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한담'에 해당되는 글 668건

  1. 2010.02.22 내 차, 스뎅이. 8
  2. 2010.02.19 때와 기다림 2
  3. 2010.02.18 희망 2
  4. 2010.02.17 time, time, time 6
  5. 2010.02.13 2010.02.13 6
  6. 2010.02.13 이아고의 항변
  7. 2010.02.12 소소함 8
  8. 2010.02.10 2010.02.09 잡담 7
  9. 2010.02.08 그녀의 딸은 세살이예요 2
  10. 2010.02.07 2월 첫주의 도란도란 4
맨 처음 사회생활 시작하면서 큰 맘 먹고 뽑았던 차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아버지가 갖고 있던 구닥다리 엘란트라를 몰다가 맨 처음에 내 차를 뽑았을 때
살짝 엑셀에 발냄새만 맡게 해도 진저리치면서 앞으로 부앙 나가던 녀석이
이제는 사뿐히 는지르고 지려 밟아도 설설설 움직여
나온지 얼마 안 되는 새 차들이 비웃으면서 싹싹 추월해 갈 정도로
나이를 먹어버렸습니다.

그래도 곱게 타려고 무척 노력했고, 딴에는 먼 길은 안 가져간답시고 아껴서(?)
10년 차량에 걸맞지 않은 엄청나게 낮은 주행키로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성능은 움직인 거리에 비례하지 않고 흘러간 세월에 비례하는 게 자동차입니다.
이젠 노인네가 다 되었지요.

가만히 신호대기를 하고 있으면
쿨럭쿨럭 덜덜덜 진동이 옵니다.
어차피 사람이던 기계던 물건이던 인연이던
만나면 헤어질 때가 있고 일어서면 누울 때가 있는 법이죠.

아마 더 탈 날은 탔던 날보다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새로운 차들을 고르고,
저는 카다록을 보면서 이게 좋은지 저게 좋은지 고민할테고
이 녀석은 아파트 아래 혼자 세워진 채 무념무상
주인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절 태울 준비를 하고 있겠죠.

사람도 10년을 사귀기 어렵고
반려동물도 10년을 채우기가 어려운데
강산이 변한다는 시간을 같이 지켜준 녀석입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이 녀석을 팔 때가 되면
전 아마 울 것 같습니다.

[오!나의 여신님]에서 여주인공 베르단디가 그러죠.
기계는 모두 기계의 요정을 가지고 있다고.

아마 그럴 겁니다.
다른건 몰라도
이 녀석의 요정은 참으로 현숙한 요정일겁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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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기다림

작은 방 한담 2010. 2. 19. 23:38
농부는 언제부터 곡식이 익을 줄을 알고 과일이 익는 것을 알아서
때에 맞춰 묘묙을 내고 씨를 뿌리고 거둬들일 생각을 했을까.

모두가 자신의 선조들이 전해 준 경험을 통해서였을까
아니면 어느 순간인지 스스로 알게 되는 자연의 섭리를 깨달았기 때문일까.

매해 사시사철 열리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서
그 지식이 습득되고 전해지는 것이라 한다면

과연 한 번 사는 인생에서
언제쯤 길을 내고 터를 닦고
나가고 들어서고 말하고 물러남을 해야하는지
알 도리가 있을까.

한번만 사는 것은 참 불합리한 것 같아.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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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작은 방 한담 2010. 2. 18. 19:20
수라도에 다름없는 세상에
오늘 내일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란

[내일을 알 지 못한다는 불명확성]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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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time, time

작은 방 한담 2010. 2. 17. 23:54
1. 
천하에 둘도 없는 악인이라 생각했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천박함이 있다 생각했었다.

가슴속으로 칼을 갈았던게 10년이고, 죽을 때까지 응보하지 못하면
한 순간이라도 더 오래 살아서 죽기 전에 무덤에 칼이라도 꽂고 죽겠다고 생각했더랬다.

그런데 어느 날, 전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참으로 깃털처럼 소소하게 스치다가 만나서
경우에 맞지 않게 인사를 하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양 안부를 묻고 형식이야 어쨌건 화해를 하였다.

