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해당되는 글 218건

  1. 2009.06.07 자고자고자고자고 4
  2. 2009.06.05 혀 갈라짐 4
  3. 2009.06.04 붉지 않은 식단 12
  4. 2009.06.03 죄인과 유혹자 2
  5. 2009.06.02 채근담 중에서 2
  6. 2009.06.01 한국소설묘사사전 2
  7. 2009.06.01 영원한 편복(蝙蝠)의 삶 4
  8. 2009.05.31 5/31, 5월의 마지막 날 12
  9. 2009.05.31 칼로 물베기라 5
  10. 2009.05.28 VVIP...? 4
참으로 오랫만입니다
자고자고자고자고

그래도 사람은 잘 수 있습니다.
잠이라는 게 마약같아서
잠이 들기 시작하면 하염없이 잘 수 있습니다.
허리가 아프면 다른 쪽으로 돌아누워서 자면되고
자다가 얼굴이 가려우면 세수라도 하고 자면 됩니다.

오늘 무진장 잤습니다.
자다 오후 느즈막히 깼습니다.

깨어서 잠시 앉아있어보니
세상사가 참 별 거 아니더군요.

자는 동안 홍콩까지 가서
칙칙한 구룡반도에서 소면 하나 얻어먹고
거기 은행원 아가씨 번화번호까지 따 오던 길이었습니다.


주륵주륵 오는 스콜까지 맞고
어제 입은 눅눅한 옷까지 고스란히 입은 채 홍콩까지 다녀왔는데
정작 꿈이라니.

대충 씻고 다시 잠들면
다시 나오려나요.
사실은 어제 현실도 외롭진 않았고
꿈도 외롭진 않았네요.

결국 사람은
간극과 간극의 사이에서 오는
감정의 동요를 이겨내지 못하는 동물인가 봅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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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갈라짐

투덜투덜 2009. 6. 5. 10:36
뭐 가끔 있던 일이긴 한데
이번엔 좀 심하당.

쓰린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웹검색을 해 봤더니
길게 세로로 갈라진 것은 위암이고
세로로 짧게 갈라진 것은 심장에 이상이 있고
앞부분이 짧게 갈라진 것은 위장에 이상이 어쩌구...

-.-;;;

이래서
사람이 걱정이 많아지면 병을 얻는다고
아무것도 아닌 일 같은 걸 가지고 계속 생각하다보면
그게 정말 큰 병이 된다니까.

-.-
이비인후과에 가 볼까...
(나름대로 소심함.)

Posted by 荊軻
,
맵고 뜨거운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 개인적 취향덕에
점심시간이면 메뉴가 한정될 수 밖에 없는데
대부분의 식당을 가면
반찬들이 대부분 벌겋기 그지없다는 것은
나를 절망케하는 요인중 하나다.

사실, 우리나라에 고추가 들어온 건
임진왜란 훨씬 전이라는 최근 연구도 있었고
매운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를 쓰고 매운 걸 좋아하는 걸로 봐서
나름대로 국민적 기질로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인데

그럼 난 뭘까?
육류에 채소섭취는 거의 못하는 걸로 봐서 유목민족 출신인가.

각설하고,
그나마 회사 근처에 괜찮은 식당이 하나 있다.
이곳은 김치류보다는 나물류가 많다.
나물이라는 게, 식당에서 많이 사다놓고 조리를 한다고 해도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맛을 내는 것 까지는 바라지도 못하는 형편인데
여긴 맛도 괜찮다.

가만히 살펴보면
반찬들의 색깔이 형형색색이고
오히려 녹색과 노란색이 훨씬 많다.
우리네 들판의 색이랄까.

어딜 가던 김치 한 접시, 깍두기 한 접시로 끝나는 집들이 더 많고
손님들도 바쁜 와중에 가타부타 하지 않는다.
그냥 뱃속을 채우고 나오는 것이다.
뜨거운 국 하나와 쌀밥 하나로 끝난다.

그렇다고 저녁이나 제대로 챙겨먹는 인간이
요즘 대한민국 바닥에 몇이나 되겠는가.
점심의 확장버전 아니겠나.

