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 111을 보다보면 거의 맨 앞부분에 꽂혀있는 트랙.
좀 괴이한 클래식CD이긴 하다.

애초에 이건 뮤지컬로 만들어진 작품이고 영화음악이라고 봐도 된다.
단지 이 뮤지컬의 작곡을 맡은 이가 희대의 [레너드 번스타인]이라는 것이며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주옥같은 레파토리들이 있다는 것.

57년 뮤지컬로 초연된 이후 61년 영화로 만들어진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62년 아카데미10개부문수상이라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40년대 미국으로 옮겨와서 만든 프에르토리칸과 이태리 이민자들의
사랑과 증오의 환타지... 뭐 그렇다. CD를 듣다보면 마리아 역의 키리 테 카나와가 토니 역의
호세 카레라스를 [또니]라고 불러대는데... 프에르토리칸 이민자들이니 어쩌면 고증에 충실한 걸지도.

솔직히 내가 쓰려는 건 웨스트사이드스토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61년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로 대박을 낸 여배우가 하나 있었다.
바로 나탈리 우드.

(지금봐도...덜덜덜하신)

사실 웨스트사이드는 졸면서 봐서 얼굴은 잘 기억 안 나는데
이 배우가 눈에 팍 박힌 건 [초원의 빛] 과 [그레이트 레이스]였다.
초원의 빛에서 워렌비티와 함께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어찌 그리 처연하고 아름답던가...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라고 말하는 마지막 나레이션은
영화줄거리가 다 날아간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그리고 더 인상적이었던 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기상천외 레이스게임영화 [그레이트레이스]의 여기자역.

(매드사이언티스트 잭 레먼과 얼짱 토니커티스, 그리고 나탈리우드)

육감적이면서도 당차고, 아름다웠던 배우로 기억난다.
로버트 와그너의 부인이기도 했던 추억의배우.
의문의 보트사고로 죽지만 않았어도 아직까지 볼 수 있었을텐데...

그러고 보니
내 어린 시절을 장식했던 은막의 꽃미녀들은 참 많았던 듯 하다.
어린 시절이 너무 행복했던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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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응작여시관
)
세상의 모든 목적은, 꿈과 같고 환상같고 물거품같고 그림자 같으며,이슬같고 또한 번개불 같으니
,
 
마땅히 이와같이 볼지어다
.



(물은 흐르지 않는데 다리가 흐르는구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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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송무관 가는 도중 길위에서  -金克己(김극기)

去家才一月(거가재일월) : 집 떠난 지 이제 겨우 한 달
茫若隔三年(망약격삼년) : 삼 년 지난 것처럼 아득하구나
客路天低處(객노천저처) : 나그네 갈 곳, 하늘 나직한 저 곳인데
鄕心日出邊(향심일출변) : 그리운 고향은 해 돋는 그 곳이네
病妻應自苦(병처응자고) : 병들은 아내는 고생할 것 뻔하고
嬌子有誰憐(교자유수련) : 어여쁜 자식은 누가 있어 보살피랴
學道元無累(학도원무루) : 배운 것 원래 죄가 아니건만
今朝忽慘然(금조홀참연) : 오늘 아침 갑자기 처량해진다


* 고려시대 문신 김극기는 입을 열면 바로 시가된다 할 정도로 문장에 조예가 깊었다고 한다.
  그런 그를 조정에서는 계속 불렀는데 한사코 사양하며 벼슬을 하지 않았으나
  나중에 왕이 계속 불러대서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 벼슬을 하러 갔다.

 그리고는 금나라에 사신을 가게 되었고
 이 시는 그 가운데 나온 시일것이라 추정.

 시에 흐르는 정서를 보면
 별반 가고 싶어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시인의 예감은 적중했으니
그는 금나라 사신으로 다녀온 지 얼마 안 되 병약해져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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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beer

見.聽,感 2009. 9. 26. 02:20


2분이 넘어가도록 이게 뭘 광고하는 건지 몰랐던 광고.