10년 간 속에 갈아왔던 칼이 순간 바람든 무 하나 잘라버리지도 못하고
훅 하니 사라져버렸다. 

세월의 유구함이
상처의 우툴두툴함도 갉아버리고 흉터도 낡게 만들어버렸던 것인가.


2.
시간은 모든 것을 무위로 돌리고 반본환원할 수 있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아니하다.
오디세우스처럼 흉터는 아무리 낡아도 타인에게 보이고
무엇보다 짊어진 사람에게는 영원히 남는다.

단지 기세가 사라질 뿐이고, 상처의 반대급부가
무기력함에 의해 속으로 갈무리될 뿐이다.

시간도 없애지 못하는 것이 분명 존재한다.
특히나 그것이 가슴 속 상처라면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3.
쉽게들 말한다.
잊어라 잊어 잊으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다.

그렇게 위로하는 사람들도 물론 안다.
잊으라 말한다 한들 그것이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 그때 입은 손해와 아픔이 가신다 하더라도
사람이 예전처럼 무탈하게 돌아다니지 못한다는 것도
다들 잘 안다.

인생의 흉터를 없던 것처럼 매만져주는 성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은 그저
상처와 사람을 둘 다 깎아내버릴  뿐이다.

만약 시간이 망각을 일으켜 
그 사람에게 엣 아픔을 더 이상 기억나게 해 주지 않는다 한들
옛 추억 무게만큼의 허망함 또한 삶에 들어온다는 것을 사람들은 이미 안다.


쓰구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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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3

작은 방 한담 2010. 2. 13. 22:04
1.
제수씨가 조카를 데리고 처음 아버지집에 왔다.

확실히 조부모의 사랑은 부모의 사랑과 다른 법인지라
내리사랑이 아닌 무조건적인 시혜만이 존재할 뿐이다. 
내 아버지가 저런 사람이셨던가? 참 좋아하시는 걸 보면서
동생이 큰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지금 난 후사에 대한 별다른 생각도 없고
결혼해서 애 낳으라는 말을 듣는게  아인슈타인의 통일장이론 듣는 거하고 
별 다른 차이점을 느낄 수 없는지라...
그래도 내일 다시 한번 정도는 가족의 풍파가 밀려오긴 하겠지.


2.
그래도 조카라고 내가 한번 안아올려봤더니
웅? 하는 소리를 지르면서
백일도 안 지난놈이 내 얼굴에 원투스트레이트 소나기 펀치를 먹였다.

싫다는거 알겠는데
계집애가 뭐 이러누


3.
진짜 모 님의 말처럼
이번 음력이 지나면
소띠 삼재가 끝나는 것일까?

하긴 할 일도 많고
하고싶은 일도 많고
개인적인 욕심도 있는데

더도말고 덜도 말고
순리에 맞춰서 이뤄질 것들은 이뤄졌으면 좋겠다.

노력과 정성과 기도가 하늘에 닿기를.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 모두 잘 되었으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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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주변에 아는 사람이 이상한 일에 휘말렸다.

근데 상궤에 어긋난 것 같아.
이것저것 조사를 좀 해 봤지. 내가 뒤를 캐 보는 데는 좀 일가견이 있어.

흠, 뭔가 이상해. 아무래도 이상해. 냄새가 나.
사람이란 육감이 있는 법이거든.

이럴 때는 주위 사람들을 만나 봐야지.
아, 역시 이 사람들도 내가 이런 식으로 질문하니 당황해하는군.

넌지시 의견을 물어보지. 역시, 사람의 생각은 다 비슷한거지. 맞지? 맞는 거 같단 말이야.
다른 사람도 한 번 물어볼까? 아, 우리 친구? 그것도 좋지. 이럴게 아니라 한 번 모여서 술자리나 한번 하면서
토론을 해 보자고. 어차피 우리가 아는 사람이잖아. 우린 나쁜 생각하는 게 아니지. 그냥 그 사람이 걱정되서!

