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에 해당되는 글 155건

  1. 2010.12.24 크리스마스 이브 소사 4
  2. 2010.12.12 허탈한 마음 8
  3. 2010.12.06 배우자 & 교회 & 부모님 6
  4. 2010.11.28 2010.11.28 소사
  5. 2010.11.08 2010.11.07 잡설
  6. 2010.11.04 2010.11.4일 잡설 2
  7. 2010.11.03 이성과 소통
  8. 2010.10.21 2010.10.21사는 이야기 4
  9. 2010.10.17 2010.10.17. 소사 6
  10. 2010.10.11 2010.10.10 소사 4
1.
내가 생일을 맞았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남녀가
내 생일을 기념해서 모텔에서 섹스를 하겠다고 하면 그게 미친 짓 아닌가 싶다.

나 닮은 아들 딸이라도 낳고 싶은건가? 어차피 부부사이 아니면 콘돔 쓸 거면서.

오늘은 그리스마스 이브.
모텔을 찾아 추운 겨울밤을 성난(?) 청춘들이 방황하는 거룩한 밤.

벼락이나 맞을지어다. 아멘.


2.
인생의 중요한 갈래길은
생각보다 훨씬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절대로 큼지막한 일들은 인생의 방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가만 보면 인생사에 경홀히 할 것이 없다.

이쯤에서 대충 접어도 되거나 관둬도 되거나 혹은 내멋대로 해도 되겠지 싶은 것들이
나중에 혹독한 부메랑이 되어서 날아오곤 한다.


3.
어서빨리 일주일이 후딱 지나가고 새 해가 왔으면 좋겠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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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한 마음

작은 방 한담 2010. 12. 12. 16:19
1.
면접보러 간다고 아침에 미친듯이 서두르다 첫째 발을 밟아서 골절시켰다.
지금 기브스중이다.
애가 밥도 제대로안 먹고 계속 엉엉 울기만 하고 화장실도 안 가려고 한다.
사실 면접때도 뭔 소리 했는지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

하루종일 낑낑거리는데 맘이 심란하고 뒤숭숭해서 잠이 안 온다.
인생사에 궁합이라는 것이 있는데. 냥이 첫째는 나하고는 안 맞는 것 같다.
날 만난뒤에 고생이 줄줄이 뒤웅박이네.
미안하다.


2.
교회 월보에 격월주로 영화평을 쓰곤 했다.
마땅히 쓸 사람이 없어서 졸필이지만 한 장 채운다는 기분으로 글을 올렸는데
더 이상 그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12월을 맞이하여. 2004년 영화판 [베니스의 상인]에 대해서 글을 올렸다.
샤일록이나 현세의 기독교인이나 돈에 목매는 건 똑같고, 이자받아먹는 기독교은행을 세운다는 크리스챤이 어떻게 샤일록을 욕할 수 있겠냐고 말미에 글을 쓴 것이 있었는데

목사가 그 줄을 지워버리고 월보에 게재했다.

내가 유신정권 아래 사는 것도 아니고
신앙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건만
왜 제 발이 저려서 이러는건가.

뭐, 맘에 안든다면 원고 거절할 수도 있다.
그러면 원고를 싣지 말아야지. 첨삭을 하다니
이건 글쓴 사람에 대한 능멸 아닌가?

하여간 금요일날 면접 보고 나온 뒤에
편집장에게서 전화를 받았는데
다신 내 원고 받을 생각 말라고 정중하게 메일로 답신을 보냈다.

예전부터 교회다니는 인간에 대한 환멸은 도를 넘을 정도였건만
이제는 한 톨 남은 기대조차 시들해져버린다.


3.
과연 겨울이 가면 봄은 오려나.
오랫만에 만난 후배놈은 백수가 되더라도 기죽지 않는 것이 인생의 방책이라던데
그 말이 맞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가끔 예기치 못한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사람 가슴속을 시리게 하는구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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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밥먹다가 갑자기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결혼은 무슨, 우물가에서 숭늉찾는 것도 아니고.
하여간 나이를 먹으면 부모님 비위를 맞춰주는 것 또한 자식의 의무. 이 얘기 저 얘기 하다가 결국 종교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무리 널널하게 산다고 쳐도 우리 집안은 100년 가업 3대가 기독교를 믿고 있고 내 조카까지 합하면 4대째 명실공히 한 세기를 기독교를 집안의 가풍으로 삼고 살아온 가문이다. 나도 아무리 날라리로 산다쳐도 교인인 건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 결국 종교이야기와 결혼할 여자의 종교 이야기가 나왔다.
(참 웃기는 이야기다. 사람도 없는데)

