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투덜'에 해당되는 글 244건

  1. 2010.08.26 나같은 게으름뱅이는 부러워하기도 힘든 서러움
  2. 2010.08.21 외관의 문제 2
  3. 2010.08.07 닮아가는거지 6
  4. 2010.08.04 돈의 흐름 4
  5. 2010.07.27 팔자에도 없는 공부&소회 4
  6. 2010.07.20 이 허접쓰레기같은 육신아! 8
  7. 2010.07.11 가벼움 2
  8. 2010.07.05 코스트코, 너희들마저 8
  9. 2010.07.02 네가 뭘 알겠니 6
  10. 2010.06.21 nobody knows 4
정말 열심히 열심히
필설로 감히 설명하기조차 뭐하도록 열심히 살려고 아둥바둥 대는 녀석이 있다.
눈에는 독기밖에 안 남을 정도로 열심히 사는 녀석
사람을 볼 때도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 살아가기 위한 방편으로 볼 정도로
자신의 인생관이 이지러질 정도로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는 욕심많은 녀석.

실패. 또 실패
그리고 또 실패.

가끔 그 녀석을 볼 때마다
난 뭐라고 하기 힘든 서러움을 느낀다.

욕심이 사람의 길을 헛되게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굴곡진 그네의 팍팍한 인생과정이
과욕으로 실패를 부르는 것일까.
앞날이 어둡도록 눈을 멀게 하는 것일까

난 그렇게 부지런을 떨지도 못하고 그렇게 살아오지도 않았건만
저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응당한 보상을 받는 길이라도
이 노력본위의 세상에서는 열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그건 또 아닌 모양이다.

뭐가 옳은 것일까
세상을 거쳐가는 문들은 너무너무 많은데
그 문들이 모두 어디로 열려있는지 알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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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의 문제

투덜투덜 2010. 8. 21. 00:44
사람들과 친분을 갖게 되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 사람이 지금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며
그가 하는 일이 내게 도움이 될 것인가가 친분의 기준이 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그가 하는 일과 무관하게 나와 잘 어울릴 것이냐가 친분의 기준이 되는 사람이 있다.

솔직히 요즘 세상에 후자로 사람을 찾는 이가 몇이나 될까.
전자로 만났다가 후자가 되는 소수를 남기는 것이겠지.

이문이 남지 않으면 교우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세태. 그리고 모두 다 그렇게 변해야만 한다고 여기는 시대이다.


디오게네스가 알렉산더 대왕을 만나던 시절은 말 그대로 신화속의 철인시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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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아가는거지

투덜투덜 2010. 8. 7. 13:59
어린 시절
반찬투정하고 있으면
아버지가 물끄러미 보다가

어느순간 불같이 화를 내며 
(우리 집안은 화가 나면 도화선에 불 붙었다가 터지는 화약하고 비슷하다)

"야 이 자식아 지금 이디오피아에서는 쌀 한 줌 못 먹고 굶어죽는 애들이 숱한데 지금 뭔 짓이냐!"
하면서 낼름 먹으라고 채근을 하셨다.

배부르면 남기는 것이 차라리 몸에 낫다는 집안도 있긴 하지만
우리 집안은 그거랑 반대였다. 고래로 쌀 남기는 놈은 천벌받을놈...뭐 아직 이런 분위기라.


2.
고양이가 양양대길래
[유기농]이라고 써 있는 캔 하나를 따서 주었다.

물끄러미 냄새를 맡아보다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양양~거린다.

"야 이 자식아, 지금 길바닥에는 쓰레기도 못 먹고 굶어죽는 길고양이가 천진데 뭔 배부른 소리냐!"

성질내는 걸 알았는지
시무룩~하니 땅바닥을 쳐다보다가 지금 캔을 열심히 먹고 있는 중


3.
닮아가는거지.
어린 시절 배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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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흐름

투덜투덜 2010. 8. 4. 15:13
예전 어른들은 돈은 돌고 돌아서 돈이라고 하셨는데
요즘은 돈의 흐름이라는 것이 인위적으로 조작되어서 그런지
윗선에서만 빙글빙글 돌 뿐 아랫쪽으로는 아예 물길이 끊겨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돈이 들어오고 나감은 그냥 순리지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던데
이미 사람들의 욕심이 과해서 순리가 아니라 자연을 역행하는 것 같더라.

결론: 돈 구경하기 힘들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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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일을 하다가 예이츠의 싯구 몇 소절을 번역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들어서
예이츠에 대한 서적을 한 3권 정도 샀다

읽다보니 켈트신화에 대한 접점이 하나도 없어서
켈트신화에 대한 책을 3권샀다(집에 한권 있지만 뭐...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모르겠으니)

읽다보니까
점점 더 모르겠다. ㅠㅠ

번역본이 많고 연구가 잘 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은 그리스 로마 신화나 게르만신화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끄는 영국의 기사도 무훈집같은 것들은 DB가 괜찮은 반면

인도, 중동, 켈트, 슬라브쪽은 아예 번역자체가 별로 없다.
하긴 멀리까지 갈 필요도 없다.
[롤랑의 노래]를 싯구 그대로 바꿔서 번역해 놓은 책도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그냥 산문동화처럼 바꿔서 만들어놓은 것들은 있어도.

(그래서 [거웨인과 청기사]는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책이었다. 번역교수님께 만수무강을!)

종종 일본을 욕하긴 하지만 일본은 번역에 있어서는 세계 top랭킴에 들어가는 선진국이다.
네덜란드인들이 개항하던 시절부터 난학서적을 번역하면서 생긴 노하우가 백년이 넘어가는거다.
세계각국의 책들이 번역되어 들어오는 것은 원래 일본을 통해서고, 우리는 대부분 일본책을 번역해서
보는 것 아니었는가.차라리 일어공부를 하는 것이 훨씬 쉬울지도 모르겠다. 

