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한담'에 해당되는 글 668건

  1. 2010.04.23 병,병원, 의사 그리고 약사 2
  2. 2010.04.14 Just cause 2 6
  3. 2010.04.11 2010/04/10 2
  4. 2010.04.06 기사 윌리엄 & Thin Lizzy 2
  5. 2010.04.04 2010/04/04 잡설
  6. 2010.04.01 인생의 목표 2
  7. 2010.03.28 2010-03-27
  8. 2010.03.23 사람 평판 바뀌기는 순간이라. 4
  9. 2010.03.22 1001번째 글이로다 2
  10. 2010.03.20 후회막급 2
1.
며칠동안
신경이 날카로와질대로 날카로와진 상태에서 잔업을 했더니 아닌게 아니라 몸살이 걸렸다.
원래 신경이 둔감한 편이 아니라서 두달에 한번 꼴로 아프다.
그나마 현대에 태어났으니 망정이지
조선시대나 구한말에 태어났더라면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을 법한 불량한 신체다.

병원에 들렀다.
얼굴을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의사와 환자.
"이번엔 어디가 아프셔서~"
"머리와 목감기가~"
"요즘 유행이죠~"
"예"
"약은 부작용이 없었으니 좀 진통제를 센 걸로 섞어드릴까?"
"많이 돌아다녀야 해서..."
"그럼 예전처럼 넣는데 하나를 더 넣어볼테니 몸이 안 좋으면 빼시지요"

불치의 병도 아니고
몸이 환경에 맞지 않는 것이라는 걸 의사도 알고 나도 안다.
아마 약 한 두 세번 먹으면 또 나아질 것이다.

아프다고 징징대며 외로와요 외로와요 타령할 바엔
내 얼굴만 봐도 뭔 약을 투여할 지 아는 의사한테 가는 게 훨씬 현실적이다.
물론, 전혀 정서적인 도움은 안 되지만.

2.
병원 아래 약국에 갔는데
호호백발 할아버지 약사님이 없다.
며느린지 동업자인지 모르는 아줌마가 처방전을 보고 약을 내 준다.

"약사 어르신은 어디..."
"이제 낮에만 잠깐 나오세요."

하긴 내가 이사오기 전부터 호호백발 할아버지셨다.
노구에 활인하기에는 스스로 보신할 나이가 지나신 몸이다.

아마 은퇴하시거나
못 뵙게 되겠지.

그래도 약을 살 때면 늘 보는 얼굴이라도
"이 약은 뭐에 쓰는 약이고 이 약은 뭐에 듣는 약이고 이 약은 뭐에 먹는 약이요~"
하고 일일히 알약 하나하나 가리키면서 설교아닌 설교를 하던 분이 없으니
맘 한 켠이 쓸쓸하다.

봄은 봄인데 왜 이리 추우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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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cause 2

작은 방 한담 2010. 4. 14. 08:31
Just cause, [정당한 명분]이라는 뜻. 
군사학적으로는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정치적 요소를 가리킬 때 쓰는 용어이기도 하고
미국의 파나마 침공당시 작전명으로 쓰인 명사이기도 하다.


이런 제목을 가진 게임 타이틀이 하나 존재한다.
내용 자체가 황당하다.

친미적인 정권이 들어서 있는 동남아시아의 한 섬나라 대통령이 죽은 뒤
반미성향의 대통령이 들어선다. 대통령 자체의 개인적 찌질함이야 그렇다 치자.
미국에서 우리의 주인공을 파견한다. 

주인공의 임무 - 도시의 갱단 보조, 각 섬의 반정부세력 확장, 사보타지, 방화, 테러 및 
                      정부의 치안능력을 상실케 만드는 것. 그래서 대규모  폭동이 일어난 뒤
                      현 정부를 전복시킬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아, 이런 제국주의의 산물같은 첩보전이라니!
그런데 저 짓을 내가 하는 것임.

나중에 국민들을 도와서 성조기를 찢어버린다던가 그런 장면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이미 주인공은 1편에서 남미의 국가 하나를 이런 식으로 말아먹었으니까.


지금 한참 불태우고 있는 엑박360의 오픈월드게임.
국내에는 별로 소리소문없이 발매되었는데
게임성 자체는 엄청나게 후덜덜하다.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걸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우에서
만족을 얻을만한 게임. 말 그대로 섬나라 하나를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 그 맵의 크기 하나만
보더라도 입이 벌어질 지경.

내가 좋아라 하는 Eidos사의 작품이긴 한데...
어째 하다보면 씁쓸하다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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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0

작은 방 한담 2010. 4. 11. 00:23
1.
조카 100일이라 식구들끼리 모여서 조촐하게 점심을 먹었다.
대나무와 애들은 안 보면 부쩍부쩍 큰다더니, 예전하고는 전혀 다르게 얼굴이 변해간다.
맨 처음에는 영락없는 내 동생이더니 이젠 제수씨 얼굴이 많이 나온다.

어머니가 그러더라. 맨 처음 애가 나오면 부계의 얼굴을 가졌다가 커갈수록 엄마의 얼굴이 나온다고.

"이유는 뭘까요?"