나 : 난 교회 다니는 여자랑 결혼 안 할랍니다.
어머니: 왜
나 : 별로 정이 안 가요. 
어머니: 그래도 교회 다니는 사람이 낫지

가만히 듣고 있던 아버지가 갑자기 툭 던진 한마디

아버지: 사실 교회 다니는 애들이 깍쟁이긴 하지.
나: ?
아버지: 솔직히 나부터가 깍쟁인데 교회다니는 것들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냐. 너희엄마가 특이한 거야. 
           그냥 너 좋은 사람하고 해라
어머니: 그래두 그게 아닌데... (' ')

어머니는 못내 아쉬운 척. 하지만 결국은 아버지의 아내칭찬이니 슬쩍 넘어가셨다.

교회 다니는 사람하고 결혼하라는 것도 고집이고, 꼭 안 다니는 사람하고 하겠다는 것도 고집이다. 그걸 모를까.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 그냥 사람들이 모여 앉아 허탄한 희망을 나누는 것이겠지. 나야 불교도가 오던 천주교도가 오던 무슬림이 오던 상관은 안 하겠지만 설사 기독교인이랑 연분이 맞는다고 해도 별 말은 안 해야겠다. 그게 주님의 뜻이겠지. 아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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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8 소사

작은 방 한담 2010. 11. 28. 23:59
1.
삭풍이 뼈까지 사무치는데
나라는 누란지위에 몰려있고
정치인들은 제대로 일하는 이가 없으며
군기는 땅에 떨어져 있다.

구한말이라니.

2.
영화[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케이블로 보았다.
욕심이 과하니 아무것도 들어있지 못하구나.
원작을 바꾸려면 야멸차게 바꿨어야지.
아예 여자캐릭은 도중에 없애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차승원

감독의 의도는 좋았고 조금이나마 들어오긴 했지만
너무나도 쉽게쉽게 장면이 전환되어
스스로가 가진 정체성을 갉아먹는 캐릭이 되어버리다니.

햄릿이 리차드3세가 되어버린 경우랄까.

그나저나 예나 지금이나
같지 못하는 이상향을 꿈꾸는 것은
조선백성이나 대한민국 국민이나 똑같구나
그리고 그 안에 자신들만의 욕심이 감추어진 것 또한 다르지 않구나

누구 핏줄인데


3.
겨울이로구나
새삼 입을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는구나
옷이라고 있는 것은 군고구마장수 파카뿐인데.

어찌어찌 가다보면 어느날엔가 다시 벗어던질 날이 있지 않겠는가.

그건 그렇고
올해 봄에 낳은 고양이들은 겨울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할까.

너희들은 겨울이 무언지 아느냐.
오늘 하늘에서 내리던 하얀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그걸 하루이틀 보다보면
일년 이년 보다보면
어느새 저 멀리 있던 시간이 코 앞에 턱 하니 다가오는 것을 아느냐

알게 되겠지
좀 늦게.


4.
어저께
오랫만에 결혼한 옛 교회후배와 이야기를 하였는데
참으로 나도 많이 바뀌고 일그러졌음을 느끼는구나.

더불어서
사람의 인연없음보다는
사람의 정 없음이 더 부질없고 환멸스럽다는 것도 깨닫는구나.


5.
사람이 손발을 부지런히 놀려 노력함이
과연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인가 
근원적인 의문.
왜라는 의문.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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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가 온다. 올 때가 되었지.

추워지리라.
혼자 있으면서 춥지 아니한 적 있었던가
둘이 있어도 추운게 인생인데


2.
독전병에 대한 짧은 콩트를 하나 써 볼까 했는데
이미 누군가가 글을 써 놓은 것을 발견하였다.
확실히 소재의 참신함만을 가지고 무언가를 쓴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문체고, 구성능력이고, 언어의 조탁이다.


3.
벌써 11월.
연말이 되니 여기저기서 결혼식이 많아진다.
해가 가기 전에 결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해를 넘긴다]는  말에 사람들의 심리는 다급해진다.
별다를 일 없는 시간의 연속일 뿐인데도
사람들은 해가 가기 전에 여자를 찾고, 결혼을 하고, 살림을 장만하고, 애를 갖기를 원한다.

누군가가 선을 그어서
오늘부터 1년이라는 말을 하기 전까지
시간과 계절의 변화를 그저 몸으로만 깨닫던 시절에도
이런 다급함이 있었을까.


4.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이래저래 몸이 간질거리는 것을 보니
시간에 쫓기는 모양이로세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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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은 자신이 비굴함을 느끼거나 열등감을 느끼면 무언가 대체점을 찾기 마련이다.
자신의 장점을 내세우고, 다른이의 평가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최고겠지만
사람이라는 게 무인도에 사는 생물이 아닌데 어떻게 그러겠나.
자기계발로도 열등감이 채워지지 않으면 사람은 호가호위를 하게 되어있다.

