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콧 감독의 입봉작

[결투자들]을 DVD나 블루레이로 갖고 싶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솟고 있는데
이거...한글자막 들어가 있는 건 이제 구할 수 없는 것인가?



이렇게 떡 하니 표지도 인터넷에 올라와 있건만
뒤져보면 이미 모두 품절입니다 메롱~ 약오르지 이놈아 라고 적혀있다.

-.-a
예전 MBC 주말의 명화에서 한 번 해 줬을 것이다.

일설에는 스탠리 큐브릭의 [베리린든]을 보고나서
리들리 스콧이 "나도 큐브릭처럼 찍을 수 있다!"라며 자연조명으로 이 영화를 찍으려다가
촬영감독이 입봉작에 사자밥먹고 싶냐는 말로 달래서 그냥 찍었다는 
카더라 속설이 전해지지만

어쨌건 풍광,연기,배경,스토리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끝내주는 데뷔작.

어디서 구해볼까나...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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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운전을 하고 돌아다니면서 듣는 노래.
70년대 팝그룹 스모키의 가장 잘 알려진 노래중 하나.

이 노래 잘 듣고 있으면
세계 어느나라나 초식남과 소심남은 늘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서상 우리나라에 맞았는지
당시 스모키의 음반판매량은 비틀즈를 넘어서 LP100만장을 대한민국에서 팔아치웠다는 전설이 있다.

Living next door to Alice

Sally called when she got the word         샐리가 할 말이 있다며 전화했네
And she said I suppose you've heard about Alice  앨리스에 대해서 들은 거 있냐며
Well, I rushed to the window and I looked outside  난 창문으로 튀어가서 밖을 쳐다봤네  
And I could hardly believe my eyes,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
As a big limousine rode up into Alice's drive.       큰 리무진이 앨리스의 차고로 들어가고 있었어

Oh, I don't know why she's leaving, or where she's gonna go  아, 난 왜 그녀가 떠나는지 어디로 가는지 몰랐어
I guess she's got her reasons but I just don't wanna know       뭔가 이유가 있겠지만 알고 싶지도 않아
'Cause for twenty-four years I've been living next door to Alice  난 24년간 앨리스 옆집에서 살았다고
Twenty-four years just waitin' for a chance                             24년동안 기회만 보고 있었어
To tell her how I feel and maybe get a second glance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고 관심 끌 기회를
Now I gotta get used to not living next door to Alice                  이제 난 이웃에 앨리스가없는데 익숙해 져야하네 

We grew up together, two kids in the park                              우린 같이 자랐고 어릴때 공원에 같이 가고
Carved out initials deep in the bark, me and Alice                    나무줄기에 이름도 같이 새겼는데
Now she walks through the door, with her head held high        지금 그녀는 문을 열고 나와서 고개를 꼿꼿이들고
Just for a moment I caught her eye                                        나와 잠시 눈을 마주쳤어  
As the big limousine pulled slowly out of Alice's drive             큰 리무진은 앨리스 집에서 천천히 나가네

Oh, I don't know why she's leaving, or where she's gonna go 아, 왜 떠나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어
I guess she's got her reasons but I just don't wanna know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알게 뭐야
'Cause for twenty-four years I've been living next door to Alice  24년간 옆집에 살았는데
Twenty-four years just waitin' for a chance                             24년간 기회만 엿보고 있었는데
To tell her how I feel and maybe get a second glance               내 감정이 어떤지 찰나의 기회만 봤는데
Now I gotta get used to not living next door to Alice                   이젠 앨리스 없는 환경에 익숙해져야 하네

Then Sally called back, and asked how I felt                           샐리가 다시 전화해서 기분 어떠냐 묻네
And she said, I know how to help, get over Alice                     그려더니 앨리스가 떠난 걸 극복할 방법이있다네
She said, Now Alice is gone, but I'm still here                         앨리스는 갔지만 자기는 있다네
You know I've been waiting for twenty-four years...                  자기도 24년간을 기다려왔다나
And the big limousine disappeared                                         리무진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어. 