"그래야 의심을 안 하지."

-0-
아아, 이거 참 명쾌한 자연의 섭리로구나.


2.
내 나이 조금 뒤면 불혹이다.
정상적이면 아이가 이제 중학교 들어갈 것 걱정하고
학습수준을 어떻게 맞춰야 할까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런 걱정은 없으니 편하다.

이게 편한건지
타인의 기회를 갈취해서 편하게 사는건지
아니면 그냥 이게 내 삶인지.

대신 그만큼 같은 동류들의 고달픔을 모르고 산다.
모두가 하는 고생을 모르고 산다는 건
몸과 마음이 편할지 모르지만 정서적 괴리감이 생긴다는 거다.
물론 책임감도 없겠지.

철이 들 시기를 지나버리면 영영 피터팬으로 사는 것일까?


3.
죽는소리 해 봤자
죽지도 못할 뿐더러 사람들이 꺼리기만 할 뿐이다.

그렇다고 정작 죽으면 더 심하게 욕먹는다.

그러니 그냥 혼자 모든 건 삭히면서 사는 게 제일이다.


4.
생각해보면,
그리 나쁜 일은 많이 남지도 않았다.

인생만사 세옹득실.
누가 어찌 될지 앞으로 뭐가 어찌 될지
어리석은 인간의 눈과 머리로 얼마나 볼수 있겠는가.

그저 일희일비 하지 않으면 그만이고
정성이 닿으면 소득은 없어도 후회는 없으리.


5.
폴란드 대통령 내외가 비행기 타고가다 추락사.
영 문제 많은 기종이었다고 하던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나라도 말이죠.
자기 타고 다닐 것도 아닌데 후임자를 위해서
전용기 사 놓으려고 하셨던 분이 하나 있었지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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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히스 레저를 맨 처음 접했던 영화.

이리저리 재미있는, 일어날 수 없는 서양의 신데렐라 스토리의 남성화였지만
여전히, 아직도 유쾌하기 그지없던 그 영화.

지붕 수선공의 아들이
오직 성공하겠다는 일념과 아버지의 격려 덕분에
세상을 오시하며 승승장구해서 꿈을 이룬다는
[백일몽]에 가까운 영화

예나 지금이나
서양이나 동양이나
레드넥(노동자계층)이 화이트칼라가 되고, 그중에서도 상류층에 올라가는 이야기는
요원하고 머나먼 이야기 중 하나일 뿐인 듯 하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 중 하나는
승승장구하고 가짜기사 윌리엄이 다시 금의환향하면서 고향 런던에 돌아올때 울리던
Thin lizzy의 노래 [The boys are back in town]

Guess who just got back today
Them wild eyed boys, that'd been away
Haven't changed, that much to say
But man I still think them cats are crazy
오늘 누가 왔는지 맞춰봐요
그 거친놈들이, 떠났던 놈들이
하나도 변하지 않고 돌아왔네요.
하지만 여전히...뭐 좋겠다. 이런 가사.

Thin lizzy라면 아일랜드 출신의 하드락 그룹, 노동계층의 삶을 담은 노래를 불렀던 그 사람들.

나이 먹고 다시 저 장면을 보는데
왜 그렇게 아련하고 뭔가 가슴에서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감동도 아니고 애환도 아닌 이상한 기분이 드는지.

히스 레저는 이제 고인이 되었고
Thin lizzy의 필 리뇻도 애시당초 고인이 된 지 오래고
흑태자 에드워드로 나왔던 제임스 퓨어포이는 [ROME]에 나오더니 [솔로몬 케인]으로 
잘 나가는 아저씨가 되었지만.

세월은 무상하고 빠르고 시간은 잡아둘 수 없건만
아직도 여전히 상념은 남아있는데.

시간이란, 인생이란 ,
정말로.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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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이 무언가 일을 해보겠다고 마음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마음만 먹는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이건 더 심해지는데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쓸데없는 부대비용이 엄청나게 산정된다.

그러니 뭔가 내 진로를 바꾸고 싶다면 지금 하는게 낫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비용이 늘어난다.


2.
꿈을 꾸는데 졸려서 일어나지 못하는 꿈을 종종 꾼다
그런 꿈 꾸고나면 잔게 잔 것 같지가 않다는 것.

호접지몽따위는 일도 아니다. 
꿈속에서 꿈을 꾸는데 그 꿈에서 깨려고 하다가 가위눌리는 꿈이라는 건
꿔 본 사람만 아는 괴상망칙한 것.


3.
좋은 조언을 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나쁜 조언을 해 주는 사람은 당신에 대해서 별반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조언을 해 줄 사람이 없다면 당신이 문제.


4.
오늘은 부활절이다.
세상의 권세를 이기신 주님의 날인데
어찌 이렇게도 세상권세는 눈 뜨고 보기 민망한 지경인가.


5.
1년 뒤의 내 모습이 아니라
1주일 뒤의 내 모습조차 장담할 수 없는게 사람 인생이다.

