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싯적에 꿈꾸던 목표가 사라진 뒤부터
아마 방황하는 인생이 되지 않았나 싶다.

뭘 위해 살수 있느냐가 사람의 하루하루를 결정한다.

꿈이 뭐냐, 뭐가 되고싶냐. 어떻게 살고싶냐는 지루하고 구태의연한 물음은
언제 들어도 쉽사리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 때문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고 
오늘 만난 지인에게 말하자
지인은
[그러려면 먼저 내가 행복해져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우문현답이 아닌가.

사람마다 행복해지는 방법이 각각 다를진대
그럼 난 무엇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좋아하는 사람하고 같이 있으면 행복하려나
천금을 희롱하고 천하에 갖지 못할 것이 있으면 행복하려나
내 지식과 경륜을 만방에 떨치면 행복하려나
이도저도 아니고 시간이 넘쳐흐르면 행복하려나

사실
그러고 보니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해지는지도 잘 모르고 살고 있었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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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대 노인들의 우국충정이라고 봐야하나.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 부친께서 칠순인데
6.25때 부모님 따라서 봇짐지고 다니던 꼬맹이셨단 말이지.

결국 60이건 70이건
국토가 유린되면서 거기서 총질하면서 사람 죽여본 인간은 없다는 것임.

아무것도 겪어보지 않은 건 다 똑같으면서
무슨 전쟁을 하자고 하는건지 나 참.

그냥 늙어서 부리는 심술통이라고 생각하는 중.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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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우주조종사이자 발명가인 제프 트레이시는 억만장자가 되어서 세상을 주유하는 사나이.
그런데 그는 사실 모 기관의 수령이었으니 그 이름은 [썬더버드]

썬더버드란 초국가적 구호단체로써. 급박한 조난사건이 터졌을 때 해상, 지상, 우주를 막론하고 구조를 위해 신속을 경주해 튀어나가는 집단으로 최첨단 기술력이 총 동원된 구조선을 몰고 조난자들에게 다가가는 집단이다. 
발진은 어디서? 태평양에 있는 트레이시 가문 소유의 무인도에서!


(보이는가? 60년대 레스큐 특공대의 로망이...)

근데 이거, 인형극이다.

연식이 좀 되신 분들은 [벼락새]라는 이름으로 기억할 수도 있는 프로그램이다. (제가 알기로는 벼락새라고 들어왔던 거 같은데..천둥새일수도 있겠네요.)

영국에서 만들어진 1965년부터 방영되었다는 인기 프로였다. 이 시리즈는 예상외로 인기가 좋았던 모양이다.
일단 컨셉 자체가 [인명구조]라는 것을 염두해 두고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백만장자가 자기 아들5형제를 몽땅 유닛에 태워서 직접 사지로 날려보낸다는 뭐랄까 정말 영국적인 냄새도
물씬 풍기는 나름대로 건전(?)한 내용이었으니까. 2004년에 실사영화로도 제작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영화, 
내가 기억못하는 거 보니 뭐 어떻게 된 모양.


2.
이 인형극을 만든 게리 앤더슨/실비아 앤더슨은 1963년 독일의 렝에데 탄광사고를 보고난 뒤  컨셉을 얻었다고 한다.

1963년10월 독일 렝에데의 탄광에 근처 호수물이 들이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순식간에 129명이 매몰되었고 이 중 100명이 구출되었다. 최후에 구출된 사람 11명은 14일간을 오래된 갱도에서 버티다가 구조되었다. 앤더슨은 당시 이 광경을 목도하고 [중장비가 도착하여 사람을 구조할 수 있는 시간의 확보]를 생각하다가 이 인형극을 만들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3.
2010년의 상황이 60년대 인형극만도 못하다니. 


(궁금하신분을 위해 동영상 인트로...)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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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7

작은 방 한담 2010. 3. 28. 02:56
1. 삶은 계속 지속된다.
   무언가를 쫒는가에 따라 지루하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

2. 천안함이 침몰했다. 
    젊은 자는 죽고 늙은이는 살며 전쟁터에 있는 자는 늘 때아닌 죽음을 맞지만
    사람의 생명이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저울질되어서는 안된다.

