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해당되는 글 45건

  1. 2011.12.19 아닌 건 아닌거다 2
  2. 2011.12.02 머리만 커져서 2
  3. 2011.10.26 2011.10.26 2
  4. 2011.10.01 대다수를 위한 면죄부
  5. 2011.09.25 모나리자 & 조용필 & younger & older
  6. 2011.09.10 바람 앞의 갈대에게 정의를 운운하랴
  7. 2011.06.05 자살(2) 2
  8. 2011.01.28 한국인의 민족성 4
  9. 2011.01.10 구제역 4
  10. 2010.10.16 대명처사((大明處士)
1.
살면서 관계를 갖는 사람들이 있는 거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 거다. 그 가운데에 친구도 생기고 적도 생기는 거다. 나에게 이유없이 잘해주는 사람도, 이유없이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거다. 그리고 같은 굴레가 되면 그 가운데서 자기만 먹고 살겠다고 아둥바둥하는 놈도 있고, 자기는 좀 손해 봐도 남들 챙겨주는 인간도 있고, 더 나가면 나하고는 짝이 맞지 않는데 같은 목적때문에 서로 손 잡고 나가는 놈도 있는거다.

2.
김정일이가 죽었다. 목사아들 김일성이가 죽고 나서 그 아들놈도 이제 천명을 다 하고 죽었다. 부자는 망해도 삼년 간다지만 손자 김정은이가 북쪽의 정권을 계승하면 북조선 놈들은 개만도 못한 것들이다. 인간의 판단력이라고는 쓰레기통에 처박은 놈들인 거다. 나는 김정일이가 KAL을 떨어뜨린것과 아웅산에서 전두환이 아닌 이 땅의 애 먼 기술관료들을 다 죽인 것을 기억한다. 그런 놈이 천수라니 짜증난다. 하지만 그놈은 양떼속의 개새끼였다. 그 녀석은 애초에 같은 리그가 아니었다. 개는 개다. 개는 죽여야 하는거다. 그냥 알아서 죽은 것에 화가 나는거다.

3.
더불어서 이 땅에는 같은 양의 탈을 쓰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모합, 투옥, 밀실야합과 같은 탈법을 저지르는 집단들이 존재한다. 그들의  입으로는 양의소리를 내면서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서는 개새끼들에게 물어달라고 요구까지 하던 집단들이었다. 같은 굴레안에 있다고 하기는 옳지 않은 것들이 있는 것이다. 이것들을 개새끼 하나 죽었다고 용서해 줄 필요는 없는 거다.

4.
아닌 건 아닌거다. 사람이고 짐승이고 해가 되는 것은 없애야 하고, 냄새가 나는 것은 치워야 하고, 친구가 아닌 것은 절교해야 하고, 사람이 아닌 것과는 사귀지 않는 것이 맞는거다. 어차피 연관없는 거 두가지를 같이 병립시켜놓고 단결이니 통합이니 미래를 향한 전진이니 이따위 헛소리는 하지 않는거다. 어차피 우리의 리그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쓰잘데기 없는 외부의 파도와 얄쌍한 동정심과 불분명한 미래에 대한 공포에 의해 당연히 해야 할 관계의 청산을 못한다면 그것은 쓸모없이 지지부진한 교제의 연속에 지나지 않는다. 확실히 끊자. 아닌 건 아닌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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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만 커져서

투덜투덜 2011. 12. 2. 01:44
예전에는 세상살이가 힘들지 않았다.

삶의 호오를 흑백으로 구분지어 산다는 것이 지금은 지적으로 모자란 사람들의 행태같지만, 몇 십년전, 아니 십수년전만해도 가능한 일이었다. 악당은 악당이었다. 사람들을 괴롭히면 악당이었고, 혼자 잘먹고 잘살고 다른 이들 거 뺏아먹으면 악당이었고,  부족한 사람들 핍박하면 악당이었다.