일본의 사무라이들은 하루하루를 마지막날이라고 생각하고 살며
삶의 거주창스러운 부분을 남기지 않았다던데
그것이 어쩌면 삶을 꾸려가는 가장 알찬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荊軻
,
소싯적에 꿈꾸던 목표가 사라진 뒤부터
아마 방황하는 인생이 되지 않았나 싶다.

뭘 위해 살수 있느냐가 사람의 하루하루를 결정한다.

꿈이 뭐냐, 뭐가 되고싶냐. 어떻게 살고싶냐는 지루하고 구태의연한 물음은
언제 들어도 쉽사리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 때문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고 
오늘 만난 지인에게 말하자
지인은
[그러려면 먼저 내가 행복해져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우문현답이 아닌가.

사람마다 행복해지는 방법이 각각 다를진대
그럼 난 무엇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좋아하는 사람하고 같이 있으면 행복하려나
천금을 희롱하고 천하에 갖지 못할 것이 있으면 행복하려나
내 지식과 경륜을 만방에 떨치면 행복하려나
이도저도 아니고 시간이 넘쳐흐르면 행복하려나

사실
그러고 보니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해지는지도 잘 모르고 살고 있었다는 결론이다.
Posted by 荊軻
,

2010-03-27

작은 방 한담 2010. 3. 28. 02:56
1. 삶은 계속 지속된다.
   무언가를 쫒는가에 따라 지루하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2. 천안함이 침몰했다. 
    젊은 자는 죽고 늙은이는 살며 전쟁터에 있는 자는 늘 때아닌 죽음을 맞지만
    사람의 생명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저울질되어서는 안된다.

   
3. 요즘 늘 늦게 자는 것 같다.


4. 가끔은 내가 너무 생각이 많거나
    너무 성미가 급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어떤게 진짜 내 모습인지 헛갈릴 때가 많다.
    
    아마 생각많은 불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이율배반적인 게 같이 섞여있는 경우도 있더라.


5.  정치 모리배들은 늘 거짓을 말한다.
     지옥에 갈 것이다.

    군인들은 거짓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명예를 안다면.

    명예를 모르는 무인은 썩은 선비 똥만도 못한 것이다.

    바꿔 말하면
    제대로 된 군인은 붓잡은 이들보다 훨씬 형이상학적인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형이상학이 살 수 있는 사회인가, 지금이. 


6. 얻어먹을 수 있다는 것은
   언제건 감사한 일이로구나.

  누군가와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더더욱 감사한 일이로다.

Posted by 荊軻
,
원래부터 밥 혼자 먹는게 좋고 영화도 혼자 보는 걸 좋아하고
혼자 움직이는 걸 별달리 고까와하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내가 혼자 움직이고 혼자 행동하는 걸 굉장히 불쌍하게 보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인가 찾아봤는데
몇몇 마음 맞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투정 비스무리하게 징징댔더니
그 사람들이 내심 충격을 받은 모양이더라.

'아, 저 양반 심화(心火)가 극에 달해있구나. 고독에 몸부림치며 전전반측, 밤이 밤이 아닌 모양이로다. 어디 쭉빵 미녀는 아니더라도 야밤에 등 긁어줄 할마시라도 소개시켜 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밥이라도 먹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아마 이런 식으로 나름대로(?) 배려하다보니

어느새부터인가 난
고독에 몸부림치며 까달스럽게 잘 삐지는 중년남이 있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나도 내가 불쌍한 중년남 같아졌다.

별 불편도 없고 그냥그런대로 사는 것도 괜찮겠거니 하고 사는데

우연한 일로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람 이러다가 영 괴상하게 취급받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평판이라는 것은 스스로도 어느 정도 책임을 지고
조작은 아니더라도 가꿔서 보여야 하는 것이 세상의 법도라.
찌질이주제에 정의의 사도인양 활개치고 다니는 정신병자는 아닐지언정
최소한 내 앞가림정도는 하는 면목을 보여줄 때가 사람에겐 다 존재하는 듯 하다.

하여간
그만 사람들에게 말을 하고 
조용히 혼자 지내는 시간을 늘려야지.





Posted by 荊軻
,
내 벌써 1000개의 글을 블로그에 남길 줄은 몰랐다.
얼마나 정신없이 내 하고 싶은 말을 남겼으면 벌써 1000개가 넘는 글을 썼을꼬.

마지막 1000번째 글이 무엇인가 봤더니 역시나.
현종과 양귀비의 로맨스, 장한가라니

LOVE & PEACE 가 내 인생의 목표인가. 아, 사랑과 평화 하니 돌아가신 이남이씨가 생각나네.

누군가는 천 명의 목숨을 살릴 때까지 침을 놓겠다고 했다던데
나는 내 심사를 다스리려고 천개나 되는 글을 썼건만
아직도 울끈불끈 마음은 천방지축 다스려지지 않으니
이 모든 게 그릇의 크기에 비교되는 거 아니겠는가.

다음 글 천 개를 쓸 때 쯤 되면
사람이 부쩍 커져있기를
내 스스로에게 소망하는 바이다.
Posted by 荊軻
,

후회막급

작은 방 한담 2010. 3. 20. 13:01
백지같은 사람에게 먹물로 좍좍 상처만 긋겠구나

애초에 권할 때 응하는 것이 아니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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