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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9.06.18 tensio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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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광

투덜투덜 2009. 7. 1. 11:45
예전 고등학교인지 중학교인지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수필집에서 본 것인지

이하윤씨의 [메모광]이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뭔 생각이 났을 때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계속 어딘가 적어두는 것이죠.

전 원래 메모를 안 하는 성격이었습니다.
써 놔도 그 메모가 어디잊는지를 잊어버리는 휘발성 메모리때문에...-.-;;;

그런데 요즘 자려고 누워 있으면
되는대로 이 망상 저 망상을 하고 있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 놓아야 한다는 압박에 못 이겨
작업실로 달려가서 뭔가 끄적거리죠.
끄적거린 걸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런 천하의 악필....

다시
컴퓨터를 켜고 메모에 써 놓은 걸 워드로 정리하고
다시 자러 들어오면
또 다른 생각이 나고
잊어버릴까봐 연필로 아무데나 마구 긁적긁적 써 놨다가
이걸 아침에 어떻게 해독하냐는 생각에
다시 컴퓨터를 켜고 워드질...

그러다가 보통 1-2시 사이에
가수면 상태로 집안을 헤집고 돌아다니다 자는군요.

이하윤선생은 메모를 뇌수의 분실(分室)이라고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자기학대의 한 방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펜글씨 학원이라도 학창시절에 다닐 걸 그랬지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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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주말동안 사람을 옭죄던 우울증은 더위와 함게 사라졌다.
사실, 더워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즐거우면 사라지는 거다.

물론 오늘은 즐겁게 살기에는 육수가 너무나도 흥건한 날이었지만.

일체유심조라. 사람답게 살아야지.

그리고 감사를.

2.
토요일
아무도 없는 본가에 어머니와 달랑 둘이 앉아있다가 이런저런 이야기도중
"꼭 한국 여자일 필요는 없지 않느냐"
는 뜬금없는 말.
내가 변죽을 올리고 저 대사는 어머니가 치신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극중 스토리전개와 상관없는 생뚱맞은 대사였다.
우즈벡관광청이나 베트남통상부의 PPL이었을까?

세상사 똑같은데 국적이 다르다고 사람이 얼마나 다르겠나.

그리고 지금은 내 시계가 천천히 가기 시작하는 중.

3.
날이 더우니
창문이 작은 내 집은 말 그대로 Hot yoga에 다를 바 없다.
푸시업 20번만에 바닥이 미끌거려서....

게다가 코스트코에서 사온
건포토 초콜릿 한 통이 녹아서
한 덩이가 되어버리고 있다.
으악! 이걸 어쩌냐!

에어콘을 켤 시기가 벌써 된 것인가?
[독신자 에어콘 과태료]같은 해괴한 법령이 통과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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眞 - 1111

2009. 6. 26.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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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과 부대끼고 사는 곳에는 늘 갈등이 있는데

가끔은 말이 씨가되고 묘목이 되는 경우도 참 많더라.

이 나라 떠나면 그런 꼴 안 보려나 해도

사람이라는 개체가 원래 그런 습속을 타고 나는지

어딜 가든 좋지않은 이야기 듣는 것은 다반사다.

명심보감에 그러하였다.

相識滿天下(상식만천하)하되 : 서로 아는 이가 세상에 많이 있으되

知心能幾人(지심능기인) : 마음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酒食兄弟 千個有(주식형제천개유)로되 : 밥 먹고 술 같이 하는 이 천 명이 있어도

急難之朋 一個無 (급난지붕 일개무) : 급하고 어려울 때 도와줄 이 없는 법이라

 

不結子花 休要種 (부결자화 휴요종)하고: 열매를 맺지 않는 꽃은 심지 말고

無義之朋 不可交(무의지붕 불가교): 의리 없는 친구는 벗하지 말라


어딜가나 모함하는 이가 끊이질 않고 험담하는 이 끊이질 않는다.

어쩔때는
정말 내 행로와 신상에 위난을 줄만큼 모욕을 당하고 비방을 당하는 일조차 생긴다.
그럴 때 필요한 게 가족이고, 가족이 멀다면 의지할 수 있는 벗이다.

예전부터 인용하던 싯구 중에 루드야드 키플링의 "The Thousandth man"이라는 시가 있었다.

Nine nundred and ninety-nine depend
On what the world sees in you,
But the Thousandth man will stand your friend
With the whole round world agin you.


999명이 세상이 보듯 널 대하여도
마지막 천번째 사람은
모두가 등을 돌려도 네 친구로 남으리

어쩔 때는 그러한 벗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성과, 법과, 논리적인 정황에서 밀린다 하더라도
끝까지 친구라는 이름 하나로 등을 빌려 줄 친구가 있다면
그것으로 그 삶은 무언가 이룬 것이다.
물론, 요즘같은 법치사회에서 저것은
협객지정(俠客之情)이다.

그래도 가끔은
그런게 그리워 지지 않는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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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잠을 자러 집에 들어오는 동안
혼자입니다.

