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키보드를 치고 있는 도중 창문을 타고 들려오는 규칙적인 증기소리
아련하게 들리는 열차소리같기도한 그 소음은 압력솥 소리.

아 옆집이구나.
자정이 넘은 이 시각에 왜 밥을 할까
아이들 도시락일까
아니면 이 시간에 밥을 먹는걸까

그러고 보니
1시가 넘어 
어쩌면 2시에 가까운 시간에 문을 여는 소리가 종종 들렸다.

그렇구나
누군가
저 집안의 누군가가
야근을 하는구나
그것도 규칙적으로

밥을 먹지 않고 오니
부모가, 혹은 아내가 밥을 하는 게로구나
그래서 내 옆집은 그렇게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았구나
혼자 시끄럽다 궁시렁거린 것은 
그런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로구나

어느 9월 밤
창문을 넘어 들어온 칙칙대는 증기소리
가족들이 모여서 밥 먹는 소리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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