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땅을 파다가 돌멩이에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생각보다 돌멩이가 큰 경우가 있죠.
하긴 군대에서 땅을 파다가 삽 끝에 돌멩이가 걸렸는데
죽어라 파다보니 어린애만한 바위를 들어낸 적도 있습니다. -.-;;;

사는 것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아요.
파 내려가야 할 때 파 내버리는게 낫지 않을까요.
정작 돌멩이 크기를 확인하면 아무것도 못할 성 싶지만
그럴 때는 전체를 못 보는게 다행일 수도 있는거고

뭐, 개인적인 질곡의 가정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극히 1인칭적인 시점에서 진행되는
또 다른 일의 진행상황이 그렇다는 거죠.

안 열리는 돌멩이를 뽑았다가
지옥문을 열어버릴지도 모르지만 0.0~

그나저나 개인적인 작업들은 영 지지부진 하군요
하루 날 잡아서 다 처리를 해버려야 할 것 같은데...

미래가 걸려있다는 걸 알면서도 노닥거리는 건
게으름 그 외의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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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얻는 법

수련장 2008. 12. 17. 21:15
체육관에서 관장에게 한 소리 들었다.
미는 펀치를 친다고.

미는 펀치.
인터넷 검색.
팔을 회수하지 않아서 운동력이 타격에 그대로 전달되지 아니한다. 물리학적으로 봤을 때 타격의 표면적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일수록 전달되는 힘은 강해지며 어쩌구...한마디로 속도를 감속시키지 않으면서 접촉면과의 접촉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펀치의 효력을 극대화 시킨다는 이야기. 손을 빨리 회수하라는 이야기다.

무게 중심을 앞으로 잡고 체중을 실어서 치되 펀치는 빨리 회수하며 스트레이트에 스냅을 줄 것.
내가 조사해서 내린 결론은 이렇다.

그렇구나.

도장에서 관장에게 물었다.
미는 펀치를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대답은 이러했다.
주먹을 만 번만 뻗어서 샌드백을 쳐 봐라.
스스로 몸이 알게 될 것이다.

솔직히 내가 내린 결론이 논리적이라고 생각되었지만
관장의 방법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면 뭐하는가. 몸이 반응하지 않으면 허상인 것을.

아날로그 정서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머리로 알고 이해한다 하더라도 몸으로 체득하지 못하면 그것은 얻은 것이 아니다.

참으로 많은 부분에서 나는 세상을 알고있다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요즘 깨닫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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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먹고 저녁먹고

수련장 2008. 12. 17. 16:57
선방의 고승 하나에게 제자가 도를 물었다
"어찌해야 도를 닦을 수 있습니까"
고승 왈
"아침 먹고 점심먹고 저녁 먹고 잔다"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에 대한 내용인데 과연 그러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밥을 먹고 아주 짧은 기도를 하고 시작해서
점심은 대충 사 먹고 저녁까지 일하다가
저녁은 대충 먹고 짧은 기도로 잠을 잔다.

요즘 삶을 축약하자면 저렇다.
전에는 그러지 않았는가? 전에도 그러했다.
하지만 전에는 그러한 생활이 굉장히 버거웠고, 뭔가 불만이 가득했는데
요즘은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것이다.
빨래가 밀리면 빨래를 하고 접시가 놓이면 설거지를 하고
방에 먼지가 쌓이면 청소를 한다

다시 아침을 먹고 점심을 먹고 저녁을 먹고 잔다
그래도 하루24시간이 꽉 차 있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을 가급적이면 줄인다.
그리고 필요한 것만 생각한다.
닥칠 일에 대해서 계획을 세우지만
예전처럼 오랫동안 고민하지 않는다.

나를 속이고 남을 버겁게 하는 짓을 피하고
무엇보다 나에 대해서 보다 관대해지기로 했다.

그냥 좀 여유롭다.

이러다 머리숱도 별로 없는데 다 밀어버리고
산방에나 들어앉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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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격투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지만.... 경제적 관념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캐릭터 꾸미기에 돈 들어가는 건 마찬가지지만 돈이 없어도 맨몸승부가 가능한 게임이거든.

근데 요즘은 확실히 세상이나 게임이나 온라인이나 돈 없으면 무용지물인게

WOW를 몇년 만에 다시 잡았는데

심심해서 예전에 만들어 놓았던 난쟁이 사냥꾼을 한 번 심심풀이로 해 봤다.

다른 서버의 도적은 빠방한 Patron덕분에 굶지도 않고 유복하게 살고 있지만
이 독고다이 난쟁이는 돈 없으니까 아무것도 못 하는구먼.
총알도 없고 무기도 없고 그렇다고 배고플 때 사 먹을 고기도 없고
그러니 몬스터랑 싸워서 체력 회복할 아이템도 없는 건 당연지사

집 앞에 돌아다니는 토끼 때려잡아 가죽벗겨서 먹고 살고 있음.
(무두질 안 배워놨으면 진짜 강원도포수될 뻔 했다...)

1)돈이 최고
2)돈 없으면 돈 있는 친구라도
3)ㅠ.ㅠ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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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작은 방 한담 2008. 12. 17. 01:19
사람의 관계

찢어진 건 다시 기울 수 없는 거야.

물론 친구사이라면 세월이 가고 앙금이 가라앉으면 술 한 잔에 대충 털어버릴 수도 있을 테지만

의리와 애정은 그래서 같은 듯 해도 다른 모양이다.


의리는 떨어져도 하나라는 걸 느끼는 거고
애정은 한 몸으로 붙기를 원하기 때문에
붙은 걸 찢어놓으면 다시 기울 수 없을만큼 엉망이 되는거지.

다른 것을 틀리다고 하지 마라
너무 늦었다.

