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마지막은 그렇게 유야무야 오지 않았던 것처럼 와서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사라져버렸다.
1.
사람은 살겠다는 생각만 있으면 어디에 가던 살기는 한다.
2.
저녁까지 동네 후배와 집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야기했다.
둘 다 40년 가까운 인생을 매몰비용으로 때려넣고 있는 중이다.
이미 내 나이또래의 아이들은 모두 하나씩 아이들을 가지고
나름대로 불안정하다는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사회인으로 살고 있다.
물론 나도 사회인이지만
난 지금까지 늘 주변인이었다.
규격에 맞게 살고 싶어도 튕겨져 나오는 아웃사이더라는 것은 결코 낭만적이거나 호전성을 고취시키지 못한다.
둘은 한창을 커피를 마시면서 별 말이 없었다.
40년을 때려부은 매몰비용.
경제학에서는 매몰비용을
[다시는 쳐다보지 말아야할 비용]으로 산정한다.
회수가 불가능 하므로.
3.
무언가 계속 쓰고 있다.
쓰다보면 난 꼭 누군가를 작살내고 있더라.
4.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걸 좋아하시는 아버지가 수술 받은 뒤에 집에만 계시더니
가슴이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라고 하신다.
이러다 오래 못 살 것이라고 늘 한탄하신다.
사실
자식의 입장에서 카산드라의 예언같은 건 믿고 싶지 않은 것이다.
5.
주량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