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에 해당되는 글 155건

  1. 2010.09.30 대충대충끄적끄적 4
  2. 2010.09.25 부질없는 인간에의 기대
  3. 2010.09.24 4
  4. 2010.09.21 한가위 전야 잡설 4
  5. 2010.09.10 불신시대 4
  6. 2010.09.08 드라마가 사람들을 버린다 8
  7. 2010.09.08 편치 않은 만남 4
  8. 2010.09.07 과일 4
  9. 2010.09.04 등불을 향해 끌려가는 삶 4
  10. 2010.09.02 9월 초 어느날 밤 7
길게 하나 쓸 때 장고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몇 개나 썻으니 다 날림공사에 다름없는데
시간이 없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자위하면서도 참 맘에 안 든다
대충 어설프게 지어놓고 땜방할 생각을 하고 있으니 나도 참 몹쓸 놈이다. 세상을 이렇게 살아선 안되는데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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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층이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온 고래로부터의 가장 큰 이유는
[지들끼리 욕심 다 채우고 남들에게는 한 점 주는 걸 인색해 해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층이 깨지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싫어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고 증오가 하늘을 찌르며, 악법도 법으로 만다는 그들의 전횡이 깨지지 않는 이유는
무얼까. 그건 사람이라는 동물이 가지는 천부적인 특성 때문이다.
[욕망의 이해관계는 어떤 것보다 공고하다]는 만고의진리, 누구나 아는 진리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욕망덩이다. 그리고 욕망에 굴복할수 밖에 없다. 기독교적 시선이 기분나빠도 이건 내가 봤을 때
진리다. 사람은 죄에 가까울 수 밖에 없다. 욕망이 본능이라고 한다쳐도 애시당초 인간은 공동체의 선을 위해
자신의 것을 희생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지 않은 군집생물이다. 그래서 이익의 정상에 서 있는 인간은
다른 인간을 위해 자신의 자리를 내어놓지 않는다. 착취하므로 살 수 있고 정복함으로 행복하니까.

모든 것은 차가운 머리와 올바른 정치적 판단으로 해결가능하다고 믿는 [이성적 이데아론]은
비단 어제 오늘 있어왔던 것이아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시절부터 술처먹고 이바구까던 논제다.
하지만 그것이 비단 철학자로써의 담론 --> 대학생들의 담론(이젠 멸종이라고 봐야지) ---> 재야인사들의 
담론으로 이어진다 해도 일반 대중에게 파괴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 뿐이다.

[우리라고 어디 금테 둘렀나?]라는 문제다.


막말로, 
1)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에 비오는 날 절세미녀가 박스에 담긴 채 오돌오돌 떨고 있거나
2)  수십억짜리 차명계좌를 네게 맡깁니다. 하면서 통장과 비밀번호를 준다면

나는 1,2번에 대해서 어느 정도로 거리를 두면서 살 것인가에 대해 스스로 궁금해한다. 지금이야 가까이 안하겠지만 사람이라는 것은 시간 앞에 욕망의 날을 점점 세우는 동물 아닌가. 언제고 분명히 사단이 날 것이다. 라는 것이 나와
나를 아는 모든 이들의 결론일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이들은 멀쩡할까? 글쎄.

[도덕적 청정함과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것은 사상누각처럼 불안한 요소이다.
욕망의 반대편에 있다고 공고하고 깰 수 없는 이상향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그 반대로 부실하기 그지 없는 것이다. 안 그런가? 만약 도덕적으로 살고 정치적으로 올바로 사는게 쉽고 강력하다면 왜 멀쩡한 엘리트들이 자기 손에 똥물을 묻혀가면서 저따위로 살고 있겠나 말이지. [투입분의 산출량도 못 맞추는 허접스러운 효율성]을 보이는게 인간들의 도덕성과 정치적 올바름이란 거다. 게다가, 얼굴에는 분칠해두고 뒷구멍으로 똥싸대는 놈이 한 둘인가 말이다. 당장 봐도 작은 커뮤니티에서도 입으로 똥싸는 놈, 손으로 똥문지르는 놈, 남에게 점잖게 말하면서 지 똥 남에게 처먹일 궁리하는 놈등등 아기자기하게 단테의 지옥편을 연출하고 있는 상황인데.