I don't know why she's leaving, or where she's gonna go       왜 떠나는지 어딜 가는지 몰라
I guess she's got her reasons but I just don't wanna know       이유야있겠지만 알고싶지 않아
'Cause for twenty-four years I've been living next door to Alice 24년간 옆집에서 살았는데
Twenty-four years just waitin' for a chance                            24년간 기회만 엿봤는데
To tell her how I feel and maybe get a second glance             내 감정이 어떤지 말할 기회만 노렸는데
But I'll never get used to not living next door to Alice               이젠 앨리스 없는 환경에 익숙해져야해.
No, I'll never get used to not living next door to Alice              아냐, 이 따위로는 못살아.


* 참 노래 듣다보면 남자들은 다 똑같은가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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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가끔 블로그가 아닌 도구로 일기를 쓴다. 
일기라고 해 봤자 며칠 뒤에 돌아서 읽으면 돈과 여자에 관한 일이 전부다. 얼굴이 화끈거릴 지경인데
당시의 소회를 써 놓은 것이라곤 그런 것 밖에 없으니 나도 참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매천 황현 같은 분은 망해가는 조국의 모습을 그리도 세세하게 기록을 하셨건만...그릇이 다른게지.

각설하고,
사람이 나중에 스스로의 삶을 돌이켜 보고 그 것을 몇 줄 글로 갈음해본다 하였을 때
내 삶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쉽게 글 쓸 수 있는 이가 현대에 몇이나 될까.
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이었다고 후대에 알리고 싶은 욕망은 지금도 옛날과 마찬가지리라.

이 책은 선비들의 자서전. 그 중에서도 짧게 자기를 평한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벼슬길에 현달하여 이름을 높인 선비들의 자성이 반이오,
불우한 환경 덕에 처사로 엮인 사람들의 글이 반이다.
하지만 그 속에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솔직한 바, 스스로의 삶을 정리하는 글이라 생각되는 곳에서는
거울을 마주보고 말하듯 엄숙하고 진솔하게 변하는 모양이다.

그 중에서도 중종때 형조판서까지 지낸 이자 라는 양반이 자신의 삶에 대해 쓴 글은
무섭기까지 하다.

"선을 좋아하길 독실하게 하지 않고 악을 미워하길 용맹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평생 그렁저렁 보내고 하루하루를 허랑하게 지냈다."

이 구절을 읽는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이 양반은 연산군 때 벼슬을 시작한 사람이다. 왕의 눈을 피해 하루 종일 술만 퍼마셨다.
그리고 중종반정이 일어난 뒤에 조광조와 함게 언관에 제수되었다.
훈구와 사람이 붙었을 때는 중도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조광조는 죽는다.

그렇게 살다가 50이 넘은 지금에 와서 저런 고백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음에 맺힌 것이 얼마나 많았으랴.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어쨌건
스스로의 살아온 길에 대해서 준엄하게 이야기하는 책. 예전부터 이런 종류의 책은 있어왔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이 점점 체계화되는 느낌이고 갈수록 좋은 컨텐츠로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두꺼운 책이긴 한데,
스스로 한적한 곳에서 고인들의 삶을 맑은 물 삼아 내 얼굴을 비춰보는 것도 좋으리라.

* 추재기이의 작가 조수삼의 자서전도 들어있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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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 조수삼이 쓴 당시 떠돌던 야사들을 모아다 내 놓은 기담집.

추재 조수삼은 중인 역관출신이다. 학문이 높고 명철했으나 늙어서 무관말직에 한 번 있었을 뿐 평생을 평민으로 가난하게 살았다. 영조와 정조시대 실학자들의 격동기에 살았던 사내. 이덕무. 김정희. 이서구등과도 교유가 있었던 당대의 재사였지만 그는 사대부의 눈보다는 민중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를 원한 시인이었던 모양이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그가 늙은 뒤까지 들었던 기담들을 모아서 [추재기이]를 펼쳐내었다.
이 중에 우리도 아는 설화가 몇가지 있으니 그중 유명한 것이 [일지매], [거상 김만덕]같은 것들이다.

