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얼핏 잠들었다 꿈을 꾸었는데
부모님이 정갈하니 등산복을 입고 벤치에 앉아계셨다.
어디 가세요 그랬더니
신을 새로 사서 저 산이나 다녀올까 한다
하고 내 뒤를 가리키는데
하얗게 눈이 낀 고봉이 하나 보이는거 아닌가
눈이 왔으니 봄이 된 다음에나 올라가소
그렇게 말하고 꿈을 깼는데
꿈에서 깨자마자 정신이 번쩍나는 것이다.
3대째 교회 다니고, 점이나 궁합이나 타로 같은 건
나 좋은거 빼고는 믿지 않는 성격이지만
갑자기 머리가 싸해지는 거다.
사람이 이성을 갖춘 동물이라지만
아무리 그래봤자 축생보다 이성을 갖췄다는 것이지 절대적인 이성의 집합체는 아니지 않은가.
하루종일 기분이 꿀꿀해서 결국 점심먹고 전화를 했다
H: 엄니 뭐해요
M: 집에 있는데
H: 집 밖에 나갈 일 없죠
M: 없는데
H: 나가지 마요
M : 음?
내가 꿈을 꿨는데 어저고 하긴 뭐하고 그냥 어버버버 이상한 소리 하고 전화를 끊었다만
이젠 이런게 신경이 쓰인다.
시간은 붙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부쩍 드는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