애초에 애정에 신뢰가 있었다면
떨어진들 하나라고 느끼지 못했으랴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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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당시 대한극장에서 개봉했던 백야는 극악무도한 짓을 당한 영화였다.

지금 올리는 이 동영상의 첫번째 시퀀스, 즉 거시윈의 [포기와 베스]에 맞춰서 소련 망명 미국인인
그레고리 하인즈가 탭댄스를 추는 장면이 있다. 원래 테일러 헥포드는 바리시니코프와 하인즈를
동등한 레벨로 맞춰놓은 듯 한데 우리나라 개봉시 하인즈의 저 장면을 통째로 들어냈다는 거다!

(헥포드가 이 일을 알았을까?)

하인즈 스타일이라는 것도 있을만큼 출중한 탭댄서에 배우였던 그레고리 하인즈
이제는 고(故)그레고리 하인즈라고 불러드려야겠다.

개인적으로 배우고 싶은 게 인생에 몇개가 있는데
그 중에 두 개는 배웠고...나머지 몇 개중 하나가 탭댄스다.

얼마나 멋진 춤이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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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야가 나온 게 1985년이었다.
그 당시 극장에서 본 거진 처음보는 [댄스영화]였는데
화면에 눌려버릴정도로 압박감을 느낀 영화였다.

그 중의 백미는 이 장면.
블라디미르 비소츠키의 [말]을 듣고 말 그대로 즉흥무용을 하는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의 동작이었는데
그 장면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하다.

소련의 저항시인이자 음악가.

저 노래의 가사도 자유를 향한 몸부림이다.
지금 이 시대에 왜 이 노래가 맘에 와 닿는지는 알 바 없으되




p.s) 첼로팬을 위한 서비스
      현재와 과거의 헬렌 미렌. (지금은 작위를 받아서 헬렌 미렌 경이 되셨습니당)


(이렇게 늙으면 참 좋겠습니당...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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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 and Steady

작은 방 한담 2008. 12. 16. 10:27
1)
역시 소띠는 이게 최고야.

한 바퀴 돌리면 조금은 앞으로 나가는 드릴처럼

2)
그나저나
집에 사 놓은 좌식의자를 아직도 결정 못하고 있음
쇼핑몰마다 사이즈가 천차만별이니...

3)
진공청소기가 맛이 가고 있는 상태
-.-;; 제수씨 신혼여행갔다 언제 오낭.

4)
덩달아 전자렌지도 맛이 가 버림
-.-;; 제수씨 신혼여행갔다 언제 오낭 X2

5)
오늘은 단지 내 정전이 되는 날이랍니다.
16:00까지 정전이니 그 전에 퇴근하지 말라는 거겠죠?
하긴 누가 네시에 집을 가겠냐마는
겨울에 정전이라니
우리 아파트 단지는 감사좀 받아야 할 듯...어디에 찔러야하는 건지를 몰라서 못하고 있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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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덜 춥네

작은 방 한담 2008. 12. 15. 19:32
1.
그래서 오늘은 와이셔츠에 FUBU잠바를 입고 출근했는데...

[공장 근태감독하는 사무직 근로자의 표본]이라는 말을 듣고 좌절중...

2.
오랫만에 본 지인과함께 점심을 먹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

1%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100%로 믿고 나가는 것이 인생의 답이라는 결론.


3.
회사 일.
하늘은 그나마 뛴 만큼 보답을 해 준다.
아마....내 인생에서 인풋과 아웃풋이 대충 맞아 떨어지는 시점은
지금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그래.
사람을 태어나게 하는 것은 부모이지만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것은 미래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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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TV를 안 보기 시작한 것이

잘 모르겠다
채널은 늘어나지만 늘 나오는 것은 보험광고와 상조광고때문인가
그도 아니면 늘 똑같은 이들이 채우는 프로그램때문인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컨텐츠에 제목과 인물들만 바뀌는 한국 방송사의 실태에 환멸이 나서일지도 모르겠다.

잘 만든 영화 하나를 보고
잘 만든 음식 하나에 감동하고
좋은 연주회, 좋은 연극, 훌륭한 전시회가 주는 오감의 전율을
더 이상 사각의 화면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소통은 모니터에서 한다.
뉴스도 모니터로 확인가능하다
좀 심한 사람들은 영화도 모니터로 보는 세상.
텔레비전이라는 것이 필요한 시대일까.

하지만 엄연히 내 거실에는
이제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오브제가 되어서 한쪽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뭘 하러 두냐고 묻는다면
그냥 콘솔용이라고 대답할 밖에 별다른 이유가 없는 비싸디 비싼 가정기구.

좋은 DVD를 보고 혼자서 감회에 빠져나 볼까

그런데 그러기에는
아직 여유가 부족한 걸까


오늘 밤에는
마땅한 술잔이 없어
작은 국수그릇에
일본애들처럼 사케를 붓고
바깥 풍경을 구경하며 한 잔을 마셨다.


이산 저산 꽃이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날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줄 아는 봄을 반겨헌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시라

옛부터 일러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상풍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도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리어

은세계 되고 보면 월백설백 천지백허니

모도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올줄을 모르는구나

어화 세상 벗님네들 이내 한말 들어보소

인생이 모도가 팔십을 산다고 해도

병든날과 잠든날 걱정근심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산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진수 불로생전 일배주만도 못허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말어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마라 가는 세월 어쩔끄나

늘어진 계수나목 끄끝터리에다

대랑 매달아 놓고 국곡투식 허는 놈과 부모불효허는 놈과

형제화목 못허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어서 한잔더 먹소 덜먹게 허면서

거드렁거리고 놀아보세


겨울에 사철가를 생각하니
이것도 다 TV 안 보는 복이로세그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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