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한담'에 해당되는 글 668건

  1. 2011.12.27 만나고 떠나고 남겨지고 2
  2. 2011.12.16 머리털 & 사는 이야기 10
  3. 2011.11.30 글쓰기 2
  4. 2011.11.20 바램 2
  5. 2011.11.10 적과 동지 4
  6. 2011.11.05 2011.11.04 잡설 2
  7. 2011.10.10 어저께 900명이 내 블로그에 들어왔다 7
  8. 2011.10.04 생일을 맞아 10
  9. 2011.09.30 2011.09.30. 소사 2
  10. 2011.09.11 2011.9.11 소사 2
사람이라는 게 어차피 기나긴 인생의 항로를 항해하는 여행자의 신분이라는 것일진대

오고가며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자기를 보여주고 타인을 보면서 살게 될 것이다.
회자정리. 어차피 언제건 만난 사람들은 다시 헤어지기 마련인데
되도록이면 서로 흩어지면서 나쁜 그림자는 남겨두지 말아야겠다.

그게 내 뜻으로 되는가. 내 탓만 있겠느냐 하면서 살아가고
잊어버리고 한다마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안 좋은 발자국 지워버리면서 살아야하지 않을까.

오랫만에 같이 놀던 사람 하나 만나서 그간의 이야기를 듣는데
왜 그리 사람 사는 마당에 거추장 스러운 꽁무니들이 그렇게나 많은지.
사람의 삶이라는 게 다 그러려니 하면서도 나 스스로가 찔려 반성한다.

차라리 쉽게 떠날 것이면 화사한 모습이나 보여주고 끝날 일이 찰나의 인연인 것인데.

소소한 연말의 회상이랄까. 
Posted by 荊軻
,
1.
살면서 다른 사람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의기소침함이라는 것이 생긴다.

[사람들이 당연히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결핍],
그 결핍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 걱정에서 해방되어 타인과 같은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노력은 대단한 욕망이 따른다.
그리고 삶에 있어서 많은 결함과 단점들을 그 문제에 귀결시켜버리기도 한다.

"내가 다른 사람들처럼 저것만 가지고 있었으면 이런 일은 오지 않았을 것이야"부터 시작해서
"내가 지금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은 저것 때문이야!"로  결론지어버리기도 한다. 일종의 우울증. 그리고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반대급부일수도 있다. 누구나 조금씩은 가지고 있겠지만 나도 남들 못지 않게(?) 심각한 박탈감을 느끼는 요소들이 있다.

 
2.
나는 머리숱이 적다.
그리고 몇년 전부터 아예 대 놓고 적어지기 시작햇다. 급격하게 빠지기 시작한 건 가정사에 문제가 생기면서부터다. 당시에는 정말 주르륵 흘러내릴 정도로 빠졌다. 암에 걸리지 않았나 싶었을 정도였으니까. 문제는 빠진만큼 회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오히려 그날 이후 여세를 몰아 대머리 그날까지 가열차게 머리카락들이 가출을 하기로 결정했다는 데 있다.

이거 정말 짜증스럽다. 아예 배코를 쳐 버리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두상이 이뻐야 좀 봐줄만한 것이다. 내 소싯적에 울지 않는다고 그냥 멀뚱멀뚱 놔두었단다. 움직이지 않고 허공만 보고 있으니 어찌 되었겠나. 뒤통수가 납작이지. 행여 지금이라도 애가 있는 집안이라면 애 잘때 열심히 머리를 둘려줘라. 그래야 대머리인자가 있어도 부모를 덜 원망한다. 각설하고, 하여간 점점 숱이 없어지는 꼬라지가 영 보기 싫어서 결국은 병원을 한 번 찾아보았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데 나름대로 방귀좀 뀐다는 대한민국의 모발시술 실력자 세명을 만나봤다.

첫번째 의사 : 일단 가격 불러주고, 맡기면 알아서 심어주겠단다. 나름대로 실력은 인정받는다.
두번째 의사 : 심지말란다. 모발 자체가 힘이 없으니 나중에 심은 부분 빼고는 다 없어질 것 같단다. 
세번째 의사: 약으로 현재 있는 부분을 지속시키고 모자란 부분을 심잔다.

