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이 내 인생에 올 것이라 믿지 못하던 시간이 왔다.

2021년이라면 나는 이제 근 오십을 앞에 두고 있는 나이이다.

너무나도 오래 살아온 나이다. 이제 무엇을 더하고 더 이루어야 하기 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감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은 늘 부족하다고 여기는게 사람인지라 여기서 뭘 빼야 하는지를 찾아보라 한다면 갈등해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아들과 딸이 생겼고 가정이 있고 오래 된 차가 있고 전세집이 있다. 이제 전세는 세월의 귀퉁이로 넘어가는 제도가 될 것 같으니 남아있는 것은 사람과 쇳덩이이다. 이 중에 가장 먼저 처분될 것은 자동차일 것이다. 10년은 아직 안 되었지만 몹쓸 주인의 우격다짐 주행에 여기저기 크고 작은 상처들이 가득하다. 그 다음은 장성하여 떠나갈 자식들일 것이고 그 다음은 얼마 안 남아있을 내 육신일 터인데

 

이것들 모두를 처분하려면 아직 시간은 조금 남아있을 듯 싶다. 돈은 애초에 가져본 적이 없으니 논외의 물건이다.

이제 그나마 모든 것을 덜어놓을 때 하나 가졌으면 하는 것이 있긴 하나

그것은 애초에 내가 원한다 하여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때가 맞아야만 가질 것이니

 

그저 하늘을 바라보며 맘을 편하게 먹어야 할 것인데

그런 마음은 어디론가 가 버리고 조급함만 남았다.

 

2021년이 오면 나는 도를 얻을 줄 알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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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닭의 울음소리는 파사헌정의 뜻이 담겨 있다. 모든 사기와 악행의 그림자들은 떠오르는 일광과 함께 역사이 건너편으로 사라져 추악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세세토록 울며 굶주리며 고통받다 죽을 지어다. 우리 앞길에는 희망만 있을 지어다. 내 어린 아들과 내 아내와 내 주위의 모든 이들에게 광영이 있을지라. 오직 광영만이 남아 있기를 바라노라. 승리. 승리하리라. 김근태 선생의 유지대로 우리는 승리하여 살아갈 날들을 손아귀에 온전히 잡고 우리의 힘대로 땅을 갈게 되리라. 아멘아멘 주 예수여 우리의 소망을 들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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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012년보다 머리가 더 아플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는가

제발 내 민생고 하나만 걱정하면서 살게 해 다오. 이 더러운 세상아.

그리고 세상을 더럽게 만드는 인간들아. 욕심꾸러기 노인네들아.

나도 나이를 먹어서 꼰대소리 듣고 있다만서도......너희들은 너무 더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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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사내가 글을 쓰다가 막히는 것이 있어 모르는 이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자신은 자신의 글을 쓰고 싶은데 읽어주는 독자가 없으니 어찌하면 좋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요즘 시류를 따라 보다 가볍고 자극적인 글을 써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을 쓰기 위해서 계속 그 길을 가야 하는 것인지를 고민했다. 그는 전업작가가 되고 싶어했다. 그는 글을 써서 돈을 벌고 싶어했다. 그런 그에게 조언을 주는 사람들은 무척이나 현실적인 대답을 주었고, 그는 그 길에서 답을 찾았다. 

하지만 나는 그가 풀어놓은 하소연 속에서 그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찾을 수 있었다. 필요한 것은 정당성이었지 자신의 글을 밀고 나가고 싶어하는 고집이 아니었다. 


그것을 탓할 수 없다. 내가 존경하는 김훈 선생도 자신이 풀어놓는 글이 돈이 되지 않는다면 바로 그 길을 때려치고 막노동이라고 할 것이다. (그 분이 누누이 시간될 때 마다 말하는 밥벌이의 지겨움이라는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간단한 노릇이다.) 그런 마당에 전업작가가 되어 돈을 벌고 싶다는 사람에게 네 글을 온전히 지키고 그 안에서 도리를 찾으라고 감히 설교할 수는 없다. 솔직히 말해서, 그 사내의 글 뒤에 엉망인 글으 ㄹ써서 늙어 죽을 때 후회하고 싶냐는 글을 달았다가 겸연쩍어 금세 지워버리고 말았다. 자신이 가진 재주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나선 사내에게는 타인이 뭐라고 할 수 없는 결심이 있는 것이다. 그저 그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일 터, 나는 내 쓸모없는 오지랍에 입맛이 썼다.


