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荊軻宿'에 해당되는 글 1419건

  1. 2009.02.17 글쎄 넌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2. 2009.02.17 김수환 추기경, 승려 그리고 잡설 4
  3. 2009.02.17 악몽? 4
  4. 2009.02.16 점심만담 6
  5. 2009.02.16 잡설
  6. 2009.02.15 무언가 키운다는 거 2
  7. 2009.02.15 초컬릿 3
  8. 2009.02.13 스파4 품절 7
  9. 2009.02.12 세상은 바람과 같아 2
  10. 2009.02.12 Fencing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천원돌파 그렌라간으로 답을 찾을까

한바퀴 돌리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듯...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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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신부가 되어 볼래?"

이거 농담 아니다.
나 중학교 다닐 때 어머니가 나에게 물어본 말이었다.

우리 집안이 3대째 개신교도이고 나름대로(?) 가족의 전통을 중시하는 집이었고
장남이었으니 망정이지
내 성정에 맞기로는 
머리깎고 절에 들어가 앉아 독경을 하거나
천주교로 개종해서 수사가 되고 신부가 되는게 훨씬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자에 대해 별 관심없을 때 일이다.
요즘처럼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터에 바디페인팅하는 여자 사진이나 찾아다니는 깜냥으로는
수도가 아니라 파계승도 못될 심정이지만.

각설하고,
김수환 추기경이 돌아가셨구만.
속세에 어차피 남겨놓은 것도 없으셨을테니 그냥 홀가분하셨을 게다.

그거 보면 신부들이 참 부럽다.
세사 어떤 물질에도 집착함이 없이 그냥 구도에 매진할 수 있다는 것이.

난 그래서 [정의구현사제단]이 좋더라.
눈 한 번 질끈 감고 고개 돌리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수도자의 삶인데
민초들의 아우성에 귀를 막을 수 없어서
상구보리 하화중생하는 모습아닌가.

그저 진흙탕에 고기 몇점 줏어먹겠다고 아둥바둥하는 우리들이 보기에는
그놈이 다 그놈으로 보이는 세상이다.
빛이 비추되 어두움은 깨닫지 못한다는 성경말씀이
요즘처럼 절실한 적이 없었네그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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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작은 방 한담 2009. 2. 17. 07:20
월남전으로 추측되는 참호전에 갑자기 내가 들어가 있고
군대 동기인지 대학동기인지로 추정되는 인간 서넛하고 앉아있다가
순식간에 총격전 벌어지고 나 뺴고 모두 전사

빨간색 견장두른 베트콩 여전사가 참호안으로
돌격해 들어왔다 나를 봄
둘이 아는 사이였음 (이 뭥미? 내레 인민의 혁명전사간?)

나를 부축해서 전쟁터 밖으로 빠져나오는 순간

갑자기 장면전환되면서
나는 스페이스십을 타고 항성 저 너머에 이는 전쟁터로 파견중..


아 이거 뭐냐

조 홀드먼의 [영원한 전쟁]아닌가.
내가 만델라 하사인가?
죽을 때까지 영원히 싸우는 거구나

그러다가 잠에서 깨어남.

새벽에 창을 열고 멀리 빌딩숲 사이에서 밀려오는 일출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씁쓸해진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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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만담

작은 방 한담 2009. 2. 16. 13:59
K (나), Y(거친숨소리)

K: 어째 돈도 영 안 벌리고...우리 말이지.
Y: 응?
K: 어디서 돈 빌려서 공연기획사나 하나 차릴까
Y: 그럼 내가 리쿠루팅을 하러 다녀야지
K: 소녀시대를 잡아와라
Y: 응?
K: 무슨 수를 써서든 소녀시대를 잡아와서 롹그룹으로 만드는거다!
Y: 글쎄
K: 불타는 락의 정신을 가냘픈 소녀들이 구현하는거지! 송골매 이후로 tv에서 락그룹을 볼 수가 없잖아!
Y: 어느 나라건 락이 대중음악의 기본인데 우리나라는 영 쉣인건 맞아.
K: 소녀시대가 여의치 않으면 카라라도
Y: 걔들은 락하고 어울리지 않아.
K: 그런가?
Y: 차라리 박정아는 어때?
K: 박정아 좋지. 내가 결혼하자고 달려들지도 모르지만.

(밥 먹기 시작)

Y: 방금 전 생각난 소설의 시놉시스가 있어
K: 뭔데
Y: 80년대 말 한 무명의 락그룹을 조사하던 한 사내가 있었어
K: 응
Y: 보컬은 죽은 지 괘 되고, 한 사람은연예기획사의
    사장이 되어 있고, 한 사람은 룸싸롱 오부리를 하면서 사는데
K : 음악적 견해차인가
Y : 그 실체를 따라가다 보면 말이야 뭔가 거대한 것이 숨겨져 있는거야
K : 그런데 음악에 대해서는 잘 아는 바가 없어서...

(다시 밥 먹기 시작)

Y: 이런 건 어때
K: 뭔데
Y: 불타는 롹스삐륏에 감동해서 탈북을 한 뮤지션이 있는거야!
K: 그래서
Y: 그 사람은 롹을 공연하고자 하는 열망에 탈북을 했지만 남한의 현실은 더 시궁창인거지!
K: 그래서 다시 룸싸롱 오부리?
Y: 하지만 롹은 절망하지 않아!
K: [내레 인민의 롹을 보여주갔어] 인가?
Y: 그렇지!



* 현실은 시궁창
  그러나 롹 스쀠릿은 절망하지 않는다.
  소녀시대는 롹을 할 수 있을까

- 오늘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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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투덜투덜 2009. 2. 16. 11:41
결국 인간이란 동물은

모든 구성원이 해야 할 일에서
벗어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 아닐까?