세 사람 다 같은 스승아래에서 배웠다는데 말하는게 삼인삼색이다. 미칠 노릇이다. 내 머리털이 화수분도 아니고 함부로 쓱싹할 자원도 아닌데다가, 한 사람은 묻지마 시술, 한 사람은 하지마, 한 사람은 조건부. 그러면서 가격들은 거의 경차수준. 이 정도라면 사람이 허탈해진다.


3.
사실 개인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두고 움직인다. 그래서 두번째 의사의 말을 나는 가장 신뢰한다. 긍정은 세상을 이겨가는 힘이라지만, 실제 인생에서 해피엔딩은 동화에서밖에 더 있겠나. 다른 건 필요없고 내가 살아온 인생을 보면 안다. 긍정의 힘은 생명연장외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어차피 빠질테니 그냥 멍하니 있자"라는 것도 못할 노릇 아닌가. 이것저것 생각해 봐도 남는 방법은 정력감퇴에 그렇게 좋다는 탈모억제제를 먹으면서 심던가. 아니면 배코로 치던가 둘 중 하나로 귀결될 것 같다.


4.
살면서 새삼스러운 것들을 부러워 한다. 알콜달콩 부인과 사는 삶을 부러워한다. 안정된 직장이 있는 삶을 부러워 한다. 머리카락이 줄어들지 않는 친구들을 부러워한다. 비염이 걸리지 않는 친구들을 부러워 한다. 잠을 잘 자는 친구들을 부러워하고, 두통으로 고생하지 않는 친구를 부러워 하며, 소화가 잘 되는 친구들을 부러워 하며, 뭔가 어려운 일이 있어도 다시 웃을 수 있는 활력이 남아있는 친구들을 부러워 한다.

커다란 쓰나미가 아니라 잔 매에 서서히 무너지는 것 같은 때가 있다. 커다란 거 하나의 성공이 아니라 자잘한 거 여러개가 성공하는 삶을 꿈꾼 지도 오래되었다. 하지만 엎어치나 메치나 결과는 쓴 물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는 과정이 대부분이다. 하긴 나만 그럴까? 모든 이들의 삶이라는 것이 타인에 대한 부러움과 자신에 대한 자학일텐데.

이제는 좀 벗어나고 싶다. 삶에 대해서 더 이상 고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불가항력에 밀려서 표류하는 삶에 대해서 더 이상 한탄하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머리카락이 붙어있건 사라지건, 사람들이 주위에 있건 말건, 재물이 있거나 말거나 이 모든 것에서 자유로와지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모든 삶에 대한 내 고민이 집착과욕망이라면 그 모든 것이 다 끊어져 버렸으면 좋겠다.

삶이라는 것은 불타가 말한 것처럼 고집멸도의 방법 외에는 없는 듯 하다.
평안과 행복이라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다. 






 
Posted by 荊軻
,

글쓰기

작은 방 한담 2011. 11. 30. 01:53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사랑이야기를 써 보는 중이다.
그런데 다른 때 같은면 두 세시간 앉아서 몇 장씩 휙휙 넘기는게 저술활동이었건만
이제는 하루에 두장을 쓰기가 힘들다.
고통스럽다고 할까.

그래서 그런지 쓰기가 싫고, 일부러 쓰려고 하면 다른 것을 찾아서 멀리 떠나기도 한다.


사랑에 대해서 말을 한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다.
특히나
그것이 가슴속에 한없이 묻혀 있던 것들을 꺼내서 활자화 시키는 과정이라면 
Posted by 荊軻
,

바램

작은 방 한담 2011. 11. 20. 01:01
아무쪼록 더 나이가 들어 사랑의 불꽃을 보면서
그 뜨거움과 격정을 가슴으로 생각하기 이전에
사그라든 잿더미를 치우는 근심이 머리를 채우는 날이 오기 전

단 한번이라도 진짜 사랑을 만나봤으면 좋겠구나.
최소한 아직까지는 머리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잊을 수 없는 그 사람은 오늘 무얼할까나.
전화나 한 번 걸어보고 화르륵 불타버릴까.

