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투덜'에 해당되는 글 244건

  1. 2010.02.24 스포츠라는게 2
  2. 2010.02.20 밝은 날 3
  3. 2010.02.17 정신일도 하사불성 2
  4. 2010.02.09 단가 & 연봉 4
  5. 2010.01.29 i-pad 6
  6. 2010.01.26 직업능력평가..암담. 6
  7. 2010.01.25 20세기 중년 4
  8. 2010.01.22 내가 농사를 지어봤나 2
  9. 2010.01.20 대충대충 6
  10. 2010.01.20 수요일 비가 안개처럼 뿌리는데 7

스포츠라는게

투덜투덜 2010. 2. 24. 13:24
김연아 쇼트가 있다는데 
어쨌건 볼 환경도 아니지만 하여간 인터넷에서 결과를 확인하는데 두근두근.
다행스럽게도 현재 쇼트점수는 세계신 1위.

그런데 왜 차마 경기를 못 봤는지는 아직도 미지수.

사실, 
아마추어라는 게 돈이 없는 순수한 개인의 능력경연에 한정지어야 마땅하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은 국가라는 타이틀이 그 앞에 붙으면서
돈에 의해 움직이는 프로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그들에게 요구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래서
프로+국가관이 합해진 월드베이스볼과 월드컵은 생중계보는게 겁난다.
아무리 초연해지려고해도
나도 이 땅에 소속된 사람이고 이 나라 민중인데
국기 붙이고 뒤어다니는 거 보다보면 눈이 뒤집히는 건 당연하고
가끔은 속터지고 천불나고 그런다.

순수한 스포츠라는 이름하에
선수들의 육체가 벌이는 행위자체에 열광할 수 있는 종목은 무엇이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격투기를 좋아하는 편이고
프로복싱 신인왕전을 가장 재미있게 보지만


그것도 아는 사람 나오니까 차마 못 보겠더라.....

그래서 운동이란 것은 
드라마의 요소를 늘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의 감정을 좌우하는 것일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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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날

투덜투덜 2010. 2. 20. 01:34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한다
볕 좋은 날
아무 생각없이
아무 동행없이
그냥 걸어갈 수 있을 만큼
내 발이 허락하는만큼
죽 걸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침에 해가 떠서
저녁에 질 때까지
그 짧디짧고
장구한 시간동안
내 그림자 하나 벗삼아서
해가 걸어가는 만큼
나도 죽 걸어갈 수 있었음 좋겠다

해가 지면
사람은 쉬고
해도 쉬고
내 생각도 쉬는데
혼자 마음만 뛰어노는 것이
참으로 보기 안스러웠다

그래
해가 들지 않는 방에서
하루종일 앉아있으니 그런거야
그래서 정작 집에 가서
창밖을 열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마음이 탈이 난 게지

계속 해를 보면서
몸에 충분히 햇살 그득 찰 때까지
걷고 걸어보는거야
그러면서 토닥토닥 
마음을 달래주면
알아주겠지
내가 그러고 싶지 않음을

햇빛이 올라오는 길에
혼자 가만히 걸으면
어느 순간
내게 
내 마음이 이야기하겠지

이제 괜찮아
집에 가자
아마 그러겠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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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정신력으로 연애할 수 있냐?

N: 아뇨.

H: 결론 나왔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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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 연봉

투덜투덜 2010. 2. 9. 11:51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의 가치와 인격이라는 것은
인정하기 싫지만 돈으로 결정되는 바.

이직이나 취업을 할 때 가장 주의할 것 중 하나는 월급을 얼마나 올려서 고용인에게 제출하느냐다.
솔직히 뻥카라도 올려 쓰는 것이 낫다. 겸손함이나 자기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나온 금액보다는
일단 올려야 한다. 아쉽지만, 이 시대에 사람의 가치를 보고 고용할 수 있는 인간이란 그리 많지 않고
써 낸 금액에 의해 그 사람을 책정한다. 설상가상, 돈은 사람을 만든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 처럼.

단가도 마찬가지다.
어떤 업체와 일하다 보면 처음의 가격대로 계속 주는 곳은 드물다.
애초의 가격보다 점점 깎아서 주려고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첫 단가가 중요하다.
계속 깎고깎아서 내려올 곳이 없을 만큼 깎게 되면 미련없이 그 회사와는 인연을 끊어야 한다.
돈을 못 받아서가 아니라 그 때쯤 되면 업체와 업체간의 관계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점점 하대가 들어오고 안 나가도 될 돈을 선심쓰듯 주는 경지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결국, 회사의 가치가 평가절하된다는 이야기고, 더불어 그 회사의 조직원인 우리도 [쉽게 내려볼 수 있는] 부류의
고용인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장이 아닌, 사실이 그러하다.