하지만 그런 것을 떠나 저 푸른 하늘을 보면서 
"인간의 욕망은 지성을 유린할 수 밖에 없는 숙명적 우위에 서 있는가"
따위의 중2병스러운 독백을 혼자 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푹푹 터져나오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이런 이야기를 너무 필터없이 생생하게 보여주는 R등급 영화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른이건, 정치인이건, 일반인이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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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2010. 9. 24. 19:01
새벽에 얼핏 잠들었다 꿈을 꾸었는데
부모님이 정갈하니 등산복을 입고 벤치에 앉아계셨다.

어디 가세요 그랬더니
신을 새로 사서 저 산이나 다녀올까 한다
하고 내 뒤를 가리키는데
하얗게 눈이 낀 고봉이 하나 보이는거 아닌가

눈이 왔으니 봄이 된 다음에나 올라가소
그렇게 말하고 꿈을 깼는데

꿈에서 깨자마자 정신이 번쩍나는 것이다.
3대째 교회 다니고, 점이나 궁합이나 타로 같은 건
나 좋은거 빼고는 믿지 않는 성격이지만
갑자기 머리가 싸해지는 거다.

사람이 이성을 갖춘 동물이라지만
아무리 그래봤자 축생보다 이성을 갖췄다는 것이지 절대적인 이성의 집합체는 아니지 않은가.
하루종일 기분이 꿀꿀해서 결국 점심먹고 전화를 했다

H: 엄니 뭐해요
M: 집에 있는데
H: 집 밖에 나갈 일 없죠
M: 없는데
H: 나가지 마요
M : 음?

내가 꿈을 꿨는데 어저고 하긴 뭐하고 그냥 어버버버 이상한 소리 하고 전화를 끊었다만


이젠 이런게 신경이 쓰인다.

시간은 붙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부쩍 드는 요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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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며칠동안 쉬지를 못했습니다. 머리를 괴롭히는 스스로 만든 과제물도 있고, 이것저것 바쁘기도 했습니다. 역시 스스로 만들어낸 스케줄에 의해 그렇게 된 것이죠. 주말이 피크였습니다. 지인의 집들이 가기전 밀린 청소를 하고 집들이를 갔다가 다음날 일요일에는 새벽부터 말안듣는 교회 고등부 애들 (하긴 나도 그때 말 안들었으니 그렇다치고) 교과공부 준비한다고 설치고 예배본 뒤에 토막잠을 자다가 배가고파 집에가겠다는 후배 불러서 저녁먹으러 나가고, 오랫만에 보는 친구하고 밤에 한 잔을 하고 돌아오는...말 그대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았습니다.

그랬더니 월요일 아침부터 양 쪽 코에서 분수처럼 콧물이 줄줄~ 병원에 갔더니 알러지성 비염이랍니다.
털투성이 꼬마 둘과 같이 사니 어차피 어느 정도 위험인자를 감수하고 있엇습니다만
이렇게 대책없이 텍사스 유전처럼 쏟아지는 건 처음 당해봤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좀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제대로 돌아오려면 조금 시일이 걸릴 듯 싶습니다. 일단은 쉬는게 먼저겠지요.

몸의 면역체계가 맛이 가는 것은 여러 문제가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쉬지 못하는 것과 스트레스일 것입니다. 
추석때는 대충대충 얼기설기 방만하게 있어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는 무척 타이트하고 바람직한 삶을 산 것처럼 이야기하는군요)

2.
비염의 가장 큰 문제는 냥냥이 두 마리가 아니라 제 지저분한 책상의 먼지같은데 이거 어떻게 할 도리가 없군요
책들이 점점 높이 쌓여만 가고 있습니다.

