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저리 일은 안 하고 웹서핑을 하다 종종 들어가는 커뮤니티가 있다.
남초커뮤니티인지라 여자타령이 주를 이루는데
가끔 보면 결혼 못한 솔로들에 대해서 애인이 있거나 가정을 이룬 사람들이
인생의 선배인양 지엄하게 뭔가 한마디 하거나 지식을 전수하려는 모습을 보곤 한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혼자 있다.
원래 혼자는 아니었다.

아무려나, 가만히 그 가운데 글을 읽자니 모든 것은 사람의 욕망의 헛됨에서 비롯되나니
삿된 길을 버리고 정진하라고 써 놓았다. 맞는 말이다.

개뿔은, 지들도 다 그랬으면서. 확률게임의 승자가 된 것일 뿐인데 그것을 지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욕망이 없는 애정이라는 것이 가능하냐. 다들 아벨라르와 엘로이즈라도 되는거냐?
어차피 세상의 법칙은 불공평의 잣대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없는 자는 뺏기고 가진자가 다 가져갈 것이라고 성경에 조차 써 있는 바, 사람의 일에 대해서
확언을 하는 사람은 나는 경계한다. 어느 날 내가 길을 가다가 하늘에서 산봉우리가 떨어져 깔려죽는 일이나
결혼을 해서 애를 갖는 일이나 똑같은 우연의 상황일 뿐이다. 그 빈도수의 문제일 뿐이지.
하지만 그것을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해냈다고 좋아한다. 교만이다. 

나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예전엔 나도 성취한 자의 자리에서 교만하게 오시하며 내가 간 길을 걷지 않는 자들을 깔보며, 빈정대고
저들의 무능함을 비웃으며 좋은 충고랍시고 개인의 한정된 경험을 금과옥조인 양 이야기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이 글을 이렇게 쓴다는 것 자체도 개인의 생각이고 감정일 뿐이지 결코 어떤 식의
객관적인 사항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절대 객관적이 될 수 없으며 이성은 감성을 예쁘게 포장하는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믿는다.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나는 너희들과 다르다는 것을 은연중에
설파하는 교만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은 교만하다. 가진 것으로 교만하고 남들보다 시간이 많음으로 교만하고, 오래 생각하는 것으로 교만하고
글을 좀 쓴다는 것으로 교만하고, 남들의 화를 잘 돋구는 것으로 교만하고, 자신의 신앙이 좋다는 것으로 교만하고
부화뇌동 하지 않는 다는 것으로 교만하고, 교만하지 않다고 믿는 것으로 교만하다.

오래 살지 않았다.

하지만 말이 줄어들어야 함을 느낀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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