그저 단촐하니 찾아 먹을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어느새부터인가 우리 입맛도 강요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사람이 건강하려면 게절에 따라 나오는 걸 먹고 사는게
가장 나을지도 모르겠다.

겨울엔?
글세. 겨울엔 뭘 먹고 살까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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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성경에서 사탄이 아담과 하와에게 한 일은
현행법상 아무런 죄가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냥 저 선악과엔 말이지 뭐라뭐라 하는 소문이 있다대"라는 말을 퍼뜨려 놓았을 뿐이고
아담은 그말에 혹해서 자기가 제 발로 걸어가 죄를 지은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서는 사탄에게 저주를 퍼붓는다.

왜?
순수한 악의를 가지고 상대를 조종하려 했기 때문이다.
[오델로]의 이아고가 그러했고, [타이터스 앤드로니쿠스]의 아론이 그러했다.
차도살인, 자신의 손을 빌지 않고 상대방을 해치운다. 그것도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유혹자에 넘어간 죄인은 보통 두가지의 영향을 받는다.
하나는 자신의 충동을 참던 중 누군가가 그 방아쇠를 당겨주어서.
하나는 무언가 더 나은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들어와서.

누가 더 나쁜 놈인가에 대해서 현행법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있고
근거가 마련되지 않는 죄악도 있다.
우리는
이성뿐 아니라 감성으로도 유혹자에게
더 큰 죄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그가 교활하여 절대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면
그를 단죄할 방법 역시 없음을 알고 있다.
성문법으로는 치죄하지 못하는 그의 [분명한 죄악]에 대해서
우리는 분을 떨지만 어쩔 수 없이 무력함을 깨닫는다.
문명인이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야만스러운 선택을 취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손가락 하나 까닥하면 사람이 아래에서 쥐도새도 모르게 죽어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그 시절보다 미디어가 발달되어 있다는 것 외에
유혹자의 마음 씀씀이는 더욱 후안무치해지는 것 같다.

법과 언론이 발달하면, 사회적인 위치가 보장되어 있는 사람들은
겉으로 고상한 모습을 보이고 뒤에서 쓰레기를 뭉개는 행위를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을 이미 온몸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무엇이 일어나는지 뻔히 지켜보는 피해자들은
누가 무엇에 의해서 움직이는지 명확하게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탐정 에르큘 포와로가 등장한 마지막 작품 [커튼]에 보면
황혼의 탐정이 이 범죄자를 잡기 위해 마지막으로 택한 방법은
[사적 집행과 자살]이라는 극단이었다.
이성적인 두뇌파 탐정은 자신의 탈이성만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옳은 방법일까.

아니, [옳은 방법일까?]라고 묻는 내 자신이 옳은 걸까?
세익스피어는
현명하기 그지없는 데우스마키나와 같은 재판관에 의해
유혹자까지도 처벌하도록 만들었지만

우리에게 있는 정의는
눈가린 창녀 외에는 없지 않은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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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중에서

수련장 2009. 6. 2. 22:51

徑路窄處 에 留一步與人行 (경로착처 유일보여인행)이요 

滋味濃的 은 減三分讓人嗜 (자미농적 감삼분양인기)하라.

此是涉世  一極安樂法 (차시섭세 일극안락법)이니라 

좁은 길에서 한쪽으로 비켜 남을 지나가게 하고
맛있는 음식은 삼분을 덜어 남에게 맛보게 하라
이것이 세상사 제일 안락하게 사는 방법중 하나라.

*-------*
쉽지 않다.


2) 방금전 들어온 속보를 보니...현직 대통령과 가장 친한 회장의 영장이 기각되었구나.