이 책은 사대부의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천민과 중인, 길거리에서 이름없이 살다 죽은 사람들의 아름답고 슬프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짧게 읊고 각각의 시를 붙인 것들이다. 
내용들은 하나하나 골계미가 있지만 가만히 읽고 있으면 더할나위없이 서럽다. 인간의 인생에 대해서 이것저것 간명하면서도 선방의 화두와 같은 내용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몇개는 그 짧은 글 속에서도 사람의 눈물을 맺게 하는 것이 있다. 몰락한 양반, 효성스러운 효자, 알아주지 않는 의인, 평생의 정인을 못 만난 기생과 선비 등등 인생사의
모든 화두가 짧은 글 안에서 빛나고, 그 산문을 또한 응축해 놓은 추재의 시문 역시 기상이 예사롭지 않다.

추재 조수삼은 비록 벼슬에 오르지 못하고 빈한하게 살았지만
그의 친구들은 그에게 열가지 특출난 재주가 있음을 부러워하고 펴지 못함을 한탄하였다 한다.
그것은 각각
풍모, 시문, 문체, 의학, 바둑, 글씨, 기억력, 웅변, 덕행, 그리고 장수함이었으니

사람의 기상이 인중룡이어도 뜻을 얻지 못함은 말 그대로 천시를 타고나지 못함이었을까.
아니면 이렇게라도 이름을 후대에 남길 수 있는 능력이라도 복되다 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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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시당초 내가 이 영화를 왜 보러 들어갔는지 지금 복기를 해 보려고 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난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 그리고 흥행에서는 참패를 했다.
애초에 시간때우러 들어갔는지도 모른다. [적절한 3류 쌈마이 영화]를 찾아서 극장에 기어들어갔는지 모르고,
그 목적을 나름대로 만족시키고 나올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 보고 난 다음에 
"아니, 이거 조폭물인가 코미디 고어물인가..." 하면서 머리를 갸웃갸웃 거리면서 나오다가
한 1주일 쯤 뒤에 다시 기억을 살려보니.

"아, 이거 [청춘드라마]였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어쩌다 케이블에서 다시 한 번 봤다.
아, 감동이었다. 이 영화를 액션조폭물이라 착각했던 내 패착.

2.
젊은 시절 모두가 비웃어도 굴하지 않던 꿈이 누구에게나 있다.
혼자 꾸어도 개의치 않을 꿈을 같이 나눌 친구들도 있다.
그것이면 좋은 게 청춘인 것.

하지만 청춘은 바래고, 사람들은 세파에 찌들고
세파속에 같이 자라온 동무들은 하나 둘 스스로의 호구지책을 위해 길을 떠난다.
정신차리고 눈 돌리면 나는 인생의 바다에 홀로 떠 있는 조각배. 누구 하나 챙겨줄 수 없다.
그런데 그 와중에 아련한 추억들이 선득하게 다가오면
누군들 그 안에서 한번 더 가슴뛰게 살고 싶지 않으리.
하지만 모두 다 안다.
이것이 현실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 쯤은.

아이들이 아닌,
이미 다 자란 어른들의 동화랄까. 약간 불량스럽게 보이지만 착실한, 옆에 살고 있는
껄렁대는 동네 아저씨에게 바치는 헌사랄까.

나이가 들면 보는 눈이 달라지긴 하는 모양이다.

그냥 넘겨짚기에는 참으로 아까웠던,
[사시미로 피칠갑한 붉은돼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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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月正當三十日(삼월정당삼십일) : 삼월하고 딱 맞는 삼십일인데

風光別我苦吟身(풍광별아고음신) : 풍광은 외로운 날 떠나는구나 

共君今夜不須睡(공군금야부수수) : 오늘 밤은 그대와 밤을 새려네

未到曉鍾猶是春(미도효종유시춘) : 종 울리기 전에는 아직 봄이니



봄은 오긴 온 것이며
가기는 가는 것인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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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격언과 교훈집은 동양과는 달리 장중하고 긴 문체로 이어진 [우화]의 형식을 띄는 경우가 많다. 
의미함축적이고 글자의 행간을 찾아 깊은 뜻을 음미하는 맛이 있는 동양의 고전과는 표현방식이 다른데
기나긴 구절과 문체의 반복적인 장면전환으로 의미를 이해하기는 매한가지로 난해하다는 공통점은 있다.