3.
참으로 오랫만에
프로젝트에 대한 꿈으로 꿈속에서도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깨어나보니 전혀 상관없는 용어들이었습니다만
나름대로 집중은 하고 있는 것 같아서 혼자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4.
오늘부터 명실공히 추석연휴에 돌입이군요. 
멀리 움직이시는 분들 모두 무사무탈하시고
좋은 날을 친척들과 나누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추석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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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시대

투덜투덜 2010. 9. 10. 20:05
슈퍼에서 산 진공포장비엔나소세지가 쉬어있다니!

오랫만에 제대로 양배추국을 끓여먹겠다고
평소엔 넣지도 않던 감자랑 당근까지 넣고 마늘도 갈아서 넣었는데

다 만든 뒤에 소시지를 씹어보니 상해있었다.

이게 말이 되나
대체 뭘 믿고 먹으라는 거냐!

누구 말마따나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음식은
맥도날드와 버거킹인가보다

주문받으면 그 자리에서 즉석조리하고
야채랑 고기도 그날그날 받잖아.
미국만세 미국을 찬양하라 으헝헝

그나저나
냄비 한 그릇을 다 버리게 생겼네...

흐흑


피자라도 남아있으니 그나마 다행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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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인간 혹자가 물었다.

이혼한 담에도 연락하면서 배우자와 지내야 되는거 아니냐고

순간 어이가 가출해버렸다.

이 인간은 본래면목을 깨치고 불성이 몸에 한가득한 득도한 불자인가?
아니면 성령이 불같이 임하여 세상모든 것을 사랑으로 감싸는 진정한 크리스챤인가?
아니면 알라의 정신에 취하며 모든것에 알라의 가르침이 보이는 올바른 무슬림인가?

칠정육욕이 가득한 세상사에 무슨 헛소리 만발하는 소리냔 말이지
세상엔 엔트로피의 법칙이 있으면 엔탈피의 법칙이 있는거고
서로 우애좋게 살다가 개같이 찢어지면 남는건 애증인 것인데
무슨 불알친구냐?

애들을 드라마가 다 버린다니까
그게 그렇게 흔한 일이면 드라마 소재로 왜 그렇게 많이 차용하겠냔 말이야.

머릿속에 짜증이 만땅으로 차 올라올 무렵 쐐기를 박는 말 한 마디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그렇게 사는 사람 좀 돼"

넌 그렇게 사는 놈 많이 알아서 좋겠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신이 나 있는 것 같아서 그런 말은 하지 않고 그냥 좋게좋게 넘겼다.

"내가 쿨하지 못해서 그런거다."

"맞아. 쿨하지 못하네."

.....

너 나중에 꼭 갈라섰으면 좋겠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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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있지 않은가

연락이 오면
아...하면서 잠시동안 미간이 찡그려지는 사람.

안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보기도 뭣하고.

알아온 시간이 있으니 만나긴 하는데
그렇다고 생산적이거나 내 마음에 평안을 줄리 만무한 사람.

역시나.

만나고 돌아오게 되면
"내가 모질지 못해서 고생이구나"라는 생각을 품게 만드는 사람.


역시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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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작은 방 한담 2010. 9. 7. 00:38
일요일 늦은 오후에 갑자기 뜬금없는 방문객이 찾아왔다.
심심할 때 고양이나 보겠다고 하더니 진짜로 찾아왔다.
그러던 중 빈손으로 오는게 심심했던지 뭔가 한 뭉태기를 가져왔다.
이것이 무엇이오 물었더니 사과를 받으시오 하더라
나한테 뭘 잘못한게 있소 하면서 보니 어디서 서리라도 해왔는지
사과가 한다발이라. 안 그래도 빈한한 집안에 인스턴트로 가득한 냉장고니
채소와 과일은 늘 부족한 터라 기꺼이 받았다.
여차저차하다보니 손님은 이미 사라지고 자취라고는 큼지막한 사과봉투뿐인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것은 독처하는 사람 혼자 먹을만한 양이 아니라.
그렇다고 고양이들에게 사과를 먹이는 호사스러움을 보였다간
사람들에게 몰매를 맞을 성 싶고, 내가 죄다 깎아먹지 않으면 즙을 내어
마셔버릴 요량인데, 그것도 영 곤란할만큼 많다.