스텍타클 어드벤처 환타지 블록버스터광고를 찍고 싶어하는 사람의 모든 것이

다 들어있는 광고.


그런데 다 보고 나면 웬지 먹고 싶어진다는....

싱가폴맥주. 요즘엔 생각보다 이걸 파는 곳이 많아진 듯 싶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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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어본 뒤에 찾아보니 이 책은 대학교재용 텍스트였던 모양이다. 출판사가 모 대학으로 되어 있었다.  사실 나도 개인적인 지식의 습득용으로 사 본 것인지라 출처와 독자의도가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다. 생각보다 꽤나 통사적인 내용이 얇은 책 안에 들어있었고 전부는 아니지만 내가 원하던 내용을 찾아볼 수 있어서 만족했다. 만원도 안 되는 책에서 뽑아낼 것이 이 정도 된다면 정말 훌륭한 것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으면서 뭔가 불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저자는 나름대로 스페인통으로 불릴만큼 대한민국에서는 스페인에 정통한 분같고, 역사적이나 종교적인 고찰내용을 보더라도 기독교와 전혀 연이 없는 분 같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읽으면서 뭔가 꺼림직했던 것은 은근하게 풍겨오는 종교재판소에 대한 옹호론이었다.
 
사실, 이성적 고찰과 당시 역사, 그리고 문헌의 통계를 통해 과장된 역사를 털어버리는 것은 역사학자들에게 당연시 되는 항목이다. 저자는 스페인종교재판소의 공포와 악명이 후대에 의해 조작되었고 훨씬 신사적이고 이성적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북유럽의 광적인 마녀재판과는 다르게 근대적인 재판과정과 조직을 통한 판결들이 이루어졌고 극형까지 간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후대에 의해 악랄하게 조작된 사료들에 의해 악명이 높아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약 200년간 34만명이 희생되고 12000명이 화형을 당했다는 것은 거짓이며 객관적 문헌에 의해 파악을 해 보면 약 7만명의 희생에 1300명 정도의 화형만을 집행했다는 것이다.

하긴 15세기초 조선시대에는 언도되는 형의 90%가 사형이었다는 기록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그에 비해 스페인은 좀 인본주의적인 태도였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신의 말씀으로 일하는 종교재판소가 광신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은 특기할만한 사안이다. 하지만 200년간 7만명이 죽은게 적은건가? 1년에 평균 350명이 죽었다는 이야긴데 [주일은 쉽니다]를 해보면 거의 하루에 한명씩 죽어나갔다는 이야기다. 물론 스페인은 광활하고 중세의 야만성을 접해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싶은 대로 창해일속의 숫자일지 모른다. 하지만 일단 그들은 그렇게 죽었지 않은가.

스페인이 고향인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의 [알라트리스테]시리즈를 봐도 종교재판소이야기만 나오면 등장인물들이 오줌을 질질 싼다. 사람들에게 남아있는 건 실제가 아닌 이미지다. 본향 사람이 저렇게 생각하고 글을 쓸 정도면 말 다했지. 우리가 거기에 대해서 옹호론을 펼치는 것이 더 웃길수도 있는 노릇이다. 그것이 혹 과장된 위협이었다 치더라도. (아, 이건 개인적인 감상이지 역사학자의 도리는 아닐 것이다. 난 역사학자는 아니니까)

하지만 이 책은 나름대로 철저한 객관성을 담보로 써 나가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에 후한 점수를 줘야겠다. 종교재판소가 생각보다 점잖은 곳이었다는 것에 뭐라고 반박할 도리는 없잖은가? 더군다나 이런 내용을 한국인이 한국인을 위해 써 준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머리가 땅에 닿도록 감사를 드리고도 남을 지경이니.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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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g'em back alive

見.聽,感 2009. 9. 17. 14:05
1980년대 초반 KBS1에서 방영을 해 주던 TV 시리즈물.
우리나라 제목은
[밀림의 사나이]

[타잔]이 끝나자마자 시작한 외화시리즈로 좀 특이한 내용이었다.
주인공은 싱가포르에 준거지를 둔 Big game trapper. 맹수사냥꾼이다.
배경이야 1930년대이니 그린피스가 와서 해꼬지할 걱정도 없이 열심히 생태파괴에 열을 올리는 주인공 되시겠다.

