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한담'에 해당되는 글 668건

  1. 2010.03.19 뭔가 잘못생각하고 있었나 2
  2. 2010.03.18 거울
  3. 2010.03.09 아 그랬더라면. 6
  4. 2010.03.07 [추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 2
  5. 2010.03.06 쿨~ 2
  6. 2010.03.03 사기꾼 2
  7. 2010.03.02 인간에게는 회복할 능력이 있다 3
  8. 2010.03.01 2010.2.28 2
  9. 2010.02.27 악습
  10. 2010.02.27 춘향전 한 구절 2
돈은 가도 사람은 남는다지만
돈이 가면 사람도 남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은 그게 아니다.

그래도 사람과 돈이 같이 움직이면
사람을 잡아야 한다.

좋아하는 일과 좋아하는 물건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 중에 맨 처음 무엇을 잡아야 하겠는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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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작은 방 한담 2010. 3. 18. 01:36
가끔 나를 보면서 생각을 해 본다.

어떤 이는 나를 되게 착하게 생겼다고 하고
어떤 이는 나를 굉장히 무섭게 생겼다고 한다.

어떤 이는 평생을 범생이처럼 살았을 거라고 하고
아는 이는 참 곤란하게도 살고 있다고도 말한다.

얼굴을 찡그리면 얼굴을 찡그리고
웃으면 웃는게 거울이라는 것인데
사실 거울이라는 것이 내가 보이는 물체니
거울을 타인이라고 봐도 무방한 거 아닌가.

내가 짓는 천변만화한 표정이 다 나임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나를 오랫동안 마주하고 봐 온 사람일까.

부모도 잘 모르는 게 사람일 터.

그런 것을 애초에 기대하는 것조차 과욕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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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말하길 인생에는 세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하던데
그중에서 사람이 기억하고 있을법한 것이 과연 몇개나 될까?

나는 하나가 있다. 맨 처음 직장을 튀어나갔을 때 6개월만에 복직하라고 전화가 왔던 기억.
뭐, 그럴수도 있겠지 싶기도 했고 지금이라도 가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때만해도 젊었고 혈기방장한지라 (지금도 혈기방장하니 그 때는 세상무서운줄 모르고 나댄게다)
내 꿈을 펼치겠다는데 지저분한 과거사가 왜 발목을 잡느냐는 식으로 응대하고 
굴러온 떡을 차 버린 기억이 있다. 그때야 기분 좋았지. 가끔 후회한다. 특히나 돈이 부족할 때는.

이런 식으로 어느 누구나 자신의 인생항로에 큰 방향전환을 가져올 법 하지만
그것을 놓치고 선명하게 기억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나 내 삶이 서발턴의 삶으로 떨어진다고 느껴질 경우라면 더더욱 간절하게
그 과거의 기억이 주박처럼 내 발목을 잡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선인들은 이런 좋은 말을 생각해낸 것이다.
[인생엔 세 번 기회가 온다]
두번째인지 세번째인지 아니면 지나갔는지 그걸 사람들이 어찌 알겠는가.

그래도 한번정도는 더 있겠지 싶은 인생역전의 기회를 꿈꾸며
삶에 대한 희망을 고취시켜주는 마력의 격언이 아닌가 싶다.

아마 언젠가는 오겠지 하면서.


p.s) 그런데 사람에 대한 후회는 하나도 없더라. 
       나름대로 재지넘치는 사람도 만나보고, 절세미녀도 만나보고
       지식이 아닌 현명한 사람이나 이도저도 불분명한데 매력있는 사람까지 다 봤지만
       한 번도 뒷걸음에 다시 돌아보는 경우는 없더라.
       "난 저 여자 사람에게 할 만큼 했고, 저 여자가 사람이 기회를 놓친 것일 뿐"이라는
       오만방자한 생각은 여전히 고쳐지질 않는 걸로 봐서
       여전히 혈기방장하긴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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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노꾼 천지호가 죽으면서 했던 말

"세상을 겪어봐야 아냐, 당해봐야 아는게지"

섬찟한 말이었다.
듣고 보는 것은 겪어본 만 못한데
겪은 것은 당한 것만 못하다는 말.

그래서 어려운 것인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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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

작은 방 한담 2010. 3. 6. 10:24
아침에 빵 먹고
등따시고 배부르니 부모생각이 나서 집에 안부전화를...

H: 뭐하세요
M : 그냥 있다
H: 뭔 일 없죠?
M: 응

H: 아버지는 뭐해요?
M: 운동갔다
H: 수술한지 몇 달 되었다고 혼자 나가요. 같이 다녀 오셔야지.

M: 응, 난 아침에 운동하고 와서 갈 필요 없어.


이 감당못할 시크함이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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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작은 방 한담 2010. 3. 3. 21:19
살면서 거짓말 안 치는 인간없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정직하게만 살아온 인간 없으나
사람을 속이는 걸 업으로 삼은 인간은 태어나지 아니함만 못하다.

솔직히, 광고라는 업 자체도 있는 것을 티나게 잘 보이려는 직업인지라
과장이 들어갈 수도 있고 뻥이 가미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쪽 종사자들 중에
상당수는 허풍이 심해지고 과장이 심해진다. 직업병일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광고계에는 이런 모순된 격언이 떠돌아다닌다.
"가장 좋은 광고는 진실을 이야기하는 광고이다."