참으로 곤란한 세월. 어중간한 세월.
늘 세월은 나이와 관계없이 내가 하려는 일에 대해서 관조적인 입장을 가져온다.
늘 어중간한 세월. 그게 인생.


 
Posted by 荊軻
,

적과 동지

작은 방 한담 2011. 11. 10. 01:27
나는 사람에게 굉장히 박한 사람이다.

사람들에게 잘 대해 줄 때는 밸이라도 빼주는 놈이지만, 대신 나랑 대척점에 있는 사람에게는 죽을 때까지도 정 하나 안줄 뿐더러, 오히려 그 인간들을 어떻게 하면 빨리 이승 하직시킬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종류의 인간이기 때문에 사랑과 평화를 강조하는 기독교 스타일하고도 맞지 않는다. 탈레반이나 조금 나랑 종교관이 같을까 4대 종교중에는 별반 받아줄 만한 곳이 없을 것 같긴 하다.

하여간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주의. 주장, 논조가 싫으면 그냥 그 사람의 살과 피와 숨쉬는 행위 자체가 싫다.  이성적 충돌을 원한으로 가져간다. 절대로 좋은 방법은 아니긴 한데, 하여간 인생에 그래서 어느 누구보다 흑백논리로 살아가는데 익숙하다. 근본적인 성향이다. 바뀌려는지 모르겠다. 성모마리아와 지장보살의 총합같은 예쁜 아가씨가 같이 살아주면 바뀔지도 모르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테니 패스.

이런 게 보통 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래 된 사람들은 그냥 내 동지고, 그런 사람들만 모아놓게 되니까. 하지만 어떤 사람들이 꼴보기싫은데 그 사람이 내 친구들과도 연관이 있다면 이럴때부터 골치가 아파진다. 대부분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성격들이 둥글둥글한데 (그러니까 나랑 놀아주는 거겠지) 내가 배를 갈라서 간이라도 씹어먹을 만큼 싫어하는 인간들과도 연분이 있고 오래 교제한 사람들도 있다. 그건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부터 골치가 아파진다. 그렇게 되면 나는 사람들을 보러 가지 않는다. 설사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10명이 있고, 싫어하는 사람 1명이 있는 무대라도 가지 않는다.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 자신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붙어서 싸울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결국 남은 것은 옛 사람들. 혹은 접점이 없는 사람들을 골라다니게 된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내가 친한 다른 친구들과 접점이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오래 되었지만 점조직이다. 좋은 건 아닐 것 같다. 성격을 고칠 것인가 말 것인가. 이젠 그러기엔 너무 늙었다. 어쩌다 그렇게 되엇을까? 아마, 언젠가 나는 타인에게서 혹독하게 미움을 받은 경험이 있던 게 아닐까? 어린 시절에. 모를 일이다. 
Posted by 荊軻
,
1. 사람이 몇년이나 살았다고 인생이 어쩌고 저쩌고 논을 하겠느냐만, 시간이 많으면 사람은 일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쫓기는 가운데에서 사람들은 무언가를 생산해내지, 절대로 여유로운 생활가운데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보면 [철학자]라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사색하는 가운데에서 인간의 이성 지평선 넘어에 있는 규칙적인 사유를 끄집어 내어 정형화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그들이 뛰어난 사색가라는 것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생각할 시간을 널널하게 가지고 있으면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놀랍다는 거다. 사람은 놀게 되면 계속 놀게되는 것 같다. 관성이라는 것인가.

2. 그런데 일정수준이상 나이를 먹으면 대한민국에서는 일할 곳이 없다.


3. FTA를 한다 안 한다 말들이 많다. 사람들의 기준은 FTA를 하면 잘 살게 된다 못 살게된다의 이야기로 바쁘다. 사람들을 보편타당한 일종의 unit으로 보느냐. 아니면 특별성을 인정하는 [가치판단의 기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모든 판단은 달라질 것이다. FTA를 하면 계리상으로는 분명히 경제발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마 누군가는 지금보다 훨씬 열약하게 살게되며 굶게 될 것이다. 그게 내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 나는 늘 승자의 대열이 끼어서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논리성이 사람들의 역사를 이렇게 흘러가게 만든다. FTA는 실행될 것이다. 인간은 절대로 욕망을 이길 수 없다. 욕망을 이기는 자는 인간이 아니다.

