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한담'에 해당되는 글 668건

  1. 2010.07.19 2010.7.19 소사 3
  2. 2010.07.15 생과 사 4
  3. 2010.07.07 2010.7.7 잡설 2
  4. 2010.06.28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그렇지만 10
  5. 2010.06.12 6.12 소사 10
  6. 2010.06.10 참 안풀리네 2
  7. 2010.06.06 4
  8. 2010.06.05 2010. 6. 12 소사
  9. 2010.05.30 2010.5.30 소사 8
  10. 2010.05.14 2010.5.14 소고 1

2010.7.19 소사

작은 방 한담 2010. 7. 19. 22:24

고양이랑 같이 살아서 좋은 점과 나쁜 점

나쁜점
1. 늘 뭔가 땅바닥에 떨어져 있다.
2. 늘 뭔가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건 어딘가 찢어져있다.
3. 아침에 깨어나서 내 눈을 마주쳤을 때 후다닥 도망가면 뭔가 하여간 일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다.
4. 늘 이상한게 바닥에 깔려있다. 먹다 남은 사료나 화장실 모래나 휴지나 기타 등등

좋은 점
1. 집에 들어가면 누군가가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엉엉 운다. 왜 이제왔냐며
2. 아침에 바지를 입고 나가려고 하면 바지를 꼭 붙잡고 안 놓는다. 나가지 말라고
3. 정신을 차려보면 발 밑에서 항상 자고 있다.
4. 내가 멍하니 있으면 날 보고 운다. 멍때릴 시간에 같이 놀자고.


그나마 조금이라도 웃는다는게 가정같달까.

Posted by 荊軻
,

생과 사

작은 방 한담 2010. 7. 15. 22:02
1.
어머니가 항암치료를 받으셨다.
항암치료를 받으러 간 서울대병원.
복도가 장례식장과 연결되어 있다.
수술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검은 비닐에 쌓여 운반되는 침대를 본다.

섬찟.

2.
어머니는 간단히 방사선 수술만 받고 나오셨다.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냉장고가 고장나서 내일 바꿔야하는데
공간이 좁아서 놓을 곳이 마땅치 않음을 걱정하신다.

나도 냉장고를 걱정한다.
냉장고를 걱정해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3.
어머니가 일전에 쓰러지신 것은
머리의 암과 하등의 연관성이 없는 것이었다고 의사선생은 말했다.
말 그대로 우연히 일이 그렇게 되어서
이것저것 검사하다가 발견한 것이었다.

발견을 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냥 살았을 것이다.
1년에 0.2mm정도씩 자란다고 한다.
위험해지는 정도까지 자라는 데 200년.
좀더 심각하게 잘라서 50년이라고 치자.
천수를 넘기신 나이다.

불필요한 수술이었을지도 모른다.
모르는 게 약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알게 되면
사람이란 그렇지 않다.
몸이 약간만 좋지 않아도
내가 이 병때문에 그런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래서 알게 된 이상 수술을 할 수 밖에 없다.

4.
뭐가 옳은 일일까?
뭐가 더 현명한 선택일까?


어머니는 머리에 드릴을 뚫고
방사선을 쬐고
스테로이드 재제를 드시고
그렇게 지내다 6개월 뒤에 다시 검사를 받으러 가셔야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내일 들어올 냉장고를 걱정하신다.

어쩌면 어머니의 걱정이
가장 현명한 걱정일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荊軻
,
1.
나이 먹고 버려야 할 것이 생기면 그건 정말 버려야 하는 것이다.


2.
점점 더워진다.
예전에는 이렇게 덥지 않았던 것 같은데
해가 가고 날이 갈수록 더워진다.

어머니도 같은 말씀을 하신다.
"예전에 너희 키울때는 참 선선했는데."

세상이 지옥에 가까워지는 것일지도.


3.
통장 잔고는 늘 그대로고 일도 그대로고
사업이나 개인적인 영역으로도 진척이 없지만
그래도 아직 무언가하려는 열의가 남아있는 한
청춘이라고 믿는다. 청춘이 아니라면 최소한 악과 깡은 남은 것이다.


4.
마음먹은 것과 정 반대로 육신은 점점 피폐해지는 것 같다.
몸이 허물어지면 마음이 허물어지더라.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니 좀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


5.
고양이를 키우니 사람 만날 일이 점점 적어지는 건 맞는 것 같다.
어지간하면 약속같은 건 잡지도 않는다.

이러다 8-9년 뒤, 고양이가 떠나고 나면
그때는 누구를 만나야 하려나?