2. 가만히 사내를 통해 나를 들여다본다. 난 지금 무협소설을 쓰고 있다. 지독하게 팔리지 않는다. 원하던 바와 다르게 작가주의 작가로 전직한 지 오래되었다. 난 내 글이 어렵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하지만 독자들을 어려워한다. 난 나이를 먹었고 인터넷으로 텍스트를 바라보는 이들은 한참 연령이 내려갔으며, 그들은 활자의 가독성을 그 안에 있는 함의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게 시대가 요구하는 것일진대, 나는 시나브로 작가주의 무협작가가 되어버렸다. 


나는 욕망을 거세한 유학자가 아니다. 나 역시 돈에 대한 미련이 누구보다 큰 사람이기에, 전술한 작가지망사내의 고민을 떨쳐버리지 못하였다. 문제는 내 글에 대한 두려움이다. 글은 사람의 생과 경험을 바탕으로 그가 가지고 있는 얄팍한 재주를 통해 밖으로 밀려나오는 것인데, 시류를 따른다고 하여 그것을 억지로 밀어넣으면 그것은 온전한 내가 아닌 것이다. 나는 글을 이런 식으로 밖에 쓸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이미 글을 쓰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글로 표현되는 내가 진정한 내 내면의 모습이라고 생각된다면, 나는 엄숙하고 진지하며, 세상의 모든 것을 양쪽으로 갈라놓고 한 쪽에 저울을 대기 원하는 인간이다. 이런 사람에게 이렇게 혼잡하고 바쁜 세상에 맞는 글을 원한다는 것이 이미 글러버린 소리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작가지망생 사내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낙백한 사내의 허튼 소리일지도 모를 일이다.



3. 이런 연유로, 나도 반대급부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상소리와 성교와 폭력이 서로 엇갈리며 쉽고 빠른 복수와 인간관계의 해결을 모토로 하는 간식같은 소설을 써 볼까 하는 생각이 가끔 머리를 스친다. 하지만 아마도 몇 만자 정도 쓰다가 내 자신에게 화를 낼 것을 알기에 나는 더 이상의 상념을 이어가지 않는다.


4. 내가 진짜 재미로 쓰고 싶은 소설은 하나 있다. 내가 존경하고 닮고싶은 글을 가지고 있는 '자건'작가가 쓰다 만 [풍운비양]을 보면서 늘 느끼던 것이었다. 난 나중에 초한지를 한 번 써 보고 싶다. 그 안에 한 번 들어가서 이야기를 그대로 쓰고싶다는 생각은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 다음의 이야기다. 지금은, 그냥 혼자 앉아서 왜 사람들이 내 글을 읽지 않느냐며 화를 내는 중년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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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삶 중에 한 번도 자신의 의지대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계절이 있으랴. 타인은 모르지만 나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다. 어린시절 부모의 그늘에 살면서 모든 것이 제 맘대로 된다고 믿었던 시절을 제외한다면, 내 삶은 말 그대로 실수와 실패의 연속이었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쏟아지는 소나기를 기다리며 일광 아래 내려가서 땀을 흘리는 치기어린 행동을 일평생 반복한다 생각해보라. 삶은 어리석음으로 인해 끝없는 고난이 되어 내 앞날에 펼쳐질 수 있는 법이다.


박근혜는 어리석었다. 어리석었다는 말 하나만으로 지금 그가 보이고 있는 퇴행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는 무당의 딸에게 조종당하고 그에게 의식의 모든 것을 빼앗긴 채, 그가 시키고 행동하는 것 모든 것을 자신의 의지인 양 체화하며 국민의 세금과 국민의 권력과 국민이 그에게 빌려준 모든 힘을 동원하여 무당의 재산을 불려주고 죄없는 민중들과 이 나라의 앞날을 저당잡았다. 지금 박근혜는 자신의 의지대로 인생이 되지 않는 것을 목격하고 있을 것이다. 왜 모든 것이 잘 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작동하지 않은 것일까. 아마 그녀는 지금 그것을 의심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것은 유년시절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다. 이 나라 최고수장은 이니 산 나이가 살 나이를 뛰어넘어버린 지금 이 순간 그것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그녀의 삶은 어리석음으로 점철되어 있고, 그 결과물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끝없는 고난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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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탈을 쓰고 권력을 잡은 뒤 악마성을 드러낸 민족의 반역자와 그 후손들에게 대대손손 저주가 있을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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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다

투덜투덜 2016. 8. 16. 00:45

나는 병약하다. 병약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부끄러움 없이 달 수 있을만큼 충분히 병약한 사람이다.