자신을 싼 값에 판 경우,
그리고 단가를 싼 값에 받을 수 밖에 없게 된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그냥 돈에 내 자존심을 팔던가 혹은 자존심에 돈을 차버리던가.

아마 우리 회사는 계속 후자를 선택하는 쪽으로 가는 듯 하다.
돈으로 자존심을 살 수 있고, 자존심으로 돈을 살 수 없을 지언정
남에게 함부로 당할만큼 회사나 개인의 자존심이 값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그런걸로 사람의 인격을 재단받고 싶지도 않고, 회사의 가치가 평가절하 받고 싶지도 않으니까.

어쩌면 일장춘몽이오, 배고파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의 허황된 오만일지도 모르고
헐값에 우리 일을 팔고 싶지 않다는 마지막 남은 허세일지도 모르지만.

* 단가로 사람 치는 회사들은 정말....어디 유럽이나 미국에 내보내서 인건비 무서운 줄 좀 알았음 좋겠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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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d

투덜투덜 2010. 1. 29. 15:11

물끄러미 내 책상 앞에 힘없이 누워있는 아이팟터치를 본다.

아이구 불쌍한 내새끼 이를 어쩜 좋누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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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다기보단
내가 지금 걸어가는 길이 제대로인지 참 궁금하여 
노동부산하 워크넷에서 실시하는 [직업능력평가]시험을 한 90분동안 봤는데...

최상등급을 받은 목록이

언어력:최상
추리력:최상
공간지각력:최상
기계능력:최상 (이거 뭐임? 난 원래 메카닉이었나?)
집중력:최상 (거짓말...)
사고유창력:최상 (이건 좀 이상하다)

역시 수리력과 협응능력은 ....안습.

추천직업
교수 (지금와서 뭐 어쩌라고)
판사 (얼씨구)
외교관 (점입가경)
수학자 (이건 정말 말도 안된다능)

...아, 내가 걸어온 길은 명부마도의 길이었나.
그냥 고시공부나 열심히 할 걸 그랬던가.

허탈~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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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년

투덜투덜 2010. 1. 25. 16:49
갑하고 회의를 끝내고 나온 직후
갑하고 농담따먹기 하다가

갑: 그런데 [20세기 소년] 만화 보신 적 있으신가요
나: 예, 봤습니다
갑: 거기 캐릭터랑 많이 닮으셨네요.
나: 아..켄지 말씀이군요. (면도 하고 나왔는데 이런 씨앙...)
갑: 아니오. 다른 사람이요
나: 예?
갑: 쇼군
나: 쇼군?

...헤어스타일 때문인가.
태국으로 가면 내 미래가 열릴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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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새끼 키우는 것이 고생이지만 그만한 복락도 없다고 부모형제친구동기후배들이 모두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나 역시 그것이 굉장히 큰 즐거움이라는 것은 알지만 솔직히 그것이 무언지 모른다.
예전에 황석영의 [장길산]을 보면
거칠것 없는 홀홀단신으로 살던 길산이 어느날 아들을 얻은 뒤 아들이 품에 덜커덕 안기는 순간 모름지기 평범한 사내의 가슴에 얹힌 무게를 알아버리는 장면이 나온다만...이것을 내가 머리론 알아도 어찌 지금 심상으로 알 손가.

네가 아무리 난 척 한다해도 배고픈 이의 설움을 알겠느냐
하루하루 고달픔에 토악질을 해댈지언정 일을 손에서 놓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환경을 아느냐
그것마저 떨궈지고 잡을 것이 없어서 허위허위 길바닥에 나가본 심정을 아느냐

물론, 비빌데 없고 순식간에 백수한량이 되어서 실업급여 타먹으며 6개월여를 버틴 적도 있다만
집을 팔고 가산을 저당잡히고 밖으로 나가서 막막하니 돌아다녀 본 심정이래야 알아도 느끼질 못하는 것이다.
누군가 내 앞에서 저렇게 정색하면 속내야 어떻건 사람을 기롱하는 언사라 느낄지라도
그 안에 뼈가 있고 내가 그것을 취하지 못함 역시 엄연한 사실이다.