옳음에 대한 정의는 거칠지만 간단명료했다. 분명 그렇게 된 배경에는 악당들의 세련되지 못한 자기표현이 존재했다. 아무리 잘 봐줘도 못된 짓을 했다. 멀쩡한 학생 패죽이고, 돈 뜯고, 말 안들으면 갖다 거짓재판하고 고문했다. 악당스러움이라는 것이 확연했기에 옳음이 빛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시대가 변했다. 악함이라는 것에 명분이라는 조미료를 치고, 그곳에 질서라는 조미료를 치고, 대의명분이라는 것을 입혔다. 까뒤집어보면 똥인데, 그 포장지를 휘황찬란하고 먹음직 스러운 장식을 해 놓고 당당하게 먹거리라고 팔아댄다.

그 포장지를 보면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걸 봐. 너희들도 쓰는 포장지야. 이 향기를 맡아 봐, 너희들이 쓰는 조미료야. 이 색깔을 보렴, 예전에 너희들이 그렇게 찾아 헤메던 색깔 아니냐. 시대가 바뀌었잖아. 이젠 이런 것들도 감내하며 같이 갈 줄을 알아야 해.

흑백논리가 좋지 않다는 것에 동감한다고 치자. 하지만 그렇다고 겉만 바꾼 불량품을 그동안 줄기차게 싸워왔던 대다수 사람들에게 정성껏 권하는 시대가 과연 제대로 된 사회인지 나는 의심스럽다. 세상은 선악의 구분이 모호하지만 최소한 똥을 밥이라고 먹이는 시대를 제대로 된 시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팔다리는 오그라든 주제에 머리만 커진 시대.
솔직히 경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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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그 사람
    각하 이런 버러지같은 새끼를 데리고 무슨 정치를 하겠단 말입니까? 퓨슝퓨슝


2. 코레아 우라! 코레아 우라!


3. 2번이 있은 지 100년이 훌쩍 넘었고 1번이 있은 지 4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아직도 선거판에서는 [빨갱이]라는 말이 통용되고, 누구의 배를 불리는 지 모를 FTA가 진행중이다.
   나는 이럴 때면 아직도 우리의 처지라는 것이 역천을 꿈꾸는 노비의 자식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그저 다른 이의 의거에 기뻐하는 백성이었고
   독재자의 죽음 앞에 눈물 흘리며 임금 떠나보내는 백성이었느니라.

  친일파 서정주의 독기에 찬 싯구 첫 장이 떠오른다.
  [애비는 종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의 고백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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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과거조사, 과거청산이라는 말을 종종 접하게된다. [지나간 것은 두리뭉실]이라는 지극히 간편한 사고방식을 지향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참으로 낯선 단어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저 말에 대해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 높은 양반들이나 먹물이 들어간 척 하는 오징어땅콩같은 인간들은 늘 저 이야기를 할 때마다 후렴구로 부르는 동일 레파토리가 있다. "그 당시에 그러지 않고서 어떻게 대다수가 살았겠느냐. 이해해줘야 한다." 라는 말이다. 난 그럴 때 이런 말을 해 준다.
"같이 살아보지도 않아놓고 웃기고 자빠졌네."


2.
예전에 지존파라는 살인집단이 있었다. 이 집단은 강도집단이 아니라  감옥에서 출소하기 전 결성되어 오직 목표를 [부자납치+살인+현금탈취]로 잡고 결성된 집단이었다. 앗쌀하게 끔찍하다. 목표의식을 잡고 그대로 범죄를 실행한 사람들이라는게 더 무섭다. 그런데 이 중에 한 에피소드가 있다.
이 중에 홍일점 여인이 있었다. 부자가 아닌데 부자인줄 알고 잡혀온 여자다. 지존파가 이 여자에게 불쌍하긴 한데 너도 같이 살인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겟다고 협박을 했다. 그래서 범행에 동조해서 살인까지 참가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여자가 미쳐버릴 것 같았다. 결국 이 여자는 경찰에 조직을 밀고했고, 그때까지 이런 살인집단에 대해 알지도못하던 경찰은 그때서야 이 경천동지할 사건을 수사해서 지존파를 잡아낸 것이다. 그 여자 아니었으면 영원히 미스테리로 남던가. 아니면 지금도 어디선가 사람들이 실종되어 죽어 나가고 있었을 것이다.