일주일에 사흘 이상을 편두통에 치대며 산다. 나머지 사나흘은 복통을 달고 산다. 과민성 대장증상과 스트레스를 같이 껴 안고 살며, 가끔 인후염이나 뜻하지 않은 알러지도 종종 온다. 하지만 가장 괴로운 것은 편두통이다. 

 한달에 몇 번 오는 편두통은 종종 내게 [자살]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할 만큼 정교하고 잔혹하게 다가온다. 삶의 모든 가치를 파괴하고 내 인생의 우선순위들을 파괴한다. 가족이고 뭐고 형제고 신념이고 종교고 다 알게뭐냐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만약 내가 독재정부에 항거하는 운동권 인사였다면 아마 편두통이 발작하는 날 바로 모든 걸 불어버렸을 것이다. 난 취조하는 형사가 좋은 진통제라도 하나 가지고 있었다면 말이다.


 최근 들어 여기에 하나 더 불규칙적으로 다가오는 고통이 생겼다 무릎관절의 통증. 아마도 관절염 초기증세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급격히아프며 관절이 붓고 물이 차다가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붓기가 빠지고 2-3일 후에 줄어드는 과정을  경험하는데..이 또한 무시하지못할 고통이다. 발을 디딜때마다 불로 달군 못이 내 다리와 허벅지를 깊게 쑤시는 듯한 통증. 점점 심해지면 어떻게 내가 반응해야 할 지 대책이 안 서는 병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새롭고 신비해지는 것은 나의 피폐해지는 몸을 방문하는 참신한 병마들뿐이다. 나는 부서지고 해진 몸을 새롭게 기우고 보수하면서 아직도 한참 남아있을 내 인생을 끌고 가야한다. 다행스럽게도,내인생이 그리 멀지않은 시간에 망가진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성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골골대며 지루한 인생을 침대에서 해결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글을 더 쓰고 싶은데 아이가 울어서 이젠  이것도 못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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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작은 방 한담 2016. 8. 12. 02:04

계절은 시냇물과 같다. 어디서부턴가 알 수 없는 곳에서 시작되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넘어간다. 우리는 늘 같은 것을 겪고 느낀다고 하지만 한번도 같은 계절이 내 인생이 돌아온 적은 없다.


굉장히 무더운 날이 지속되고 있다. 94년 이후 최고의 더위라고 했다. 

  94년, 나는 그 때 웃통을 벗고 군대에서 진지보수공사 작업을 하던 청춘이었다. 뜨거운 햇살에 등이 시뻘겋게 익었고, 타이어에 흙을 채워 구조물을 만들고 다시 다음 해에 헐고 재공사를 하던 쓸모없는 반복작업 앞에서 나는 의미없이 지쳐갔다. 그 때 나는 절망적이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같은 경험을 해 본 적 없는 막힌 사회의 폐쇄적인 집단생활이라는 것은 결코 26개월 후 나를 자유롭게 해 줄 것 같지 않았다. 하루의 무덥던 해가 떨어지고, 내무반으로 들어가 빨래를 하고 방전된 배터리처럼 구석에 처박혀 내일 아침엔 깨지 말기를 바라며 다음날 아침을 맞이했었다. 그 해 여름은 정말 덥고 절망적이었다.


2016년의 여름도 덥기는 마찬가지다. 나는 나이를 먹었고, 아이가 있고 부인이 있으며 뭔가 어울리지 않는 곳에서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글을 쓰는 것이 천직이라고 생각하지만 글을 쓰는 것은 밥을 주지 않는다. 어울리지 않는 일을 한다고 해서 밥이 나올 거라는 보장도 없다. 나는 열린 세상에서 가능성이 얼마인지 모를 세상일을 하기 위해 열기를 복사해 내뿜는 콘크리트 위를 오가며 지쳐간다. 뭔가 나를 자유케 해 줄 것만 같은 삶이 내 앞에 있는데 정작 나는 더위만을 꾸역꾸역 먹으며 오늘 올 지 내일 올 지 모르는 희망을 찾아 맴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일이 나를 자유케 해 주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면 나는 다시 절망으로 빠져들까.


분명 더위는 똑같지만 같은 것이 아닌데.

왜 내 몸은 다르다 말하면서도 늘 이렇게 지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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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는 삼성의 늙은 회장이 접대하는 여인 셋을 아방궁같은 자신의 별채로 불러 성적 만족감을 고취시키는 서비스를 받은 것이 최승호기자의 뉴스타파에 걸렸다. 화대는 1인당 500만원.