소개하는 [가윈(거웨인)경과 녹색의 기사]는 중세 아서왕 로맨스중 하나로 나름대로 유명한 작품중 하나인데
얼핏 봐서는 기사의 공훈담 같지만 그 안에는 신학적 상징주의와 더불어 중세인들이 이데아라고 생각한
철인의 이상향이 들어있는 짧은 서시이다.

크리스마스에 아서왕의 궁전에 기골장대한 괴인 [녹기사]가 출현해서 목자르기 게임(이게 게임이야?)을 신청하고
거기에 맞서서 녹기사의 게임을 신청하고 모험을 떠나는 원탁의 기사 거웨인의 무용담이다. 이 서시는 거웨인의
모험을 그리고 있는데 그 과정중에 중세인들의 선(virtue)이라고 생각한 신뢰,관대,예의,순결,연민에 대한 기사의
자기고행을 그려낸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기사는 그 모든것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진리를 찾게 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비단 기독교적인 입장에서 바라보지 않더라도, 거웨인의 무용담과 그 과정은 [교훈]을 염두해 두고 쓰여진 책일지라도 상당히 시사할 점이 많고, 그의 도덕적 노력과 의무를 진 자로써 갖는 책임감에 대한 용전분투는 독자로 하여금 묘한 쾌감을 갖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에 관한 이야기들은 숱한데, 그 전체적인 개략을 살펴볼 때 어찌보면 가장 완벽한 기사도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람은 아서왕이 아니라 거웨인이다. 아서처럼 운명이 선택한 용사도 아니고 란슬롯처럼 여자에 홀려서 기사도를 팽개치지도 않고 트리스탄처럼 애정에 목말라 자기자신을 파멸시키지도 않고 갈라헤드나 퍼시발처럼 신앙에 종속되어 인간미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신의 종속자로 그려지지도 않는다. 기사로써는 란슬롯에 버금가는 무용도 펼칠 줄 알고 성질도 가끔 부리고 미련퉁이처럼 행동하기도 하지만 그는 기사의 본분을 넘어서지 않고 늘 자신의 모자람에 대해서 고민하고 늘 고친다. 
녹색의 기사 말고도 유명한 거웨인의 설화 중 하나는 거웨인이 장가가는 에피소드인데, 이 이야기에서 그는 자기보다 한참 격이 낮고 못생긴 아가씨를 부인으로 맞게 됨에도 불구하고 남편으로써, 그리고 현명한 자에게 배우는 말학의 모습으로 충실하게 부인에게 외조하는 모습을 보인다. 어쩌면 거웨인은 중세민중이 가장 숭앙하면서도 가장 가깝게 느끼는 [훌륭한 기사]의 원형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짧은 시집인데, 중세어로 쓰여진 이책을 이동길 교수는 10년에 걸쳐 번역해냈다고 한다. 번역자에게
은총있으라.

p.s) 사실, 워낙 유명한 이야기인지라 이 주제는 영화로 만들어진 것도 꽤 있었다

그 중 유명한 건 1984년에 나온 [Sword of Valiant], 거웨인과 녹색기사라는 타이틀의 영화였다.
이 영화는 예전 우리나라에서도 공중파 방영이 되었던 영화다. 주인공 거웨인이 누군지는 예전에 까먹었지만
녹색기사의 위광이 너무 당당해서 아직까지도 기억을 하고 있다.

[숀 코네리] 이 아저씨가 녹기사로 등장을 하셨으니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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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우주조종사이자 발명가인 제프 트레이시는 억만장자가 되어서 세상을 주유하는 사나이.
그런데 그는 사실 모 기관의 수령이었으니 그 이름은 [썬더버드]

썬더버드란 초국가적 구호단체로써. 급박한 조난사건이 터졌을 때 해상, 지상, 우주를 막론하고 구조를 위해 신속을 경주해 튀어나가는 집단으로 최첨단 기술력이 총 동원된 구조선을 몰고 조난자들에게 다가가는 집단이다. 
발진은 어디서? 태평양에 있는 트레이시 가문 소유의 무인도에서!