4. 다시 시작되는 집안의 [선]러쉬가 시작된다.
   솔직히 말하면, 부모는 자식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무지하고 등하불명인 관계가 자식과 부모사이의 관계이다. 이것은 마치 야동AV배우의 동영상과 프로필을 보고, 저 여자는 평소에도 저렇게 행동할 것이야 라고 단정짓는 것과 비슷하다. 자식들은 부모에게 보여줘야 할 부분만을 보여준다. 친구만도 못한 관계가 부모자식간의 관계가 되는 것은 여기서 시작된다. 그리고 자식들도 부모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어쨌거나, 자식이 대를 잇는 종족의 영속성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바램인 것 같다. 최소한 종족보전은 아니더라도 무언가 짝이 있는 것이 훨씬 안정성이 있다고 믿는 것이 부모들의 바램인 듯 하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처럼 허술한 게 없다는 것을 몇년전에 깨달았고, 그나마 그것을 이어가려면 [자식]이라는 공통의 분모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긴 하지만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내 몫이 아닌 것 같아.

하지만 예쁜 여자가 나올지도 모르니 한 번 나가볼까 생각만 하고 있다. 선은 로또랑 똑같다. 늘 허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금요일 저녁이면 판매점 앞에서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5. 진까 내가 좋아했던 사람을 보고 싶은 때. 가을이 지나간다. 
Posted by 荊軻
,
이클린 연대에서 테러라도 하려고 들어온 줄 알았는데
(아...난 박경철이나 김어준이 아니지. 그럴 리 없다.)
 
뭘 보러 들어왔나 했더니 가장 많이 본 키워드가 [레이디호크] 
어저께 일요일 낮에 EBS에서 해줬더라. 그런데 스카이라이프에서는 프로그램명은 [레이져호크]로 달아놨대. 레이져호크는 뭐야. 새로 나온 정찰기이름이냐. 레이저도 아니고 레이져라고 해 놓은 걸로 봐서 laser가 아니라 Razor인듯.

그나저나 나도 몸이 안 좋아서 소파에 누워 오랫만에 레이디호크를 봤는데
마지막 장면 보면서 울었다. 으헝 ㅠㅠ 왜 울었을까. 예전에는 몰랐는데 루크거 하우어하고 미셸 파이퍼는 정말 연기를 잘 한 것 같더라. 같이 다니면서 평생 얼굴도 못 보는 연인을 드디어 만났을 때의 그 사무치는 심정이라니.



으헝헝
 
Posted by 荊軻
,

생일을 맞아

작은 방 한담 2011. 10. 4. 00:27
1.
어차피 생일이라는 것은 내가 원해서 잡은 날이 아니니 그렇게 큰 의미는 없다만
타인에게는 본인보다 더 큰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몇년 간은 제수씨에게 늘 신세를 지고 있다.

미안스럽다. 고맙다는 말 대신에 미안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2.
생일이라고 전혀 연락없던 동네 후배가 놀러왔다.
같이 나가서 밥을 먹고 돌아오면서 하는 말

"다음에 결혼할 때는 형이 챙겨주는 사람이 아니라 형을 챙겨주는 사람하고 하세요."

별 말이 없는 녀석인데, 그냥 그런 말을 해 주는 것에 고마왔고
오히려 나보다 나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라는 것에 더 놀랐다.

그런데 그런게 이젠 가능할 지 모르겠다.


3.
어설프게 추워져버린 날씨라니. 훌쩍 어딘가 가 버려야 할 날씨인 것 같긴 한데
세월도 흐르고 계절도 흐르고
덩달아 나도 흐르고 
Posted by 荊軻
,
1. 정말 오래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내가 힘든 시절에 (지금도 힘든건 마찬가지지만 정말 시간이 험했던) 도움이 되 주었던  지인 부친이 상을 당했다. 뭐 해달랄 건 다 해주고 싶었지만 부탁받은 것만 대충 해 줬는데...인생사는 정말 모를 일이더라. 사람의 정해진 기한이라는 게 언제인지 모른다는 것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거나 역동적으로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혹은 정 반대로 그래서 비극일지도 모른다.