3.
사람이라는게, 머리로 생각해 보면 [궁지에 몰리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여기저기 극한에 몰리다보면 그런 일도 또한 실제로 심심치 않게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뉴스가 될 법하니까 뉴스가 된다는 생각은 일단 접자.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을 당해보면, 사람이라는 것은 여간해서는 그런일을 벌이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된다. 여자 끼고 사업을 하자는 제안을 들어봤다고 생각해보자. 돈 많이 번다고 이야기 들어보자. 그런다고 우리가 덥석 그 일을 할 것 같은가? [불법]이라는 말은 둘째 치고서라도 '에이..사람이 어떻게 그렇게...'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게 된다는 거다. 공공기관에 뇌물을 주면 일이 쉽게 풀린다고 이야기를 듣는다.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업하는 사람들 머릿속엔 이런 생각이 더 크다 '에이...그렇게 일을 해서야...." 이게 정상적인 사람들의 행동인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도 겪어 본 일이다.

우리가 1930년대 일제치하에 산다고 쳐 봤을때, 누가 와서 조국과 민족을 배반하고 영달을 꾀합시다. 라고 하면 말이지. 내가 똥구멍에서 콩나물을 빼 먹는 절박한 처지가 아닌 담에는 '씨발 인두껍을 쓰고 뭔 소리야'라는 반응이 먼저 튀어나오는 법이다. 그리고 콩나물 빼 먹는 처지라고 쳐도, 나중에는 후회하게 된다. 이게 인간의 행동양식이다. 선과 악에 대한 기본적인 행동양식이 교육과 사회를 통해서 전달되는 정상적인 사회라면 이게 당연히 튀어나온다.
 
아무나 일본에 붙어서 일제치하에서 친일파로 살았다...? 이건 그 시대 사람들 욕하는 소리다. 당연히 그 일본지배 하에서 산업경제를 이용하면서 살았겠지. 그런다고 그 시절 사람들은 동시대에 친일모리배들에게 [잘 살고 계십니다]라고 했을까? 이건 말이지. 80년대 전두환시절 아래 살던 우리 모두가 전두환을 찬양했다라고 말하는 거랑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동시대 사람들에게 용납 못받은 부역자들은 그냥 때려죽였어야 하는거다. 무슨 과거에 우리가 못 살아봤으니 그들의 처한환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쩌구... 씨발 지랄하네. 그 시대 사람들에게도 욕처먹으면서 인두껍을 쓰고 못할 짓 하던 것들이 민족반역자고 배일모리배고 군사정권 옹호자고 반민주세력인거다. 그냥 책상머리에 앉아서 혼자 씨불씨불 거리니까 별 오만잡상이 머리를 지배해서 별 쓰잘데기 없는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지.

4.
면죄부라는 건 그런 데 달아주는 게 아니다. 병자호란때 끌려갔다 돌아온 환향녀같은 사람들에게나 주는거다. 정신대 억울하게 끌려갔던 우리 할머니들, 징집되어 잡혀갔던 우리조상님들에게나 주는거다. 사람들은 머릿속으로 알고 있다. 누가 친일 모리배이고 면죄부를 받아야 하는 사람인지는. 그걸 쓸데없는 허접스런 논리로 섞어 놓으려는 수작들이나 하지 말라는 거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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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모나리자]를 들어본 것이 아마 80년대 말일거라고 생각난다.
가요계의 황제. 당시 조용필의 별명이었다. 그는 그 때나 지금이나 전설이었다. 하지만 그 때 모나리자를 처음 들었던 내 느낌은 그런 것과는 좀 거리가 있던 감상이었다.