봄에 파종하고 가을에 추수할 때까지 농부가 들에서 천번을 허리굽힌다 하는 것을
내가 머리로 알지 그 속내를 어찌 들여다 보겠는가.
사람은 머리로 알고 머리로 말하지만 가슴은 비었으니 느끼지 못하는 것을 안다 말할 수 없다.

네가 이걸 아느냐 네가 이걸 정녕 아느냐
누군가가 이렇게 물을 때
뻔히 '나는 모른다'는 대답을 듣고서 그 사람이 뭔가 승(勝)한 감정을 갖거나 교(敎)를 외치거나 책(責)을 하려 든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대들지 못하는 것에는 그러한 모든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는 것이다.

사람은 절대로 만인의 경험을 한 몸에 가질 수도 없고 그것을 할 만큼 많은 시간을 보낼수도 없는 동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지못한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과 모르는 것을 알고자 하는 욕심이 있으니
뒤집어 생각하면 얼마나 교만한 동물인가. 백년도 못살면서 천년의 근심거리를 갖는다는 게 이것 아닌가?





나는 모른다 경험한 바 없으니 모르는 것이 당연하고
너 또한 나의 경험을 모르니 나에 대해 아는 바 없음이 당연하다

이것이 삶에 있어서 진실이고 가장 탕평한 일일 것이다만......

세상은 그렇게 쉽사리 돌아가지도 않을 뿐더러
나는 인간인지라 쓸모없는 욕심이 하늘에 치달아
내가 알수도 없는 것에 대해 알고 싶은 욕망을 가진 채
더불어 필요없는 부끄러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일게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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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대충

투덜투덜 2010. 1. 20. 13:44
소라깡 한 봉지를 사와서 사무실에서 포장을 뜯었는데
알고보니 소라깡이 아니라 고구마과자를 사 왔다.

대충 포장이 비슷하니까 집어온 것 같은데
확인도 안 하고 엄벙덤벙이라니. 아, 요즘 나 왜 이러니.

같은 일을 하고 같은 팩트를 봐도
똑소리 나고 당차게 일하는 사람도 있는데
난 보통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고 물이 움직이는게 아니라 다리가 움직이나니 궁시렁~ 이러면서
케세라세라 스타일로 사는 편인지라
참 그러고 사는 사람들 보면 부럽다.

이렇게 산다고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도 아니니까.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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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부터 자다가 침을 삼키는데 목이 갑자기 화끈거리더라.
아마도 또 찾아오는 목감기려니 하고 있었는데 어젯밤에는 좀 심하게 욱신거려 아침에 이비인후과를 찾아갔다.
목감기엔 내과보다 이비인후과가 훨씬 나은데...젠장, 내가 사는 동네나 일하는 곳 근처에 이비인후과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이 동네는 강철 목구멍을 가진 사람들만 사는건가. 그래서 결국 강남터미널까지 갔다.

"어, 이거 유행이네."
의사아저씨의 말씀. (이상하게 내가 가는 병원의 의사선생님들은 죄다 용모가 비슷하다. 뿔데안경에 약간 꿈꾸는 듯한 인상들인데....이것도 무슨 정형화가 되어있는건지 모를 일이다.) 급성편도염이란다.

어릴 적에 그렇게도 많이 걸렸던지라 어머니가 심각하게 편도선 제거를 해 버릴까
(아니 왜 내걸 나한테 상의도 없이!) 하셨던 기억이 있을 만큼 지겹던 편도선. 이 나이 먹고 편도선염이 뭐야...

투덜투덜 거리면서 터미널에서 회사로 오는 길
한 때는 종교관련제품과 각종 가전을 팔던 상가 건물에 어학원이 들어섰는지
안개처럼 흩날리는 비를 피해서 어린 학생들이 상가 처마에 오밀조밀 붙어 서 있고
보도 옆 차도에는 노란 셔틀들이 줄을 서서 아이들을 태우고 갈 차비를 하고
이미 차에 탄 아이들은 핸드폰과 PSP, 닌텐도로 옆사람 얼굴은 쳐다도 안 보고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는데

그걸 보면서
늘 편도선에 걸렸던 어린 시절이라도 그 시절이
지금 저 노란 차 속에 있는 아이들보다는 훨씬 행복했던 것 같은 생각.

수요일
안개처럼 하염없이 비는 뿌리고
주책넘은 상념에 빠진 편도선염 걸린 중년의 겨울 오후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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