하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들만 만나면서 살고 싶다는 충동.
또 하나는
아예 내가 모르는 사람들만 만나면서 살고 싶다는 충동.

4,
N극와 S극은 서로 만나지 못하지만
그 가운데 어딘가는 붙어있다.

인생에도 누군가와 어딘가에 모호한 회색지대는 분명 존재한다.

5,
인간사 일상소사를 정치도식화 시키면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하루도 못 살 것 같다.
그런데 그걸 즐기는 사람들도 꽤 있더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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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작은 방 한담 2009. 4. 21. 14:02
"그래 그건 어찌 되었습니까?"

"예?"

"그것 말입니다."

"예, 그럭저럭 했습니다."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8년 전 이야기다.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어쩌다 같이 앉아서 가던 이와
넌지시 장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오늘 뭔가 거래처에 문제가 생겨
궁여지책으로 알던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나온 대화의 한 토막.

그대, 그 신변잡담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었던가.
나는 이미 그 때 당신이 한 말을 잊어버리고 있던 지 오래인데.
그것도 오늘, 이런저런 방황 끝에 1년 전에 시작 된 이야기를 끝낸 오늘
갑자기 통화한 시점 속의 뜬금없는 토픽에 시간의 접점이 맞춰지다니.

세상의 그 누군가는
당신이 아무런 생각없이 던져 준 말을 기억하고
지금까지 곱씹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당신은
당신이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의 머릿속에 닻을 내리고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그저 고마울 뿐이다.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을 뿐 아니라
그 사람이 나를 기억해줄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날은 추워 미칠 지경이지만
봄은 봄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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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수련장 2009. 4. 18. 02:34
불똥이 발끝에 떨어질만큼 화급한 상황이 지나가자
어느 순간인가 갑자기 수면이 쏟아져
멀쩡한 금요일인데도 낮잠을 자 버렸다.

참으로 호강스러운 일이려니와
남들은 꿈도 못 꾸는 일일진대
정작 잠이 들어버린 나는 괴로웠다.
오랫동안 잤다 생각했는데 결국은 10분정도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10분자고 1분깨고 10분자고 1분깨고를 반복하다
저녁을 먹고 지금까지 거리를 헤매다 집에 돌아왔다.

삶에 있어서 사람들은 똑같은 시간을 배분받지는 못해도
한 사람의 삶에 있어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나름대로의 정해진 용도와 분량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낮잠을 많이 자면 저녁 잠을 자지 못하듯.
돈을 벌 수 있는 시간과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인간관계에 대해서 내가 쓸 수 있는 시간도
정해져 있는 것일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정해져 있지 않은데
스스로가 한정지어버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혼자 계획을 세우고 맞추고 정해서
나는 종당에 내가 짠 규격에 날 맞춰버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게 편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그게 옳다고 믿기 때문인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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