유명한 사람의 말을 인용하고, 유행을 타는 책을 읽고
잘 나가는 사람과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쉬운 말을 학자연하게 꼬아서 말한다.

그러다 아무도 없는 집에 와서 화장실 거울에 비치는 모습을 바라보면
참으로 허울만 번지르르한 껍데기 아닌가.

다름 아니라 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2.
힘을 북돋아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 사람이 어디서 왔는지, 다른 별에서 왔던지
다른 지방에서 왔던지 성별이 무엇인지 얼마나 오래 알아왔는지를 불문하고.

반대도 있다.
가끔 같이 있다보면
내가 왜 이런 말을 들으면서 여기 있나 싶기도 한 사람도 있는 법.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을 찾는게 중요한가보다.


3.
집에 사 둔 맥주를 거진 한 달이 다 되어서야 하나를 까서 
소세지랑 같이 져녁 대신 먹었는데
이젠 영 술이 맛이 없다.

벌써 술맛이 없어지는 나이인가? 그건 아닐텐데. 

하지만 아직 신에게는 뜯지 않은 맥주가 열 두병 남아있사옵니다.
아, 하나 방금 전 죽었구나.


4.
무엇을 먹을지 입을지 걱정하지 말라고 성경에 써 있건만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으니 이것저것 고민을 하고 알아본다.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른 공부도 하고,
바쁘게 살아보지만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난 입에 풀칠하는 재주는 정말 손방으로 타고난 놈인가보다.
조상들의 격언을 뒤집는
산 입에 거미줄 치는 인간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5.
아침의 빨래
저녁에 입게되는
마른 겨울날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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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소통

작은 방 한담 2010. 11. 3. 22:17
1.
가끔 사람들은 자신의 명함에
[이성적이고 합리적인]이라는 이름을 박아넣은 뒤에 남들이 자신의 맘에 들지 않으면 일단 멱살부터 잡곤 한다.

그래놓고 분이 풀리지 않으면 자기와 같은 명함을 돌린 사람들을 모아놓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의 모임]을 만든 뒤 자신이 보기에 그렇지 못한 사람이 눈에 띄면
우르르 달려가 밟아놓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난 사람에게 존재하는 이성이라는 것이 학문적 훈련이나 토론으로 얻어지는 특질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와 더불어서 개인의 심성고양이 없다면 인텔리깡패와 다른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2.
세상이 이성만능주의로 빠질수록
신비주의에 대한 열망도 깊어진다.


3.
한명회가 죽기 전에 성종에게 보낸 유명한 유언이
"처음에 부지런하고 나중에 게으름이 인지상정이니 나중을 삼가기를 처음처럼 하소서"라 하였다.

원리원칙을 지키자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정부에서 , 사회에서 , 교회에서

많이도 어그러지고 있다.
제발 바라기는 더 이상 무너지는 것만이라도 그치기를.

남 욕할 것이 아니라 나부터도 그래야하겠다.
Posted by 荊軻
,
1. 오랫만에 도장에서 스파링을 했습니다.
   사실 스파링이라고하긴 그렇고, 메도우를 뛴 건데
   메도우라고는 해도 워낙 설렁설렁 다니다 제대로 했더니 아주 죽겠군요.
   그 덕에 오늘은 몸살이 나서 누워있습니다.

2. 며칠 전 첫째 카카의 꼬리가 골절되었다는 이야기는 했습니다만
   이젠 대충 들고 다니는게 어떻게 아문 모양입니다. 그런데 가운데가 똑 꺾여버려서
   영 보기 안 좋군요. 어쩌겠냐능...

  그런데 오늘 아침 둘째를 보는데
  둘째 마빡이 중세 베네딕트 수도사처럼 훌렁 까져있던 거 아닙니까.
  피부병이 아닙니다. 인위적으로 깐겁니다.
  그제서야 대충 상황이...아무래도 주인이 잠든 새에 이 자식들 거하게 맞짱을 떴던 모양입니다.
  
  누가 이겼는지 모릅니다. 꼬리를 분지른 놈이 이겼는지 마빡을 밀어버린 놈이 이겼는지
  하여간 지금은 서로서로 핥아주고 있습니다. 그 모든 싸움의 시작은
  "으허허허 다 오해입니다" 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왜 며칠이 지나도록 둘째 마빡에 털이 빠진 걸 몰랐을까요.

 오늘에서야 깨달았습니다.
 둘째 저 놈은 평소에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인상을 쓰고 다닌다는 것을
 이마의 털들이 주름잡혀서 까진 걸 몰랐습니다. 잘 때 알았어요.