꼭 인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외로운 존재라는 말을 쓰지 않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회사에서 만나는 동료, 그리고 회사나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에 의해 파생되는 여러가지 갈래의 관계가 있습니다만
사람은 늘 고독합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달래기 위해 많은 걸 합니다.
게임을 하기도 하고, 글을 쓰기도 하죠.
아니면 자신과 비슷한 공감의 개인들을 만나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메신저, 네이트온, 트위터. 기타 비슷한 온라인 상의 확인 프로그램들을 통해
우리는 내 말을 개인적으로 들어주는 사람들을 원하지요.

가정해봅니다.
에드몽 당테스처럼 아무도 없는 토굴감옥 속에서 평생을 지내게 된다면
우리에게 있어서 삶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간수가 삼시세끼 던져주는 밥그릇
혹은
어디선가 저 멀리 음성으로 전달되는 옆 방 동료의 소리일 것입니다.

실상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음성은 공기로 비산되어 사라지는 것처럼
온라인의 텍스트도 수많은 스레드에 밀려 다시 조회하기 힘들게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 순간순간
우리는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일까요?

언제나 사람은 고독했지만
현 시대는 사람을 스스로 고독해지도록 만들죠.
 
예,
말그대로
누구나 외로와지는 시대가 되었나봅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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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투덜투덜 2009. 6. 23. 16:16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졌습니다.

출처: http://tebe-interesno.livejournal.com/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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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imes

수련장 2009. 6. 23. 01:52
가끔
세상의 나를 둘러 싼 모든 것들이 급격하게 회전해서
하나의 소용돌이를 이루면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뭔가 특별한 결말이 나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 어떤 특별한 삶의 전환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단지 그런 느낌이 올 때가 있는 것이다.

권투도장 관장이 누누히 이야기하던 게 생각난다.
샌드백을 칠 때
샌드백을 치는 게 아니라
샌드백 너머를 치는 기분으로 주먹을 내뻗으라고.

차안의 세계를 넘어서
피안의 세계를 넘나드는 고찰인가.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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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s generation.

투덜투덜 2009. 6. 18. 14:39
석유파동 한 가운데에서 태어나
박정희 죽을 때는 아무것도 몰랐고
전두환 노태우 어쩌구들이 돌아다니다가
정작 철들만한 것은 김영삼시절부터.

선배들의 가열참도 그다지 많이 접해보지 않았고
부모들의 팍팍함도 많이 느껴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세대간의 물질적인 축복을 받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IMF의 저주만 만빵으로 받았으면서도
지금의 20대만큼 현실에 집착하지도 못하는
"어딘가 무지개 뒤에 보물이 있다"는 소문만 들은 세대.

앞으로도 어디가 어떨지.

하긴 60년대 생들은 뭐가 올지 알겠나
우리 부모 세대는 뭐가 올지 알겠나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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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sion

작은 방 한담 2009. 6. 18. 14:18
원래 낙하산이건 정식 발령이건
못 보던 인간이 나타나서
기존 질서를 장악하려 하면
당연히 충돌이 나기 마련이다.

방법이 옳고 그름을 떠나
일단 뭔가 숟가락 하나 던져놓는 기분이 들면
인간적으로 비위가 상하기 마련.

어느 사회에나 있는 일.

하지만 내 입장이라는 것은
전적으로 내가 결정하는 문제라는 거다.

그 사람이 옳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그쪽을 지지하는 거고
지금까지 손발 맞춰오고 감정도 통하는 우리편이 맞으면
계속 눌러 앉아 씹어주면 그만인데

세상 일이라는 게 이런 것이 발현되고 확장되서
결국 정치라는 것이 되는 거 아니겠는가.

사람은 이성적으로 살아야 하지만
늘 이성적으로 살기는 힘든거다.

[하지만]

늘 우리에게는 [하지만]이라는 단서가 붙는 것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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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심

투덜투덜 2009. 6. 17. 21:15
[결혼 못하는 남자]인지 [결혼하지않는 남자]인지에서 보면
아베 히로신지 지진흰지가
혼자 고기 궈 먹으면서 룰루랄라 하는 포즈 잡는 게 나오는데

나도 보통 혼자 고기 궈 먹는다.
오늘은 그것도 꽃등심 구어먹었다.

물론 영화에서 처럼 고상한 포즈 잡으면서 앞치마 두르고 그 짓은 못한다
파블로프의 개 처럼 고기 구어지는 냄새가 나면 침이 질질 흐르는데
언제 그런 포즈를 잡고 있나. 그냥 구어지는 대로 가져다 먹는거지...

[이게 빠다가 아니라니 놀랍구만]이라는 유사버터를 살짝 넣고

(어떤 놈의 작명센스지...? 최고!)

첼로팬이 한달 전 쯤에 준 포도주까지 까 드시고
나름대로 구색갖춘 식사를 하고 나니...

느는 건 설거지뿐.


혼자 살면서 다짐한 게 몇 가지 있다.

1. 혼자 산다고 돼지처럼 살지 않는다.
2. 혼자 산다고 거지처럼 살지 않는다.
3, 혼자 산다고 비루먹은 개처럼 굶지 않는다

였는데
나름대로는 아직까지 선방중인 것 같다.
식사시간에 쓰이는 시간을 아까워 하는 정도랄까.

문제는
아침엔 감자까지 깎아서 갈아먹고
저녁엔 고기 구어먹을 정도면


...혼자 살아도 아무런 생활의 장애가 없다는 것.
외로움 따위는 요즘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자존심 팔아가며 연애하기도싫고.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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