Posted by 荊軻
,
거의 한 달이 다 되도록 지구촌을 달군 월드컵이 끝났지만
난 축구경기를 거의 시청하지 않았다. 
별반 축구에 관심이 없기도 했지만 그일보다 더 큰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편찮으셨다. 
편찮으시다고 하면 어폐가 있다. 편찮지는 않으시다. 대신 무언가를 알아낸 것이지.
언젠가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르는 병의 발견. 그리고 치료가 상당히 희박한 증상.

막장드라마에서 가끔 주인공 죽을 때 써 먹는 그 병. 뇌암. 뇌종양.

부부젤라인지 자블라니인지 붕가붕가인지를 TV에서 볼 맘이 생길 수가 없었다.
검사결과를 알게 된 다음부터 든 느낌은 시간이 딱 정지되어 있다는 느낌이었다.
뭔가 생경하면서도 끝이 없을 것 같은 느낌. 
내 일이 아닌 것을 내가 역할극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는 느낌.
그런 것들이었다.


-1-
사람은 유한한 존재다. 언젠가는 내 주변의 모두가 죽고, 나도 죽는다. 
필멸의 존재에게 죽음이란 필연의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누구도 그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한다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서 깊이 느끼려고 하지 않는다. 
고민거리라기 보다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가
막상 [죽음].[이별]같은 생경한 말이
어느날 문자나 개념에서 벗어나 생생한 사실이 되어 우리 코 앞에 들이닥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을 꾸듯 현실을 몽롱하게 보게 된다. 
근심, 걱정, 가족, 사랑
그리고 그가 떠나간 뒤에 처할 나의 처지.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정형화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2-
언젠가는 닥치리라
늘 최악의 상황은 다가오게 되어 있는 법이다
누누이 나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말이지만
실제로 닥치게 되면 역시 마음속의 다짐이라는 것은
단순 예방차원의 것을 벗어나지 못함을 알게 된다.

주식시장에서 늘 하는 말 있지 않은가?
바닥이라 생각하는가. 지하실을 보게 된다.
인생의 굴곡은 사람의 생각을 훨씬 넘어서는
끝없는 밑바닥이 존재한다.

사람은 약하다.
아무리 험한 꼴을 당해 본 사람이라고 해도
재앙이 닥쳤을때 면역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님을 보게 된다.

일가친척, 가족의 죽음을 한 두번 본 것이 아니지만
늘 그 과정은 새롭고, 새로와서 서럽고 슬프다.


-3-
아직은 모르는 일이다.
돌아가신 것은 아니니까.
수술을 받아보자고 하신다. 위험성도 상당히 있다.
악성인지 양성인지는 수술을 해 봐야 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의 불확실성만큼 사람에게 절망과 희망을 강요하는 것은 없다.

하지만 천천히 돌이켜보면

언젠가는 어떤 경로로든 나는 부모님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 있다.
모든 사람들은 그 과정을 밟게 되어 있고 목도하고 집례하게 되어 있다.
아마도
슬픔이 지나가고 애통함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간 뒤에는
돌아올 수 없는 추억에 대한 회한이 남으리라.
그것이 인생일테니까.
아직은 아니라지만 언젠가는.



이런저런 이야기로 끄적거려봤자 정리가 되지는 않는다.

그냥 지금 드는 생각은 하나.
슬프다는 거다.

자식 아닌가
몸에서 태어난 자식인데 말이다.
Posted by 荊軻
,

6.12 소사

작은 방 한담 2010. 6. 12. 21:03
1.
비오는 날 기르는 고양이 접종을 시키러 차를 빼러가는 순간
비를 흠뻑 맞으면서 차를 가로질러 가는 길고양이 하나를 봤다. 몸도 약간 불편한지 다리를 절룩이면서.

같은 고양인데도 
같은 사람인데도
처한 처지가 다르다.

난 운명이나 팔자에 인생을 담보잡히고 싶지는 않지만
어쩌면 그런 태도는 팔자나 운명이라는 것이 갖는  불가항력에서 회피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2.
체해서 죽을뻔 했다.
아직도 몸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뭔가 약속을 잡으면 대부분 탈이 난다.
긴장을 해서인가?

마음을 비워야지.


3.
월드컵이 시작되었다.
어제부터 축구를 시작한 모양이더라.
아파서 침대를 구르면서 끙끙대고 있는데
좋다고 위에서 환호성을 지르는 아파트 주민들이 주는 것 없이 밉더라. (--;;)

하긴,
지금도 월드컵을 안 보고 있구나.

축구란 스포츠는 희한한 것이다.
이성적인 사람들을 선동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경기가 아닐까 생각도 든다.
내셔널리즘이 가장 뿌리깊게 박혀있는 스포츠이기도 하고.