하긴 영어만 잘하면 만사형통으로 알고 있는 나라에서 뭐 많은 걸 바랄까.
인문학과 언어학, 뭐 이런거 어디에도 쓸 수 있는 곳이 없다.
하긴, 이 나이에 켈트신화 파고있는 나를 보면 사람들이 참 한심하다고 할거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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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뭔가 글을 써야한다. 마지막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몸이 말을 안 듣는다. 지글거리는 차 속에서 4시간을 갇혀있었더니 감기가 오는 것같다.
망할놈의 육신!
지금 안 자면 내일 못 일어날 것 같고, 내일 못 일어나면 일을 못할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이 글을 다 쓰자마자 바로타자를 치지 않으면 
오늘 생각한 글이 내일 다 날아갈 것 같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글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살아있지만
그 날이 지나면 죽어버리는 하루살이같다.
오늘 죽은 상념은 내일 되살리지 못한다.
그런데 지금 안 자면 내일 못 일어날 것이라는 강한 예감도 또한 나를 침대로 끌어당긴다.
(이 글 쓸 때 쓰면 되지 뭐하나? 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그건 다르다.)

뭘 어떻게해야하지
정말 이럴 때면
 왜 이렇게 비루한 육신을 가지고 태어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운다.
원래부터 이랬을까.

아니면 이렇게 빌빌 말라버린걸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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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움

투덜투덜 2010. 7. 11. 09:22
세상살이를 하면

가끔 전혀 다른 사람에게 일말의 머무름도 없이 쉽게 나비처럼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잠시의 웃음으로 환심을 샀다가 아무런 아쉬움없이 또한 타인에게로 넘어가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 그것이 젊은 날의 치기나 호구지책이 아닌
영원히 그의 생이 끝나갈때까지의 처세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아,
세상에는 같은 인간의 탈을 쓰지만
해바라기같은 인간도 있고 빨판상어같은 인간도 있구나 하는
삶에 대한 적절한 반성이 고양된다.

이건 누구를 욕할 것이 아니라 그냥 본성일 뿐이다.
전갈에게 쏘여 죽는 개구리가
아 씨바 왜 날 쐈어여 님아 할때 전갈이
아 씨바 미안해여 난 어쩔수 없는 놈이에여

하는 거랑 다를 바 없는 이야기.

결론: 그냥 알아서 피하며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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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이 집에 놀러왔다.
맛난 거 많이 먹고 배가 부르니 행복해 지더라~ 룰룰루

식사를 마치고 다과를 먹으려고 코스트코에서 사 온 치즈케익을 꺼냈다.
숭덩숭덩 잘라서 한 입 먹으려는 순간, 사온 분이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치즈케잌 안바닥에 스폰지케익을 대 놓은 것이다!
그래놓고 스폰지케익이 보이지 않게 겉감까지는 치즈로 봉해놓은 완전범죄까지.

예전에는 입안이 찐득찐득해질정도로 점도가 높았던 치즈케잌이었는데
맛은 또 왜 이리 밍숭맹숭해진 것인가.

갑자기 모였던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 이렇게 변해버렸다.
"양키들 브랜드도 밑장빼기를 하다니..."

예전에 코스트코 쿠기세트를  플라스틱박스에 담아 팔면서 은근슬쩍 갯수를 줄이고 가격을 올리더니
이젠 아예 먹는 것 자체의 품질이 떨어지는 지경까지 이르자 모든 사람들이 한탄을 하기 시작했다.
이것들도 슬슬 장난질을 치기 시작하는구나.

강남의 귤을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지만
사람들이 먹는 쪽에는 그냥 그대로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면 안되는 건지.

중국 욕할 거 하나도 없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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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기고양이 (이젠 아동 고양이라고 해야겠다)를 분양해 준 분이 글을 올렸는데

키우던 고양이가 수술을 받다가 오늘 죽었다고 하더라.

가만히 보니까 우리집 고양이 엄마 고양이다.

괜시리 요즘 마음도 그런데 울적해져서

고양이 끌어안고 토닥토닥 거리고 있는데

이 녀석은 아는지 모르는지 우다다닥 여기저기 세간이나 엎어놓는 중.


불러다놓고 말을 했다.

"네 엄마가 오늘 돌아가셨단다."

내 얼굴을 뻔히 쳐다본다.
알아 듣는건가.

그러더니 갑자기 내 손가락을 물더니 뒷발로 마구 차면서 신나서 논다.
얼굴에 장난기만 가득.

그냥 잡아서 코침을 한 방 놔 줬다.

왜 잘 노는데 때리냐는 듯한 억울한 표정.

그래

널 맴매할 이유도 없고 네가 뭘 알겠냐마는
지금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고양이는 툴툴거리더니
다시 내 무플을 베고 잠이 들었다.

인생이나 묘생이나.
그래, 우리가 뭘 알겠느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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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ody knows

투덜투덜 2010. 6. 21. 16:47
    Nobody knows the trouble I've seen, Nobody knows but Jesus 라는 흑인영가를 입술두툼한 루이 암스트롱 할배가 자기 트럼펫과 함께 부른 것이 엊그제같은데 이제 나도 언필칭 신자라는 타이틀을 두르고 나서 저 말의 무거움을 알게 되는 나이가 되었구나. 그저 나이로만 알 것이 아니라 영성으로 알게 되는 연륜이었으면 좋겠다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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