   
3. 요즘 늘 늦게 자는 것 같다.


4. 가끔은 내가 너무 생각이 많거나
    너무 성미가 급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어떤게 진짜 내 모습인지 헛갈릴 때가 많다.
    
    아마 생각많은 불같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이율배반적인 게 같이 섞여있는 경우도 있더라.


5.  정치 모리배들은 늘 거짓을 말한다.
     지옥에 갈 것이다.

    군인들은 거짓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명예를 안다면.

    명예를 모르는 무인은 썩은 선비 똥만도 못한 것이다.

    바꿔 말하면
    제대로 된 군인은 붓잡은 이들보다 훨씬 형이상학적인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형이상학이 살 수 있는 사회인가, 지금이. 


6. 얻어먹을 수 있다는 것은
   언제건 감사한 일이로구나.

  누군가와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더더욱 감사한 일이로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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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 족하면 예절을 안다고 옛 어른들이 말하셨다.

확대해서 말하면
요족하고 품위가 생기면 사람의 거동과 태도가 바뀐다는 것이다.
아까 본 드라마 [추노]에서도 그런 말이 있더라
[양반 상놈은 거죽이라고, 좋은 옷 입은 놈 중 상놈 없고 떨어진 옷 입은 놈 중 양반 없다]고.

사람들은 그래서
두른 것으로 사람을 재고
가진 것으로 사람을 재고
누리는 것으로 사람을 재고
든 것으로 사람을 잰다.

나도 그러하고 내 글을 읽는 사람도 그러하다만.

사람을 알고 같이 가는 시간을 1-2년 아니라 평생을 본다면
사람의 거죽 속은 절대 변하는 법이 없더라.
물론 가진 게 없고 굶주려 사람이 자신없고 비굴해지는 경우도 있고
누리는 게 많아져서 여유가 생기고 관대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 속의 천성은 바뀔래야 바뀔 수가 없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 사람이 바뀐다고 혹자는 이야기 하더라
바뀌는 것은 그 사람이 그동안 갈고 닦거나 모은 것들로 장식된 것들이다.
지식을 갈고 닦으면 명민해지고 침착해 질 것이요
돈을 모았으면 경륜이 생기고 사람을 대할 줄 알게 되겠지만
그것으로 사람이 바뀌었다 말한다면
천하 근본을 오시하는 이야기가 아니고 무엇이랴.

[어려움은 같이 하나 복락을 같이 누리지 못하는 이]가 있고
[복락은 같이 하나 어려움을 같이 못하는 이]가 있다 한 옛 고사는
현재의 모습을 가지고 이야기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우리 또한 그것이 사람이 갈고 닦아서 만들어낸 [성품]을 벗어난
[천성]을 이야기함을 또한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놓고 보면
어찌 절망스럽지 아니한가

내가 스스로 부족함을 내가 가장 잘 아는 데
그것이 변치않는다 생각하면 어찌 잠을 자겠는가.
[나는 스스로 이러하니 누구도 막지 못하리]라고 말할 자가
과연 이 세상에 누구이며, 그러고 어찌 세상을 살리오.

그래서 천성은 변치 않으나
성품을 닦아서 보(保)한다. 
천성의 훌륭함을 키우고 부족함을 메꾼다.
그것이 옛 유자(儒者)들의 평생 과업이었다.

사실 내 믿는 종교가 별반 다르지 않다.
천성의 악함을 알고 신앙으로 극복한다.
신성과 인성이 합일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평생에 가능하다 아무도 속단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아니하고
내가 드리는 노력은 한계가 있으므로.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바뀌었다 스스로 자고할 수 없는 것이니
거울을 들여다보면 난 예전의 나와 별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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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밥 혼자 먹는게 좋고 영화도 혼자 보는 걸 좋아하고
혼자 움직이는 걸 별달리 고까와하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내가 혼자 움직이고 혼자 행동하는 걸 굉장히 불쌍하게 보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인가 찾아봤는데
몇몇 마음 맞는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투정 비스무리하게 징징댔더니
그 사람들이 내심 충격을 받은 모양이더라.