돈과 권력을 통해서 의무를 벗어나 잉여인간이 되는 쾌감.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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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살면 고독에 몸부림치거나 그럴 줄 알았는데
혼자 살아보니 꼭 그런 건 아니다.

단지 어떨 때
신경통처럼 허한 기분이 콕콕 폐부를 찌를 때가 있는데
단지 몇 번의 그런 감정을 잊기 위해서
뭔가를 만들고 키우고 관계를 정립하고 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살다보면 옆에 동반인이 있어도 드는 마음인 것을.

최근들어 고양이를 키워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방법은 아닌 것 같더라.

사람이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나와 같이 동행하는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배려와 책임을 갖는다는 것이고
어쨌거나 내가 가지고 있는 무한하지 않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
즉 희생을 의미하는 것일진대
과연 그것이 깃털처럼 가볍게 결정할 사항일까

개를 키우면 언젠가 잡아먹으나 정든 것을 잡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연암이 조선시대에 이미 말했거니와
난 잡아먹으려고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아니지만
박지원이 나보다 생각을 덜 했으리라 믿지는 않는고로
그 양반의 말에 공감을 한다.

나이를 먹으니
뭐 하나 결정하기가 쉽지 않는 것이
무를 수 없는 일이 많다는 걸 점점 알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문 밖을 나서면 바로 사바세계인데
시간이 지날 수록 경로는 험해지더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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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컬릿

작은 방 한담 2009. 2. 15. 01:52
초컬릿이건 쪼꼬렛이건.
어떤 음식 하나가 특정일에 개인과 개인사이의 감정을 나타내줄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일 것이다.

살아서 두려움 없이 손에 피를 묻히고
죽어서는 신들의 전사로 점지받게 해 준 북유럽의 미드(벌꿀술)같은 것인가?

사랑하는 이에게 달콤함을 전한다는 기본개념에 충실한 음식
초컬릿

하지만 사랑에 달콤함만 있으랴
원래 카카오 열매는 쓰디 쓴 것이다.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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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4 품절

작은 방 한담 2009. 2. 13. 13:21
ㅠ.ㅠ
온라인 오프라인 하나도 없네

이힝.....
어제 그냥 기나긴 행렬에 묻혀서 사는건데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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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켜쥐어도 잡을 것이 없고
놓으려 해도 들어오는 것이니
그냥 내 몸을 타고 지나가는 것이더라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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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ncing

수련장 2009. 2. 12. 01:50
레베르테의 [검의대가]를 쉬지도 않고 읽었다. 새벽 1시 반.
뭔가 익숙한 시놉시스였지만 그래도 달필의 대가는 확실히 다른 감을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강하다. 이론이 아닌 실전에 강한 것이다. 이 책에 써 있는 펜싱의 기법을
쓰기 위해서 이 사람은 직접 검을 들었거나 아니면 펜싱에관련된 책이나 영상을 보는데
몇 년을 소비했을지도 모른다. 그건 읽는 사람이 안다. 정교한 칼의 합을 짜기 위해서는
직접 몸을 부딪혀 보는 게 최상이다. 아니면 그만큼 관전을 하거나.

각설하고, 읽다보니 펜싱에 대해서 스멀스멀 생기는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다.
원래 내가 가려던 길은 검도와 펜싱이었지 복싱은 아니었다. 복싱은 말 그대로 검도의
보법을 보완하기 위해, 그리고 칼이 없는 적수공권의 상황에서 나를 보호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택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운동량의 엄청남과 신체단련에 관해서는 최선인 듯)
사실은 검도로 넘어서다 어느정도 가정이 안정되면 펜싱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펜싱을 가르쳐 주는 곳은 거의 없다. 연대 펜싱동호회나 한남동, 야탑역쪽의 한군데 뿐인데
둘 다 나하고는 거리가 너무 먼 곳이다. 더군다나 지금 새롭게 전혀 다른 칼의 기예를 배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내가 먼 처음 검도를 시작한 건 27살이었다. 그 당시에도 몸치였던 나는 기초를 배우는게
힘들어 죽을 맛이었고, 지금 하는 복싱도 기본을 배우는게 죽을 맛인데 언제 배울 지 모르는 펜싱의 기본기를
지금 보다 더 나이든 때에 배운다는 게 가당할까?
더군다나 가정이 안정되긴 개뿔. 이상한 방법으로 안정되긴 했지만 이런 가정을 원한 건 아니었고...
하지만 끌린다.

어르신들이 말하길, 사람이 이성을 넘어서 끌리는 게 세가지가 있다고 했다.
물과 불과 칼이라고.
셋 다 보다보면 가까이 가게 되고, 한계를 넘어서 가까이 하면 죽는다고 했었다.
난 그 중의 하나에 홀린 모양이다.
물은 광대무변한 가운데 천변만화하는 파장이 있고
불은 순식간에 위로 타오르지만 그 오름에 천변만화함이 있고
칼은 직선으로 귀결되는 곡선의 결합에서 천변만화한다.

쌍수를 벗어나 외수로 쇳덩이를 움직이고, 일족일도의 간격에서 벗어나 순식간에 간격을 좁히는 보법을
익혀보고 싶고, 손목의 스냅을 극대화해서 찰나의 순간으로 넓은 면을 확보하고 그 가운데를 적중시켜
보고 싶은 거다. 그리고 그 낭창한 칼날을 느껴보고 싶기도 하고.

쇠붙이에 몸 상할 사주라더니
사실일지도 모를 일이다.

하긴, 이미 몸 안에 쇠붙이가 있으니 액땜은 끝난 걸지도.
Posted by 荊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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