그런데 이 사람 주위에 여여쁜 미국첩보원도 계시고,
30년대 대동아의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려는 열강 제국주의자들의 틈새에서
나름대로 정의롭게(누구의 정의?) 분쟁조정자역할을 해주는 내용이었다.

사실 뭐 그다지 볼만한 건 없었다. 누구 말대로 레이더스의 성공이후 불어닥친
채찍쓰는 멋쟁이 한량 마초님의 무규칙 무용담이니까.

주인공이 SF영화의 한 획을 그은 [TRON]의 그 남자
[부르스 박스라이트너]였다는 정도만 빼고.



* 개인적으로 이 시리즈를 잊지못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이 시리즈물 시작할 때 나오는 Main Theme때문이다.
 Sea hawk에서도 잠시 이야기했던 것처럼 클래식의 변주를 그대로 따라가는
 고전 Swashbuckler 영화의 맥락을 따라가는 풍미를 보여주지 않는가!

 시리즈물의 내용을 다 까먹었어도 이 오프닝만큼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머릿속에
 그래도 남아있으니...참으로 음악의 힘은 위대한 것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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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ss in Boots

見.聽,感 2009. 9. 7. 01:36

작은 쥐새끼가 주방에서 치즈를 물고 자기의 굴로 부리나케 달려가고 있었다.

아직 세상의 어두움이라는 것을 모르는지 아니며 원래 좀 모자란 녀석이었는지 그 녀석은 자기 굴만 바라본 채 생각없이 냅다 달리던 중이었고 그 덕에 자기를 예전부터 지켜보고 있던 노란 눈의 가죽장화 사내가 있다는 건 눈치 채지도 못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그 녀석은 자신의 굴로 무사히 들어갔고 그 속에서 자기의 용감함과 재빠름에 만족하고 있으리라.  한참 쥐새끼가 사라진 쥐구멍을 바라보던 사내는 옆에 검은 고양이가 천천히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쳐다보는 것을 그만두었다.

"대장, 왜 잡지 않으셨습니까?"

"지겨워서."

"예전엔 갖고 노셨잖습니까."

"먹지도 못하는 걸로 장난치는 건 이제..."

노란 눈의 고양이는 허리에 찬 칼로 자기의 장화를 툭툭 치면서 심드렁하게 말했고, 검은 고양이는 눈을 깜박이며 대장을 걱정스레 쳐다봤다.

"요즘 기분이 안 좋으시군요."

"사실, 이제 쫒아도 잡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대장이라 불린 사내는 몸을 휙 돌려서 크게 뚫린 돌창을 통해 밖을 쳐다봤다. 이미 추수가 시작되고 있었고, 영민들은 세곡을 꾸려서 달구지에 싣고 성으로 들어오는 중이었다. 해매다 풍년이었고 밀은 넘쳐 흘렀다. 성 바로 아래 있는 방앗간에서는 방아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매일 아침 성의 화덕에서는 고소하게 빵굽는 냄새가 첨탑까지 풍겨올랐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달구지를 끄는 농부들과 방앗간지기의 볼은 움푹 들어가 있었다. 그가 맨 처음 카라바후작을 모시던 그 때나 지금이나 성 아래의 사람들의 볼은 홀쭉하기 그지없었다.

"후작님은 다시 왕성에 가셨느냐?"

"예, 어젯 밤에 나가신 이후 아직 안 오셨습니다. 왕이 오늘내일 하시니까요."

"후계가 곧 결정되겠군."

"후작님은 부마가 아닙니까. 아무래도 다음 왕위는..."

"선왕은 사촌이 많다."