'아, 저 양반 심화(心火)가 극에 달해있구나. 고독에 몸부림치며 전전반측, 밤이 밤이 아닌 모양이로다. 어디 쭉빵 미녀는 아니더라도 야밤에 등 긁어줄 할마시라도 소개시켜 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밥이라도 먹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아마 이런 식으로 나름대로(?) 배려하다보니

어느새부터인가 난
고독에 몸부림치며 까달스럽게 잘 삐지는 중년남이 있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나도 내가 불쌍한 중년남 같아졌다.

별 불편도 없고 그냥그런대로 사는 것도 괜찮겠거니 하고 사는데

우연한 일로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사람 이러다가 영 괴상하게 취급받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평판이라는 것은 스스로도 어느 정도 책임을 지고
조작은 아니더라도 가꿔서 보여야 하는 것이 세상의 법도라.
찌질이주제에 정의의 사도인양 활개치고 다니는 정신병자는 아닐지언정
최소한 내 앞가림정도는 하는 면목을 보여줄 때가 사람에겐 다 존재하는 듯 하다.

하여간
그만 사람들에게 말을 하고 
조용히 혼자 지내는 시간을 늘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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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10/03/23

Quote 2010. 3. 23. 16:50
Stat Rosa Pristina Nomine, Nomina Nuda Tenemus

지난 날의 장미는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이름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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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벌써 1000개의 글을 블로그에 남길 줄은 몰랐다.
얼마나 정신없이 내 하고 싶은 말을 남겼으면 벌써 1000개가 넘는 글을 썼을꼬.

마지막 1000번째 글이 무엇인가 봤더니 역시나.
현종과 양귀비의 로맨스, 장한가라니

LOVE & PEACE 가 내 인생의 목표인가. 아, 사랑과 평화 하니 돌아가신 이남이씨가 생각나네.

누군가는 천 명의 목숨을 살릴 때까지 침을 놓겠다고 했다던데
나는 내 심사를 다스리려고 천개나 되는 글을 썼건만
아직도 울끈불끈 마음은 천방지축 다스려지지 않으니
이 모든 게 그릇의 크기에 비교되는 거 아니겠는가.

다음 글 천 개를 쓸 때 쯤 되면
사람이 부쩍 커져있기를
내 스스로에게 소망하는 바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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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皇重色思傾國(한황중색사경국) : 황제 미인을  귀히 여겨 경국지색 찾았으나 
御宇多年求不得(어우다년구부득) : 천하를 다스린 지 몇 년 지나도 찾지 못했다.
楊家有女初長成(양가유녀초장성) : 양씨 집안에 딸이 있어, 이제 막 성숙하니
養在深閨人未識(양재심규인미식) : 깊숙한 규방에 있어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백거이의 장한가는 이렇게 시작한다. 때는 당나라 현종.  개원의 치라 불릴만큼 현명한 치세를 벌인 당 현종은
나라가 살만해지자 유흥을 찾기 시작했다. 그 때 그의 나이 쉰이 넘었다던가 일흔에 가까웠다던가. 하여간 그 때 눈에 띈 여인이 그 유명한 양귀비.  원래 자식의 마누라감이었으나 빼돌려서 자신이 후궁으로 들였다지.

하여간 자석도 극이 있고 (대부분의)사람에게도 짝이 있다지만 이 둘은 정말 궁합이 잘 맞았는지
혹은 지극한 현종의 사랑이었는지 실제로 당현종은 양귀비를 맞이한 다음부터 국무를 접고
침전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 이야기를  시인 백거이는 딱 두 줄로 말한다.

春宵苦短日高起(춘소고단일고기) : 봄밤은 너무 짧아 해가 이미 높이 솟으니
從此君王不早朝(종차군왕부조조) : 이 때부터 임금님은 아침 조회에 가지 않았다.  

당제국의 황제는 후궁이 삼천, 그러나 삼천의 사랑이 모두 한 명에게 내려가니 그 애틋함이 오죽할까.
하지만 비단금침이 해피엔딩은 아닌 것. 황제라는 권력에 조심성이 없어지면 승냥이들이 이빨을 보임은
당연지사. 황제의 자식이나 다름없던 안록산은 반역의 깃발을 드니 이것이 [안록산의 난]이다.