그대는 나의 사랑을 받아 줄수가 없나~ 어쩌구 이렇게 나가는 후렴구를 처음 들으면서 10대였던 나는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 기분이 나빴던 이유는 단순했다.
인류사에 남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작, [모나리자]라는 위대한 예술품을 저딴 유행가의 제목으로 써먹다니!
믿기지않겠지만 이 이유때문에 기분이 나빴다. 그대는 나의 사랑을 받아 줄수가 없나~ 어쩌구 하면서 나가는 조용필의 애절한 후렴구가 왜 그렇게 싼티나게 들리던지. 아, 이건 예술에 대한 모독이야 어쩌구 하면서 중학생인지 고등학교1학년인지 하는 나이의 인간이 그렇게 마구 잣대를 남발하고 있었다. 
사실, [모나리자]라는 노래는 조용필의 노래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냇 킹 콜도 동명의 노래를 불렀더랬다. 그런데 하여간 나는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는 조용필의 노래가 무척이나 예술적 권위를 침해한다고 느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런 걸 듣는 너희 대중들은 모두 무지몽매해! 하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2.
세월이 지나고 20대 30대가 끝나갈 무렵, 조용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사람이 삶과 인생의 역정을 나름대로 겪으면서 내가 보지못하던 것이 인생의 여정에서 보이기 시작하니까 조용필의 노래와 가사들이 다시 보이고 새삼스럽게 들리더라. 아, 노래가 노래가 아니구나. 그냥 흥얼대는 풍월이 아니구나 그 생각이 들면서 노래들이 새삼 달리 보이더라. 하긴, 이게 당연한 것이지. 중고등학교때 조용필의 [단발머리]나 [못찾겠다 꾀꼬리]를 듣는다고 뭘 알것이며 굶어 죽더라도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죽겠다는 말이 대체 뭔 씨나락인지 알게 뭐냐. 나이대에는 그 나이에 볼 수 있는 것이 있는 것이다. 모나리자. 나는 조용필의 그 노래가 무슨 뜻인지 이제 충분히 이해 할 나이가 되었다.

3.
바꿔 말하면 젊은 시절의 순수라는 것은 일종의 양면성이다. 순수하기 때문에 고집도 세고, 편벽한 자기만의 가치를 가지기 마련이다. 정치적인 견해도 마찬가지다. 어린 시절 정의를 위해 분연히 일어서는 김주열같은 청춘도 있는 반면, 총통의 모든 행동은 게르만을 위한 선의라고 믿는 유겐트들도 존재하는 것이다. 뭐라고 할 수 있는 계재가 아니다. 인간은 원래 보고 듣고 안 만큼 넓어지는 것이 아니랴.


4.
20대의 보수화, 10대의 생각없음. 우리 때는 안 그랬던가. 마찬가지다. 그들이 과연 얼마나 많은 것들을 나이를 먹으면서 머릿속으로 흡수하고 경험하느냐에 따라서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다. 사회 시스템에 대한 경도된 생각을 나이먹고 끝까지 가져갈 정도로 천편일률적인 경험을 하게 되는 사회라면 문제가 될 것이다. 그렇지 않고 수많은 가능성을 열어두는 사회라면 어린아이들의 삐딱한 사고를 그리 염려하지 않아도 될 거라고 믿는다. 인생의 경험만큼 좋은 선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나의 걱정은 그 선생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국가의 미래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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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벌써 몇년 전 이야기다.
촛불시위가 한참일 때,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거리에 뛰쳐나가던 시절이야기다. 한 사내가 있었다. 어디 포목상을 한다던가 하여간 그쪽에서 일하는 양반이었는데 이 분이 참 열심이었다. 그 어려운 시절에 자신이 자비 부담해서 촛불 사고 행사 있으면 옷 구매하고 하여간 여러 사람이 단체로 행동할 수 있는 물품들을 만들어서 보내는 데 들어가는 일들에 앞장서서 나섰다. 돈도 솔찮게 깨졌으리라. 대통령 돌아가셨을 때는 꽃까지 몇 박스 준비해서 조계사에 아예 놔 두기까지 한 양반이었다. 사람들이 좋아했다. 결국 이 양반은 그동안 들어온 성금들과 새로 돈을 모아서 회원들명의로 불우이웃돕기까지 하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 와중에 이 양반 사업체가 부도를 직격으로 맞았다. 같이 일하던 놈이 돈을 들고 중국으로 튀었다. 사람이 흔들린 모양이다. 사흘 굶은 사람에게 떡집 지키라고 하면 과연 몇 명이나 지킬 지 모르겠지만 이 양반은 굶어죽을지언정 지조를지키기에는 절박했던 모양이다. 급한 김에 모금통장에서 돈을 일부 인출했다가 다시 채워넣었다. 그런데 그걸 다른회원들이 알아내었다. 

