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말하길 인생에는 세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하던데
그중에서 사람이 기억하고 있을법한 것이 과연 몇개나 될까?

나는 하나가 있다. 맨 처음 직장을 튀어나갔을 때 6개월만에 복직하라고 전화가 왔던 기억.
뭐, 그럴수도 있겠지 싶기도 했고 지금이라도 가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때만해도 젊었고 혈기방장한지라 (지금도 혈기방장하니 그 때는 세상무서운줄 모르고 나댄게다)
내 꿈을 펼치겠다는데 지저분한 과거사가 왜 발목을 잡느냐는 식으로 응대하고 
굴러온 떡을 차 버린 기억이 있다. 그때야 기분 좋았지. 가끔 후회한다. 특히나 돈이 부족할 때는.

이런 식으로 어느 누구나 자신의 인생항로에 큰 방향전환을 가져올 법 하지만
그것을 놓치고 선명하게 기억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나 내 삶이 서발턴의 삶으로 떨어진다고 느껴질 경우라면 더더욱 간절하게
그 과거의 기억이 주박처럼 내 발목을 잡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선인들은 이런 좋은 말을 생각해낸 것이다.
[인생엔 세 번 기회가 온다]
두번째인지 세번째인지 아니면 지나갔는지 그걸 사람들이 어찌 알겠는가.

그래도 한번정도는 더 있겠지 싶은 인생역전의 기회를 꿈꾸며
삶에 대한 희망을 고취시켜주는 마력의 격언이 아닌가 싶다.

아마 언젠가는 오겠지 하면서.


p.s) 그런데 사람에 대한 후회는 하나도 없더라. 
       나름대로 재지넘치는 사람도 만나보고, 절세미녀도 만나보고
       지식이 아닌 현명한 사람이나 이도저도 불분명한데 매력있는 사람까지 다 봤지만
       한 번도 뒷걸음에 다시 돌아보는 경우는 없더라.
       "난 저 여자 사람에게 할 만큼 했고, 저 여자가 사람이 기회를 놓친 것일 뿐"이라는
       오만방자한 생각은 여전히 고쳐지질 않는 걸로 봐서
       여전히 혈기방장하긴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Posted by 荊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