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하루하루를 사는게
화살이 시위에 매겨져 당김질을 당하는 기분인데

이 와중에 무엇이 우선인지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선택한다.

개중에는 정확한 판단이었던 경우도 있고
대부분은 불확실 속에서 옳다 믿는 쪽으로 선택한 경우이다.

무엇이 맞는지 알 도리가 없다.
시간이 가고 내가 죽는다 해도
그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실상,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조차
무의미한 내용이다.

아마 내 삶에서 누군가가 궤적을 발견해서
추적해 본다면
내 판단에 대해서 일정한 패턴이 있을 것이라 말해줄지도 모르지만
시계바늘에 목매달고 살아가는 현재의 나는
그것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다.

단 하나 불문율로 삼고 있는 것은
감정이 고조되었을 때 어떤 선택도 하지 말 것을
스스로에게 훈계시키고 있지만
그것 또한 옳은지 그른지 지금은 알 수 없다.

백 번 중 아흔아홉 번의 실수를 피해갈 수 있을 지 모르지만
한 번 남아있을 천우신조의 기회를 그로 인해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이득일까 손해일까?

며칠 전 심심풀이로 봤던 인터넷 사주에
이런 게 적혀있더라

[당신은 사주가 맞지 않는다. 전체적인 사주의 유형대로 살 수 없는 사주이고
 그 때 그 때의 천운에 의해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뭐 이런 엿같은 사주가 다 있어?
라고 생각했다가
[사주가 맞지 않는 사주]라는 사주도 안 맞으면 어쩔 것인가?
라는 거울속의 거울을 보는 것 같은 물음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무엇이 삶에서 가장 옳은 것일까?
[가장]이라는 말은 제하더라도
어떤 것이 맞는 삶일까?

어쩌면 맞는다는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일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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