맞는 말. 하지만 요즘 어떤 놈들이 그러나?

반들반들 윤이 나게 기름칠을 해 두면 사람들은 혹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제품이건 자기 자신이건, 설사 닳고닳은 거짓말쟁이일지라도.

사기꾼이란 종자들은 스스로를 그릇되게 광고할 줄 아는 존재들이다.
어떻게 하면 자기가 잘 팔리고 자기가 신뢰있는 사람으로 보일줄을 안다.
기만하고 속이며 사람의 마음부터 빼앗고 그 뒤에 목적을 이룬다.
어찌보면, 자본주의에 가장 적합한 인간형이다. 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할 수 있는
경제적인 동물들이니까. 하지만 욕지기가 난다.

난 스스로를 믿지 않으니 남들도 믿지 않고
나이를 먹을수록 DNA가 섞이지 않은 이를 믿지 않으니 거의 괴벽 수준의 불신감을 갖고 있지만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으면 차라리 내가 행복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사람의 신뢰를 가지고 등쳐먹는 놈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종자다.
사랑으로 등쳐먹는 년놈들도 마찬가지고
의리를 배경으로 뜯어먹는 년놈들도 마찬가지다.

강탈해가는 것이 돈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찢어발기고 회복시키지 못하기에 그런 것이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남의 재물과 마음을 가지고 허랑방탕 잘 살고 있을 인간들이여.

제발 객사하여 사지가 쥐에게나 파먹히다 끝나는 인생이 되기를 바란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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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바둑삼국지]에서 본 말일 것이다.

조치훈 명인이 젊은시절 연거퍼 대국에서 지고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그의 일본애인이 좌절하는 그에게 해 준 말이란다.

'인간에게는 회복할 능력이 있어요'

조 명인은 그리고 다시 일어섰지만
내게는 봄이 언제쯤 다시 돌아올까.

정말 동방규의 말처럼
오랑캐 땅엔 꽃이 피지 않으니
봄이 와도 봄이 아니런가?

봄이 올 것이다.

인간에게는 회복할 능력이 있어요

나도 그 말을 믿는다.
믿고싶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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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28

작은 방 한담 2010. 3. 1. 00:30
2월의 마지막은 그렇게 유야무야 오지 않았던 것처럼 와서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사라져버렸다.

1.
사람은 살겠다는 생각만 있으면 어디에 가던 살기는 한다.


2.
저녁까지 동네 후배와 집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했다.
둘 다 40년 가까운 인생을 매몰비용으로 때려넣고 있는 중이다.

이미 내 나이또래의 아이들은 모두 하나씩 아이들을 가지고
나름대로 불안정하다는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사회인으로 살고 있다.
물론 나도 사회인이지만 
난 지금까지 늘 주변인이었다. 
규격에 맞게 살고 싶어도 튕겨져 나오는 아웃사이더라는 것은 결코 낭만적이거나 호전성을 고취시키지 못한다.

둘은 한창을 커피를 마시면서 별 말이 없었다.
40년을 때려부은 매몰비용.

경제학에서는 매몰비용을
[다시는 쳐다보지 말아야할 비용]으로 산정한다.
회수가 불가능 하므로.


3.
무언가 계속 쓰고 있다.
쓰다보면 난 꼭 누군가를 작살내고 있더라.


4.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걸 좋아하시는 아버지가 수술 받은 뒤에 집에만 계시더니
가슴이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라고 하신다.
이러다 오래 못 살 것이라고 늘 한탄하신다.

사실
자식의 입장에서 카산드라의 예언같은 건 믿고 싶지 않은 것이다.


5.
주량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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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습

작은 방 한담 2010. 2. 27. 14:33
스스로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습관을 끊는 방법은
일단 이벤트를 벌여서라도 딱 중간에 자르는 법 밖에는 없는 듯 하다.

천천히 안해야지 안해야지 하다가는
평생가도 못 고친다.

가끔 길을 걷다 보면 이런 경험이 있다.

뜻하지 않게 어떤 물건을 보거나 학원을 보고
그 자리에서 들어가서 구매를 하거나 등록을 하는 경우.

예전부터 맘속에 뭔가 품어왔었는데
지금껏 현실에 매몰되어서
뭔가 갖거나 배워야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못했던 것을 순간 터뜨려버리는 순간이 존재한다. Trigger point라고 하는 순간.
그럴 때 질러놓으면 세상이 편하다.

대우명제를 살펴보면 같은 것 아닐까 싶다.
어느 순간 내가 버려야 할 습관이 눈에 들어오고
때려치고 싶다고 느낄 때가 있으면
바로 그 때  때려쳐야 하는 것 아닐런지.

그래야 세상이 편해질 것 같지 않은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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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白酒)는 황인면(黃人面)이요, 황금(黃金)은 흑인심(黑人心)이라.


흰 술은 사람의 얼굴을 누렇게 만들고
황금은 사람의 마음을 검게 만드느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가는 데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사람이 짐승처럼 사는데는 그 지닌 욕심대로 살면 그만이니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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