 커다란 짐승이 죽을수록 쉬파리는 더 많이 꼬이는 법이다.
 왕의 노환이 임박하자 각지에 흩어져 있던 피붙이 제후들은 하나 둘 씩 번쩍이는 병장기를 두른 정예병을 대동하고  왕성에 모이기 시작했다. 상속권은 누구에게나 있었다, 유언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그것은 금지옥엽을 신부로 맞이한 카라바 후작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카라바 후작은 그가 끌고간 200의 군사들 외에도 천명 가까운 정병들을 성 안에서 먹이고 훈련시키는 중이었다. 방앗간의 방아가 부서질 정도로 열씸히 밀가루를 빻는 이유는 그것이었다.

"후작님이 왕이 되셔야 할텐데 말이죠."

"그럼 좋지."

"대장님도 장군반열에 오르지 않겠습니까?"

"......고양이는 벼슬하고 상관없어. 이대로가 좋아."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는 후작의 지위에 주인이 오르고, 공주의 부마에 걸맞는 위상을 꾸민지도 10여년이 지났다. 사람에게도 짐승에게도 화살같은 시간이었지만  노란눈의 고양이는 카라바 후작의 부친과 나눈 마지막 대화가 엊그제 일처럼 선연했다. 그 때도 추수가 끝나던 이 무렵이었다. 지금 밖에 보이는 방앗군지기마냥 후작의 부친 역시 방앗간 지기였고, 홀쪽한 볼이 더 여위어 보이는 흐릿한 눈을 가진 폐병장이였다.

네 녀석이 특별한 고양이라는 건 알고 있다.

......

고양이는 집을 따른다고 하지만 그것도 아님을 알지.

......

부탁이 있다. 

...뭡니까.

막내를 지켜다오. 너라면 할 수 있을거다.

...어떻게요.

나처럼 살지 않게. 평생을 밀가루와 방앗소리에서 벗어나게만 해 준다면.

...내게 이득되는 거라곤 하나 없는 일인데?

난 알고 있다. 네가 막내를 좋아한다는 걸. 

...망할 늙다리 영감탱이. 뒈져버려.

고맙다.

그리고 늙은이는 죽었고, 노란 눈의 고양이는 장화를 신었고, 고양이는 풍찬노숙을 마다않고 막내아들을 카라바 후작의 자리까지 올려놓았다. 죽은 자의 마지막 소원을 들은 유언집행자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무엇보다 고양이는 막내를 좋아했었다. 

"대장님?"

"응?"
검은 고양이의 말이 그를 상념에서 불러내왔다.

"후작님을 걱정하시는 건가요?"

"걱정이지. 왕이 죽을테니까."

"왕이 되면 되지요."

"안 되면?"

"그만이죠."

그제서야 고양이는 검은 부하를 보면서 샐쭉하니 웃었다. 여전히 송곳니는 날카로왔다.
"고양이는 교미를 위해서 새끼들을 죽이지. 사람들은 왕관을 위해서 친척들을 죽인다."

"그럼 전쟁이라도 나는 건가요?"

"모를 일이지. 아니, 나겠지. 너라면 방앗간 고양이에게 동네 왕초자리를 물려주겠어?"

"그럼 어떻게 하실건가요?"

"응?"

"당연히 고양이는 떠나아죠."

"......그래, 고양이는 떠나야지. 난 남는다."

"왜요, 대장님은 왜 남습니까?"

장화신은 고양이는 창문 밖의 풍경을 보면서 조용히 웃었다.

"오래 살아보니까 개나 고양이나 나중에는 별반 다를 게 없더군. 특히 주인이 있는 경우는 말이다."

카라바 후작은 몇년 동안 고양이가 있는 주방 별실에는 내려오지 않았고
공주 역시 결혼 후에 모습을 비춘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가 주인과 같이 하던 모닥불 자리에는
광대와 악사와 늘 손을 가지런히 모은 중년의 사내들이 웃는 낯으로 고양이를 대신하고 있은 지 오래였다.

