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荊軻宿'에 해당되는 글 1419건

  1. 2011.04.14 미후네 도시로의 배우인생
  2. 2011.04.13 고전 DVD 몇 장 2
  3. 2011.04.11 2011.4.10 2
  4. 2011.04.08 내가 감사할 일 2
  5. 2011.04.07 진짜 사랑
  6. 2011.04.06 야바위
  7. 2011.04.05 뭐냐 이 찝찝함은
  8. 2011.04.02 요나 & 유니스 6
  9. 2011.03.31 혼사 6
  10. 2011.03.31 난 얼마나 실수를 많이 하였는가 6
원래 군대에서 사진기술을 배웠고, 사진기사로 꽤 잘 찍었다고 한다.

그래서  토호 영화사에 구인공고가 떴을 때 촬영부로 입사원서를 넣었는데
창구에서 분류를 잘못해서 배우원서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뜬금없이 배우가 되었다가 쿠로자와 아키라 감독에게 발탁되어
일본 제일의 배우가 되었다는


정말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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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DVD 몇 장

見.聽,感 2011. 4. 13. 11:22


지난 주말 업어온 DVD들입니다. 쿠로사와 아키라감독의 두 영화를 지금에서야 제대로 봅니다.
드문드문 줄거리도 안 이어지게 보던 영화였는데....집에서 마음놓고 보게 되었습니다.

[숨은 요새의 세 악인] 과 [7인의 사무라이]

[7인의 사무라이]야 워낙 유명한 영화고,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은 제 예상과는 다르게
코미디에 가까운 가벼운 활극물이어서 좀 뜻밖이었습니다. 7인의 사무라이에서 진중하던 양반들이
같은 작품에 나오는데 분위기가 180도 달라서 적응이 안 되었습니다.

각설하고, 미후네 도시로라는 양반은 정말 볼수록 매력이있군요. 쿠로사와 아키라의 페르소나.
예전에는 몰랐는데. 세르지오 레오네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정말 비슷합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이스트우드가 미후네 도시로를 많이 차용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모습까지 보이더군요.


(그러고 보니 최민수씨도 좀 비슷하긴 허네....)

 

 

하지만 이번에 얻은 것중에 가장 기뻤던 것은 쿠로사와 컬렉션이 아닙니다.
 


에롤 플린의 [Sea hawk], 이것이 국내에 나와있었을 줄이야. [바다매]라는 타이틀이 붙은 채로!
화면이 기똥차게 좋습니다. 40년대 블럭버스터라는게 뭔지를 깨닫게 해 주더군요. 생각보다 스토리가 
장구하고 좀 늘어지는 감이 있습니다만 40년대 영화기법으로 생각해보면 상당히 스피디한 전개였을 법 싶습니다.

내용은 모두 다 아는 스페인 무적함대와 영국 엘리자베스2세의 대결입니다. 에롤 플린이 연기한 제프리 토프라는 해적은 아무리 봐도 프랜시스 드레이크경의 오마쥬같습니다. 말이 그렇지, 영국 입장에서야 애국자지만 스페인 입장에서는 해적인 게고, 다 그 뒤에 왕이라는 정치가들이 고단수 장기싸움을 하던 것이었지만....영화내용은 그렇게 심각하게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그냥 스페인과 영국의 정치가들 사이에서 분투하는 용감무쌍한 사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상을 바라는 건 좀 무리 아니겠습니까. 일단 흑백영화의 고풍스러움이라는 것에 그냥 보다보면 오오 그렇군 이라고 납득해버리게 됩니다. 40년대 영화의 여주인공이 현대적으로 예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에롤 플린의 매력이 상쇄합니다. 요즘시절의 꽃미남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만
왜 이 사내가 당시 허리우드의 아이콘이었는지 몇 챕터만 봐도 알게 됩니다. [캡틴 블러드]도 살 수 있으면 사야겠습니다. Swashbuckler 영화라는 장르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무법과 죽음과 대의명분의 거대함을 그저 가벼운 쾌활함과 기백으로 넘어서는  어처구니 없는 근성(?)이 있죠. 40년대 슈퍼로봇물을 보는 기분입니다.

