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荊軻宿'에 해당되는 글 1419건

  1. 2010.03.20 인 디 에어 (UP in the air)
  2. 2010.03.20 후회막급 2
  3. 2010.03.20 샌드백
  4. 2010.03.19 뭔가 잘못생각하고 있었나 2
  5. 2010.03.18 거울
  6. 2010.03.16 가끔 생각나는 영화 라스트 씬
  7. 2010.03.15 투지이민 6
  8. 2010.03.15 4
  9. 2010.03.15 이리저리
  10. 2010.03.12 계영배(戒盈杯) 4

일년의 대부분을 비행기에서 보내며 사람들과의 첩촉을 갖지 않는 프로페셔널.
그리고 그가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변화와 적응과 스스로가 찾는 삶의 지향점에 관한 이야기.

사람은 겪고 당해보면 그 일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된다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나오는 조지클루니의 배역에 십분 공감.

땅에 내려와서 두 발로 걷는다는 것이 갖는 삶의 무게라는 것에 대해
아직도 별반 모르고 침튀기며 말할만큼의 지혜는 없지만
그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몰입을 할 수 있는 시점을 얻었달까.

홀로 앉아서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었던
아늑하고 나름대로 소소하게 무거웠던 영화.

[허트 로커]가 아니었다면 이 영화, 아카데미에서 뭔가 좀 얻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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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막급

작은 방 한담 2010. 3. 20. 13:01
백지같은 사람에게 먹물로 좍좍 상처만 긋겠구나

애초에 권할 때 응하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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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백

수련장 2010. 3. 20. 03:48
확실히 무언가 속에서 불이 이글이글 타 오를때는 주먹이 제대로 맞지 않는다.
공연히 주먹에 힘만 실려서 뼈랑 힘줄을 다치기 십상이다.
화가 날 때에는 함부로 속단하지 말고 쉽게 몸을 쓰지도 말아야 한다.
몸이 이기지 못하고 정신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다.
내가 다치기 더 쉽다. 상처도 더 많이 나고.

차라리 마음이 허탄한 것이 더 낫다.
온전히 집중이 가능하다. 물론 머리 쓰는 일이야 다른 이야기지만
몸을 놀리는 것에 있어서는 화난 것보다 훨씬 잡념이 적다.
그도 그럴 것이, 화냄이라는 것은 분노가 가슴에 가득 찬 상태이고
수만가지의 잡상이 분노라는 감정속에서 이리저리 분출됨을 뜻할 것이다.
오히려 허탈하고 어이없을때는 별 생각이 나지 않으니 근육의 움직임에
헛동작이 적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음을 비움과 낙망함은 종이한장 차이다.
그 상태에서 조금 더 좌절해버리면 아예 몸이 움직이는 것조차 슬프다.
그래서 사람은 바라는 것을 줄이고, 스스로를 자존해야 한다.
그래야만 [무념무상] 근처라도 구경해 볼까 싶은거다.

하지만 사람이 어찌 바램이 없고
자존심만 있고 자괴감 없는 사람만 있겠는가. 

다 훈련일 것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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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가도 사람은 남는다지만
돈이 가면 사람도 남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은 그게 아니다.

그래도 사람과 돈이 같이 움직이면
사람을 잡아야 한다.

좋아하는 일과 좋아하는 물건과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이 중에 맨 처음 무엇을 잡아야 하겠는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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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작은 방 한담 2010. 3. 18. 01:36
가끔 나를 보면서 생각을 해 본다.

어떤 이는 나를 되게 착하게 생겼다고 하고
어떤 이는 나를 굉장히 무섭게 생겼다고 한다.

어떤 이는 평생을 범생이처럼 살았을 거라고 하고
아는 이는 참 곤란하게도 살고 있다고도 말한다.

얼굴을 찡그리면 얼굴을 찡그리고
웃으면 웃는게 거울이라는 것인데
사실 거울이라는 것이 내가 보이는 물체니
거울을 타인이라고 봐도 무방한 거 아닌가.

내가 짓는 천변만화한 표정이 다 나임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나를 오랫동안 마주하고 봐 온 사람일까.

부모도 잘 모르는 게 사람일 터.

그런 것을 애초에 기대하는 것조차 과욕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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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서 [hanabi]가 계속 생각난다.
학생시절, 맨 처음 소개되었던 일본영화라는 것 말고도
그 영화는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영상미가 정말 진했다.

마지막 장면은 아직도 소름이 돋는다.
소름이 돋는다기보다 응당 저렇게 될 길을 사람이 덤덤하게 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하기보다는 희한한 울림을 가지면서 보게 된 영화였달까.

예전 철없고 젊었던 시절에는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그래, 나도 저런 처지가 되고 저런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저렇게 행동해야 하는 거 아닐까 "

쉬운 게 아니더라

사람이 사람하고 같이 어울려 살면서
가장 중요시 되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나

뒷골목 어깨들이나 이야기할 법한 [의리]라는 단어가
지금에 와서는 참 무거운 것으로 어깨를 누르더라.
사람이 사람하고 사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정이 아니라 의리인것을.