술 먹고 났더니 아무래도 이 이야기 좀 심각해보여. 
최소한 우리는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이성으로 판단해야 하는 사람이잖아.
그 사람이 아무리 우리와 가깝다고 하더라도, 이건 확실히 정리하고 넘어가야겠어.

일단 사람들에게 더 물어보자고.
더 이야기 해보자고.

흠?

어디서 이런 이야기들이 나도는지 모르겠는데...내가 들었던 이야기하고 거의 비슷하네.
넌 어디서 들었어? 내 친구? 

친구야, 넌 어디서 들었어?
나?
아니, 나는 그냥 같이 생각해 보자고 했잖아.
난 저 사람들한테 이야기해 본 적도 없어!

그지?
우리 말고도 다른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한 거 아니겠어?
그래, 세상에는 감성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잖아.


우리가 소문 낸 거 아니야. 그지?
그럼, 우린 그런 나쁜 놈이 아니거든.

우리에서 날 빼달라고?

야,
이제와서 왜 이래?

* 내 생각엔 이아고는 분명 살아서 존재하는 유형의 인간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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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함

작은 방 한담 2010. 2. 12. 01:53
1.
정말 아주아주 예전
길을 걸을 때 여자를 차도쪽에 세우지 말라는 교회 여선배의 이야기를 밥먹다가 들었다.

"왜요?"
여자나 부처님이나 그 당시에는 별로 달리 구분이 없었던 시절의 우문.

눈으로 혀를 끌끌차던 여선배는 그냥 한마디를 던졌다.
"그게 예의야."

그날 이후 여성하고 같이 다닐 일이 있으면 그래서 내가 길 바깥에서 걷는다.  
그러라는 법도가 있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웬지 선배의 말이 잊혀지지 않아서 그런 듯 하다.

사실, 사내만 있는 집에 태어나서 남중남고 사회과학대에 군대까지 다녀온 인간이
여자를 몇번이나 만나고 접할 기회가 있었겠나. 게다가 남의 이목에 별 상관 안하는 패션감각을
갖고 있으니 더더욱 곤란한 것을.

사실 많은 남성들은 이미 이 정도는 풋사랑을 시작하는 시절에 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 여선배가 나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난 영영 몰랐을지도 모른다.


2.
사회 초년병 시절에 참 많은 것들을 배운다. 명함 잡는 법부터 인사는 어떻게 하고 
회식자리 예절부터 이래라 저래라 잡다구리 한 것들을 직장사수에게 배운다. 어떨 때는 참 하릴없는
짓거리라는 생각도 드는데, 개중 몇몇은 [배려]라는 면에서 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이구나 하는 것들도
분명 존재한다. 

사람은 혼자 사는 동물이 아니고, 계급과 연령이 뒤섞여 사는 사회에 존재하는 한, 예절이라는 것은
귀찮아도 감수하고 배워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거창한 것이 아닌 작고 미세한 부분일수록 중요하다.

큰 일은 오히려 사안에 따라 건너뛸 수도 있다.
하지만 작은 것을 놓치면 사람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손짓 하나 몸짓 하나로 [뼈대있는 집안에서 난 놈]이 되거나 [밥상머리에서 풍각질을 배운 놈]으로 격하되거나
하는 게 세상이 나를 보는 눈초리인데. 그래서 작은 일이 큰일보다 무서운 법이다.


3.
하지만
아무리 허례가 많고 딴에는 귀찮고
혹은 이심전심으로 알겠거니 하고 넘어가는 결례가 있더라도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그 사람을 내가 얼마나 생각하나]에 대한 것으로 넘어가면 또 다른 말이 이어질 것이다.

마음 가는 만큼 잘 하게 되는 건 어디서 누굴 대하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내가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을 상대가 알아챌 정도가 된다면야 소소함 따위는 중요치않게 되겠지만
어디, 세상에 그렇게 되기까지 가깝게 지낼만한 인연을 찾기 쉬운가. 

