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온다간다 말도 없이
여기저기 들리다가 자기가 있다고 말을 하고 또 사라지더라

봄은
졸린 고양이더라
Posted by 荊軻
,

Disco Disco

작은 방 한담 2009. 3. 25. 23:25
KC and the sunshine band
그리고 MFSB의 TSOP

우울할 때는 야밤에 디스코




아무 생각없이 머리 흔들기는 참 좋구낭~~




(마선생이 아닌 마 누님도 역시...)
Posted by 荊軻
,

25일

작은 방 한담 2009. 3. 25. 11:41
첼로팬군이 추천한
[미시마 유키오 대 동경대 전공투]를 사흘 째 읽고 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책이었다.

언외언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고
소위 [레베루]의 차이라는 것인데

오히려 40년 뒤의 독자에게
자괴감을 강요한달까.

2.
어젯밤 꿈을 꾸고 난 뒤에
[의미부재]의 시간이 한동안 계속되어서
새벽에 한시간 정도를 꼬박 새고 나왔더니
정신이 어질어질하다.

3.
오늘까지 합하면 남은 3월은 딱 1주일

세상과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구나.
Posted by 荊軻
,
태어날 때 늙고 죽을 때 어린아이가 되는 이야기는
맨 처음 이 영화나 원작소설에서 읽은 것이 아니라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에서 맨 처음 본 기억이 난다.

[ 메신저] 녹인종 아트레이유가 메신저로 간택될 때
작은 왕녀의 궁전에 모여있던 환상계의 모든 인종 대표가 회의를 하는 도중에
사사프란족의 대표가 나타난다.
늙어서 태어나고 젋어서 죽는 민족
백발의 노인이었으니 곧 청년이었다.

짧은 문장 하나였다.

원래 벤자민버튼을 쓴 스콧 피츠제럴드가
1920년대였으니 아마도 미하엘 엔데는 이 소설을 보고
이 인물을 고안해 낸 게 아니었을까

어느 분이 그러셨더라?
다른 소설에서 한 소재가 나타나면
그 소재는 다른 소설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그 말이 과연 맞는 이야기인 듯.
Posted by 荊軻
,
일을 시키는 한 악마를 부릴 수 있던 부자는
점점 자신의 소망이 없어지자 결국 스트레스로 기절할 지경이 되었는데
그걸 보고 있던 집안의 여종 하나가

곱슬머리를 하나 뽑아주고
악마에게 이걸 직모로 펴라고 말했다.

이 악마는 중공업전문이었는지
머리카락을 펴다펴다 안 되니까
모루에 가져가서 두들겼다고 한다.
(항간에는 숯불 다리미를 가져다 댔다고 한다)

머리카락은 타서 녹아버렸고

그 날로 악마는 해고당했다.

그 여종은 부자의 며느리가 되어서 오래오래 잘 살았다는 이야기.

*결론
-  악마는 헤어케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  열심히 일해봤자 잘리면 그만.
-  여종을 위해 적절하게 날려주는 배우 황정민의 명언 : 인생은 한방이다.
Posted by 荊軻
,
갑자기 떠오른
누군가가 한 금언.

가슴아픈 이야기 아닌가.
하지만 혹독한 진실.

갑자기 추워진 봄날.
Posted by 荊軻
,

1.
최근에 죽은 연예인과 그 리스트에 대한 이야기
누구나 누군지 알지만 누군지 말할 수 없는 걸까

돈은 사람을 규정하고 구속시키고
심지어는 죽이지만
결국 책임을 지는 사람은 돈이 없는 사람

인간은 돈이 아니라 악마를 부리고 있는 거다.

예전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온 악마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떤 악마가  부자에게 나타나서
"일을 달라, 하루에 하나씩 일을 주면 당신을 영원히
섬기겠지만 내가 할 일이 사라지면 당신을 죽이겠다."
라던 이야기.

부자는 자신이 영원히 시킬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 생각났다.

삶이란 그런 것일게다. 물론 동화는 해피엔딩이지만.

스폰서라.
언제부터 스폰서라는 말이 이딴 식으로 쓰인건지 모르겠다.

개중에는
자신의 욕망과 상관없이 진짜 예술인을 후원하기 위해 돈을
써대는 사람들이 있었겠지. 모 그룹의 전 회장님처럼.

하지만 사람이란 결코 선하지 않으니 그런 것을 더 이상
기대해야 할 상황은 아닐것이다.