법적으로 심판을 해야 한다고 아우성이었다. 그 사람은 다시 채워넣었다고 이야기했지만 그건 엄연한 횡령이었다고 떠들더라. 고결하기 그지없는 회원님들께서 아주 사람 하나를 짓이기고 조각조각을 내버렸다. 형사에 가니 어쩌니 하면서 떠들던 와중에 결국, 회비는 다른 사람들이 맡아서 불우이웃에게 기부를 했고, 그 양반은 그 모임에서 찍혀나가다시피 하며 떨궈져 나갔다. 그 사람을 죽이겠다고 덤벼들던 도덕론자들에게는 그래도 명분이 있었다. 공공의 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에 대해 당시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2.
세월이 지난 뒤 곽노현 교육감이 선의로 2억을 줬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되었다고 떠든다. 본인의 입으로 선의로 줬다고 시인하였다. 하지만 검찰은 선의와 법치와는 다르다고 말하고 그를 구속하려고 든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같은 모임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들고 일어나서 검찰을 욕하더라. 이것은 대놓고 사람 죽이기 아니냐고. 그냥 멍하니 그 모습 보고 있다가 코웃음이 나더라.

독립언론이지만 언론이 교육감을 응원하고, 그가 교수 출신이고, 그릇된 정권이 대척점에 있는 아이콘이기에 핍박을 받으면 안된다는 것인가. 아니면 그가 선의로 줬다고 말까지 한 지금 이 상황에서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선의였기 때문에 법적으로 구속하면 안된다는 것인가. 몇년 전의 그 양반도 자신이 돈을 잠깐 빼 썻지만 기부 전에 다시 채워넣었다. 뭐가 다르길래 그 때는 이빨 내 놓고 찢어발긴 주제에 지금은 [선의로 더 큰 거금을 준]사람에게는 한량없는 자비를 베푸는 건가. 포목상 그 양반은 선의가 없었다는 건가?

3.
난 사람을 애초부터 믿지 않는다.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인간들은 더  믿지 않는다. 누군가에 의해 조작될 수 있는 것이 여론이라는 것을 믿고 경험해 봤기에 더더욱 그렇다.  난 곽노현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의 잘잘못을 떠나서 그가 권력의 개에게 물어뜯기는 것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동류에게 쳐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번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면. 만약 그 사람이 처맞지 않아도 된다고 사람들이 믿는다면 예전에 그렇게 엄격하게 사람 하나를 골로 보냈던 인간들은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를 죽을 떄까지 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인간은 가지고 있는 신분이나 위치나 금액에 의해 다른 평가를 받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은 갈대 아니랴?
난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절대로 인간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는 생물이라고 믿는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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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갔더니 자살소식으로 시끄럽다.
우리 교회 다니는 학생은 아니었는데 지역 고등학교에 다니는 남학생 하나가 자살했다.
우리 교회엔 당연히 그 아이의 친구들이 많이 있다. 충격들을 먹었을 것이다.

"선생님, 자살 한번만 더 생기면 저 학교 안 나갈 거예요."

우리반의 한 아이가 그렇게 이야기한다.

"왜, 학교 재미 없냐?"

"별 재미없어요."

"학교 안 나가면 뭐 하려고."

"박스나 줏어야죠."


우스개 소리겠지만 그냥 우스갯소리로 듣기에는 참 가슴아픈 말이었다.
나름대로 이 동네 고등학교는 학부모들이 척추 뽑아다가 보낸다고 할 만큼 나름대로 학력평가가 높고 돈도 비싸게 받아먹는 학교들이다. 성적들도 좋다. 서울대 몇명 보낸다던가. 그런데 정작 아이들은 시들시들해져 간다.

고개를 돌려보면
이 아이들보다 조금 더 나이 든 학생들이
대학교 등록금을 내려달라고 도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세상이 나아지지 않는다. 

한심하다. 나도 한심하고 나라도 한심하고 애들은 불쌍하고.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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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침뱉기고
다된 죽에 코 빠뜨리기지만

강원도지사 판결과 스폰서 검사판결 및
지난 5년간의 정권행태와 언론행태를 보고 나서
난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한국인들의 특성을 하나로 규정짓는 단어가 무언가
이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유전자 말이다.
민족성 말이다.