棲守道德者는 寂寞一時(서수도덕자 적막일시) 
依阿權勢者는 凄凉萬古(의아권세자 처량만고)

達人觀物外之物(달인관물외지물)

思身後之身(사신후지신) 

寧受一時之寂寞(영수일시지적막)

毋取萬古之凄凉(무취만고지처량)

도덕을 지키는 자 일시적으로 적막하나
권세에 의지하고 아부하는 자는 만고에 처량하다.
통달한 이는 사물 밖의 사물을 보며
몸 뒤의 몸을 생각하는 것이니
차라리 일시적으로 적막할 지언정
만고에 처량한 꼴은 취하지 말라


*------------------*
젊은 이들 말을 듣지 않을 것이면
옛 성현의 말이라도 귀를 세우고 듣도록 해라.
육법전서만 외우면 뭣하냐 사람이 되어야지.


....
아...씨.

나라가 뭐 이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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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 생각없이 만났지만 구입을 결정하면서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전시회 같이 가 준 사람들 고마붜용)

사랑과 성. 여성. 만남. 이별이라...

알긴 알아도 묘사는 쉽지 않고
많은 기라성같은 작가들이 써 놓은 글들이 아무리 주옥같더라도
결국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능력에 의해 나오는 것들이니
아주 도움이 된다거나 도움이 안된다거나 지금 뭐라 말할 수는 없다.

-.- 그런데
[사랑과 성]의 묘사 부분이 제일 길구낭...

[경마장 가는 길]의 하일지부터 [광마일기]의 마광수까지...
어째 문학작품들인데 그런 묘사가 되어 있는 부분만 발췌되어 있다보니
이 나이에 야설읽는 기분이 드네그려. 작가들에 대한 모독성 발언은 아니고
야밤에 혼자 앉아 남녀상열지사가 묘사된 페이지만 줄창 열페이지 이상 보다보니

....-.-
아, 술이나 한 잔 마실까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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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올라온 후배의 글에서도 그랬지만
발달해가는 인간의 삶 속에서
기독교인의 가치체계를 가지고 산다는 것은
영원한 중간자의 삶을 꾸려갈 수 밖에 없음을 절절히 느끼게 된다.

한쪽 발은 인문학과 인간가치중심의 영향권에 넣어두고
한쪽 발은 신의 현현에 대한 기대와 절대자에 대한 복종의 서원에 넣어둔다.

같은 종교를 믿는 자의 패악에 통감하지만
같은 종교를 비방하는 말에 대해서 역시 다르게 가슴아파한다.

절대적인 가치판단의 기준을 가지고 있으나
급변하는 사회의 상대성에 대해 공감한다.

비신자의 비판에 대해서
몰이해와 광신과 합리적 선택과 절대복종의 사이에서
작은 지푸라기 하나에도 갈등한다.

내가 살아온 환경과 이성에 의한 판단에 의해서만
생각하고 움직이면 좋으련만
인간의 범주 밖에 있는 절대적인 선(善)의 기준이라는 것을
믿고 따르게 된다면 또한 그것이 무의미하게 된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믿고 선이라고 따르는 것에 대해서
절대자의 입장에서 선이 아닐 경우는
어떤 것을 따라야 하는가?

어찌보면 나 개인의 신학을 규정짓는 문제에서
가장 커다란 문제점이자 화두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느날 내가 깨달아
즉심즉불이요 비심비불이라 내가 생각하는 것이 곧 신의 섭리라고
느껴질 때 나는 이 모든 것을 초탈할 수 있으련만
사람이 그렇지 못하고 세상이 그렇게 얇지 않은 관계로
늘 고민하고 고민하는데
뭐가 실상인지를 알 수 없는 오성의 한계에 늘 절망한다.

어쩌면 나는 죽는 순간까지
어느 쪽에도 온전하게 의탁하지 못한 채로
모든 곳에서 영원한 회색분자로 살아가야 할 지 모른다는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어렵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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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녁 늦게 혼자 밥먹기가 뭐해서
집에 남은 돈을 주섬주섬 챙겨서
(계산해 보니 5일치 밥값...어흑 내가 미쳤구낭)
아웃백에 스테이크 먹으러 갔다.

사람이 많아서 좌석에 앉을 자리가 없더라
그래서 안내보는 직원에게 이야기했다.

"혼자고요. Bar에 앉아도 되요."

직원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잠시 무전을 교환하고 Bar에 연락을 했다.

"Bar에 외국인 한 분"

?????
외...외국인이라니.