뭐, 내가 공을 가지고 하는 운동을 싫어해서 하는 소리는 아니다. -.-a


4.
타블로 학력문제가지고 까기 시작하던 네티즌은
이제 사건이 정상화되고 타블로가 제대로 인증을 하는 것 같으니까
갑자기 병역이 어쩌고 언플이 어쩌고 하면서 주제를 바꾸고 있다.
어쨌건 타블로가 잘못했다는 것이다.

미워하는 사람은 원래 그 사람이 죄가 없어도 미워하게 되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논두렁에 1억원짜리 시계 버렸다고
뇌물받은 죄책감에 벼랑에서 떨어져 죽었다고
아직까지도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주변에 천지삐까리다.

그냥 미운거야. 진실과는 상관없이.
그걸 아는 인간들이
그 양반 죽어서 슬프다는 인간들이
왜 다른 사람 못 씹어먹어서 안달복달이야.

그러니까 너희에게 MB는 딱 격에 맞는 인물이라 이거다.


5.
시간이 없다. 시간이 없어.


Posted by 荊軻
,

참 안풀리네

작은 방 한담 2010. 6. 10. 21:27
서른 넘어서 언제 속편하게 살아본 적 있었던가.

그저 편하게 사람들 앞에 보일 뿐이고 혹자는 철없어 보인다는 말까지 하더라만
누가 알리, 물 속으로는 발이 안보이게 물장구 치고 있었는줄.

다들 자기 굴레 안에서 사람은 힘든 법이다만
오늘 새삼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참 괴롭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다고 출구가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삶은 희망으로 인간을 기망하고 희망은 절망의 또다른 가면일 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숨을 쉬고 있지 않은가.

삶에 어떤 목표도 없다고 하면서도
나보다 훨씬 하루하루에 충실한 사람들을 접한다.
그렇게 본다면 나는 그들보다 목표가 없을 지도 모른다.
거시적인 인생의 목표라는 것만큼 사람에게 신기루 같은 것이 있을까.

그렇다고 지금와서 다른 쪽으로 궤도를 수정하기는
너무 걸어온 길도 멀고. 많이도 걸어왔고.

그냥 가야지.
어찌되든 그냥 가는 수 밖에.
Posted by 荊軻
,

작은 방 한담 2010. 6. 6. 23:00
오랫만에 주말에 머릿속을 완전히 비우고 사는 듯한 느낌이다.
아파트 한쪽 구석에 처박히고 있는 것만 시공간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지

고양이 한 마리랑 일절 아무 대화없이 둘이 먹고 살면서 놀다보니
무인도에 난파된 배에서 내려 고양이랑 하염없이 시간을 때우는 표류자가 된 기분이다.

사람은 같은 동반인이 사람이 아닌 담에는
까탈스럽고 어려운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아무런 필요가 없다.
그냥 온 몸으로 알고 표정과 동작으로 감정을 알게 되는 거다.
물론 나와 다른 이종생물간에
완벽한 이해와 소통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람 간에는 소통이 얼마나 되는가. 그 잘난 언어체계를 가지고도 말이야.

낚시줄에 쥐새끼 인형을 묶어서 고양이랑 놀다가
배가 고플 것 같으면 밥이나 주고
졸리면 마루바닥에 누워서 같이 자다가
다시 일어나면
나는 그래도 문자를 가진 인간이랍시고 이것저것 끄적이고
고양이는 멀뚱 보다가 다시 자기 할 일을 하러 가거나 무릎위에서 자고.

말 한 마디 없지만 외롭지는 않다.

원래 집에서 TV를 켜지 않는다.
집안에 소음이라고는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와 키보드음 뿐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집이 적막하고 조용하고
사방을 침묵으로 두르게 되면
사람은 짐승처럼 예민해진다.

떨어지는 물소리와 시계의 초침소리, 옆집의 대화와 길 건너편의 자동차 소리, 바깥의 고양이 소리까지
모든 것이 엄청나게 크게 들려온다. 내가 침묵하면 세상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이걸 유지할 수 있다면
평생을 이렇게 살아도 좋을 것 같다.

Posted by 荊軻
,
1.
나라는 사람 역시
앞에서 볼 때 최선을 다해서 좋아해 주지만 
일단 안 보이면 생까는 스타일인지라 (참 몹쓸 성격이다) 사람이 안 붙는 것일게다.

하지만 몇 개월을 못 봐도 다시 보게 되면 어제 본 듯한 사람이 있고
며칠 안 봐도 세상 남남인 사람도 있으니
그건 다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에 대한 관계는
단순한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2.
고양이를 키운 담에
사람들을 안 보는 경향이 있다.


3.
여름이 다가오는 것인가. 아니면 훌쩍 기다리는 사람 머리를 넘어 이미 와 버린 것일까.