아, 하나를 더 집어왔는데 이 녀석은 약간 장르가 특이합니다. 그 녀석은 좀 있다 다음에...비슷한 장르를 하나 더 구해보면 같이 소개하고 싶었는데... 커크 더글러스의 [바이킹]입니다. 아직 못 본 관계로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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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4.10

작은 방 한담 2011. 4. 11. 00:44
1.
아무런 근거없는 낙관과 절망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무엇인가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는 듯 싶다.


2.
몸이 좋지않다고 혼자 여기다 보면 결국 자기가 소망하는 질병에 걸리게 된다.


3.
가만히 있으면 찾아오는 여자는 없지만
움직인다고 찾아오는 여자도 없다.


4.
하루종일 무언가를 먹는다. 그래도 살이 찌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주는 운동을 좀 줄여봤다. 몸이 무거운 것이 지방축적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은 앉아서 지방을 채우는 과정인데,
열심히 하다보면 체중이 느는 것인가. 회사가 해 주는 일은 체중을 늘려주고
여성단체가 주장하는 것처럼 늘 앉아만 있어서 정자수 팍팍 줄여주고 불임을 양산해서 인구수 줄여주고
결국 대한민국이 망하게 되는 것인가.

그렇구나!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면 대한민국이 망하는 것이다!



5.
고양이들은 자면서 운다. 잠꼬대 하다가 울고 뽀르르 달려와서 나한테 온다.
아직도 엄마생각을 하는걸까.  무서운 꿈을 꾸는 걸까.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무서운 꿈을 꾸면
엄마 생각이 나게 되어 있는 거지.

호호백발 할아버지가 되어서 더 이상 어머니를 뵐수 없더라도
무서운 꿈을 꾸게 되면 엄마를 찾게 되는 게 자식인 것 같다.

어느 날 그런 날이 오겠지.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공포와 고독감 뒤에 의존할 수 있는 품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불현듯 깨닫는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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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강

살빠졌다. 최근 몇년 동안 이렇게 살 빠진 적이 없고 이렇게 날씬했던 적이 없다. 최소한 먹자마자 화장실로 뛰어가는 일도 사라졌다. 외배엽은 몰라도 내배엽은 건강을 되찾아가는 것 같다. 운동한다. 운동할 시간이 있다.  남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일이다.



2. 주거

놀고 먹어도 집이 있다. 이거, 대한민국에서 이만한 메리트는 없다. 솔직히 10년은 더 놀고 먹어도 타인보다 뒤쳐지는 삶은 아닌 것이다. 내가 이룬 것이아니라 거의 하늘에서 떨어진 은총이다. 이건 정말 감사해야한다. 그냥 이 두가지만이라도 나름대로 난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살아야 한다. 소소한 불만따위 말하면 벼락맞아 죽을 것이다.



3. 이상형

사내로 태어나서 자기가 꿈꾸던 이상형하고 말도 걸어봤고 밥도 먹어봤고 몇 년간 줄기차게 봐 왔다. 이젠 보기 요원하지만 하여간 그런 시절도 있었다. 이상형은 만나지 못하는 법이지만 하여간 나는 만났다. 꿈길처럼 현실을 살아봤다. 그럼 된 거 아냐? 그 여자가 나를 좋아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나 자신의 미적 기준이 실체화되었다는 일종의 정서충족이었다. 아사코와 나는 세번 만나서 마지막은 만나지 말걸 그랬다는 피천득 선생님의 말도 있었지만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으면 좋은 거 아닌가. 



