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양이를 들여놓았다.
2개월령이다. 3월달에 났으니 뭐...아직 핏덩이다. 사료나 제대로 먹나 모르겠다.
주인에게서 분양받아 얻어올 때 천지가 진동하게 울어대더니
집에서는 으슥한 때 짱박혀서 움직이도 않다가 지금은 잠이 들었다.
살아 생전에 애완동물이 되지 않던 집이다.
원래 개를 어머니가 좋아하셔서 4마린가를 길렀는데
한마리도 늙어죽은 놈이 없고 모두 비명횡사했었다.
그래서 애완동물을 기르지 말아야지 속으로는 그러고 있었는데
사람이 혼자 있다보니 아무래도 마음이 심란하고
뜻없고 덧없는 일에 자꾸 집중하게 되더라.
아직 잘 모르겠다. 집에는 고양이 먹이 냄새가 진동하고...
(고양이는 냄새가 안 나는데 왜 사료에서 냄새가...-.-)
이놈은 아직 사람 피해 돌아다니지만
뭐 어쩌랴.
집에 사람이건 짐승이건 들여놨으면
그걸로 인연이 정해진 것인데.
2.
심사숙고해서 만든 인연이니
다른 쪽에 신경쓰지 않으련다.
3.
요즘 근대 상하이에 대한 책들을 계속 읽고 있다.
상하이. 1920년대의 상하이는 뉴욕하고 별반 다를 바 없더라.
인간이 축하는 모든 환락과 부패와 열정이 다 모여있더라.
그거 참.
그리고 그 와중에 그곳에서 살아 숨쉬던 우리 독립지사들.
혁명은 낭만이 아니며 독립은 피로 쓰는 역사이지만
그것이 가능하게 했던 곳은 식민지 치하의 도시
남의 땅이라 거꾸로 자유가 허락된 곳이었다니.
삶이란, 역사란, 참으로 쓰디쓰고 기구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