4.
그냥 소시민으로써 나라가 잘 돌아갔으면 좋겠다
예전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 송하비결 2010년도 판을 봤는데
송하비결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대목이 거기 써 있더라.

하긴, 예언이나 도참을 믿기에는 희망을 걸 곳이 별로 없으니
그것도 믿을 바는 못 되고.


5.
사람들은 싸우기 위해 사회를 구성하고 사는 걸까?
아니면 개인의 욕심을 홀로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을 착취하기 위해서 사회를 구성하는 걸까?
알 도리 없다.

6.
역사만큼 드라마틱한 것이 어디 있으랴.
5000년이나 되는 컨텐츠를 가지고 나루토도 못 만드는게 좀 웃길뿐이다.



Posted by 荊軻
,

2010.5.30 소사

작은 방 한담 2010. 5. 30. 21:54
1.
선거안내문이 도착했다. 무려 8명을 뽑는다.

참 많은 자리, 한 자리만 가지고 생각해도 오랫동안 고민해야 할 자리들을
이렇게 한꺼번에 한 날 뽑는다는 것 자체가
이 나라의 현재 수준을 알려주는 것 같아서 씁슬하다.

그냥 우리들은 투표를 무슨 심심풀이 파적으로 하루 놀면서 하는 짓거리로 여기는 거 아닌가.
그래놓고 먹고살기 힘들다고 징징대지.

2.
어머니가 갑자기 졸도를 하셔서 병원에 다녀왔다.
멀쩡하던 분이 예배시간에 쓰러지신거다.

피곤하고 체하셔서 그러시다는데
정말 순간 놀랐다.

창졸간에 겨를없다는 게 이런 것이더라.
사람 인생 들꽃같다더니 
바로 옆에서 넘어지시는데 아무 손 쓸 경황이 없었다.

다행히 병원 진찰받았는데 별 일은 없어서 다행이지만.
평일에 한번 진료를 더 받으러 가셔야 할 듯 하다.

3
그 순간 별별 생각이 다 나더라.

원래 난 부모님하고 같이 교회를 가지 않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좀 이른 시간에 가고 싶더라.
그래서 같이 부모님과 예배를 드리다가 이런 일이 생기니

갑자기 아 대체 이거 뭔 일이냐.
그래도 장자라고 이런 자리에 같이 있는건가
별별 미신같고 운명론적이 생각이 머리를 핑핑 울리고
911...아니 119전화하면서도 머리속은 오버클럭된 CPU처럼 굉굉거리는데

그나마 일이 커지지 않아 다행이다.


4.
이거 보면 확실히 장가는 가야겠더라.
고양이새끼가 내 핸드폰으로 119불러줄 리도 없고.
Posted by 荊軻
,

2010.5.14 소고

작은 방 한담 2010. 5. 14. 22:07
1. 고양이를 들여놓았다.
   2개월령이다. 3월달에 났으니 뭐...아직 핏덩이다. 사료나 제대로 먹나 모르겠다.
   주인에게서 분양받아 얻어올 때 천지가 진동하게 울어대더니
    집에서는 으슥한 때 짱박혀서 움직이도 않다가 지금은 잠이 들었다.

  살아 생전에 애완동물이 되지 않던 집이다.
  원래 개를 어머니가 좋아하셔서 4마린가를 길렀는데
  한마리도 늙어죽은 놈이 없고 모두 비명횡사했었다.

  그래서 애완동물을 기르지 말아야지 속으로는 그러고 있었는데
  사람이 혼자 있다보니 아무래도 마음이 심란하고
  뜻없고 덧없는 일에 자꾸 집중하게 되더라.
  
  아직 잘 모르겠다. 집에는 고양이 먹이 냄새가 진동하고...
(고양이는 냄새가 안 나는데 왜 사료에서 냄새가...-.-)
  이놈은 아직 사람 피해 돌아다니지만
  뭐 어쩌랴.

 집에 사람이건 짐승이건 들여놨으면
 그걸로 인연이 정해진 것인데.


2.
심사숙고해서 만든 인연이니
다른 쪽에 신경쓰지 않으련다.


3.
요즘 근대 상하이에 대한 책들을 계속 읽고 있다.
상하이. 1920년대의 상하이는 뉴욕하고 별반 다를 바 없더라.
인간이 축하는 모든 환락과 부패와 열정이 다 모여있더라.
그거 참.

그리고 그 와중에 그곳에서 살아 숨쉬던 우리 독립지사들.
혁명은 낭만이 아니며 독립은 피로 쓰는 역사이지만
그것이 가능하게 했던 곳은 식민지 치하의 도시
남의 땅이라 거꾸로 자유가 허락된 곳이었다니.

삶이란, 역사란, 참으로 쓰디쓰고 기구한 것. 
Posted by 荊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