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벌써 몇년 전 이야기다.
촛불시위가 한참일 때,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거리에 뛰쳐나가던 시절이야기다. 한 사내가 있었다. 어디 포목상을 한다던가 하여간 그쪽에서 일하는 양반이었는데 이 분이 참 열심이었다. 그 어려운 시절에 자신이 자비 부담해서 촛불 사고 행사 있으면 옷 구매하고 하여간 여러 사람이 단체로 행동할 수 있는 물품들을 만들어서 보내는 데 들어가는 일들에 앞장서서 나섰다. 돈도 솔찮게 깨졌으리라. 대통령 돌아가셨을 때는 꽃까지 몇 박스 준비해서 조계사에 아예 놔 두기까지 한 양반이었다. 사람들이 좋아했다. 결국 이 양반은 그동안 들어온 성금들과 새로 돈을 모아서 회원들명의로 불우이웃돕기까지 하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 와중에 이 양반 사업체가 부도를 직격으로 맞았다. 같이 일하던 놈이 돈을 들고 중국으로 튀었다. 사람이 흔들린 모양이다. 사흘 굶은 사람에게 떡집 지키라고 하면 과연 몇 명이나 지킬 지 모르겠지만 이 양반은 굶어죽을지언정 지조를지키기에는 절박했던 모양이다. 급한 김에 모금통장에서 돈을 일부 인출했다가 다시 채워넣었다. 그런데 그걸 다른회원들이 알아내었다.
법적으로 심판을 해야 한다고 아우성이었다. 그 사람은 다시 채워넣었다고 이야기했지만 그건 엄연한 횡령이었다고 떠들더라. 고결하기 그지없는 회원님들께서 아주 사람 하나를 짓이기고 조각조각을 내버렸다. 형사에 가니 어쩌니 하면서 떠들던 와중에 결국, 회비는 다른 사람들이 맡아서 불우이웃에게 기부를 했고, 그 양반은 그 모임에서 찍혀나가다시피 하며 떨궈져 나갔다. 그 사람을 죽이겠다고 덤벼들던 도덕론자들에게는 그래도 명분이 있었다. 공공의 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에 대해 당시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2.
세월이 지난 뒤 곽노현 교육감이 선의로 2억을 줬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되었다고 떠든다. 본인의 입으로 선의로 줬다고 시인하였다. 하지만 검찰은 선의와 법치와는 다르다고 말하고 그를 구속하려고 든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같은 모임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들고 일어나서 검찰을 욕하더라. 이것은 대놓고 사람 죽이기 아니냐고. 그냥 멍하니 그 모습 보고 있다가 코웃음이 나더라.
독립언론이지만 언론이 교육감을 응원하고, 그가 교수 출신이고, 그릇된 정권이 대척점에 있는 아이콘이기에 핍박을 받으면 안된다는 것인가. 아니면 그가 선의로 줬다고 말까지 한 지금 이 상황에서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선의였기 때문에 법적으로 구속하면 안된다는 것인가. 몇년 전의 그 양반도 자신이 돈을 잠깐 빼 썻지만 기부 전에 다시 채워넣었다. 뭐가 다르길래 그 때는 이빨 내 놓고 찢어발긴 주제에 지금은 [선의로 더 큰 거금을 준]사람에게는 한량없는 자비를 베푸는 건가. 포목상 그 양반은 선의가 없었다는 건가?
3.
난 사람을 애초부터 믿지 않는다.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인간들은 더 믿지 않는다. 누군가에 의해 조작될 수 있는 것이 여론이라는 것을 믿고 경험해 봤기에 더더욱 그렇다. 난 곽노현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의 잘잘못을 떠나서 그가 권력의 개에게 물어뜯기는 것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동류에게 쳐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번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면. 만약 그 사람이 처맞지 않아도 된다고 사람들이 믿는다면 예전에 그렇게 엄격하게 사람 하나를 골로 보냈던 인간들은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를 죽을 떄까지 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인간은 가지고 있는 신분이나 위치나 금액에 의해 다른 평가를 받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은 갈대 아니랴?
난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절대로 인간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는 생물이라고 믿는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벌써 몇년 전 이야기다.