4. 사람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미친놈 만나서 벼락도 맞아보고 탈모도 진행되고 그랬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은 꾸준히 남아있었다. 그나마 허접한 인연이었으니 월하노인이 묶어준 끈도 저절로 풀어진 것이지. 좀 더 나이먹었으면 정말 끔찍한 일을 겪었을 것이다. 그걸 제하고는 주변에 사람들은 참 좋구나.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이젠 사람들 보는 눈이 활짝 뜨여서 좋은 사람은 끝까지 보듬고, 아닌 사람은 대차게 잘라버릴 수 있는 식견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것저것 소소한 건 많은데
오늘은 이 정도로만 생각해 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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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랑

작은 방 한담 2011. 4. 7. 14:04
고은선생 만인보에 시 한구절 써 있는데
동네에 아리따운 처녀 하나 살았다지
그 처녀 심중에 고난있어
어느날 목매어 스스로 죽었는데

이름도 모르고 알지도 못하던
군산 총각 하나와서
그 여인 묘 옆에 움막짓고
몇 달을 시묘하다 사라졌다 하니
연애하던 사이도 아닌 그저 짝사랑하던 사람이라.

이것이 진짜 사랑 아니던가
사랑이 꼭 둘이 합의해야 사랑인가
어차피 사랑은 오롯하게 내 마음인데
그것에 충실한게 진짜 사랑 아니런가.

어차피 다시 받을 기약조차 없는
영영 떠난 사람에게 시간을 나눠주니
그게 진짜 사랑 아니었을까.

사랑사랑 다들 말도 많고 탈도 많은데
사람 일평생 살면서
진짜 사랑 한번 제대로 하고 가는 사람
몇이나 될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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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바위

수련장 2011. 4. 6. 13:34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있다. 세 사람이 호랑이 나왔다고 말하면 믿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인데. 사람이 실로 그러하다. 헛소문이건 마타도어이건, 수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떠들어대면 내가 날카로운 회색 뇌세포의 소유자가 아닌 담에야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뻥]이라는 거, 그리고 [소문]이라는 거. 생각보다 훨씬 유용한 정치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루머의 가장 좋은 점은 치명적일 뿐 아니라 법리적으로 잡아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나도 들었는데?' 라고 하면 끝인 거다. 누군지 모를 정체불명의 인간에 의해 양산된 괴소문으로 끝나버린다.

꼭 없는 사실만을 가지고 소문을 양산하는 것은 아니다.
90%의 사실과 10%의 자기의견만 잘 버무려도 좋은 해꼬지감을 만들 수 있다. 사람이란, 늘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피력하게 되어있는지라 100%의 사실을 제2, 제3의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해줄 수 없는 동물이다. 그러니 돌고돌고 돌다보면 전혀 다른이야기가 되어 있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낫는 감기 바이러스가 지구한 바퀴 돌고 오면 치명적인 살인독감으로 변하는 것처럼.

문제는 사람이다.
늘 문제는 사람이다.
악의적인 내용을 퍼뜨려서 사람을 말려죽이겠다는 심보를 가진 인간들이 존재한다. 분명코 악당이지만 그런 정신나간 인간들은 인생사를 살면서 거진 만날 일이 없다. 만약 만났다면 내 인생이 재수없는 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종의 [정의감]에서 자신이 들은 안타까움을 다른 이들에게 표현하면서 후술한 소문을 퍼뜨리게 된다.

딱 잘라 말해서, 야바위짓이다.

인간의 나약함에 대해서 한번이라도 고민을 해 본다면 남의 일을 풍설로 옮기는 일 같은 건 하지 못한다.
저 이가 당한 일을 내가 당할 수 있고, 내가 피해자도 될 수 있고 가해자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당연히 할 짓이 못된다. 사람을 병들게 만드는 것은 내가 모르는 흉악인에 의한 위해가 아니라 우리들이 익히 아는 나와 내주변인들이 사람 중에 쏟아놓는 독설이다.
한 마디로 지금 내가 보기에 기분나쁘고 가당찮으니 뭐라도 응징해주겠다는 것인데...우리가 얼마나 살았는가. 대라신선정도 산 입장이 아니라면 타인의 삶에 대해 왈가왈부 할 자격은 거의 없다. DNA라도 섞였던가.