안록산, 타타르족이었다는 그는  효용이 절륜한 자였다. 
비록 살쪄서 움직이기도 힘들어보였으나 황제 앞에서 호선무를 출 때는 바람처럼 움직인다는 사내였다.
 [이 커다란 뱃속에는 황제를 위한 충심밖에 없어라] 라고 외쳤던 사내는 어제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치고 황제를 쫒으니, 황제는 가마에 실린 채 수도를 버리고 탈출을 하였다.

탈출을 하다하다 성난 군사들이 황제에게 창검을 들고 말을 한다
[나라를 망친 요부를 모실 수 없으니 황제께선 그를 죽이시오]
갈기잃은 사자에게 무슨 힘이 있으리. 
사랑한다 말로 그렇게 읊조리던 여인을 그대로 성난 군사들에게 넘겨주니 양귀비는 이름모를 사당에서 목이 매어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천운인가. 안록산의 난은 평정이 되었다.

여기까지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인데
시인 백거이는 여기에 마지막 종장을 더한다.

당현종이 그렇게 비명에 양귀비를 보낸 뒤 도저히 살 수 없어서
무당을 보내 양귀비의 혼을 부른다.
그러자 양귀비는 세상의 일을 잊었노라며 정표를 다시 줘서 사신에게 돌려보낸다는 이야기가 이야기의 끝이다.

장한가의 끝은 절묘호사. 
많은 이들이 당시에 암송하며 불렀다던 애절한 부분이다.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련리지) :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었기를 원하였다.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 높은 하늘도 장구한 땅도 다할 때가 있지만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 이들의 한은 이어져서 끊어질 때가 없으리라.

비익조는 날개가 각각 암수 하나뿐이라 둘이 같이 붙어야 하늘을 날며
연리지는 뿌리 다른 두 나무가 같이 붙어 한 몸이 되는 것을 뜻한다.
남녀간의 사랑을 이렇게 잘 풀어 쓴 글이 또한 있으랴.

눈치 챈 분 또한 있을 것이다.

저 싯구에서 90년대 청춘들의 눈시울을 적셨던 유덕화 형님의 홍콩멜로영화
[천장지구]의 타이틀이 또한 나왔다는 것을.

* 근데 지 궁할 땐 죽여놓고 살만하니까 옛 여자 찾는다는 스토리는 좀 맛간다. 황제는 위대하다 이건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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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악마가 공존하던 시절, 음울한 중세를 배경으로 한 명의 정의의 검사가 악을 응징한다.
그런데 이 자는 악인가 구원인가. 자비라고는 한톨도 찾아볼수 없는 무자비한 전사가 
악을 넘어서는 악함으로 세상을 구원한다...

[야만인 코난]으로 환타지 소설에 지울 수 없는 획을 그었던 불세출의 작가 로버트.E.하워드의
첫 장편작이 바로 이 [솔로몬 케인]이다. 그가 야만인 코난 이전에 만들어낸 수많은 비정불굴의
캐릭터 중 하나. 하지만 그 음울한 내용은 후대 환타지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더랬다.

세월이 세월이다보니, 소재의 고갈을 견디지 못한 헐리우드가 작심하고 과거의 소설들과 게임, 만화들을
파 제끼기 시작한 지 벌서 한참 되었다. 이 소설이 나올 법하다고 믿은 것도 꽤 되었는데 이제서야
영화화되어 나타난 모양이다. 주인공은 제임스 퓨어포이. 그게 뭐하는 놈이더라 하는 양반중에
미드 [ROME]을 보신 분이라면 얼굴이 익숙하신 분도 있을 것이다. 느끼남 안토니우스가 저렇게 변했다.

영화는 좀 B급 병맛으로 뽑힌 모양이던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특혜를 입게 되었다.

영화덕에 이 시리즈가 한글로 번역되어서 들어왔단 말이지!!!!
그렇게 보고 싶었는데도 영어가 딸려서 못 보고 있었는데 ㅠㅠ

3월달에 내게 일어난 즐거운 일이라면 이 놈 하나랄까나.
얼른얼른 피튀기는 중세기담을 보고 싶어서 학학대는 중년남.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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