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학살에 대한 통사적인 보고서.
1.
내가 [제노사이더]라는 단어를 맨 처음 접한 것은 아이러니칼하게도 만화영화였다. 마징가-z에 나오는 헬박사가 만든 기계수의 이름이었다. 그 당시에 500원인가 1000원인가에 발간되었던 [마징가제트 대백과사전]에 보면 34화에 출연한 걸로 되어있다. 제노사이더 f-9. 이름 참 멋지더라. 제노사이더가 뭔가? 그 나이에 사전을 찾아봤다. 대충 비슷한 음차를 가지고 영어사전을 찾았다. (오덕은 이래서 위대한 것이다)
(이 X같은 디자인의 기계수가 나름대로 유명한 이유는...마징가 제트의 비행용품, 제트스크란다가 만들어 졌을 때 처음으로 공중에서 박살난 헬박사의 로봇이기 때문이다. 컨셉 자체가 폭격기.)
Genocide: 민족말살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학살.
이런 망할....무슨 단어가 이렇게 끔찍해.
2.
[잔혹한 세계사]는 말 그대로 인류문명에서 일어난 끔찍한 집단학살 18개를 다루고 있다. 카르타고 말살전부터 보스니아 학살까지 인류사를 통괄하는 학살극을 다룬 책이다. 특이한 것은 이책에는 다른 학살극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사상자가 적어보이는 것들도 몇 개 담겨 있고, 규모가 큰 칭기스칸 정벌전 같은 것은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책에서 다뤄 놓은 학살극들은 그 사건으로인해 인류문명, 역사의 방향이 어디로 흘러갔느냐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서양인들의 시선으로 보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아무래도 정확한 배경을 알 수 없는 학살극들은 건너 뛰었다는 느낌도 강하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거되어 있는 모든 학살극들은 책 페이지를 넘기기 끔찍할 지경이다. 사진같은 건 거의 없다.
이 책이 무서운 이유는 인종학살은 [광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이성적이고 정치적인 판단과 당시 기득권과 군사적 역량이 있던 지배계층과 민족의 합리적 선택에서 출발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에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학살극의 광기와 비이성적 인간의 모습은 최일선의 집행자들의 모습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기획의 입안자들은 일종의 면죄부 비슷한 것을 받게 된다.
"원래 그러려던 것이 아닌데 일선 책임자들의 광기에 의해..." 읽다보면 그거 다 개소리라는걸 알 수 있다. 철저하게 계획되어 고위층이 지시하면 아래의 수족들이 피를 묻히는 과정이다. 역사를 관통하는 민족학살의 뒤에는 차가운 이성이 존재한다. 오히려 처형과정이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이라는 것에 소름이 끼치는 것이다. 그리고 사건이 끝나면...모든 것은 잊혀진다. 굉장히 정치적인 담론을 담은 채로.
4.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저 로봇이 생각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감정없이 수백톤의 폭탄을 떨구고 다시 돌아가는 로봇이나 사람들이 실제로 저지른 짓이나 전혀 다른 점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점점 심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감정적인 사람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감정이 없는 이성론자들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느낀다.
1.
내가 [제노사이더]라는 단어를 맨 처음 접한 것은 아이러니칼하게도 만화영화였다. 마징가-z에 나오는 헬박사가 만든 기계수의 이름이었다. 그 당시에 500원인가 1000원인가에 발간되었던 [마징가제트 대백과사전]에 보면 34화에 출연한 걸로 되어있다. 제노사이더 f-9. 이름 참 멋지더라. 제노사이더가 뭔가? 그 나이에 사전을 찾아봤다. 대충 비슷한 음차를 가지고 영어사전을 찾았다. (오덕은 이래서 위대한 것이다)
(이 X같은 디자인의 기계수가 나름대로 유명한 이유는...마징가 제트의 비행용품, 제트스크란다가 만들어 졌을 때 처음으로 공중에서 박살난 헬박사의 로봇이기 때문이다. 컨셉 자체가 폭격기.)
Genocide: 민족말살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학살.
이런 망할....무슨 단어가 이렇게 끔찍해.
2.
[잔혹한 세계사]는 말 그대로 인류문명에서 일어난 끔찍한 집단학살 18개를 다루고 있다. 카르타고 말살전부터 보스니아 학살까지 인류사를 통괄하는 학살극을 다룬 책이다. 특이한 것은 이책에는 다른 학살극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사상자가 적어보이는 것들도 몇 개 담겨 있고, 규모가 큰 칭기스칸 정벌전 같은 것은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책에서 다뤄 놓은 학살극들은 그 사건으로인해 인류문명, 역사의 방향이 어디로 흘러갔느냐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서양인들의 시선으로 보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아무래도 정확한 배경을 알 수 없는 학살극들은 건너 뛰었다는 느낌도 강하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거되어 있는 모든 학살극들은 책 페이지를 넘기기 끔찍할 지경이다. 사진같은 건 거의 없다.
이 책이 무서운 이유는 인종학살은 [광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이성적이고 정치적인 판단과 당시 기득권과 군사적 역량이 있던 지배계층과 민족의 합리적 선택에서 출발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에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학살극의 광기와 비이성적 인간의 모습은 최일선의 집행자들의 모습일 뿐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기획의 입안자들은 일종의 면죄부 비슷한 것을 받게 된다.
"원래 그러려던 것이 아닌데 일선 책임자들의 광기에 의해..." 읽다보면 그거 다 개소리라는걸 알 수 있다. 철저하게 계획되어 고위층이 지시하면 아래의 수족들이 피를 묻히는 과정이다. 역사를 관통하는 민족학살의 뒤에는 차가운 이성이 존재한다. 오히려 처형과정이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이라는 것에 소름이 끼치는 것이다. 그리고 사건이 끝나면...모든 것은 잊혀진다. 굉장히 정치적인 담론을 담은 채로.
4.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저 로봇이 생각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감정없이 수백톤의 폭탄을 떨구고 다시 돌아가는 로봇이나 사람들이 실제로 저지른 짓이나 전혀 다른 점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점점 심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감정적인 사람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감정이 없는 이성론자들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