[탐욕]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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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서울에 살아서 체감을 못하고 있는데
2011년 현재 대한민국에 돌고 있는 구제역은 거의 흑사병수준인 것 같다.
산 가축을 그대로 땅에 파묻어버리는게 100만두에 육박하고 있다.

말이 그렇지. 언 땅이고 겨울이니 아무것도 모르는거지 나중에 여름되어 봐라. 분명히 사단난다. 지하수? 절단나는 곳이 태반일 거다. 그렇다고 안 죽일 수 있냐고? 어차피 이 정도 번졌으면 정부에서는 도살 포기하고 백신 공급하고 구제역 나라라는 거 인정해야 한다. 사실 사람 먹어도 상관없단 말이야. 번지기 전에 도살할 바엔 차라리 멀쩡한 놈 도축해서 시장에 공급하는 게 낫다고! 

더 큰 문제는 물가와 생활 아닌가.
돼지값 소값 폭등하는 건 둘째다. 이거 올라가면 분명 수입육으로 해결하자고 할텐데 (-.-+) 수입육으로 다 대체할 수 없을거다. 그보다, 축산,양돈농가들은 어떻게 되는건데? 농촌경제 절단나는 소리가 도시 사는 내 귀에도 선연하게 들리는데 말이다. 

예전에 노무현 때 구제역 번질 때 뭐라고 궁시렁 대던 놈들은 지금 왜 한마디도 안 하나 몰라. 그 때는 정말 가뿐하게 잡았는데 지금 보니까 가축과 공무원을 동시에 잡고 있는 것 같다. 그냥 무조건 몸으로 때우는 건지. 아니면 구제역이 5년 전보다 강력한 슈퍼 박테리아가 되어서 아무도 손을쓰지 못하는 것인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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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병자호란이 끝난 뒤 죽은 수 많은 유생들의 호를 보면 눈에 띄게 많이 나오는 별호가 있으니
그것이 대명처사라는 호이다.

청나라가 병자호란을 일으키고 전란의 참화를 우리가 당하였으니 그 분노가 오죽했으랴.
청나라라면 이가 갈리는 게 당연지사였을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 대명처사라는 호를 썼던 선비들을 보면
그냥 혼자 비분강개하다가 다 명산대천을 떠돌며 벼슬도 하지 않고 죽었다.
간혹 대명처사라는 호를 썼던 이 중에 북벌에 관여하고 국치를 풀 실제적인 힘을 기르려던 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냥 산 속에서 이 죽일놈의 세상 하면서 일생을 마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비분강개한 내용은 청나라가 조선을 쳐서 우리가 핍절하게 고생했다는 것이 아니고,
하늘같은 명나라를 오랑캐놈들이 먹어치웠다는 것에 대한 분노이다.

그러면서 남긴 말이
[청나라의 해가 아니라 명나라의 해이다.]
[청나라의 땅이 아니라 명나라의 땅이다.]
이러면서들 갔다는데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참으로 희한한 노릇이다.
조선반도에 조선인으로 태어났으면서 죽을 떄까지 명나라의 충신이라고 자신들을 자부하였고
자신들을 백의숙제라고 생각하였다.

그래놓고 유랑하다 죽은 건 조선팔도 땅이라.

지금 와서 그들의 글을 읽어보면 뭔가 결의에 찬 의분을 읽을 수는 있는데
참 어이없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것이다.
자기 나라 열조는 생각도 안 하고 중국땅 왕조가 엎어지는 걸로 대성통곡을 하고 자빠졌나.
후세에게 이런 욕 먹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다들 돌아가셨겠지.

그런데 이게 꼭 그 시절 이야기만은 아닌 것이
태극기하고 성조기 구별 못하는 인간이
천하에 깔린 것을 지금도 목격할 수 있지 않은가.

나름대로 그들도 충의와 도덕과 의기가 서려있을 터.

개인적으로는 뭣하러 이 좁은 조선반도에서 그러고 사는지 알 도리가 없을 다름이다.
사람이 의기를 품었으면 당연히 그 땅으로 갈 것이지 말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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