그때도 알았고 지금도 알고 있는데
왜 정작 사람은 한없이 가벼운 것일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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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지이민

투덜투덜 2010. 3. 15. 15:40
캐나다 연방 투자이민이 80만달라라는데 이게 뭘까..80만 달러면 얼마지 근데...8억인가.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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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2010. 3. 15. 00:58
세상이 쫄딱 망했는데
너무너무 즐거운 일이 일어나는바람에
주위 사람들 눈총에도 관계없이 한없이 행복해지는 꿈을 꾸었다.

깨고 나니까 아쉬웠다.

아이 참.
그 망한 세상에 좀 더 오래 머물렀어도 될 법 했는데. 역시 낮잠이란 그런 것인가.


사람이라는 게 원래 자기밖에 모른다지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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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믿거나 말거나 2010. 3. 15. 00:50
뭐든지 끊어버리지 못하면 앞으로 가지 못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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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영배(戒盈杯)

수련장 2010. 3. 12. 23:20
조상들의 술잔 중에 계영배(戒盈杯)라 하는 술잔이 있다. 익히 최인호의 소설 [상도]로 유명해진 술잔이다.
잔의 7할 이상 술을 부으면 압력에 의해 아래 뚫린 구멍으로 술이 다 새어나가버린다. 끝까지 채우면 모든 것을 잃지만 요족함을 알면 그대로 머무는 술잔이다.

전설에 따르면 우명옥이라는 조선의 전설적인 도공이 자신의 교만함을 깨우치고 만들어낸 술잔이라 한다. 세사의 명성과 부를 잃은 뒤에 만들었던 술잔. 모든 것을 잃은 다음에야 절제의 미덕을 깨달았다한다. 사람은 대저 그러한가, 모든 것을 잃은 뒤에야 무언가 부족함을 깨닫는 것인가.

하지만 인간의 성정이라는 것은 항구하지 못하다. 처음에 교만하여 나중에 도를 깨우친다 할지라도 세월이 흐르면서 욕망은 저절로 생겨나 커지는 법이며, 처음에는 소소하고 겸손하게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나중에는 자신의 애초 부족함에 갈등하여 더 큰 욕심을 채우도록 발전하는 것일수도 있는 것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후자에 속하는 듯 하다. 처음 시작의 마음가짐은 소소하고 질박하더라도 계속되면 그 안에서 복락을 누릴 줄 알았으나 그것이 부서지고 좌절하는 상황에 도달하자 '차라리 이럴 바엔 사람이 욕심을 내고 예전보다 더 나은 것을 찾아야함이 아니겠는가'하는 악받침 혹은 분노로 인한 욕망에 눈이 먼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애초에 10할을 채우지 못하고도 잔이 비었으면 한 번 10할을 채워보려 도전함이 낫지 않겠는가?

하지만 돌려 생각해보면 비루한 이야기다.
[전도서]를 쓴 유대의 왕 솔로몬은 세상의 모든 부귀와 향락을 누려보고서야 모든 것이 덧없음을 깨달았지만
애초에 모든 것을 갖지 않고서도 그것이 쓸모없음을 알았던 법정스님같은 분 또한 존재한다. 둘 다 시작은 달랐지만
결국 도달한 곳은 같았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는다 한 성경의 말씀도 그것이며 집을 멸하여야 도를 얻는다는 불가의 말씀또한 그러하다. 사람은 늘 자신을 하루하루 죽여야만 스스로 살아남는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가 받을만한 말이 아님 또한 어찌 가슴아픈 것이 아니랴.

나는 오늘도 무언가 얻기를 갈구하고, 그것이 어제보다 낫기를 희망하고, 타인의 동정과 긍휼로 얻는 것이 아닌 자력과 소망함으로 그 모든 것을 성취하기를 희망하지만 내 손아귀에 쥐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오늘도 바라본다.
사람은 스스로 갖지 못함에 절망하고, 가질 수 없는 환경에 절망하며, 변하지 아니하는 시간에 절망한다.
 아마도 더 많은 시간을 절망하고 자책하고 더 많은 것을 잃고, 잃을 수 없는 환경, 잃을 것이 없다 믿는 상황에서 또 다른 것을 잃고 또 잃어 나 자신조차 잃을 것이 없는 상황에 가서야 나는 깨달음의 파편 하나를 줏을지도 모르겠다.

그때가 되면 아마도 술잔에 술이 덜 채워지고 더 채워짐에 미련을 두지않을 것이요
어쩌면 술잔에 술이 담긴 것 조차 알 지 못하는 경우가 오지 않으리오.
죽기 전에나 한 번 그런 명경지수의 마음을 가져봤으면 하는 것이 소망이나
그 또한 내 욕망의 소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슬한 밤 가슴이 시리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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