혼자 살면서 가장 필요하고, 부족하다 여기면서도 늘 가질 수 없는 것이
채소와 과일이다. 오래 둘 수 없으니 소량을 사야하고, 소량을 사려니 번거롭다.
육류야 사 놓고 냉동고에 때려넣으면 그만이나 과일이나 채소를 
그렇게 할 수가 없지않은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과일이나 채소나 모두
태양과 바람을 직접 받으면서 큰 족속들이라. 바람과 햇빛을 어떻게
오랫동안 손아귀에 넣어둘수 있으리. 쉽게 상하고 빠져나가는 것이 이치에 맞으리라.

내일부터는 아침에 커피대신 사과나 갈아서 쥬스를 해 먹는 웰빙식단이 될 것 같구나
그런데 난 사과는 산성인 음식이라 위가 안 좋은 사람이 먹으면 폭풍이 몰아치기도 하는데...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고
내일 똥은 내일 싸면되고.

얻기 힘든 먹을게 생긴 것이 어찌 감사할 일이 아니냐

사과를 내려주시고 표표히 사라지신 처사님께 감사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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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의 후광에 이끌리고, 그곳에 기대려고 하고, 그와 닮으려고 하고, 그가 속한 그룹의 일원이 되기를 희망한다. 개인적인 욕망의 투사, 그리고 후광효과까지 같이 노리면서.

하지만 개인의 성공은 개인의 성공일 뿐이다.
특정한 비법이나 집단에 의한 성공이 보장된다면 이미 그건 카르텔이거나 그들만의 리그가 보장된 계급사회일 뿐이다. 한 사람의 성공은 나와는 전혀 관계없다. 내가 그 사람과 모든 것이 똑같고, 공부하는 방법이나 노력하는 방법이 똑같고, 하다못해 좋아하는 야동도 똑같고 밥먹는 버릇도 똑같다고 해도 내가 그 사람처럼 성공한다는 법칙은 없다. 나는 그 사람이 아니므로.

보여주는 성공의 길, 성공의 방법?
그게 개인적으로 체화될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스스로의 길은 스스로가 찾아갈 뿐이다. 그것을 잊고 다른 사람의 성공을 보며 "나도 저렇게 해서 같은 길에 오르리라"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림자로 가려진 횃불 속으로 돌진하는 나방의 날갯짓하고 다를 바 없는 노릇이다. 이미 정신차려보면 나는 나를 잃고 오직 할줄 아는 것은 허망한 날개짓뿐일지도 모르는 것을.


Posted by 荊軻
,
가만히 키보드를 치고 있는 도중 창문을 타고 들려오는 규칙적인 증기소리
아련하게 들리는 열차소리같기도한 그 소음은 압력솥 소리.

아 옆집이구나.
자정이 넘은 이 시각에 왜 밥을 할까
아이들 도시락일까
아니면 이 시간에 밥을 먹는걸까

그러고 보니
1시가 넘어 
어쩌면 2시에 가까운 시간에 문을 여는 소리가 종종 들렸다.

그렇구나
누군가
저 집안의 누군가가
야근을 하는구나
그것도 규칙적으로

밥을 먹지 않고 오니
부모가, 혹은 아내가 밥을 하는 게로구나
그래서 내 옆집은 그렇게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았구나
혼자 시끄럽다 궁시렁거린 것은 
그런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로구나

어느 9월 밤
창문을 넘어 들어온 칙칙대는 증기소리
가족들이 모여서 밥 먹는 소리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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