(보이는가? 60년대 레스큐 특공대의 로망이...)

근데 이거, 인형극이다.

연식이 좀 되신 분들은 [벼락새]라는 이름으로 기억할 수도 있는 프로그램이다. (제가 알기로는 벼락새라고 들어왔던 거 같은데..천둥새일수도 있겠네요.)

영국에서 만들어진 1965년부터 방영되었다는 인기 프로였다. 이 시리즈는 예상외로 인기가 좋았던 모양이다.
일단 컨셉 자체가 [인명구조]라는 것을 염두해 두고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백만장자가 자기 아들5형제를 몽땅 유닛에 태워서 직접 사지로 날려보낸다는 뭐랄까 정말 영국적인 냄새도
물씬 풍기는 나름대로 건전(?)한 내용이었으니까. 2004년에 실사영화로도 제작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영화, 
내가 기억못하는 거 보니 뭐 어떻게 된 모양.


2.
이 인형극을 만든 게리 앤더슨/실비아 앤더슨은 1963년 독일의 렝에데 탄광사고를 보고난 뒤  컨셉을 얻었다고 한다.

1963년10월 독일 렝에데의 탄광에 근처 호수물이 들이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순식간에 129명이 매몰되었고 이 중 100명이 구출되었다. 최후에 구출된 사람 11명은 14일간을 오래된 갱도에서 버티다가 구조되었다. 앤더슨은 당시 이 광경을 목도하고 [중장비가 도착하여 사람을 구조할 수 있는 시간의 확보]를 생각하다가 이 인형극을 만들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3.
2010년의 상황이 60년대 인형극만도 못하다니. 


(궁금하신분을 위해 동영상 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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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皇重色思傾國(한황중색사경국) : 황제 미인을  귀히 여겨 경국지색 찾았으나 
御宇多年求不得(어우다년구부득) : 천하를 다스린 지 몇 년 지나도 찾지 못했다.
楊家有女初長成(양가유녀초장성) : 양씨 집안에 딸이 있어, 이제 막 성숙하니
養在深閨人未識(양재심규인미식) : 깊숙한 규방에 있어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백거이의 장한가는 이렇게 시작한다. 때는 당나라 현종.  개원의 치라 불릴만큼 현명한 치세를 벌인 당 현종은
나라가 살만해지자 유흥을 찾기 시작했다. 그 때 그의 나이 쉰이 넘었다던가 일흔에 가까웠다던가. 하여간 그 때 눈에 띈 여인이 그 유명한 양귀비.  원래 자식의 마누라감이었으나 빼돌려서 자신이 후궁으로 들였다지.

하여간 자석도 극이 있고 (대부분의)사람에게도 짝이 있다지만 이 둘은 정말 궁합이 잘 맞았는지
혹은 지극한 현종의 사랑이었는지 실제로 당현종은 양귀비를 맞이한 다음부터 국무를 접고
침전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그 이야기를  시인 백거이는 딱 두 줄로 말한다.

春宵苦短日高起(춘소고단일고기) : 봄밤은 너무 짧아 해가 이미 높이 솟으니
從此君王不早朝(종차군왕부조조) : 이 때부터 임금님은 아침 조회에 가지 않았다.  

당제국의 황제는 후궁이 삼천, 그러나 삼천의 사랑이 모두 한 명에게 내려가니 그 애틋함이 오죽할까.
하지만 비단금침이 해피엔딩은 아닌 것. 황제라는 권력에 조심성이 없어지면 승냥이들이 이빨을 보임은
당연지사. 황제의 자식이나 다름없던 안록산은 반역의 깃발을 드니 이것이 [안록산의 난]이다.

안록산, 타타르족이었다는 그는  효용이 절륜한 자였다. 
비록 살쪄서 움직이기도 힘들어보였으나 황제 앞에서 호선무를 출 때는 바람처럼 움직인다는 사내였다.
 [이 커다란 뱃속에는 황제를 위한 충심밖에 없어라] 라고 외쳤던 사내는 어제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치고 황제를 쫒으니, 황제는 가마에 실린 채 수도를 버리고 탈출을 하였다.