이것은 시스템적인 문제에 대해 따져드는 내부고발자와는 다른 문제다. 성문화되어 규정된 조직규범을 상급자의 위세로 불법화 시키는 것에 대한 항명과 고발은 개인적인 인간성에 대한 험담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이것을 동일선상에서 놓고 보는 듯 하다.

내부고발자를 배신자로 보는 심성이나 자신의 야바위짓을 정의로운 행동이라고 여기는 것이나.

어쨌거나 남 탓말고 내 수양이나 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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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초장이 앞에 펼쳐져 있을 것 같은데
뭔가 얇고 불투명한 막이 내 앞에 가로쳐져 있는 듯한 이 기분은.

될듯될듯 하면서도 아무것도 안된다.

에잉에잉에이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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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이슬람 이야기다. 흠흠....생소한 분도 있고 아는 분도 있겟지만.

타락한 도시 니느웨에 회개를 하라고 하나님이 요나를 보냈는데
그 나라는 이스라엘의 적국이라, 요나가 가기 싫어서 배를 타고 다른 방향으로 도망가다
풍랑을 만나서 고래에게 먹히고 고래 뱃속에서 회개한 요나는 다시 니느웨 앞에 토해진 뒤에 그 곳에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울머 겨자먹기로 전해서 결국 니느웨가 대충 회개했다는 (결국 몇 백년 뒤엔 망한다) 
아름 다운 스토리가 성경에 써 있다.

난 요나라는 인간을 소선지자 중에 가장 좋아하는데....성경 끝날때까지 하나님한테 개기는 종자다.
나중엔 개쳐맞듣 맞지만 하여간 가장 인간다와서 좋더라.

---

그런데 이슬람 설화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더라.
선지자 유니스 이야기. 거의 비슷한 내용이다. 그런데 성질은 이쪽이 더 못된 듯.

이 사람은 애시당초 니느웨 사람이었는데
동족들에게 타락한 삶을 버리고 알라에게 회개하라고 이야기했더니
동족들이 비웃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꼭지가 돈 나머지 유니스는 분을 못 이기고 바다에 투신을 했는데
고래가 낼름 받아먹었다는 거다.

고래 뱃속에서 유니스는 자신의 성마름을 반성하고 알라에게 기도하니
알라께서 동네 앞 바다에 고래가 유니스를 토하게 하셨다는 것.
 
그래서 다시 동네로 갔더니 이미 니느웨는 모두 회개한 뒤였다는 거다.


* 요나와 유니스가 동시대에 살았는데 고래 한 마리가 이놈 잡아먹고 토하고 저놈 잡아먹고 토해서
   시간차를 두고 둘이 왔다갔다 한 거 아닐까. 유니스가 집을 비운 새에 요나가 와서 회개를 시키고 돌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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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사

작은 방 한담 2011. 3. 31. 22:22
슬슬 혼사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저런 기타 상황도 중요하지만 일단 부모님은 결혼이 급선무라고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다.
 
그렇긴 하지.

하지만 정작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화투목도 사 놓지 않았는데 밑장빼기를 하라는 말로 들리니 어찌한단 말인가.

대한민국에서 인생사를 홀로 결정하는 문제란 참으로 힘들다.
사람을 만나고 겪고 헤어지는 문제는 나이가 아무리 들고 경험이 아무리 많아도
늘 초심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문제다.
주머니에서 물건꺼내듯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말이다.

혼자 사는게 가끔은, 아니 종종 귀찮을 때가 있다.
밥도 혼자 해 먹고 청소도 혼자 하고, 아프면 끙끙대고 하는 게 귀찮긴 하다.
그렇다고 냉엄히 생각해보면 둘이 된다 하더라도 저건 내가 다 할 일이다.