그래도 고양이는 늘 주방별실을 지키고 있었다. 아마도 카라바 후작이 다시 내려올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을 그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늙은 장화신은 고양이는 그 자리를 떠난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언가 알지 못하는 끈이 이미 얼굴도 까먹게 생긴 후작의 몸과 이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길들여짐이었다.  신경질적으로 그는 앞발에 침을 묻혀서 귀 밑머리를 닦았다. 운명이라는 것은 사람에게나 짐승에게나 얄궃은 것이었다.

이미 해는 천천히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고, 검은 고양이가 자취도 없이 사라진 넓은 별실 안에 장화신은 고양이는 혼자 창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장화가 굉장히 발에 죄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고 물레방아에 맞춰 규칙적으로 찧어대는 아련한 방아소리만이 귓속에 들어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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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與月相期(본여월상기) : 본래 달과 같이 함을 항상 기약하는데
見月心還歇(견월심환헐) : 달을 보니 내 마음 도리어 담담하구나
我自無怨情(아자무원정) : 나는 달을 원망하는 마음 없으나
未忍見秋月(미인견추월) : 차마 가을 달은 바라보지 못하겠네


*
口號(구호): 라는 말은 그냥 시 뒤에 붙여서 : ~ 를 읊다. 라는 표현으로 선현들이 쓰던 표현이다.
                 월출구호라는 것은 달 뜨는거 보고 지은 시라는 이야기.
                 달이 떠오른다 가자. 뭐 이런 이야기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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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소개했던 초뻔쩍 양장본 [에도가와 란포 전집]을 읽는 중입니다.

이분은 20년대 사람입니다.
지금 추리소설하고 맥을 같이 해서 보면 곤란합니다.
지금과는 좀 다르게 기승전결의 얼개가 딱 짜여지지 않는 글이 많아요.
그냥 작가 혼자 아는 내용인 경우도 많지요.
하지만 1920년대 작가가 쓴 글 치고는 굉장히 현대적이라는 생각도 들고
유려하게 문체를 뽑아내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그리고 가장 재미있던 건
글을 보다보면 느껴지는건데
소재들이 기괴하고 고딕스러운 면이 있어서 그렇지
실상 에도가와 란포라는 분은 되게 착하고 얌전한 분이 아니었을까 싶은 겁니다.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는 모르겠네요.)

그리고 추리보다는 기괴한 괴담쪽이 훨씬 어울린다는 생각마저.

* 에도가와 란포는 필명이었더군요. 에드거 앨런 포의 일어 차음이었다니...-.-;;;
* 이 양반이 창조해 낸 명탐정 아케치 고고로...어디서 많이 봤다 했더니
  [소년탐정 김전일]의 미남경감 아케치 경부가 여기서 따 온 것이더군요. 선배에 대한 예우일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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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ay - ken grimwood

見.聽,感 2009. 8. 19. 00:08


450페이지짜리 책을 2시간 반 만에 완독을 해 버렸습니다.
발표당시 스티븐킹의 [미저리]를 제친 소설이라고 유명했던 책입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어느날 죽는 데
정신 차려보니 예전 어릴적으로 돌아가 있더라.
그런데 그 동안 살아왔던 풍상과 기억은 다 가지고 있더라.

[달라이라마]의 환생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를 가지고
이 작가는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게 어렵지도않고 문체가 힙들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남성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세련되게 세밀한 편입니다.
술술 읽히지요.

누구나 가져봤을 법한 상상 아닌가요.
다시 예전 그 시절로 돌아가면
이건 하지 말아야지.
이걸 해야지.
이 사람은 만나야지.

예, 그런 이야기입니다.

재미있습니다만 다시는 못 읽겠습니다.
다 읽은 다음에 가슴이 먹먹하니 힘들군요.

개인적인 심사가 얽혀서
제대로 된 감상을 쓰기가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 이 책을 기혼자들에게 추천해야 할 지 잘 모르겠네요.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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