촛불시위가 한참일 때,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을 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거리에 뛰쳐나가던 시절이야기다. 한 사내가 있었다. 어디 포목상을 한다던가 하여간 그쪽에서 일하는 양반이었는데 이 분이 참 열심이었다. 그 어려운 시절에 자신이 자비 부담해서 촛불 사고 행사 있으면 옷 구매하고 하여간 여러 사람이 단체로 행동할 수 있는 물품들을 만들어서 보내는 데 들어가는 일들에 앞장서서 나섰다. 돈도 솔찮게 깨졌으리라. 대통령 돌아가셨을 때는 꽃까지 몇 박스 준비해서 조계사에 아예 놔 두기까지 한 양반이었다. 사람들이 좋아했다. 결국 이 양반은 그동안 들어온 성금들과 새로 돈을 모아서 회원들명의로 불우이웃돕기까지 하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 와중에 이 양반 사업체가 부도를 직격으로 맞았다. 같이 일하던 놈이 돈을 들고 중국으로 튀었다. 사람이 흔들린 모양이다. 사흘 굶은 사람에게 떡집 지키라고 하면 과연 몇 명이나 지킬 지 모르겠지만 이 양반은 굶어죽을지언정 지조를지키기에는 절박했던 모양이다. 급한 김에 모금통장에서 돈을 일부 인출했다가 다시 채워넣었다. 그런데 그걸 다른회원들이 알아내었다.
법적으로 심판을 해야 한다고 아우성이었다. 그 사람은 다시 채워넣었다고 이야기했지만 그건 엄연한 횡령이었다고 떠들더라. 고결하기 그지없는 회원님들께서 아주 사람 하나를 짓이기고 조각조각을 내버렸다. 형사에 가니 어쩌니 하면서 떠들던 와중에 결국, 회비는 다른 사람들이 맡아서 불우이웃에게 기부를 했고, 그 양반은 그 모임에서 찍혀나가다시피 하며 떨궈져 나갔다. 그 사람을 죽이겠다고 덤벼들던 도덕론자들에게는 그래도 명분이 있었다. 공공의 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에 대해 당시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2.
세월이 지난 뒤 곽노현 교육감이 선의로 2억을 줬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되었다고 떠든다. 본인의 입으로 선의로 줬다고 시인하였다. 하지만 검찰은 선의와 법치와는 다르다고 말하고 그를 구속하려고 든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같은 모임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들고 일어나서 검찰을 욕하더라. 이것은 대놓고 사람 죽이기 아니냐고. 그냥 멍하니 그 모습 보고 있다가 코웃음이 나더라.
독립언론이지만 언론이 교육감을 응원하고, 그가 교수 출신이고, 그릇된 정권이 대척점에 있는 아이콘이기에 핍박을 받으면 안된다는 것인가. 아니면 그가 선의로 줬다고 말까지 한 지금 이 상황에서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선의였기 때문에 법적으로 구속하면 안된다는 것인가. 몇년 전의 그 양반도 자신이 돈을 잠깐 빼 썻지만 기부 전에 다시 채워넣었다. 뭐가 다르길래 그 때는 이빨 내 놓고 찢어발긴 주제에 지금은 [선의로 더 큰 거금을 준]사람에게는 한량없는 자비를 베푸는 건가. 포목상 그 양반은 선의가 없었다는 건가?
3.
난 사람을 애초부터 믿지 않는다.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인간들은 더 믿지 않는다. 누군가에 의해 조작될 수 있는 것이 여론이라는 것을 믿고 경험해 봤기에 더더욱 그렇다. 난 곽노현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의 잘잘못을 떠나서 그가 권력의 개에게 물어뜯기는 것을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동류에게 쳐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1번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면. 만약 그 사람이 처맞지 않아도 된다고 사람들이 믿는다면 예전에 그렇게 엄격하게 사람 하나를 골로 보냈던 인간들은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를 죽을 떄까지 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인간은 가지고 있는 신분이나 위치나 금액에 의해 다른 평가를 받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은 갈대 아니랴?
난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절대로 인간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는 생물이라고 믿는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