결혼하면 밥을 내가 해 먹지않아도 된다고 믿는 부모님들에게 이리저리 설명을 하기도 귀찮을 지경이다.
결혼하면 살이 찔거라고 믿는 부모님들에게 뭐라고 설명을 할 수도 없고
결혼하면 뭔가 안정될 거라고 믿는 것에 대해서 쌍지팡이 짚고 나설 수도 없다.
가진 게 많으면 고민은 늘어날 뿐.

그리고 무엇보다 맘에 드는 처자와는 연분도 안 이어질 뿐더러
이어질만한 연결고리도 없다. 결국은 내가 어디 나가서 껄덕대야 한다는 이야긴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하는 인간 하나가 그 꼴을 하고 돌아다니던 기억이 있어서
별반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솔직히 난 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하고 결혼이라는 단어와는 접점이 없다는 것을.
 
소개받을 사람들은 많단다.
경험상 뭐 하나 어울린 적 없었고,
인생 유일하게 내가 진상 갑(甲)질을 해 대는 게 선자리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번에도 눈 감고 그냥 해 버릴까.
대충 성격 좋아 보이면.
아, 천만에.
난 내 분별력을 믿지 않는다.
사람들의 평판도 믿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도 이젠 잘 안 믿는다.

가만히 써 놓고 보니
한 두개 문제가 아닌 총체적인 부실이로세. 후쿠시마 원전의 연애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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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일은 안 하고 웹서핑을 하다 종종 들어가는 커뮤니티가 있다.
남초커뮤니티인지라 여자타령이 주를 이루는데
가끔 보면 결혼 못한 솔로들에 대해서 애인이 있거나 가정을 이룬 사람들이
인생의 선배인양 지엄하게 뭔가 한마디 하거나 지식을 전수하려는 모습을 보곤 한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혼자 있다.
원래 혼자는 아니었다.

아무려나, 가만히 그 가운데 글을 읽자니 모든 것은 사람의 욕망의 헛됨에서 비롯되나니
삿된 길을 버리고 정진하라고 써 놓았다. 맞는 말이다.

개뿔은, 지들도 다 그랬으면서. 확률게임의 승자가 된 것일 뿐인데 그것을 지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욕망이 없는 애정이라는 것이 가능하냐. 다들 아벨라르와 엘로이즈라도 되는거냐?
어차피 세상의 법칙은 불공평의 잣대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없는 자는 뺏기고 가진자가 다 가져갈 것이라고 성경에 조차 써 있는 바, 사람의 일에 대해서
확언을 하는 사람은 나는 경계한다. 어느 날 내가 길을 가다가 하늘에서 산봉우리가 떨어져 깔려죽는 일이나
결혼을 해서 애를 갖는 일이나 똑같은 우연의 상황일 뿐이다. 그 빈도수의 문제일 뿐이지.
하지만 그것을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해냈다고 좋아한다. 교만이다. 

나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예전엔 나도 성취한 자의 자리에서 교만하게 오시하며 내가 간 길을 걷지 않는 자들을 깔보며, 빈정대고
저들의 무능함을 비웃으며 좋은 충고랍시고 개인의 한정된 경험을 금과옥조인 양 이야기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이 글을 이렇게 쓴다는 것 자체도 개인의 생각이고 감정일 뿐이지 결코 어떤 식의
객관적인 사항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절대 객관적이 될 수 없으며 이성은 감성을 예쁘게 포장하는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는다.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나는 너희들과 다르다는 것을 은연중에
설파하는 교만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교만하다. 가진 것으로 교만하고 남들보다 시간이 많음으로 교만하고, 오래 생각하는 것으로 교만하고
글을 좀 쓴다는 것으로 교만하고, 남들의 화를 잘 돋구는 것으로 교만하고, 자신의 신앙이 좋다는 것으로 교만하고
부화뇌동 하지 않는 다는 것으로 교만하고, 교만하지 않다고 믿는 것으로 교만하다.

오래 살지 않았다.

하지만 말이 줄어들어야 함을 느낀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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