내가 잘못 들었거니 하고 다른 직원을 따라서 들어갔는데
그 직원이 나를 흘끗 보고 고개를 살짝 갸웃더리더니 모기만한 소리로
".....외국인?"


-.-
얼굴 좀 타고 흰 마의에 검은 상하의 입고 갔기로서니
나를 [봄베이 출신 자말]로 봤을리도 만무하고.

혼자 고기 먹으러 오면 외국인인거냐.


2.

오는 길에 음반을 하나 사서 집에 들어왔다.

그래 나는 이방인이다.
free bird나 들어야겠다.

3.
잔인한 5월이 지나가고
격동의 6월이 다가오는구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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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물베기라

수련장 2009. 5. 31. 01:18

부부간의 싸움 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간의 싸움도 비슷한 것이다.

의절할 만큼 심각하게 내가 죄 지은 것도 아니고
어디서 굴러먹다 온 지도 모르겠는
원산지 불분명의 현직 대통령때문에 싸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차피 칠순 나이의 연배에게
사상을 바꾸라고 강요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옳다 하고 맞다하는 것을
부모 말씀에 순종한다고 바꿀 것인가?

둘 다 난망하다.

논어에 보면 효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공자께 자하가 물었다.
무엇이 효(孝)입니까?
공자가 답하길 색난이라하였다.

자왈색난(子曰色難).

[항상 얼굴빛을 온화히 하기가 어렵다.]
[대충 안색을 보고 뜻을 살핀다]는 말이다.
효란 항상 얼굴빛을 밝게 부모님을 대하는 일이라는 말 같은데

나이들면 자식하고 부모하고 싸우는 건 당연지사라고 공자님도 여긴 모양이다.

거 참.
그래서 효도라는 걸 옛 선인들은 군자의 덕목에 넣어 둔 모양이다.
사실 가족간의 갈등이라는 것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몇 있을까?
그것을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부터 인격도야가 시작되는 듯 하다.

어떤 경서를 보던 [효]가 안 빠지는 것이 없으니...


"부모들아 자식을 노엽게 하지 말라"라는 성경구절이 오히려 참신하다는.

p.s 1) 토요일자, 5/30일자 경향신문은
         내가 30년 넘게 본 신문중 거의 최고라고 할 수 있는 1면이었다.
         이건 스크랩 해 놓았다가
         나중에 자식에게 주던가, 자식 없으면 조카에게라도 줘야겠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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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작은 방 한담 2009. 5. 28. 17:32
지난 주 금요일
괴상한 봉투 하나가 저희 집 우편함에 들어왔습니다.

프라다폰2 시연회가 하얏트호텔에서 열리니 참석을 앙망한다는 초정장.

-.-a?

아무나 부르는 모양이구나 하고
시간 되면 가 봐야지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XXX경제지에
프라다폰 시연회는 비밀리에 VVIP를 대상으로 한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VVIP.
Very very important person의 약자겠지요.
신문보고 으잉? 이라는 생각만 했지요.
내가 왜 VVIP야?
LG트윈스 응원한다는 거 말고 LG에 내가 해 주는 것도 없는데...

제수씨가 초청장을 보냈나 하고 감사전화를 했더니 그런 적 없다고 하고
모 회원님께 전화를 했더니 그런 적 없다고 하고...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이OO 에게 갈 초청장이 잘못 왔겟거니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작 오늘 가 봤더니...남정네는 저 밖에 없더군요. ㅠ.ㅠ
이거 뭔가 이상합니다. 뭐가 어떻게 된건지.

p.s)   프라다2는 글쎄용. 개인적인 취향과는 좀 거리가 있더군요.
P.s2) 호텔 스위트 룸을 전세내서 했던데 호텔 스위트룸 정말 좋더군요...흐미....
p.s3)  정작 프라다2보다는 제 앞에서 기기 설명을 해 주던 아가씨가 참한 고양이상이어서
          핸드폰은 안 보고 아가씨 얼굴만 멍하니 쳐다봤더니 서로 머쓱해져서 혼났네용.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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