하여간, 주변에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잘해야 한다. 그건 맞는 말이다. 언제 내가 갈지 그 사람들이 갈 지 모르지 않는가. 거자일소 (
去者日疎 )라고, 멀어진 사람은 소원해지는 법이라는데. 살아서 멀어지지 않더라도 죽으면 기억에서 지워지는 법이다. 그러니까 살아가는 거겠지. 어쨌거나 이젠 그럴 때가 점점 다가온다.


2.  케이블에서 정말 마음잡고 보려다 못 본 영화를 봤다. [체인질링]


1920년대 아이랑 같이 사는 싱글맘이 있었는데 어느 날 아이가 유괴된다. 경찰은 나몰라라. 시민단체가 들쑤시니까 어디서 닮은 애를 델구와서 엄마한데 '이 애가 당신 자식임'이라고 말한다. 어이가 없는데 이게 실화다. 문제는 1920년대 미국경찰과 공권력이 하는 짓거리가 2010년대 대한민국 경찰과 정부가 하는 짓하고 대동소이 하다는 것. 그런데 대한민국에는 정의로운 목사도 없고, 윗선에 대항해서 끝까지 수사하는 경찰도 없고, 중립적으로 써 주는 언론도 없다. 결국 대한민국은 1920년대 양키랜드만도 못하다는 결론.

하지만 그런 시대적인 비판정신에 인생의 가치를 녹여낸다.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 늙어서 인생을 영화에 담기 시작한 사람이 어느덧 거장이라는 칭호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애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한번씩은 볼만한 영화.


3. 몸이 좋아졌다 안 좋아졌다. 생활은 필듯 말듯 폼만 잡고, 여자는 아예 코빼기조차 구경할수 없는 상황. 하지만 여자는 애초에 그러려니 한다. 앞의 두 개가 선행된 다음의 일. 이제 여자라는 건 그냥 가끔 친구들과 농담따먹기나 할 때 써 먹는 자학개그의 하나로 전락해버렸다. 없다고 갈급하지 않은 나이가 되어버린 듯 하다.

아니, 사람이라는 게 그냥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만 드는거지.
그러니까 결론은 쭉빵미인. 

 
Posted by 荊軻
,

2011.9.11 소사

작은 방 한담 2011. 9. 11. 23:21
1.
추석이다.
그래서 뭐

2.
누군가 말한 것처럼 사람은 자신의 주관적 미의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대상을 만나야 무언가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같다. 만약 이걸 포기하고 결혼을 하게 되면 참 지고지순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별다른 삶의 매력이 없을지도 모른다. 정말 자기가 봤을 때 이쁜 사람하고 살아야 한다. 안 그러면 나중에 사단나도 별로 회복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경험이다.

3.
조카년이 갈수록 엄마(제수씨)를 들들 볶는데...원래 투정이 저 나이쯤 되면 심한건지. 아예 엄마를 붙잡고 아무데도 못가게 하면서 앙탈에 울음을 터뜨린다. 토요일날 봤는데 제수씨가 밥을 아예 못 먹더라.

난 아무래도 애 키우긴 힘들 듯. 내 새끼가 저러고 있으면 귓방망이 날아갔다.
말을 못하면 눈치라도 있어야 할 것 아냐. 눈치가 없으면 동물적 본능이라도 있던가.

......그래도 멍하니 있는 내 동생 보면 자기 자식이라는 건 좀 다른건지. 


4.
고양이 사료가 떨어져서 고양이 사료사러 온 동네 사방을 돌아다녔다.
동물병원도 문 닫고 주문한 사료는 택배가 안 오고...결국 싸구려 사료 하나 슈퍼에서 샀다.
사료 처먹고 있는데 성질나서 엉덩이를 한대씩 갈겼더니
아 왜 때려요?
하는 눈으로 바라본다.
이 새퀴들아. 말못하는 짐승이니까 먹이고 거두는거지. 


그래도 첫째는 요즘 침대 발가락 밑에서 웅크리고 잔다. 
Posted by 荊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