탈출을 하다하다 성난 군사들이 황제에게 창검을 들고 말을 한다
[나라를 망친 요부를 모실 수 없으니 황제께선 그를 죽이시오]
갈기잃은 사자에게 무슨 힘이 있으리. 
사랑한다 말로 그렇게 읊조리던 여인을 그대로 성난 군사들에게 넘겨주니 양귀비는 이름모를 사당에서 목이 매어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천운인가. 안록산의 난은 평정이 되었다.

여기까지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인데
시인 백거이는 여기에 마지막 종장을 더한다.

당현종이 그렇게 비명에 양귀비를 보낸 뒤 도저히 살 수 없어서
무당을 보내 양귀비의 혼을 부른다.
그러자 양귀비는 세상의 일을 잊었노라며 정표를 다시 줘서 사신에게 돌려보낸다는 이야기가 이야기의 끝이다.

장한가의 끝은 절묘호사. 
많은 이들이 당시에 암송하며 불렀다던 애절한 부분이다.

在天願作比翼鳥(재천원작비익조) : 하늘에서는 비익조가 되기를 원하고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위련리지) : 땅에서는 연리지가 되었기를 원하였다.
天長地久有時盡(천장지구유시진) : 높은 하늘도 장구한 땅도 다할 때가 있지만
此恨綿綿無絶期(차한면면무절기) : 이들의 한은 이어져서 끊어질 때가 없으리라.

비익조는 날개가 각각 암수 하나뿐이라 둘이 같이 붙어야 하늘을 날며
연리지는 뿌리 다른 두 나무가 같이 붙어 한 몸이 되는 것을 뜻한다.
남녀간의 사랑을 이렇게 잘 풀어 쓴 글이 또한 있으랴.

눈치 챈 분 또한 있을 것이다.

저 싯구에서 90년대 청춘들의 눈시울을 적셨던 유덕화 형님의 홍콩멜로영화
[천장지구]의 타이틀이 또한 나왔다는 것을.

* 근데 지 궁할 땐 죽여놓고 살만하니까 옛 여자 찾는다는 스토리는 좀 맛간다. 황제는 위대하다 이건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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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악마가 공존하던 시절, 음울한 중세를 배경으로 한 명의 정의의 검사가 악을 응징한다.
그런데 이 자는 악인가 구원인가. 자비라고는 한톨도 찾아볼수 없는 무자비한 전사가 
악을 넘어서는 악함으로 세상을 구원한다...

[야만인 코난]으로 환타지 소설에 지울 수 없는 획을 그었던 불세출의 작가 로버트.E.하워드의
첫 장편작이 바로 이 [솔로몬 케인]이다. 그가 야만인 코난 이전에 만들어낸 수많은 비정불굴의
캐릭터 중 하나. 하지만 그 음울한 내용은 후대 환타지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더랬다.

세월이 세월이다보니, 소재의 고갈을 견디지 못한 헐리우드가 작심하고 과거의 소설들과 게임, 만화들을
파 제끼기 시작한 지 벌서 한참 되었다. 이 소설이 나올 법하다고 믿은 것도 꽤 되었는데 이제서야
영화화되어 나타난 모양이다. 주인공은 제임스 퓨어포이. 그게 뭐하는 놈이더라 하는 양반중에
미드 [ROME]을 보신 분이라면 얼굴이 익숙하신 분도 있을 것이다. 느끼남 안토니우스가 저렇게 변했다.

영화는 좀 B급 병맛으로 뽑힌 모양이던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특혜를 입게 되었다.

영화덕에 이 시리즈가 한글로 번역되어서 들어왔단 말이지!!!!
그렇게 보고 싶었는데도 영어가 딸려서 못 보고 있었는데 ㅠㅠ

3월달에 내게 일어난 즐거운 일이라면 이 놈 하나랄까나.
얼른얼른 피튀기는 중세기담을 보고 싶어서 학학대는 중년남.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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