그래서 사람이 가까울수록 소소한 것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리라.
특히나 점점 목이 뻣뻣해지는 나이가 되어감을 느낄 때라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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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이 사람을 판별할 때 가진 것이나 성취한 것이 아닌 
교분을 가진 친구로 만나 그 사람의 인격을 믿을 수 있다는 것은
어찌 축복이 아니랴.


2.
모든 이의 생활과 고난을 하나의 글로 축약한다면
그 가운데 있는 수 많은 평지풍파를 뭐라고 쓸 수 있을까?

지구 상에 사는 모든 이의 삶은 소설로 쓰기 족하고
그것들은 모두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룰 것이라는 데 한 표.


3.
읽을 책은 산더미 같은데 사람의 생은 유한하구나.


4.
좋은 것을 듣고 좋은 것을 보고 사는게 장부의 삶이라고 말했던 양소유는
결국 모든 것을 해탈하고 불가에 귀의하였다 하지만서도
그 모든 것을 체험하지 못한 사람은 그렇다면 해탈하지 못하는 것일까?

욕심에 대한 어느 정도의 만족이 있은 다음에야 
사람은 스스로가 가진 절대고독을 마주하게 되는 것일까.

아직 가지고 싶은 것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욕심많은 인생인지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지 못한다.


5.
졸리면 자고
깨면 일하고
배고프면 밥을 먹고
과연 득도할수 있을 것인가.

그 가운데서 깨달음을 얻은 선사가 더 용하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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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이 노래 누가 불렀더라? 가물가물 하네
N: 015B
H: 아 그랬나
N: 이 노래 이후 정석원은 사랑노래를 못 부르는듯
H: 정석원이 작사한 거냐?
N: 그 노래 이후 뭐...
H: 아예 붓을 꺾었냐?
N: 그런 거 같은데...
H: 절절하구만.
N: 긍까...
H: 어디서 만났나부지?
N: 누가 제보했을지도.
H: 사람 사는 게 참 그렇고 그런거야 그거보면
N: 그런 거 같애요.

몇 년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확실히 조금 지난 노래들을 듣다보면
멜로디가 아니라 속의 감성이 사람의 심정을 격동시키는 게 있는데.

요즘은 뭐 그냥저냥...사랑은 물끓은 뒤 면발이 익기전에 넣는 스프련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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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화가 길창덕선생이 돌아가셨다.

이만화 저 만화 많이 생각나지만 [고집세]라는 캐릭터가 생각난다.
담벼락 한 귀퉁이에만 낙서를 해서 나중에 담벼락 그 곳만 헐어서 구멍이 나 버렸다.
아버지였던가...하여간 집주인은 사람들이 그 구멍에 대해서 물으면 이렇게 말한다.
[6.25 때 포탄자국]

어렸을 적 참 재미있게 보던 만화를 그려주셨는데...
고인의 명복을 빈다.

어릴적을 즐겁게 만들어 준 많은 만화가분들이 하나 둘 씩 사라지는게 참 슬프다.


2.
같이 밥 먹을 사람들이 있고
같이 이야기할 사람들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음...애인 필요 없는건가. -.-;;;


3.
조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우리 집 혈통이 잘 울지 않는 편이긴 하다.
주사를 맞췄는데. [어~]이러더니 멀뚱멀뚱 보고 있더라나.

...둔한 집안일지도.


4.
아버지가 수술을 하고 집에 오셨는데
별반 달라지신 것은 없으시다. 예후가 좋다.
확실히 의술은 발달하는 것인가보다. 난 아직도 가끔 시릴 때가 있는데.

그래도 두 분 다 나이를 드시는 것을 목도하고 있으면
조금씩 모래시계가 아래로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

시간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사람들은 다가올 시간과 결과를 알면서 지켜봐야 할 뿐이다.
누구나 알면서도 별반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인생의 한 토막. 

하기사
젊었을 적에는 이런 일은 
정말 한참이나 먼 시간 뒤의 일이라 생각했는데
정신차려보니 내 코 앞에 와 있었다.


5.
그래서
같이 늙어갈 사람을 찾아서
사람들은 그렇게 헤매이는 것일지도.

무엇이 어쨌건 사람은 작고 미미하고 외로운 존재니.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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