가당치 않게 웃긴 뉴스다. 

최근 뉴스 중 가장 웃기고 서러운 뉴스라 할만하다. 


천하에 나라보다 귀하고 나라보다 큰 권세를 지녔다 타평하는 대 삼성의 노회장이 한다는 것이 겨우 별채에서 여자 셋하고 자위행위나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씁쓸하고, 그나마 그 짓을 하고 여인들에게 하나하나 돈을 세서 주는 것이 그냥 어느 동네 슈퍼마켓에서 봉지에 물건 담아 가는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 모습하고 다를바가 없어서 짠하고. 무엇보다 몇번 입질인지 손질인지로 싸낸 정액 값이 물경 인당 500만원이나 한다는 것이 서글프다. 힘들게 짜대는 정액에 500만원이나 붙여줘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고래등 같은 별채에 불려들어가서 007처럼 과업을 수행한 기쁨조에게 준 돈이 겨우 500만원이라는 것에 실소를 내야 하는 것인지.


인간의 욕망은 생각보다 훨씬 단촐하고 상하구별이 없이 원초적이다. 하지만 이보시오 회장님, 당신은 범법행위를 한 것이네. 그리고 1500만원이면 사회초년생의 1년 연봉이오.


2.

게임회사에서 성우를 자르고, 성우는 과격단체에게 낚이고, 과격단체는 다시 게임회사에서 데모를 하고, 이 일과 관계없는 웹툰 작가들은 자신들의 공분을 토로한다고 날뛰고.


사람이 사람을 경홀하게 보는 것에서 모든 문제가 출발한다. 그렇다고 내가 그 반대급부로 타인을 경홀하게 보겠다고 작심하면 이미 그는 그때부터 비판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무자헤딘이 소련군을 조국에서 몰아낼 때, 그들은 세계 각지에서 원조를 받았다. 미국과 아랍의 제국이 모두 아프간을 응원하고 군사물자를 때려박아 넣어줬다. 그 덕에 군벌이 생겨났고 마수드 장군 같은 인격자도 생겨났고 인간 살인마같은 군벌들도 생겨았다.

하지만 그들을 모두 박멸해버린 것은 탈레반이라는 젊은 원리주의자들이었고, 그들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모든 자들을 척살하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원칙에 어긋나는 모든 것들을 때려부수었다. 아직도 그들은 자신의 말을 정의라 믿을테지.


현재 우리는 탈레반보다 더 지독하고 악마같은 IS라는 족속들과 싸우고 있다. 


3.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들이 저런 잡다한 일에 가려지고 있다.

나라가 풍전등화다. 위정자는 정치를 모르고 내정을 모르고 외교를 모른다.

율사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썩어서 한 군데도 성한 냄새를 풍기는 놈이 없다.

나라가 머리부터 썩어문드러지는데, 이미 망국의 냄새가 사방으로 뻗쳐 호시탐탐 승냥이같은 제국들이 나라를 먹으려고 고개를 치켜든다. 범부도 아는 일을 왜 고위층이 모르랴. 교토삼굴이라. 남아서 피바다에 죽어가는 것은 저들이 아닌 우리 민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더위에 기분이 나쁜 것인지, 아니면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이런 무분별한 혼란 때문에 숨이 막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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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써지질 않는다.

아니, 그냥 솔직히 말하면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게 이 거칠고 규칙없는 나라에서 조악하고 바보같은 인생을 영유하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거지.의욕 상실의 현장에 서 있는 거다.


글이라는 것은 반성과 낭만의 접점이다. 내가 행한 일에 대한 반성과 내가 앞으로 하거나 내가 꿈꾸는 일에 대한 분석과 밑그림이 글로 나타나는 것인데...요즘 같아서는 글을 쓰는 의미가 없다. 반성을 한다고 나와 내 주위의 환경이 새 날개깃아래 솜털만큼이라도 바뀔 것 같지않고, 내가 의지하는 꿈이라는 것은 죽을 때까지 허황된 모래성이나 쌓게 될 것같다는 비관이 온 몸을 짓누르기 때문이다.


세상이 살기 힘들면 희극이 융성하고 살만하면 비극이 흥한다는 옛 말이 있는데

요즘 우리나라는 막장이 제일인 걸로 봐서 그냥 종말지말이 아닌가 싶다.


그냥 짜증스러운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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