3.요즘 페이스북에서 Cafe world라는 게임을 가끔 합니다.
  음식점을 만들어서 요리를 대접하는 지난하고 끝없는 노가다 게임이죠.
  오늘 어머니 심부름으로 잠깐 코스트코에 들렀다가 그 덕에 하나를 질렀습니다.
 
 게임에 나오던 음식이라서 하나 샀는데 말이죠...사서 집에 가져오면서 이거 내가 잘한 짓일까 하는 의구심이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냥 지방으로 변화되겠다는 각오가 보이는 음식 아닙니까?


(이거 정크푸드같다옹, 야옹야옹)

많이도 들어있더군요. 하나 먹어보고 말씀을 나중에 드려보겠습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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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교가 자사고로 바뀐다는 소식을 교회 고등부 학생들에게 들었다.
지금 2학년이 마지막. 그러니까 1학년부터는 자사고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마지막 후배들이라고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난 뺑뺑이로 내 모교에 들어간 것이지 귀족학교에 입학했던 것이 아니고
더군다나 마법사의 핏줄이 섞여서 호그와트에 간 것도 아니었다.

이십 몇 회로 우리 학교는 생명을 다 하는구나.
굿바이. 나의 고등학교여.

하긴 별반 좋은 추억은 없었구나.


2.
저녁을 혼자 밖에서 먹다가
아줌마 둘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서 외식을 하고 있었다. 
본의아니게 대화를 엿들었다.

"우리 애는 집중력이 없어. 초등학교 2학년인데"

초등학교 2학년에게 집중력을 요구하는 아줌마가 참 대단해 보였다.
소림사라도 보낼 작정인가.


3.
형 오늘 밖에 시간이 없어요 라고 문자가 매일 오는
IT종사자 후배가 있다.
한마디로 술먹자는 이야기다.

매일 12시에 끝난단다.
납기는 이미 예전에 지났다.

그래도 시간이 좀 비면
늘 전화를 한다.
같이 술이나 한 잔 합시다.

술 잘먹는 놈도 아니고 그냥 얼굴 보자는 이야기지.  
난들 모르겠나.

확실히
사내놈들이 어리버리해도 끝정은 확실하다.

이번 주엔 되겠지. 아마 되겠지.
그동안 나도 바빴다. 믿어 주려나?


4.
아침 저녁으로 작은 창문을 넘어오는 바람이 이젠 차갑다.
벌써 계절은 이렇게 변해가는데
수확철이 끝나가는 마당에도 아직 손에 잡힌 것이 없다.

언제쯤 거둘 수 있을까?


5.
뜬금없이

비에 젖은 풀잎처럼 단발머리 곱게 빗은 그 소녀가 생각나네

이젠 소녀도 아니겠지만
세월이 하여간 미워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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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0 소사

작은 방 한담 2010. 10. 11. 01:01
1.
해는 지고 길은 멀고


2.
난 가만 생각해 보면 늘 한 템포 늦게 무엇이든 시작하는 편이고 그로 인해서 얼리어답터 소리는 듣지 못하는데
내 인생의 출발선도 늘 그랬던 것 같다. 뭔가 터닝포인트가 있었다면 지금보다 몇 년, 혹은 몇 달이라도 먼저 그것을 잡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쉽사리 발이 나가지 않는 성격인 것을. 덕분에 시작한 건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긴 하지만...아직까지 제대로 결실을 본 적이 없으니.

3.
2번에 갈음하여 생각컨데, 요즘 세상에 진중한 맛이라는 것은 병맛이라는 것과 상통하는 듯 하다.

4.
황장엽이 죽었다.
난 맨 처음 황장엽이 남한에 넘어왔을 때 북한 그대로 무너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구먼.

그냥 그 양반은 조조 아래 순욱이었을 뿐이었다.

그나마 호의호식하며 마지막에 고종명했으니 인간의 복락은 다 누리고 죽은 거 아닌가.
불쌍할 일은 없다.

5.
"장남의 무게를 벗어던지고 네 살고 싶은대로 살아봐라"

토요일날 아버지가 던진 마지막 말

가슴이 시리다 못해 진짜로 아팠다.
하루종일 소화불량에 시달렸다.

6.
그 다음에
괜찮은 아가씨 있으니 만나보라는 말에 벙 쪘지만

아버지는 
결혼하면 밥을 여자가 차려줄 것이라고 아직도 철석같이 믿고 계신다.

그건 이제 신화이며, 전설이고, 아틀란티스의 잃어버린 유물과 같은 것입니다
라고 해도

믿지 않으신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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