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8 소사

작은 방 한담 2010. 11. 28. 23:59
1.
삭풍이 뼈까지 사무치는데
나라는 누란지위에 몰려있고
정치인들은 제대로 일하는 이가 없으며
군기는 땅에 떨어져 있다.

구한말이라니.

2.
영화[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케이블로 보았다.
욕심이 과하니 아무것도 들어있지 못하구나.
원작을 바꾸려면 야멸차게 바꿨어야지.
아예 여자캐릭은 도중에 없애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차승원

감독의 의도는 좋았고 조금이나마 들어오긴 했지만
너무나도 쉽게쉽게 장면이 전환되어
스스로가 가진 정체성을 갉아먹는 캐릭이 되어버리다니.

햄릿이 리차드3세가 되어버린 경우랄까.

그나저나 예나 지금이나
같지 못하는 이상향을 꿈꾸는 것은
조선백성이나 대한민국 국민이나 똑같구나
그리고 그 안에 자신들만의 욕심이 감추어진 것 또한 다르지 않구나

누구 핏줄인데


3.
겨울이로구나
새삼 입을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는구나
옷이라고 있는 것은 군고구마장수 파카뿐인데.

어찌어찌 가다보면 어느날엔가 다시 벗어던질 날이 있지 않겠는가.

그건 그렇고
올해 봄에 낳은 고양이들은 겨울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할까.

너희들은 겨울이 무언지 아느냐.
오늘 하늘에서 내리던 하얀 것이 무엇인지 아느냐.
그걸 하루이틀 보다보면
일년 이년 보다보면
어느새 저 멀리 있던 시간이 코 앞에 턱 하니 다가오는 것을 아느냐

알게 되겠지
좀 늦게.


4.
어저께
오랫만에 결혼한 옛 교회후배와 이야기를 하였는데
참으로 나도 많이 바뀌고 일그러졌음을 느끼는구나.

더불어서
사람의 인연없음보다는
사람의 정 없음이 더 부질없고 환멸스럽다는 것도 깨닫는구나.


5.
사람이 손발을 부지런히 놀려 노력함이
과연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인가 
근원적인 의문.
왜라는 의문.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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