*-----
하늘은 청명하고
만나고 싶은 벗들은 바쁘고
나 역시 한가한 듯 하나 바쁘고
미국놈들은 일본애들에게 야구방망이로 쥐어 터지고 있는 월요일 점심.

Posted by 荊軻
,

벽을 꾸미다

작은 방 한담 2009. 3. 22. 01:46


애초에 원하던 몽골 쿠릴타이같은 인테리어는 집 구조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자각하고
그냥 여기저기서 본 월데코 시트지를 사용,
결국 토요일에 벽 한 쪽을 화폭으로 삼기로 결정.


붙여놓으니 그럴싸해 보였다.
얼마나 갈지는 그 누구도 모르나니.

이런 번잡한 일에 휴일의 중요한 오후를 내 주고
피자 한 판으로 만족하고 떠난 친구들 몇몇에게 심심한 감사를 이 자리를 빌어 전한다.
Posted by 荊軻
,
1.
스카이 HD로 바꾼 건 순전히 [히스토리채널]을 보려는 욕심이었는데
히스토리채널은 이제 방송을 아예 안하려는 듯 하다.
훌쩍.

하긴 요즘 역사를 봐서 뭐하겠어. 안 봐도 비디오로 세상이 돌아가는데.


2.
아버지랑 통화를 하면 늘 기분이 꿀꿀.
나나 아버지나 사람이 전화를 받을 때까지 전화를 하는 집요함이 있다.
이게 집착인지 사람을 통제하려는 방식인지
왜곡된 사랑의 표현인지 그냥 걱정되서 하는건지
이도저도 아니면 근성인지 나도 알딸딸하지만

나라도 이제부터
한 번 걸어서 전화 안 받으면 전화하질 말아야겠다.
기분 좋을 때는 모르겠는데
꿀꿀할 때 받아보니까 무지하게 기분나쁘네.


3.
책을 두 권 샀다.
첼로팬이 추천한 [미시아 유키오 대 동경대 전공투]와
[시간이 머무는 도시 그 깊은 이야기]라는 역사도시 탐방 관광책자 (이런 책인줄 몰랐다...)

사야할 것은 세익스피어
그러나 읽고 있는 것은 불꽃튀는 역사의 소용돌이
혹은 배낭족의 여유로운 세상구경.

딱 현재 내 정신상태를 구성하는 것 같다.
Posted by 荊軻
,
충무로에서 재료 데 오고 방산시장에서 봉투 떼 오고
다시 충무로에서 박스 사면서
3월의 푸르른 하늘이 8월의 작렬하는 날씨로 여겨질만큼 기진하여

근처 편의점으로 가서 마실거리를 사려 하였다.

그 때 눈에 띈 음료가 하나 있었으니

환타 쉐이커!

"사장님 이게 뭡니까?"

"한 번 드셔 봐유. 신제품이라는데 먹는 사람을 못 봤슈"

은근히 기대하는 사장님.
그래서 하나 집었다. 그냥 환타보다 좀 작은 크기.
그런데...[흔들어 주세요]라고 써 있었다.
아니, 서니텐도 아니고 탄산음료가 뭘 흔들어 달래는거야?

"탄산인데 왜 흔들라는 거예요?"

"전 모르쥬. 먹는 사람을 못 봤는디"

그래서 살짝살짝 흔들어서 캔을 따고
목마른 김에 원샷으로 하려고 입을 내밀었는데...

아무것도 안 나와

???
이게 뭐임?
이번에는 쭉~ 빨아봤다.
커헉!!! 뭔가 물컹한게 입으로 들어온다.
콜로이드 겔형 과립이 입에 구불텅거리며 미끌어지는 느낌.
그런데 그 젤리도 아닌 콜로이드에서 탄산맛이 난다.
아아 그 느낌이란 정말 형용할 수 없었으니 =.=

[충분히 흔든 다음에 마시라]는 건
그 콜로이드형 겔을 산산히 부셔서 먹으라는 이야기.
나는 거의 흔들지 않았기에 내용물이 통짜의 젤리가 되어있던 것이다.

있는 힘껏 캔을 빨아댔지만 내용물 반이나 먹었을까
지쳐서 못 먹겠더라.

이게 일본에서 히트한 상품이라던데 잘 모르겠다.
하여간 아저씨음료는 아닌 것 같고
난 그 복잡한 대낮의 을지로 사거리에서
자그만 캔에 입을 대고 쭉쭉 빨아대며
변태쳐다보듯 하는 아가씨들의 눈총을 받았을 뿐이다.

혹시 드실 분은 충분히 흔든 뒤 드세요.
Posted by 荊軻
,