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씨가 들쭉날쭉하니 별 희한한 병치레를 다 한다. 거의 한 주 걸러 한주는 앓는 형국인데
그나마 며칠 앓고 끝나는 게 다행이다. 그나마 운동이나 꾸준히 하니 이 모양이지 2-3년 전 같았으면
내내 누워서 골골댔으리. 
하지만 느껴진다.

하무리 닦고 조이고 기름쳐도 부속이 슬슬 노후된다는 걸.


2.
몸이 안 좋으면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건지
1월 들어서 정말 성마른 인간이 되어가는 듯 아무나 잡고 물어대는 듯하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살아봤자 피해보는 건
가족 아니면 나랑 친한 사람들.

괜시리 성질 냈다가 면구스러운 일 벌이는 게 한두 번도 아니고
솔직히 한 두 해도 아니다.

아, 정말 사람이 되어야지 맨날 입으로만 경전을 달달외면 뭐하나.
챙피한 줄 알아야지.


3.
그나마 반성이라도 하는건지
잠도 잘 안 오고 자기만 하면 막노동하는 꿈만 꾸고 있으니 원...
(왜 계속 철길을 까는 꿈을 꾸는걸까? 난 서부시대 중국인 노동자의 후예일까?)

설마 이 높은 고층까지 수맥이 흐를리도 없고
누가 나 잘 때 잠 못자라고 주문 외우는 것도 아닐텐데.

하여간 눈을 뜨면 졸리고 눈을 감으면 정신이 말똥하니
이게 바로 비몽사몽 아닌가.

별거 걸리는 일도 없는데 쓸데없이 심란하네그려.


4.
아낀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알아온 지 한참 되었고 나름대로 눈에 밟히는 후배놈 신상에
뭔 일인가 일어난 것이 분명하고
아무리 생각해도 햇빛보다는 어두움이 많은 것 같은데.

참 뭐라고 할 수가 없다.
욕심많고 노력 많이 하고 지칠 줄 모르는 인간인데
일이 안 풀리는 인간은 끝까지 안 풀리는 법인가보다.

하늘은 본시 후박함이 없다지만
왜 인생은 가혹한 이들에게는 특별히 가혹한가.

하긴, 그 놈은 가혹하다고 여기지 않을지도 모르지.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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